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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김동영]
내가 보고 싶어서 쓰는 소위 김동영 × 중위 여주 썰 2
49
7년 전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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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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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K
그렇게 둘은 선후배 사이에서 벗어나 연애를 시작하게 됐고 비밀연애가 시작될 것 같다 둘 다 큰 표현이 없는 편이라 대화에서도 그런 기류가 보이지도 않아서 여태 있었던 일들은 그저 흘러 지나가는 일 중 하나로 끝났거든 근데 비밀 연애가 들통 나는 또 하나의 일이 일어나겠지
7년 전
JERK
부대에는 군무원 (=공무원) 이 있는데 거기서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도영이한테 자꾸 관심을 내보이는 거다 사탕이나 초콜릿 아님 커피 작은 간식거리들까지 챙겨주겠지 여주는 그냥 소문으로만 듣고 그렇겠지 넘기는데 그걸 서류 받으러 와서 본인 눈으로 목격하니까 짜증이 나는 거지 그냥 감사 인사만 전할 줄 알았던 도영 예의 바른 웃음까지 보이면서 언제 친해졌는지 사소한 대화들도 주고받고 있는데 여직원들의 그 눈빛이 너무 분홍빛이잖아
7년 전
JERK
그거 보고 입안 씹던 여주한테 도영 고개 도리 거리면서 물지 말라고 할 테지 못 본 척 입안에 이어 손톱까지 뜯을 뻔한 여주 내가 왜 이러고 있지란 생각이 들자 행동으로 옮긴다 “김 소위, 뭐 합니까.” 이 말에 씩 웃고 여주 옆으로 오니까 자기 등 뒤로해서 손깍지 끼고 마디 하나하나 만지작거리겠지 근데 벽이 아니라 유리였던 탓에 동기들이 그 광경 목격한다 잘못 봤겠지 하는데 서류 들고 나오면서 여주가 그러잖아
7년 전
JERK
“김 소위도 군복보단 사복에 메리트를 느끼나 봅니다. 웃긴 왜 웃어, 네가. 그리 좋습니까?” 이러면서 도영이 옆구리 툭툭 치는데 당황도 잠시 씩 웃으면서 깍지 낀 손 만지작거리면서 “그냥 사회생활입니다. 밉보여서 좋을 거 없잖습니까.” 이러는데 여주 꿍얼거리는 모습이 딱 나 삐졌어요 이거거든 그게 동기들부터 후임 선임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겠지 당사자들한테 물어도 대답 안 해줄 거 아니까 자기들끼리 쟤네 사귄다 탕탕 해놓고서 둘 같은 장소에 있으면 자리 비켜주면서 유치한 방식으로 놀릴 것 같다
7년 전
JERK
그러고 한두 달쯤 후 둘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한지 삼 개월쯤 넘어갈 그때 못 보던 것들이 생기겠지 서로의 손가락에 딱 맞는 반지를 끼고 나타난 두 사람의 모습에 응원하는 사람들만 왕창 늘었다고 한다
7년 전
JERK
신임 소위 때는 1년 동안 원치 않아도 부대 내에서 살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도영이도 여주도 그런 짬빱은 벗어난지 오래고 여주는 항상 부대 밖에서 사는 게 꿈이었거든 통금 때문에 자유롭게 다니지도 못하니까 그게 너무 싫었고… 그래서 도영이한테 은근슬쩍 이야기 꺼내겠지
7년 전
JERK
“그냥, 뭐. 다른 이유는 없는데 또 신임 들어올 시기기도 하고, 지금 숙소 비는 곳도 없으니까 빼도 나쁠 건 없잖아. 안 그래? 그리고 입소할 때부터 밖에서 자취하는 게 꿈이었다니까. 근처에 아파트 단지도 있고, 출퇴근 시간도 삼십 분 가까이 밖에 안 되니까 무리도 없고. 그니까… 나갈래.” 여주 도영 눈치 엄청 보면서 이야기할 테다
7년 전
JERK
도영 예상처럼 관자놀이 짚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식으로 보고 있으니까 여주 손 뜯을 조짐에 두 손잡아서 내린 다음 씩 웃을 텐데 거기에 불안한 건 여주뿐만 아닐 걸 “같이 나가 살려면 오피스텔이 좋겠네.” 무심하게 이야기하면 여주 나가 살려면 그 말만 듣고 해맑게 웃을 텐데 상황 파악하고 미쳤냐 제정신이냐 무슨 생각으로 이야기하는 거냐 등등 난리란 난리는 다 칠 거다 도영이 아무렇지 않게 노트북 켜서 바로 오피스텔 찾을 것 같고 그럼 여주도 포기하고 같이 화면 보겠지 도영이 고집 어디 가겠냐고...
7년 전
JERK
너무 넓은 건 별로니까 방 세 개 정도 되는 오피스텔 구해서 숙소 나가기 전까지 같이 쓸 가구 보러 다닐 것 같다 다른 건 다 갖춰져 있다고 치고 침대나 책상 책장 냉장고 이 정도? 스케줄 조정해서 매주 일요일마다 가구 보러 다닐 테지 동거... 진짜 동거를 하게 되고 동기 선 후임들 사이에서는 큰 관심사일 텐데 일요일에 같이 부대에서 나가는 것보다 신혼집 채우러 가냐는 등 부러움 가득 담은 놀림들 들으면서도 별 반응 않는 만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커플 되시겠다 (타임 워프 죄송,,,)
7년 전
JERK
연인으로 발전한 여름을 지나 일 년 뒤 가을은 어느덧 설렘보다는 편안함이 조금 더 커졌을 것 같다 사복 차림의 데이트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대놓고 커플이에요 티 내려고 연 청바지 기본으로 시밀러 룩 맞춰 입고 나갈 것 같다 이런 거 좋아하는 도영이가 막 우겨서 시작한 거지만 막상 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기분 좋은 여주와 함께 시내로 나가겠지
7년 전
JERK
먼저 인터넷으로도 찾아봤던 냉장고부터 사러 갈 것 같다 쇼핑을 썩 좋아하지 않는 둘이라 하나라도 결정해놓자 싶었을 거고 그 계획 따라 *이마트 하*마트 하이*트 하이마* 가서 미리 봐둔 거 배송 날짜 시간 예약해두고 본격적으로 가구 보러 다닐 테다 심플한 거 좋아하는 둘이라 한 방에 들어갈 책상 책장은 비슷한 계열로 맞춰서 살 것 같은데 집이 전부 마루니까 원목 책상 하나 먼저 사겠지
7년 전
JERK
의자는 자고로 편해야 한다는 그 강한 신념 때문에 의자는 따로 사기로 했고 책장을 고르는데 여기서 엄청 고민을 할 것 같다 책 읽는 거 좋아해서 가지고 있는 책도 많고 서적들도 많다 보니 벽 한 면을 온통 책으로 채우고픈 욕심이 있었겠지 그 고민이 가로로 긴 책장 두 개냐 세로로 긴 책장이냐 문제일 건데 혹시 인테리어 바꿀 때 움직이기 힘들지 않을까 하면서 결국 세로로 긴 책장 두 개 살 거다 물론 배송은 냉장고 오는 날...
7년 전
JERK
대망의 침대... 침대 사기 전에는 의견 충돌 꽤 있었을 거다 서로 잠자리는 보장하자며 침대 두 개를 사자는 여주와 그럴 거면 각방 쓰자는 도영 서로 남도 아니고 사귀는 사이에 동거까지 하는데 각방은 너무하다고 생각한 여주가 한 번 숙이고 들어가서 침대는 킹사이즈에 꼭 저상형으로 (피곤할 땐 침대로 다이빙해야 한다는 이유로) 산다고 서약서까지 쓰고 왔다 그런데 세상은 넓고 가구는 많잖아요... 그때 도영이랑 여주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패밀리 침대였지
7년 전
JERK
이렇게 양쪽 가드도 돼 있고 넓기까지 하잖아 심지어 저상!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했으니 기분 좋다고 방방 거리면서 누워서 꽁냥거리기도 하고 둘만 있는 세상인듯 행복해하겠지 매트리스도 푹신푹신하니까 완벽하네! 라는 도영이의 외침에 여주는 복부 한 번 치고 먼저 일어나야 한다 침대 색은 무난하게 회색으로 (밝은 건 떼 타요 누나 감당할 수 있어? 어?) 예 회색
7년 전
JERK
침대 색 맞춰서 이불이랑 베개까지 사고 나니까 아무리 봐도 뭐가 허전한 거지 아무리 옷장이 있다고 해도 옷방으로 쓰기로 한 그 방이 너무 휑할 것 같아서 시계나 안경 넣어둘 수납장도 사고 뭐 기억나는 것 중에 꼭 필요한 것들은 사고 나니까 점심 전에 도착했는데 저녁때가 다가오고 있겠지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며칠 전부터 도영이가 먹고 싶다던 순두부찌개 먹으러 갈 것 같다 그 일 년 사이에 자주 간 턱에 운전대는 도영이에서 여주가 잡게 되고 둘 사이에 암묵적인 룰이 상대가 운전할 때는 웬만하면 자지 않기로 했는데 피곤했는지 도영이 창에 이마 콩콩 찍으면서 자고 있겠지
7년 전
독자1
아 저 침대 제 로망인데... 작가님 이제 댓글달게 되네요... 인기글에 떠있어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너무 잼있고 도영이 너무너무 설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용도 완전 길고 ㅠㅠㅠㅠㅠ
7년 전
JERK
헉,,, 감사합니다 독자님,,, 날씨가 또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구 주말 마무리 잘 하세ㅛㅂ!
7년 전
JERK
여하튼 도영이 머리 자꾸 찍으니까 신호 걸린 사이에 손으로 막아주다가 시트 뒤로 넘겨주는데 뒤척이니까 머리 쓰다듬으면서 안심시켜주고 라디오 볼륨 낮춰서 틀어두고 식당에 도착했는데도 곤히 자고 있는 도영이 머리도 넘겨보고 콧대도 쓸고 볼도 찌르면서 구경하다 말랑한 입술까지 콕 찌른 뒤에 짧게 입 쪽쪽 맞추면서 도영이 깨우겠지
7년 전
JERK
눈 뜬 도영이 빠르게 안전벨트 풀어 넘기고 여주 양볼 감싸서 입술 꾹 누르고 시트 올린 뒤 차에서 내릴 거다 여주 가방 챙기면 도영인 운전석 문 열어줄 거고 많이 기다렸냐 미안하다 근데 자는 사람 얼굴 만지면 좋냐 잠 다 깼다 이러면서 쫑알거리겠지 여주는 잘 자더니 괜히 핑계 댄다면서 누가 업어가도 모르겠다 이렇게 타박하겠지 그럼 누나가 업어 가요... 또 능글맞게 넘어가는 도영이 때문에 헛웃음 짓겠지
7년 전
JERK
테이블에 마주 앉아 순두부 두 개 시킨 도영 여주는 기다리면서 손장난 치고 놀겠지 깍지 꼈다가 손가락 주무르다 여주가 도영이 손 좋아해서 시간 날 때마다 만지는데 그날도 마찬가지였겠지 손에 낀 반지 꾹 누르는데 겉으로 보면 아무 무늬 없는데 안쪽에는 서로 이름 새겨진 각인 반지여야 한다 반지를 뺀 후에도 잔상이 남는 그런
7년 전
JERK
그 반지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에 풀고 넉살 좋은 아주머니 반찬 가져오시면서 오늘은 어디 다녀왔냐 물으시니 도영 예의 바른 웃음 지으면서 가구 보고 왔다고 이야기할 테지 연인인 거 아니까 결혼하냐 물으셨는데 거기에 도영이 당황한다 평소 같았음 청첩장 나오면 드릴게요 이러면서 넘겼을 텐데 여주가 "네, 저희 결혼해요. 잘 어울리죠?" 이러니까... 여주 그런 스타일 아닌 거 다 아는 거 도영이거든 얼떨결에 결혼 축하까지 받은 도영 차가운 물병 한 번 뜨거운 볼 한 번 감싸서 얼굴 열 식힐 것 같다
7년 전
JERK
도영 왜 그랬냐고 꿍얼 거리면 싫냐 묻겠지 입술 앙 다물고 고개 도리 저으니까 만족한다는 듯 머리 쓰다듬으면서 한 이야기에 도영이는 프러포즈라도 받은 것 마냥 감동받은 표정으로 여주 올려다보면 뭘 그리 보냔 눈빛으로 입에 반찬 하나 넣어줄 거다
7년 전
JERK
"성인 되고 나서부터 듣던 결혼 재촉에 죽어도 안한다고 했는데, 너라면 괜찮을 것 같아. 내가, 너랑 함께인 그 아득한 미래를 그리고 있더라고." 여주가 한 그 말
7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적ㅠㅠㅠㅠㅠㅠ넘 설레요퓨ㅠㅠㅠㅠㅠㅠ다음편은 이제 제대로 된 동거얘기인가요?!?!!(설레발
7년 전
JERK
+) 180319 보고 싶은 것만 씁니다,,, 보고 싶은 게 있으심 참고할게요,,,,,,,,
7년 전
JERK
그렇게 삼주가 지나고 매일 조금씩 정리해둔 짐 옮기는 그러니까 이사하는 당일이 찾아오겠지 짐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굳이 트럭이 필요하지도 않을 거고 각자 짐은 알아서 운전해 나르기로 했다 (여주 도영 각자 차 있으니까) 박스까지 집으로 올려두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침대부터 책상 등등 그때 주문했던 것들 배송 오겠지 뭐 배송해주시면서 배치도 해 주셨으니 무리는 없었을 거다 이사하면 중식이니 간단히 배도 채웠겠다 본격적으로 짐 정리할 것 같다
7년 전
JERK
사실 여주 도영 그동안 저축해놓은 것도 꽤 있었는데 그거 이번에 집안 살림 마련한다면서 엄청 깨졌거든... (둘이 결혼할 거니까) 과장해서 통장 잔고 n만 원일 정도로 여하튼 이런 건 다 부질없고 일정 따라서 밤에 근무할 때도 있으니까 암막 커튼 달기로 했다 너무 어두운 건 싫다며 파스텔톤으로 그거 다는데 도영이가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손이 잘 닿진 않겠지 의자는 돌아가서 위험하니까 결국 여주가 목마 타기로 했을 거다
7년 전
JERK
준비는 다 됐고 그냥 봉에 끼우고 내려오기만 하면 되는데 자기만 다치면 상관없는데 도영이도 다칠까 잔뜩 긴장하고 조심조심 움직일 거다 그거 아는 도영이도 "누나, 나 괜찮으니까 천천히 해. 진짜 괜찮아요." 이렇게 달래겠지 어찌어찌 다 끝내고 내려오기만 하면 되는데 도영이 장난기 도져서 다리 꽉 잡고 몸 좌우로 흔들거리는 거야 여주 너무 놀라서 도영이 머리칼 꽉 쥐지도 못하고 눈 감는데 몸 붕 뜨는 느낌 들 거다 도영이가 안아서 침대에 내려뒀거든
7년 전
JERK
새 가구 냄새나니까 마음 놓이는지 엎드려 누워서 팔 다리 쭉 펴고 있는데 그 위로 도영이 겹쳐 누울 것 같다 그럼 여주 빠져나와서 시선은 다른 곳에 있겠지만 마주 보고 눕겠지 일 년 된 커플이 침대 위에서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있냐 물으신다면 둘 한 번도 같은 공간에 누워 있었던 적 없어서 그렇다고 답하겠다 여행 간 적도 없거든 일정 맞추기가 좀 어려운 게 아니다 보니 그래서 이번 여름엔 꼭 가자 했는데 놓치고 그랬지 뭐 사족이 길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라 괜히 침만 삼키고 있을 텐데 여주가 자리 먼저 뜨려고 할 거다
7년 전
JERK
가볍게 허공 뽀뽀하고 일어나려는데 도영 여주 손목 잡아당겨서 품에 가두고 입 맞출 것 같다 짧게 떨어지던 입술 깊게 맞물리고 뜨거운 혀가 얽히면서 자기 몸에 닿는 감촉이 손인지 발인지도 구분 못하겠지 숨 벅찬 여주가 도영이 어깨 꽉 쥐면 그제서야 떨어진 도영 코끝 맞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일 것 같다 "운동을 그렇게 하면서도 키스 하나에 이런데, 다른 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여주 그 말 듣고서 도영이 입술 살짝 깨물었다 주위 타액 닦아주겠지
7년 전
JERK
헝클어진 머리 정리하면서 방 빠져나간 여주는 그건 그때 생각하는 거고 하면서 태연하게 빠져나갈 테고 언제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자연스레 흘러갈 것 같다 이불 펴두고 방 안에 도영이가 좋아하는 캔들 하나 켜두고 행동 하나는 빠른 두 사람이라 금방 짐 정리는 끝나겠지 근데 여기서 문제는 있을 것 다 있는 집에 하나를 잊었다는 거다 아무리 성인이라 한들 허락은 아니더라도 말씀은 드려야 할 터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둘은 신혼집 차린 셈 되겠지 서로 그까진 생각 안 했는데 사건(?)이 하나 터질 거다
7년 전
JERK
부모님들이 항상 몸 건강이 우선이라고 영양제부터 시작해서 잘 먹어야 된다며 온갖 반찬들 보내주시는데 주소 알려드리면서 이사한 거 알리게 된다 근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들 혼자 사는 집 보겠다고 올라오신 도영 어머님 덕에 평화롭던 두 사람의 주 중 휴일은 깨져버리고 말겠지 모처럼 늦잠 자고 (그래봤자 열 시) 간단히 씻고 늦은 아침 먹고 있는데 웬 초인종이 울릴 거다 뭐지 하고 봤는데 안 그래도 큰 눈 커지면서 여주랑 눈 마주치겠지 덩달아 놀란 여주 왜 그러냐 물으면 작게 엄마... 하는 소리 듣고 여주 거울 보면서 옷매무새 단정히 하고 얼른 도영이 현관으로 보낸다
7년 전
JERK
물 마시고 다시 거울 체크한 여주 숨기지도 못할 거 에라 부딪히자란 생각에 신발장 앞에서 두 손 가지런히 모아 인사드리겠지 그럼 도영이 옆구리 쿡쿡 찌르면서 설명하란 듯한 어머니에 학교 선배 어쩌고 선임 저쩌고 결론 여자친구 하는 소개 늘여놓으면 여주는 다시 한 번 꾸벅 인사드릴 거다 "안녕하세요, 이 여주라고 합니다. 먼저 인사 못 드리고 이렇게 찾아뵙게 돼서 죄송해요, 어머니." 도영이도 반한 웃음 지으면서 이야기하니 그리 못 살게 굴지도 못하시겠지 따라 인사하시던 어머니 모시고 소파도 없는 거실에 벽에 쿠션 하나 방석하나 깔아드리고 급하게 차 한 잔 내온다
7년 전
JERK
여주 보다 안절부절못하면서 뒤 졸졸 따라다니던 도영이 손 꽉 잡았다 놓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앉아 여주랑 어머니 사이 어색하지 않게 대화 이끌어갈 것 같다 겉보기에는 도도해 보이시는데 밝은 면이 오히려 더 많으셔서 첫 만남부터 자잘한 에피소드도 금세 늘여놓겠지 끝날 때쯤 뒤늦게 집 구경 생각난 여주 방 구경시켜드리면 누구 솜씬지 살림 곱게 잘 차렸다 하는 말에 서로 눈꼬리 휘어지게 웃겠지
7년 전
JERK
다시 거실로 나온 셋 어느새 여주 - 도영 건너편에 어머니 이런 구도로 앉아있으니 꼭 벌받는 기분이겠지 괜히 죄송하다 사과드려야 할 것 같고 입 꾹꾹거리고 있는데 어머니 입에서 나온 말은 엄청 의외일 것 같다
7년 전
JERK
"아들 혼자 산다고 했을 땐 참 걱정 많이 했는데 다 쓸데없는 거였구나 싶었어요. 문 열고 들어오는데 딱 봐도 아, 혼자는 아니구나 했는데 자기 아빠 아들 아니랄까 봐 미인 한 명이랑 같이 살고 있네. 애가 손이 좀 많이 갈 거예요. 형한테 신경 쓰느라 어릴 땐 많이 못 챙겨줬거든. 근데 잘 커서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 애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고, 고집이 세서 결국엔 군인까지 된 건데 반대 안 하길 잘했어. 이렇게 고운 인연도 만나고. 이리 말하다 보니 결혼 앞둔 사람들한테 하는 듯한데, 첫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쉽게 마음 열었나 봐. 부담스러우면 이야기해요, 언제든. 아들이 잘해주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난 둘 사이가 더 깊은 사이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도영이한테 이야기 듣던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라, 초면에 실례를 무릅쓰고 하는 말. 갑작스레 찾아왔는데도 반겨줘서 고마워요. 쉬는 날, 내가 다 뺏었네. 이만 가 볼게요. 우리 다음에 또 봐, 여주 씨."
7년 전
JERK
수차례 고개 숙여 배웅해 드리고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 말 듣는 동안에도 올라오던 감정 누르느라 고생했는데 도영이가 고생했단 말하자마자 눈에 고인 눈물 한 방울 한 방울 뚝뚝 떨어질 것 같다 자기가 왜 우는지도 모르겠는데 서럽긴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수만 감정이 섞여 눈가가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겠지 아무 말없이 서 있는 여주 이상하다고 느낀 도영 조용히 앞에 서면 고개 숙이고 닭똥 같은 눈물 흘리는 여주 품에 가득 안아줄 것 같다
7년 전
JERK
여주는 집안 장녀라 항상 뭘 하든 가장 관심받고 사랑받고 자랐을 거다 어릴 때도 우리 여주 부둥부둥 받으면서 자랐는데 마냥 예쁨 받을 줄만 알았던 여주에게 동생 하나 사촌 동생들까지 태어나면서 부담감은 늘어만 나니까 뭐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있었을 거다 하라는 거 싫단 소리 한 번 없이 하던 여주 꿈 군인이라는 이야기에 반대하는 사람도 참 많았는데 결국엔 목표까지 도달하겠지 그 과정에서 탈도 많고 말도 많았는데 끝인 줄 알았던 것들 다시 시작되고 많이 힘들어했는데 도영이 어머니가 하신 말씀들에 녹는 기분이라 그랬나 봐
7년 전
JERK
품에 안긴 여주 등 쓸어내리면서 듣든 안 듣든 오늘 너무 고생했고 미안하다고 나긋하게 전해오면 여주는 아니라며 오히려 좋았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 흔치 않는 모습이지만 그 일 년이란 시간이 길긴 한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 잡은 도영이는 눈물 자국 톡톡 닦아 없애주고 벌써 세 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먹던 점심은 정리해버리고 긴장 풀린 여주 거실에서 담요 덮고 잠들어있겠지
7년 전
독자3
하..... 작가님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설레는 글을 많이 쓸수가 있은거죠???!!!
7년 전
JERK
서로 로망 실현한다고 거실에 머그 깔아뒀는데 그 위에서 분홍빛 담요 덮고 잠든 여주는 도영이 눈에 그 무엇보다 예뻤을 것 같다 아직 서로에 대해 깊은 이야길 나눠 본 적은 별로 없지만 도영이가 언젠가 넌지시 던졌던 왜 군인이 됐냐 하는 질문 하나로 모든 걸 이해했겠지 언젠간 물어야지 했던 거 여기까지 끌고 오게 됐고 같이 살게 된 지금부턴 어느 부분에서 부딪힐지 그 누구도 모르니 오늘은 꼭 물어야겠다 다짐하는 도영이다 그 눈물도 내색은 안 했지만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고
7년 전
JERK
그렇게 한 삼십 분쯤 지났을까 흘러내리는 머리 넘겨주고 조용히 설거지까지 끝낸 도영이 여주 바라보고 있으면 그 녹아내릴 것 같은 눈빛에 뒤척이는 여주겠지 담요를 머리끝까지 덮더니 잠꼬대인지 잠투정인지 알지 못할 소리 늘여놓기도 잠시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날 거다 도영인 기다렸다는 듯 토닥거리며 미리 가져다 놓았던 물도 건네고 눈도 못 뜬 여주 볼 만지작거리겠지
7년 전
JERK
저녁 조금 일찍 먹기로 하고 치킨 배달시킬 것 같다 그 사이에 가볍게 맥주 한 캔 먼저 따는 건 여주겠지 술 꽤 마시는 편이라 도영이도 크게 말리진 않는다 그래야 이야기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치킨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는 둘이겠지 물론 푸드파이터 도영이가 더 먹긴 했겠지만 금방 다 비운 치킨 앞에 두고 자연스럽게 대화 이끌어 갈 것 같다 여주는 얌전히 맥주 홀짝거리고
7년 전
JERK
"누나는 남동생 한 명 있다고 했죠."
"어, 네 살 차이 나는 남동생 한 명."
이 뒤로 이어진 침묵도 잠시 천천히 이야기 시작하겠지
"난 집에서 장녀다 보니 집안의 온 사랑을 다 독차지했는데, 남동생 태어나고 사촌들 하나씩 태어나니까 그게 다 사라지더라. 어릴 때는 그게 너무 싫었던 거 있지? 그래서 괜히 먹을 것 뺏고 못되게 굴었어. 유치한 거 알면서도. 첫째니까, 첫째니까 하는 소리는 시도 때도 없이 듣고 시키는 거 잘하면 칭찬 들으니까, 그 칭찬 하나에 목메고 다 했어. 그 작은 관심도 너무 좋더라. 지금도 그렇지만 태생이 무뚝뚝해, 애교도 없고. 그에 비해서 동생은 애교도 많고 싹싹해, 얼마나 예쁘겠냐. 그래서 너 처음엔 멀리했는데."
7년 전
JERK
"그건 잠시였고. 쨌든, 칭찬을 들을 길은 그거 하나였어. 노력 덕인지 성적은 꽤 좋았고 부모님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이왕이면 수입도 꽤 좋은 직장을 원하셨어. 학교를 지하철 타고 다녔는데 월요일, 금요일 되면 군인들이 그렇게 많더라. 학생 때는 그게 마냥 멋있었는데 대학 갈 때 되니까 그게 하고 싶더라고. 그래서 상의도 없이 원서 넣었지. 들키고 혼 엄청나고, 재수해란 소리까지 들었는데 뭐... 어찌 됐든 내 인생이고 어쩌면 평생 해야 할 직업인데 처음 내 뜻대로 한 거라 포기가 안 되더라. 오기로 객기로 버텼는데, 덕에 너 만났고. 잘 됐지. 죽도록 힘들었고, 죽고 싶기도 했는데 너 있으니까. 됐어. 다음에 부모님 말고 동생 먼저 소개해줄게. 애 귀여워서 너도 좋아할걸."
7년 전
JERK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하는 여주지만 그 속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을지 미세한 떨림으로 느껴져서 도영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듣고만 있었을 거다 말이 끝났는데도 반응이 없으니까 고개 돌리니까 입술을 얼마나 씹었는지 피가 고인 게 보이겠지 조심스레 입술 빼주고 이젠 괜찮다 하면 늦게 알아서 미안하다 이야기하면 부스스 웃으면서 뭐가 미안하냐고 머리 쓰다듬는 여주가 있을 것 같다 그 후에도 꽤 진솔한 이야기 한참이나 나눈 둘이겠지
7년 전
JERK
잘 준비까지 전부 끝낸 두 사람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던 커플 잠옷 입고 누워서 서로 이불 덮고 천장에 붙여둔 별자리 스티커 빤히 보고 있는데 도영이가 이야기할 것 같다 "그냥 생각난 건데요. 내가 누나라는 사람을 만난 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운명이라는 단어를 곱씹던 여주가 한 말에 도영이는 또 생각에 빠질 것 같다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위한 과정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운명이란 단어로 끝내기엔 너무 많이 다쳤어." 더 할 말 없어진 도영이는 눈 감은 여주 옆모습을 보면서 사랑해란 말에 셀 수 없이 많은 감정들을 함축해 전하겠지 그에 대한 대답 역시 같을 테고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7년 전
비회원24.239
작가님... 진짜 너무 좋아서 또 읽으러 왔어요ㅠ 김도영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이 쓰는 도영이 글이 넘 좋고.. 이 글 넘 애정합니다ㅜㅜㅜ 부담이 안되신다면 다음편 나오길 기다리겠습니다앙..!!
7년 전
JERK
독자님 덕에 현생에 치여 꺼내보지 못했던 글을 다시 보게 됐는데 막 부족한 게 많이 보여서 부끄럽습니당,,, 예쁘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편도 생각해 볼게욥! 좋은 하루 보내세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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