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Freetempo-Rain)
| 카세트 테이프 07 |
삼월이 가고 어느덧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왔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 성규 형에게 필요한건 시간이었다. 보름 남짓한 시간속에 한 번 감정을 쏟아낸 형은 회복에 들어갔고 나는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약간의 시간을 가진게 효과가 있었는지 형은 상당히 괜찮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카메라들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 는 여기는 영화 촬영장이었다.
"컷! 오케이! 잠깐 쉬고 다시하죠!"
감독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고하셨습니다- 하는 말이 들려왔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성규 형을 찾는것은 쉬운 일이였다. 내가 준 담요 에 몸을 파묻고 멍하니 앉아있는 성규형. ...졸린가. 평소 기상시간보다 훨씬 일찍 깨워서 비몽사몽한 성규형을 납치하다시피 데려온거라 미안하기는 하다. 아니면 아픈건 가. 걱정되네. 성규에게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명수였지만 볼을 붉히며 자신의 앞에 서있는 여자에게 막히고 말았다. 뭐야 이 여자는. 명수가 말없이 빤히 쳐다보고만 있자 더 안절부절하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저 이거-
"드..드세요."
여자는 말을 더듬었다는게 창피한 모양이였다. 탄산음료. 성규 형은 탄산 싫어하는데. 저기요. 명수가 웃으며 말했다.
"혹시 이온음료 있어요?"
그래요? 아쉽네. 대답을 들은 명수는 여자를 지나치고 성규에게로 향했다.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있는게 약간 귀엽기도 하고. ...진짜 아픈건가.
"형, 어디 아파?"
내가 물어보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아니- 아니야- 하고 연신 부정을 해댄다. 아니 뭐 별 건 아니고 그냥
"벚꽃이 예뻐서."
벚꽃이 예뻐서 그래- 반달처럼 접히는 눈에 먹먹함이 묻어있는걸 보니 아직이구나. 웃는 모습이 아기같아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위를 올려다 보다 머리 위 에 있는 내 손을 잡아 내린다. 성규 형은 앉아있고 나는 서있는데 내 손을 잡아 내리니 상체가 앞으로 쏠린 건 당연한 일이고. 앉아있는 형의 어께에 내 머리를 기대는 자세 가 되자 형의 입이 내 귀 근처에 자리했다. 형이 슬며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아 이 형이 또 무슨 재밋는걸 발견해서 귀엣말로까지 말하려나. 저기 뒤에 앉아있는 쟤 말이 야-
"아까부터 너 계속 쳐다본다."
내가 쭉 지켜봤는데 계속 보고 있더라. 아까 여자도 그렇고 쟤도 그렇고 김명수 인기많아서 좋겠네? 짓궂기는. 허리를 펴고 뒤를 돌아보자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이 성열이 보인다. 형이 말한 쟤라는 건 이 성열이였나 보다. 아직 촬영하는 씬이 아니라서 앉아 있기만 하던 이 성열 이였지만 성규 형 만만치 않게 내가 촬영하는데 신경 쓰이게 하던 존재였다. 감독님과 짧게 몇 번 말을 주고 받더니 감독님이 가버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 쪽으로 가면 호수가 나오는데... 이 성 열이 걸어가는 걸 바라보다 성규 형에게 말을 걸었다. 형.
"잠깐만 혼자 있어봐."
금방 갔다가 올게. 성규 형을 뒤로하고 뛰었다. 뒤에서 성규 형이 말한 소리가 들렸다. 피실피실 웃음이 나왔다.
김명수 미련스럽다는거 취소. 뛰어가는 나의 등에 대고 성규 형이 한 소리다.
***
"컷! 오케이! 잠깐 쉬고 다시 하죠!"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이 공간 속에 김명수 한 사람만은 확실하게 보인다. 김명수의 앞으로 얼굴 붉히는 어떤 여자. 아마 촬영 스텝들 중에 하나겠지. 사실 저 여자뿐만 아니라 이 촬영진들 중 대다수는 녀석을 좋아하거나 동경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것 부터 외모, 실력이 완벽하고 인성 역시 매우 훌륭한 것 까지. 정말이지 재수없는 놈 같으니라고. 여자 와의 할 말은 끝이 났는지 어느새 저만치 가있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것은 김성규. 저 사람도 알게 모르게 재수 없는 사람 이였다. 김명수나 김성규나 풍기는 분위기가 비슷하다. 아니 똑같은가? 갑자기 성열의 앞에 그림자가 졌다. 그냥 바닥에 앉아있던 성열이 의아해 하며 올려다 보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은 바로 감독이였다. 초점을 감독에게 맞추는 찰나의 순간에 김 성규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잠깐. 신경쓰지 않으면 마주친 걸 모를정도로. ...기분나빠.
"오늘 밤 10시에. 알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감독. 그런 감독의 말에 네- 네- 알아요- 하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성열이였다. 감독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성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명수도 김 성규도 감독도 온통 짜증나는 사람들 뿐이였다. 아- 담배 말려. 담배를 피기 위하여 호수로 몸을 틀며 슬쩍 하고 김 명수를 보았을 때 녀석은 저를 보고있었다. 기분 나쁜 것. 역시 저런 녀석들 하고는 상종하지 않는게 낫다.
***
여기 어디 쯤이였는데. 성열을 뒤늦게 쫓아왔던지라 결국은 놓치고 말았다. 아마도 근처에 있을것이 분명한데 왜 보이지를 않는건지. 한참 호수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익숙 한 냄새가 풍겨온다. 싸한 담배 냄새. 담배 냄새의 끝을 따라 가자 그 곳에는 이 성열이 있었다. 커피도 못 마실것 처럼 생겼는데 담배도 피네. 뭐 다른 쪽으로 보면 필 거 같기도 하고. 호수 난간에 기대 담배를 태우는 이 성열. 역시 닮았다. 특히 그 눈이.
"담배도 피네요. 안 그럴것 같이 생겼는데"
순한 거긴 하지만. 그의 가느다란 손에 잡혀있는것은 레종 담배갑 이였다. 담배갑 속 고양이가 이 성열하고 닮았나? 닮은것 같기도 한데.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을 하는 중 에 그가 나를 쳐다보지 않은채 말을 건다. 왜요.
"피니까 독해보여요?"
아니 뭐 그런건 아니구요. 딱히 둘 다 별 말없이 시간만 죽이고 있을 즈음에 문득 생각이나 물었다.
"담배 왜 펴요?"
답이 없다. 역시 이런 것 까지 물어보는건 무린가.
"존재의 이유요."
"네?"
그냥 레종 뜻이 존재의 이유라구요. 어느새 끝이 나버린 담배를 호수 난간에 비벼끄고 등을 보이는 그다. 원래 남이 담배를 피든 말든 이유가 있든 없는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자꾸 신경이 쓰일까. 그건 아마
"담배 피지마요. 고작 담배가 존재의 이유라면 너무 슬프잖아요."
존재의 이유라고 말하는 너의 눈이, 남아있는 담배연기 사이로 보이는 너의 등이 너무 서글퍼서다. 그래. 그런거야.
"촬영 다시 시작할게요!"
그저 너에게 관심이 가는것인지 닮아서 관심이 가는 것인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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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담 |
아 오랜만이에요! 제가 좀 많이 늦었죠? ㅅ..사정이 잇었다오. 이렇게 늦은 저를 매우 쳐주세요. 이번편을 쓰는데 굉장히 공을들였는데 공을들인만큼 망친느낌이네요. 흑 슬퍼.. 근데 어쩌죠.. 앞으로도 연재가 좀 밀릴것 같아요. 제가... 해야될일이 생겨버려서...
아 저 브금 고르느라 진심 토할뻔... 진짜 블로그하나 털고 왔는데 그 블로그에서 건질거 없길래 결국 선로를 바꿧네요. 좀 안어울리죠? 미안해요 이번편이랑 맞는 브금고르다가는 진짜 토할거 같아서 브금만 몇시간 생각한거야;;; 그리고 이번편은 대망의 수열편입니다!! 으악!! 미쳤어!! 세상에나!!! 그 뭐냐 다이아 몬드 손이라는 올리비아 씨의 드댓뱀도 수열편이라면서여? 어머어머 겁나 재밋다면서여? 사실 이편을 이렇게 빨리 내놓게 될줄은 저도 몰랐어요. 뒤에 가서야 나올줄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쯥. 요 편은 약간 모던하기도해야되고 아련하기도해야되고... 죄송해요 그냥 읽으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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