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憧話) 1
* 흑묘
다정한 냄새를 맡았다.
루한………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본드라도 발라놓은듯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너의 작지만 듬직한 어깨. 너의 가느다란 팔목. 너의 얼굴이 보고싶어. 루한의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민석이 백만번 사랑한다고 외쳤을때 거짓말처럼 눈이 떠졌다. 그리고 민석은 거짓말처럼 다정한 냄새를 맡았다.
"루한…?"
"…."
"…루한…루한맞아?"
"…민석아."
사슴같은 눈망울. 귀여운 코. 자그마한 입술. 루한이 입을 때기전에 민석은 루한을 꽉 껴안았다. 루한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향기로워. 더 그 다정한 냄새를 맡고싶었다. 곧 있으면 헤어질 견우와 직녀처럼 민석은 파고들었다. 보고싶었어……보고싶었어……민석은 자꾸만 중얼거렸다. 루한은 말 없이 민석의 아무렇게나 자라버린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나도……루한의 목소리가 아득하게만 들렸다. 민석이 고갤 들었을때 루한과 눈이 마주쳤다. 그 눈망울이 오늘따라 더 청아하게 빛나보였다. 눈물이 고여 있어서 일까.
"루한…이거 꿈이야? 진짜야? 정말? 이제 안가는거지? 나도 죽은걸까?"
"…민석…."
"아니, 말하지 말아줘. 그냥 차라리 내가 죽었다고 말해줘. 루한. 보고싶었어. 정말로. 정말. 사랑해. 다시는…다시는. 내 곁을…"
"……."
루한은 말없이 횡설수설 말하는 민석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청아하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한몸과 같았던 민석이 그런 작은 것을 눈치 못 챌 리가 없었다. 민석은 자꾸만 루한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그러면서도 완전하게 만지진 못했다. 자신이 아끼는 유리인형을 쓰다듬듯이 그렇게 민석은 불안함을 표출했다. 민석아. 루한이 낮게 말했다. 그 뒤의 말이 듣기싫었다. 민석의 손바닥에 얇게 땀이 배어 나왔다.
"민석아. 많이 힘들지?"
"…."
"미안해. 미안해…. 정말로. 민석아…. 난 정말, 미안해."
"…."
민석은 말 없이 다시한번 루한에게 파고들었다. 아마 루한은 이렇게 표현하는 민석을 처음 봤을것이다. 그렇지만 루한은 침착했다. 정말로, 죽은사람처럼. 아니 루한은 죽었다. 루한은 현실의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무엇일까? 그렇지만 민석은 그저 루한의 다정한 냄새와 다정한 온기에 취해있었다. 안도감과 불안감이 같이 올때의 사람은 정신이 없었다.
"민석아. 민석아. 민석아…."
"…워 아이 니…."
"……."
"…워…워…씨앙…"
민석은 자꾸만 눈물 때문에 말문이 막혔다. 워 씨앙 니. 루한이 대신 말했다. 그제서야 민석은 입 밖으로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도의, 두려움의,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의, 애처로운 어린짐승의 울음소리였다. 루한의 청아하면서도 공허한 눈동자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곧 떠나갈 자의, 자신의 애인을 놔두고 가는것에 대한, 그런 눈물일것이다.
"민석아…, 담배 끊고. 건강 챙겨야지…. 밥도 먹고. 깔끔한거 좋아했으면서. 나 때문에, 망가지지 마. 너는 나 같은걸로 인해 망가져야 할 애가 아니야. 너는 김민석이야. 나는 죽었지만 넌 살아있어. 넌 너의 삶을 나아가야 해. 민석아. 민석아."
"…으…흐…루한……."
"정말…로, 미안해."
"……."
사실은 나는, 더 살고 싶어. 너의 행복할때면 모든것을 다 가진듯 하나의 티끌도 없이 순백하게 웃는 너의 모습을 볼때면 정말로 행복했었어. 루한은 차마 입밖으로 내뱉을수 없었다. 민석에게 더 짐을 주고싶지 않았다. 루한은 그 어느때보다도 의연했다.
"민석아."
루한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가득했다. 민석은 아무말 없이 루한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렇지만 민석의 작은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때였다. 민석은 눈을 떴다. 눈을 떳을때 보이는 것은 루한의 청아한 눈동자가 아닌 검은 천장의 검게 물들어버린 등이 보였고 다정한 냄새가 아닌 슬픔의 냄새로 가득했다. 민석은 향기를 잃었다.
* * * * *
오랜만이에요 ! 자꾸만 글이 안써져서 이제야 왔네염 ... 꼭 완결할껍니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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