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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고 싶지만 이룰 수 없었던 꿈, 평생을 갈망해왔지만 도달하지 못한 목적, 그것을 이루어드립니다. 당신의 기억속에서

"최근 전세계에서 '기억조작'에 대한 관심 뜨겁습니다.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에는 지크문드 인생 형성사무소가..."
TV에서는 단정하게 차려입은 여자 아나운서가 예쁜 표정을 짓고 가식적인 말투로 기사를 전하고 있다. 요 며칠새 뉴스에서는 기억조작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다.

"기억조작이라니 신기하지 않아요?선생님?"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선생님도 한 번 의뢰해보시는게 어때요? 달에 갈 기회는 이제 없으신거같은데.."

남자는 반응이 없다.

남자의 반응을 본 간병인은 생각을 접었다.

"그럼 전 가볼께요. 쉬세요 선생님"

간병인이 남자의 방을 나가려하자, 남자는 일어나려 허리를 든다.간병인은 그 모습을 보고 남자가 일어나는 것을 돕는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책상에 앉은 남자는 종이와 펜을 든다. 그리고 어눌한 손놀림으로 종이에 뭐라 휘갈긴다.

'백현아, 달에 가고싶어.'

알아보기 쉬운글은 아니었지만, 간병인은 금방 알아보곤 남자를 다시 침대에 뉘인다.

"의뢰해볼께요."
한 마디를 남기고 남자의 방을 나선다.

남자는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남자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맴돌았다.

*********


백현은 얼마 전 늦둥이 동생 둘을 데리고 남자의 집에 간병인으로 들어왔다. 숙식을 제공하는데다가 월급도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백현은 이런 큰 기회를 놓칠리 없었고, 당장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남자의 집은 넓었고, 바다내음이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한적한 해안가에 위치했다. 백현의 눈에 띈 것은 낡은 피아노였다. 피아노는 낡았지만, 맑은 소리를 냈고 그 소리는 백현을 사로잡았다.

백현에게 간병이란 치매걸린 노인들을 돕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간 백현에게 남자의 상태는 너무나 멀쩡했다. 거동이 불편한 평범한 노인이었다. 노인의 얼굴을 보니, 주름에 묻혀 사라진 예전 얼굴은 꽤 잘생겼을 것이라 생각했다. 

간병인이 하는 일은 얼마 없었다. 제 시간에 밥을 가져다주고, 산책을 함께하고, 말동무가 되주는 것 그 외에는 모두 자유 시간이었고 백현이 좋아하는 피아노를 칠 수도 있었다. 아랫층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들은 남자는 백현을 불러 자신의 악보를 쥐어주었다.

"For my D? 나의 디를 위해서? 이거 선생님 부인생각하면서 쓰신거에요??"
"부인까지는 아니고...그냥 좋아했던 사람."
"아...아무튼 감사합니다!연습해볼께요. 더 필요하신건 없으시죠?"
남자는 그렇다는 손짓을 해보였고, 백현은 바로 피아노로 향했다.

백현이 남자의 악보를 완벽하게 쳐내게 된 계절, 남자의 병은 급격히 악화되어 말하는 것 조차 힘들게 되었다.

백현은 남자의 칭찬을 끝내 듣지 못했다.

*******
"백현군, 난 꼭 달에 가보고 싶어."

남자는 항상 그의 막연한 소원에 대해 소년에게 말하였고,

"왜요?"

소년은 이유를 물었으며

"이유는 모르겠어..그냥 어릴때부터 내 소원이라네."

남자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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