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5190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달주민 전체글ll조회 1184


 


암호닉 공지

일단은 혹시 처음보는 분이 계실수도 있으니 1편부터 13편까지 올립니다!

14편은 오늘내로 올릴꺼에요ㅎㅎ

매일매일 연재하던때 생각하면 나름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다시 연재해도 되냐 물었을때 기다려주셨다고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특히 암호닉말씀해주셨던분들ㅠㅠ암호닉 하나도 안잊고있어요.

암호닉 얘기가 나왔으니 14편을 올리기전에 암호닉에 대해서 공지하려고 합니다.

이전에 글쓸때 약 20명정도의 암호닉이 있었는데 진짜 잊지않고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감사하고 있구요!

하지만 이제 새로 다시 연재하는만큼 암호닉을 다시 받으려고 합니다. 죄송하고 번거롭겠지만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던 분들도 다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적당한 청춘 완결이 나고나면 암호닉분들에게만 메일링을 해드리고 번외를 드리려고합니다!

귀찮으시겠지만 다시 신청부탁드려요.그럼 전 이따 14편으로 찾아뵙도록 할께요.

 

  적당한 청춘 11~13


  "형이 좋아요.그것도 많이요.많이 좋아해요......미안해요."

 

 좋다고 말했다. 그것도 많이 좋아한다고. 이제 일은 그만둬야했지만 나중에 후회할 것 같지는 않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던 상태와 별반 다를바가 없다. 그저 경수의 좋다는 말에 멍해있을 뿐이었다. 경수의 말을 들었을때부터 직접 물어오기전까지도 고민했을 질문에 답을 주었는데도 그는 그저 멍할 뿐이다.

 

  "저 이거 반납하는것까지가 오늘 일인데 그래도 이것까지는 하고갈께요. 그래도되죠?"

 

 그는 여전히 대답이 없다. 경수는 그의 침묵을 오늘일까지 마치고 나가도 된다는 소리로 해석했다. 다행이었다. 이자리에서 내치지는 않았으니. 미동도 없이 굳어진 그를 지나쳐 문을 나온다. 원래는 그의 촬영이 끝나고 나면 항상 빨리 일을 끝마치고 집에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은 오늘안에 끝내지 못할정도로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일까지 끝마친다면 이제 정말 김종인과 연결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

 

  "형 나 일 그만뒀어."

 

 일 끝나고 가는길에 백현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 시작하고서 연락을 거의 안했는데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한단 소리가 일을 그만뒀다는 소리니 백현은 당황스러워했다.

 

  "뭐야 열심히 해보겠다더니 왜 갑자기 일을 그만둬?"

  "......내가 잘못한게 있어서.내가 안그만둬도 어차피 짤릴꺼야."

 

 사람이 말하는데에는 뉘앙스라는게 있었다. 건 그 사람 자체가 말할때 풍기는 뉘앙스일 수도 있었고,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케해주는 뉘앙스일수도 있었다.그리고 지금 일을 그만뒀다는 말하는 경수는 누구보다도 일을 그만두기 싫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백현은 그런 미묘한 차이를 충분히 알아챌수 있을 정도로 눈치빠른 사람이었고 왜 그런지 꼭 알아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호기심도 많은 사람이었다.

 

  "경수야 일단 만나자,만나서 얘기해"

 

 백현은 말그대로 속이 타들어감을 느꼈다. 시계를 보니 경수와 만난지 한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경수는 그저 '내가 잘못했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들으려고 온 자리가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니가 뭘 잘못했냐고.김실장한테도 물어보니까 너 오늘 일하면서 실수한것도 없다던데 뭐야."

  "...............내가 잘못했다니까.그냥 그게 다야.내가 잘못했어."

 

 백현이 아는 경수는 어디가서 남에게 밉보일 정도의 잘못을 할 사람이 아니었고 설령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그만두기는커녕 그 잘못을 만회하기위해 더 열심히 일할 사람이었다. 그런 경수가 실장도 모르는 잘못을 하고 일을 그만둘리가 없었다.

 

  "경수야 내가 너를 몰라??내가 너를 몇살때부터 봤는데.내가 니 성격 뻔히 아는데 니가 이렇게 잘못했다고만 말하고 그만둔다하면 내가 아.경수가 엄청 큰 잘못을 해서 그만두는구나.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겠냐고."

  ".........."

  "무슨 일인지 차근차근 말해봐.그래야 형이 널 도와주던지말던지 하지."

 

 백현은 정말 이유를 알기 전까지 보내주지 않을 것 같았다.남들은 이정도로만 되도 답답해서 포기했을텐데 벌써 한시간이 넘어가는데도 대답을 기다리고있었고 성격자체도 한번 물고늘어지면 끝을 봐야했다.

 

  "아........형"

  "말해봐."

  "형도 알잖아."

  "뭘."

  "......내가 김종인 좋아하는거."

 

 대답이 없다.역시 알고 있었구나. 긴 눈치백단 변백현이 모를리가 없었다. 사실은 다른것보다도 이게 제일 궁금했을거면서 어떻게 참고있었나 싶다.

 

  "다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안물어봤어.형이야말로 언제부터 알았는데?"

  "니가 나한테 김종인이랑 일하고싶다고 떼쓸 때. 사실 그때는 긴가민가했는데 한 번 일때문에 김종인 촬영장 갔었는데 니가 김종인한테 눈도 못떼고 보고있더라고.그 때 알았어."

 

 아....언제인지 모르겠다.촬영장에서 백현을 마주친적이 없었는데. 종인이 촬영에 들어갈때면 그런 종인을 바라보는게 경수의 또다른 일과였는데.티가 많이났구나.

 

  "형 내가.......내가 김종인한테 좋아한다고 했어."

  "........."

  "정확하게 말하면 들킨건데 나한테 자기 좋아하냐고 묻길래 좋다고 했어.많이 좋아한다고.........내가 잘못했지?"

 

 경수가 잘못한 일은 아니었다.그럼에도 경수는 계속해서 자기가 잘못해서 그런다고 말했고 백현은 그런 경수가 안쓰러웠다.그렇지만 경수에게 니 잘못이 아니라며 일을 그만두지 말라고 말할수는 없었다.대부분의 연예인들도 그렇고 김종인도 그렇고 사심이 있는 사람과는 일하지 않았으니까.전에도 팬인거 숨기고 들어왔다가 들켜서 짤려나간 아이들이 수두룩했다.

 

  "경수야 너 잘못한거 없어.좋다그런게 잘못한일이면 여기 벌 받을 사람 천지야.이제 그만 가자.집까지 데려다줄께."

 

 아무래도 다시 일하기는 힘들 것 같다. 종인의 성격이 칼같은거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이번일은 백현도 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어제 집에 들어오자마자 내일은 늦게까지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라인드를 모조리 쳐놓고 자서 방은 어두웠지만 몸도 가벼웠고 눈이 떠지자마자 정신도 말똥말똥한게 오랜 시간동안 잠만 잔건 틀림없었다. 정신이 든건 한참전이었지만 경수는 침대속에서 나갈 생각이 없어보였다.여전히 이불을 꼭 쥐고 있었고 눈도 꼭 감고 있었다.

 

  "일.......하고 싶다."

 

 몸은 너무 편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이것만큼 불편한게 없었다. 일 시작한지 얼마나됐다고 그새 익숙해진건지 평소같았으면 이 시간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일하고 있었을텐데 침대에 누워있으니 이상했다. 일을 하고 싶다.일을 해야 그를 볼테니까. 어제가 마지막인줄 알았으면 그가 촬영하던 모습을 하나도 빠짐없이 담아둘걸 그랬다.보고싶다, 그가.

 

 한참을 누워있다가 몇시인지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핸드폰은 꺼져있다.이놈의 핸드폰 어떻게 별로 하는것도 없는데 하루를 못넘기는지 모르겠다. 바로 충전기를 꽂아 선반에 올려두었다.충전되는동안 일단 좀 씻어야할 것 같다.

 

 **

 

 "어이구 지금 일어난거야? 해가 중천에 떴는데"

 

 방에서 나오니 엄마가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신다.확실히 거실로 나오니 햇살도 쨍쨍하고 시간도 2시를 넘어가고 있다

 

  "오늘은 일 안가? 맨날 새벽같이 나가더니 웬일로 집에 있어?"

  "아....나 이제 일 안해 엄마.나 짤렸어."

 

 그만뒀다고 말하면 이유를 물어올 엄마에게 딱히 할말이 없어 짤렸다고 말하니 눈을 크게 뜨고 왜 짤렸냐 물어오는 엄마였다.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 쌜쭉웃어보이며 몰라.하고 말하니 어휴.짤리기나하고 잘한다잘해.하며 얼른 씻기나해라고 말한다.밥차려놓을테니까 씻고나오면 먹으라는 말은 덤으로.

 엄마의 말대로 씻자마자 나와서 밥을 먹었다.촬영장에서는 일때문에 끼니때를 놓치거나 식은밥을 먹기 일쑤였는데 오랜만에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으니 따뜻하고 맛있다.그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도 경수는 생각했다.다시 촬영장에 돌아갈수 있다면 차가운밥도 좋고 끼니때를 놓쳐서 한끼쯤 굶는것도 좋을 것 같다고.

 

 **

 

 백현과 만나기전 실장님에게 전화해서 그만두겠다고 말하려했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겨두었었다.안그래도 백현이 잘 말했겠지만 그동안 막내라고 많이 귀여워해주시고 일하는데 힘든게 없는지 친절하게 물어봐주셨는데 이렇게 문자로 끝내는건 아닌 것 같았다.실장님께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들었다.아직 충전은 다 되지않았는데 이정도면 오늘하루는 충분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홀드버튼을 누르니 문자 세통이 와있다.

 

 [실장한테는 내가 잘 말해놓을테니까 푹 쉬어라.]

 

 이건 백현이형이고.

 

  [왜 안와.]

  [얘네는 보는눈이 구려.니가 얘네 대신 골라.]

 

 나머지 두개는 모르는 번호였는데.........아무리 봐도 이런 문자를 보낼 사람은 김종인뿐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그가 이런 문자를 보낼리가 없다. 자신은 어제 분명 종인에게 좋아한다고 말했고 그걸로 이미 경수는 끝이었다. 그럼 이 문자를 보낸건 도대체 누구지.경수는 한참이나 번호의 출처에 대해 고민해야했다.그리고 손끝에서 짧게 울리는 진동은 경수에게 답을 주었다.

 

  [꼬맹아]

 

 확실했다.경수에게 꼬맹이라 부르는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으니까.분명 김종인이다.

 

  **

 

 경수는 마지막 문자창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다. 꼬맹아...꼬맹아....김종인인데...분명 김종인이였는데 근데 김종인이 왜?앞의 '왜안와'라는 문자와 '얘네는 보는눈이 구려.니가 얘네 대신 골라.'라는 말을 보면 이건 촬영장에 나오라는 소리였다.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경수 혼자 생각하는것보다는 직접 물어보는 편이 훨씬 빠르고 정확할 것 같다.후_심호흡을 한번 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일할때도 전화해본 적은 없었는데...

 

  "..여보세요..."

  "뭐야."

  "형 저 경수..."

 

 용기내서 전화를 걸었더니 '여보세요'하는 말에 뭐냐고 묻는다.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짜증이 뚝뚝 묻어나다 못해 넘치는 말투로 뭐냐고 물으니 목소리가 기어기들어간다.그래도 말투하며 목소리하며 김종인인건 확실해졌다.

 

  "야 꼬맹이."

  "...왜요."

  "너 죽을래? 왜 오늘 안나왔어. 내가 문자도 보냈잖아."

  "문자는 지금 봤고...그리고...저 어제 그만두라면서요..."

  "내가 언제"

  "형이...제가 일만 마치고 내일부터 안나온다니까 대답이 없어서...그거 그만두라는거 아니었어요?"

  "내가 그만두라고 너한테 말했어?"

  "아니....그건 아니고...."

  "내일 11시까지 신사동 s스튜디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아직 대답 안했는데....내일 11시 신사동...그가 직접 일을 하라고 말해왔지만 생각만큼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진 않다.이렇게 일을 해오라고 말하면 아니란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기는것 부터가 그랬다.그는 마음도 없는데 괜히 혼자 김칫국마시면 내가 너무 불쌍할 것 같다. 

 

  **

 

  "아..ㄴ...안녕하세요."

 

 오전 10시. 결국 한참을 고민한 끝에 스튜디오로 갔다.11시까지 오라고한건 그의 스케줄일테니 10시쯤 가야겠다싶어서 스튜디오로 향하니 역시나 다들 한창 촬영준비로 분주하다.그만둔다그랬다가 다시나오고 괜히 이랬다저랬다하는 것 같아 눈치가 보여 살짝 말을 더듬으며 인사를 하니 실장님이 머리를 아프지않게 콩.하고 쥐어박으며 '아주 한다그랬다가 안한다그랬다고 니 맘대로야?어제 쉬었으니까 오늘 두배로 일시킬꺼야.'하며 꾸지람을 주신다.그래도 그게 화난 말투가 아니라 장난기 섞인 말투여서 다행이었다.

 

  "실장님 근데 오늘 무슨 촬영해요?" 

  "오늘 화보촬영이랑 인터뷰"

 

 개인적으로 그가 찍는 화보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를 좋아해서 화보가 좋은것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보다도 그가 찍는 화보는 항상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하나의 컨셉에 국한되있지 않았고,화보마다 표현되어야할 것들을 정확히 표현해낼줄 알았다. 표현되는것들 모두 다 그가 가지고있는 매력들 중 일부였고 경수는 그것들을 보는걸 좋아했다.예상치 못한 것들을 보여줄때가 많아서 더 그랬다. 오늘은 또 어떤 컨셉의 화보를 찍나 싶어 의상을 체크하고 악세사리를 챙겨두는데 이게 무슨 컨셉인지 감이 확 오지 않는다. 의상은 대체적으로 다크한 색상이고 악세사리도 평소 화보촬영보다 단조롭다.김종인이 입으면 느낌이 좀 다르려나.

  

  "아...오셨어요?" 

  "오늘은 나왔네."

  "형이 나오라면서요.안나와도 되는거였어요?"

  "아니.오늘 안나왔으면 집에 찾아가려고 했어."

 

 한창 의자에 앉아서 악세사리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앞에 그림자가 지길래 뭔가싶어 보니 종인이다. 항상 도착하면 인사도없이 곧장 자리로가 메이크업을 받는게 그의 패턴이었는데 오늘은 자리로 향하지 않고 앞에 서있다. 출근했는지 안했는지 확인하러 왔구나...이러면 안되는거였는데 그가 이렇게 행동하니까 속으로는 안돼.를 외치면서도 기대가 된다.안나왔으면 집에 찾아가려고 했다는 말은 경수의 기대를 상승시키기에도 충분했다. 왜 일 그만두려했는지를 뻔히 아는사람이 직접 문자를 하는것도 모자라서 찾아가려고했다니. 기대를 안할수가 없었다. 그런 경수를 아는지모르는지 종인은 스타일리스트들이 빨리와 앉으라는 재촉에 그 특유의 무표정으로 뒤돌아 자리를 옮긴다.저렇게 아무렇지않은 표정으로 아무렇지않게 말하는데 경수는 아무렇지않게 생각할수도 대답할수도 없었다.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

 

  "와....."

 

  의상만 봤을때는 무슨 컨셉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메이크업을 보니 감이온다.오늘은 옷이나 악세사리보다도 그의 얼굴 자체가 포인트다. 대체적으로 어두운톤의 메이크업에 아이라인은 여태껏 본 그의 모습중에서 가장 짙었고, 머리는 요새 유행하는 헤어틴트로 잿빛으로 물들여저 있었고 단정하던 그의 머리는 부스스하다.그건 그 자체로 멋스러웠다.

 

 촬영이 시작되자 경수는 종인에게 시선을 고정한채로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종인은 큰 움직임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작은 움직임이 역동적인 느낌을 주었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메이크업과 의상속에서도 가벼움을 주었다.무엇보다도 종인의 표정. 짙은 아이라인 때문인지몰라도 굉장히 나른해보이면서도 입꼬리만 살짝 웃고있는 그 표정은 경수에게 더할나위없이 퇴폐적이였다.그렇게 한참을 종인을 바라보고 있던 경수는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코디누나의 소리에 시선을 떼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굳어져야했다. 고개를 틀어야한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떠다녔는데 그와 마주한 시선은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게한다.유치하게 표현하자면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말그대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분.경수를 끌어당기고 있었고 말을 걸고 있었다. '더 들어와도 돼.'라고. 더...? 지금보다 더? 위험하다.이제는 발을 빼야할 때였지 더 들여놓을 때가 아니었다.

 

   "컷, 촬영끝. 다들 수고 많았어요."

 

 컷소리와 함께 경수는 시선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종인에게서 풀려났다기보다는 혼자만의 생각에서 풀려났다는게 더 맞는 말이었다. 애초에 종인이 경수를 잡아둔 적은 없었으니까.

 

   **

 

  "오늘 메이크업이랑 머리 평소에 종인씨와는 다르게 굉장히 파격적이네요.이렇게 변신해보니까 어떠세요?"

  "사실 처음에 거울을 보고는 정말 놀랐어요.머리는 둘째치고 이렇게 두껍고 짙은 아이라인은 해본적이 없거든요.촬영전까지 계속 거울보면서 익숙해지려고 했어요.촬영 들어가서는 최대한 제꺼라고 생각하고 촬영했는데 아직도 제꺼같진 않아요."

 

 거짓말. 그는 촬영을 끝내고 사진과 함께 실릴 인터뷰에 응하는 중이었고 경수는 일하는 척하며 그의 말에 청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에디터는 그에게 오늘의 메이크업과 헤어에 대해 물어왔고 그는 아직도 자기꺼같지 않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연기자라 그런가.거짓말도 잘한다. 그의 촬영은 분명 완벽했다.그가 지금 하고있는 모든것들이 그의 것이였고 그 또한 그걸 알고 있었다.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는다. 그건 일종의 자신감이였다. 뭐든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오늘도 그랬으면서 아직도 어색하다는식의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에겐 어울리지않는 겸손이라 생각하며 그의 말에 계속 귀기울인다.

 

  "거짓말 아니고 오늘 컨셉 종인씨한테 정말 잘어울려요. 종인씨는 보면 변신을 자주 시도하시는데 항상 성공적이에요. 아!이번에 영화를 찍으셨다고 들었는데 어때요?이번에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셨나요? 지금은 김종인하면 영화속에서의 남자친구 같은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글쎄요.이번 영화는 특별한 이미지라기보다는 영화 전체적인면을 봐주셔야해요.예전 작품들에선 제가 하는 대사나 행동들에서 제가 생겨났다면 이번엔 영화 전체에서 나오는 저의 행동들과 대사 모든걸 봐야 제가 생겨요. 관객들이 보시기엔 그냥 내뱉는 대사들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하나하나 다 의미있거든요."

  "그래요? 종인씨 작품은 항상 기대되요. 실망시키는법도 없고. 그래서 말인데 만약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으세요?"

  "다음 작품이요?...아! 있어요! 황순원 작가님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같은 역할이요."

  "오. 의외네요. 이유는요?"

  "나이에 맞는 순수함이 있어요.개울에서 만나는걸 봐요.만나는 장소부터도 그렇고 소년이랑 소녀가 하는 대화를 봐도 다 순수해요.제 나이대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가 없잖아요.그런 영화를 하게되면 촬영내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순수함을 강조하네요."

  "전 순수한건 뭐든 좋아요.어렸을때는 어떤게 순수한건지 잘 몰랐는데 크니까 알겠더라구요.때묻지않고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그런거 말이에요.제 직업도 그렇고 나이도 그렇고 저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요.그래서 그런지 순수한건 뭐든 좋아요.아! 얼마전에는 나를 순수하게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났어요."

  "여자친구요??"

 

 에디터는 종인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여자친구냐고 묻는다. 종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여자친구는 아니에요. 그냥 정말 순수하게 내가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이에요.눈빛이나 말투나 행동같은걸 보면 확실하게 느껴지거든요.그 특유의 느낌이 있는데 그거 정말 기분 묘하더라구요.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찍고싶어요.저는"

 

  아마도 경수는 지금 뒤를 돌아서 종인을 바라봤으면 조금 더 기대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종인은 경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또 종인은 경수와 눈을 마주치거나 얘기를 할 때면 느껴지는 경수 자체의 순수함을 좋아했다. 아마도 경수가 뒤돌아줬으면 종인 또한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었을텐데 야속하게도 경수는 뒤돌아주지 않는다.

 

  **

 

  아무래도 오늘 집에가면 책을 좀 읽어야 할 것 같다.수능이 딱 끝나버린 이후로는 책에 손을 대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머리가 점점 굳어가는 기분이었다.언어지문을 읽을때면 기계적으로 글의 의도를 파악하는게 먼저였는데 책을 너무 오래 멀리한 모양인지 종인의 말을 이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그는 자신을 순수하게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그간의 촬영 스케줄을 미루어보면 경수의 눈에 보여지는 종인은 촬영외에는 집에서 잘 나오는 것 같지 않았다.꼭 밖으로 나와야지만 누군가 종인에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분명 요 근래로 치면 경수도 종인에게 좋다고 한건 사실이었으니 머릿속이 복잡해져갔다.느낌상으로는 종인이 말하고 있는건 저였는데 느낌만으로 뒤를 돌기에 경수는 조심스러워야했다.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괜히 기대만 높아져가면 나중에 힘들어져가는것은 제 몫이었다.그리고 경수는 순수라는 단어에서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순수라.물론 종인을 무언가를 바라고 좋아한적은 없었다.그 자체가 좋았던 것 뿐이지.그런데 그 감정에 순수라는 단어를 가져다 대본적이 없었다.결국 끝까지 경수는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돌아봤을때 느껴질 감정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꼬맹이."

   "......"

   "야 도경수."

   "네...네? 아 죄송해요.잠깐 딴 생각 하느라.인터뷰 다 끝난거에요?"

   "응. 다 끝났어. 딴 생각하느라 나 인터뷰하는거 못들은거야?"

   "들었는데...뒤에 조금 빼고..."

 

  경수가 뒤에 조금 빼고.라고 말한것을 종인을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걸 경수는 알지 못하는 듯 했다.'조금'이라는 말은 범위가 정확치않다.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조금이라는건지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단어였다.경수에게 조금은 경수가 듣지 못했을 종인의 인터뷰 마무리인사였고, 종인에게 조금은 적어도 경수를 생각하며 말했던 인터뷰 내용부터였다.

 

   "꼬맹이 일로와봐."

   "지금요?"

   "그래 지금.빨리 와"

 

  대화하기에 충분히 먼 거리가 아님에도 딱 본인의 앞에 있는 의자를 가르키며 이리와보라고 하기에 눈치를 한 번 보고 의자로 향했다.종인이 인터뷰하는 사이에 정리는 다 해두었고 급하게 해야 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앉아있으면 농땡이 부린다고 잔소리듣기 딱 좋았다.

 

   "왜요? 저 들키면 실장님한테 혼나요.빨리요 빨리!"

   "오늘 찍은 화보 나오면 사.꼭 사서 봐."

   "네?"

   "오늘 찍은거 나오면 사서 꼭 보라고."

   "...지금 그 말 하려고 오라그런거에요?"

   "응.사서 나한테 확인도 받아."

 

 경수는 기가막힐 수 밖에 없었다.저렇게 태연스러운 얼굴로 오늘 찍은 화보를 사라니.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였다.사면 확인까지 받으라고 말할 정도로 오늘 촬영이 특별했었던가 싶지만 그렇진 않았다.컨셉이 파격적이었다는 것만 빼면 오늘 촬영은 평소와 다를바가 없었다.

 

   "왜....요....?"

 

  대체 왜?

 

   "네 얘기 했거든.근데 못들었잖아.내가 한말."

 

  아아.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한 사람이다. 너무 이상해서 자꾸만 좋아질 정도로.

 

   **

 

  "형 시간있으면 저랑 얘기 좀 하면 안돼요?"

 

  경수는 오늘은 꼭 종인과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의 화보가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한참이나 남아 있었고 종인은 애매하게 행동하고 있었다.경수가 오해하기 딱 좋은 행동들로.평소에 경수를 대했던 것처럼 꼬맹이라고 불렀으며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옷들을 코디누나가 내밀때면 이게 더 낫지 않냐며 물어오곤 했다.경수가 고백했던날을 기준으로해서 별반 달라진게 없었다.그렇다고 아주 똑같이 행동하느냐?그것도 아니었다.별반이라는 말을 붙인건 아주 가끔씩 예외가 있다는 소리였다.가장 대표적으로 인터뷰가 그랫고 아주 가끔이지만 눈에띄게 경수를 챙겨주는 날도 있었다.그럴때마다 경수는 마음을 다잡아야만 했다.이건 그냥 한 말이야.이건 그냥 친절을 베푸는거야.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더 씁쓸한 일이었다.

 

  오늘 종인은 또 한번 경수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종인의 광고 촬영이 있는 날이었고 여태까지 일했던 날들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바쁜 날이었다.그래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도 경수는 점심을 먹어야한다는 생각도 못한채로 일만 하기 바빴다. 일이 많은데에는 불만이 없었다.막내여서 다른 코디누나들에 비해서 잡다한 일이 많은건 당연했고 그게 김종인을 위한 일이었기때문에 하기 싫다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한끼쯤은 굶어도 상관 없다는 거였다.그런 경수에게 종인이 불을 지피고 있었다.끼니때를 한참 지나서 일을 끝낸 경수에게 그가 식사를 내밀고 있었다.'밥도 안먹고 왜 이렇게 뽈뽈거리면서 뛰어다녀.이거 너 먹으라고 챙겨둔거야.밥 먹고 일해.'하며 친절한 말도 덧붙이는걸 빼먹지 않았다.단순히 밥만 준거였으면 오해의 오자도 하지 않았을거다.문제는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들이었다.이쯤되면 희망 고문 수준이었다.오늘은 꼭 그와 말을 해봐야했다.

 

   "시간 안돼요?"

   "오늘?"

   "오늘이면 좋을 것 같고 시간 안되면 최대한 빨리요.꼭 해야 될 말 있어요."

   "오늘 돼. 촬영 끝나고 얘기해"

   "형 촬영 끝나면 제가 제일 늦게 끝나는데...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죠? 얘기는 진짜 짧게 끝낼께요."

   "알겠어."

 

  촬영이 끝나기전에 해야할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해야했다. 항상 느끼는 거였지만 그는 잠이 많은 것 같았다. 촬영장에 도착할때도 늘 눈은 졸음에 덮여있었고 하품을 달고 살았다.촬영이 끝나면 더 그랬다. 그 긴 촬영을 하고나면 쌩쌩하던 사람도 피곤할만 했다. 분명 오늘도 많이 피곤해할게 뻔하니 최대한 간략하게 해야할말만 출여서 말해야한다.

 

   "경수야 진짜 미안한데 이거 드라이 맡겨야 되는데 오늘 끝나고 좀 갔다와주면 안될까? 내가 급한일이 생겨서..."

   "아...누나 진짜 미안해요.저 오늘 일 끝나고 진짜 중요한 약속 있어서요.대신에 제가 오늘 여기 정리 다 하고 갈께요!"

 

  민아의 부탁을 거절했다. 처음부터 그 일은 경수의 일이 아니기도 했지만 오늘은 일을 끝내더라도 이 촬영장 안에서 끝내야 한다.

 

  **

 

  "형 오래 기다렸죠? 미안해요.이제 일 다 끝났으니까 우리 얘기해요."

  "여기서?"

   "제 얘기 진짜 잠깐이면 되요. 형 시간 오래 안뺏을께요."

   "너 집 어디야."

   "집이요...? 형네 집 가는길에있는 초등학교 옆에...."

   "가.태워줄테니까 가면서 얘기해."

  

  정말 잠깐이면 됐는데 종인은 매니저형에게 부탁해 주차장에 차를 가져다놓았다며 경수를 잡아끌었다. 지금 위치에서 집까지면 넉넉잡아 삼십분정도면 갈 수 있었다. 애초에 경수가 생각했던 시간은 10분도채 되지 않으니 삼십분이면 시간이 남을 것 같았다. 종인의 뒤를 따라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에도 생각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타면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얘기를 다 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상 상황이 닥치면 생각만큼 일이 흘러가진 않았는데 그걸 알면서도 머릿속으론 순서를 정하고 있었다.

 

   "타."

 

  은색의 세단 앞에 멈춰선 그는 경수에게 타라는 말을 했고 경수는 자연스레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

 

   "뒤에말고.앞에"

   "네..."

 

  종인이 운전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종인과 차를 탈 일도 없었고 그는 매니저형이 운전해주는 벤을 타고 다니는게 일상이었다. 운전하는 모습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멋있다. 핸들만 잡고 있는데도 지금 당장 자동차광고를 찍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꼬맹이 할말 있다며."

 

  그새를 못참고 또 김종인의 운전하는 모습에 감탄하고 있었다. 차에 타기전까지도 무슨말부터 꺼내야할지 다 생각하고 왔는데 그가 갑자기 물어오니 여태까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머릿속이 백짓장이 됐다.

 

   "아...그게...아 미안해요. 준비해온 말이 있었는데 다 까먹었어요......"

   "천천히 생각해봐."

   "어...그러니까...저..저는요.형이 좋..좋아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있는건지 제가 뱉어놓고도 당황스러운 말이다.말한 사람도 당황스러운데 듣는 사람은 얼마나 당황스러울까.분명 어떻게 말을 꺼낼지 생각해봤을때는 이런 뜬금없는 고백이 아니었었는데 생각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머리는 새하얗다.말을 저렇게 꺼내버리니 뒤에 무슨 말을 해도 자연스럽지가않다.

 

   "하...원래 이런 말하자고 얘기하자그런건 아니었는데...좀 당황스럽죠? 그냥 두서없어도 오늘 하고 싶었던 얘기만 할께요. 하고싶은말만 할꺼니까 말 이상해도 그러려니하고 넘겨요.알겠죠?"

   "알겠으니까 이제 말해."

 

  후_심호흡을 한 번 했다.새하얗던 머리속이 좀 차분해지는 것 같다.

 

   "...난 형이 좋아요.형이 생각했던것보다도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형은 기억안나겠지만 형 저랑 만난적 있거든요.아주 잠깐.그때부터 좋아했어요. 지금 이걸 말하는건 형한테 내가 형을 언제부터 좋아했다 내 마음을 알아달라. 뭐 이런건 아니에요.믿으실지 모르겠지만 형한테 바라는건 없어요.정말이에요.그냥 내가 좋아하면 되는거였지 형한테 한번도 바랬던 적 없어요.솔직히 형한테 안들켰으면 저 고백같은것도 안했을거에요.같이 일하는 사이인것도 걸리는데 저 남자잖아요.남자한테 고백받고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그래서 절대 들키지 말자고 했었어요.들키면...형 못볼 것 같았거든요.전 아직 형을 더 보고싶었는데..."

   "......"

 

  말을 하기 시작하니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한다.이제 완전히 차분해져 있었고 차에 타기전에 꼭 해야겠다던 말도 다 생각이 났다.

 

   "형한테 들키고나서는 이제 정말 끝인줄 알았어요.근데 형한테 문자가 온거에요.왜 일 안나오냐고.제가 그 때 무슨 생각했는지 알아요?이제 다시 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좀 기대가 되더라구요.그러면 안되는거 잘 알면서.속으로 기대하면 안된다고 몇번이나 말했는지 몰라요.그리고 형이 인터뷰하는거 저 들었어요.제가 말한 조금은 뒤에 마무리인사였거든요.인터뷰할때 그거 듣고 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아요? 나인것 같은데 만약에 뒤돌았는데 내가 아니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무서워서 뒤를 못돌았어요. 내가 아닐까봐서요.하루에도 몇번씩 그래요.나는 그 날 이후로 형을 평소처럼 대할수가 없는데 형은 나를 너무 평소처럼 대하잖아요.그러면 형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어서 엄청 답답해요.그것만해도 나한텐 고민거린데 또 형은 가끔씩 저한테 너무 잘해줘요.그럼 또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기는거에요. 나는 형한테 기대하면 안되는건데 형은 자꾸 나를 기대하게 만들어요."

   "......"

 

  그는 역시나 대답이 없다.어떻게 보면 주제넘는 말일수도 있었다.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걸 혼자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고.그래도 이미 꺼낸 말이니 끝은 봐야한다.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기대할거고 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는게 더 어려워질게 뻔했으니까.

 

   "저 기대하게 하지마요. 내가 자꾸 이러면 형한테도 부담줄 것 같아서 그래요."

   "......"

   "아니면."

 

   이제 정말 마지막 말이었다.사실은 이 한마디를 하려고 온거였으면서 시간이 많은걸 핑계로 너무 많은 얘기를 했다.

 

   "저 짤라요.형이 다시 데려왔으니까 형한테 말하는거에요.그러면 형한테도 부담안주고 저도 이쯤에서 잘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싫어."

 

 여태까지 대답한마디 없던 그는 꼭 이런 상황에서 대답을 해온다.자꾸 기대하지말게 해달라고 꺼낸 말이었는데, 이렇게 그는 또 기대하게 만든다. 그가 밉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장이씽이예요!작가님!!!!!!!ㅠㅠㅠㅠ엉엉 ㅠㅠㅠㅠ진짜얼마나보고싶었는지몰라요ㅠㅠㅠㅠㅠㅠ암호닉다시신청하라구여?당연히해야죠!장이씽으로그대로하겟습니다!메일링은절대놓칠수없어요!이런금쪽같은작품을놓치면정말두고두고후회하지요!여튼!작가님다시돌아오실줄알앗어요ㅜㅜ진짜작가님안계시고작가님글이없으니까시간이진짜느리게느껴지더라구요ㅜㅜㅜ작가님진짜잘오셧어요!저이씽이가반겨드립니다☞☜작가님앞으로도좋은글부탁드려요!오랜만에마지막멘트해보네요!작가님언제나오늘도행쇼!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장이씽님ㅠㅠ보고 싶었어요ㅠㅠ반겨쥬셔서 고마워요!!!장이씽님도 언제나오늘도행쇼!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암호닉 <됴짜>로 신청할께요!다시 돌아오셔서 너무 기뻐요ㅎㅎ너무너무 재밌게 잘읽고있었습니다ㅠㅠ다음편에서 봬요~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네!!다음편에서봐요.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암호닉 핑핑이로 신청할께요!!!!!잘 돌아오셨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됴종이에여!!!!!다시돌아오셨군요ㅠㅠㅠㅠㅠㅠ너무 기뻐요!!!!됴종이로 그대로 신청할께요ㅠㅠㅠㅠㅠㅠ하트하트해요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됴종이님!!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ㅠㅠ하트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암호닉 감사합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암호닉지금신청해도되나요ㅠㅠ된다면같이사는이유로신청할게요ㅠㅠ너무좋네요ㅠㅠㅠㅠ가볍지도않고무겁지도않고분위기도딱제스타일이고종인이연예인직업도좋고ㅠㅠㅠ경슈코디직업도좋고ㅠㅠㅠㅠ종인이까칠할것도다다다다다좋아여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암호닉 지금 신청 당연히되져!!신청해줘서 고마워요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으악 암호닉 코코팜 다시신청합니다!!!!!완전기다려써요 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기대완전완전하고있어요ㅠㅠㅠㅠㅠㅠ너무돌아와주셔서기뻐여!!!!!!!!!카디행쇼행쇼!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암호닉신청되죠?예전에했던 여세훈으로 부탁드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암호닉 됴르르로 신청할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하트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됴르르님도 하트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암호닉 볼매로 ㅇ신청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ㅠㅜㅠ이제서야작가님글에암호닉을신청하네요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암호닉은 언제든지 받으니까 전 암호닉은 언제라도 좋아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지금 정주행했어요!!찌롱이로 암호닉신청해도 될까요??아...이런 좋은글을 아침부터 볼수있다니....작가닏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오늘부터 작가님 사랑할래요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저도 그럼 오늘부터 찌롱이님 사랑할께요!!하트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번거롭다니요! 당연히 다시 신청해야죠 전 똑같이 씌로 신청할게요ㅎㅎ이따가가 너무기대되요ㅠㅠㅠㅠㅠ오랜만이라 더욱이요ㅠㅠㅠㅠ저도 이따 다시 올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씌님 다시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그럼 우리 이따가 봅시당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ㅠㅠㅠㅠㅜ암호닉닷시신텅할게요ㅠㅜ감다팁이요!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감다팁님 오랜만이에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작가님 상츄에요ㅠㅠㅠㅠ암호닉 신청 상츄로 똑같이 해도 되나요?ㅎㅎ 이제 작가님 글 볼수있다니!! 느므조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상츄로 똑같이 신청 됩니다ㅠㅠ저도 상츄님이랑 다른분들 다시보나 조아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암호닉신청이요 맹구로할게여!!! 어휴ㅜㅜ재밋어여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맹구님 감사해요ㅎㅎ하트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암호닉 수녀로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금손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금손이라니 과찬이세요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6
헐 저 암호닉 깡아지로 신청이요ㅠㅠㅠ신알신도할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1편부터 완전빠져서읽엇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ㅠㅠㅠ왜이픽을 이제본거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조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종인이 진짜 너무맘에드네요...ㅜㅠㅠㅠㅠㅠㅠㅠ아빨리사귀면좋게닿...핳...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나랑행쇼♥_♥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카디들도 행쇼하고 깡아지님도 행쇼!!!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7
꾸닝꾸니로 다시 신청할게요 다시 오셔서 느므 좋네요ㅋㅋㅋㅋ탑스타 조닌이가 얼마나 좋았는데 ㅠㅠㅠㅠㅠㅠ 볼수있어 행복하네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8
저 암호닉 신청 되나요??? 스폰지밥으로요ㅠㅠ 방금 1편부터 보고 오ㅏㅆㅇ요ㅜㅜㅜ 다음편이 시급하네요ㅜㅠ 기다릴께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8
뽀로로예여ㅠㅠ아다시볼생각하니설레네욥ㅠㅠ작가님14편기다릴께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8
어떠케 ㅠㅠㅠㅠ암호닉 까먹었어요 죄송해여ㅠㅠㅠ 사슴부인?김루한국인?미개루?어떤걸까요?ㅠㅠㅠㅠㅠㅠㅠ정말 죄송해요ㅠㅠㅠ잉으잉으앙엉엉엉엉ㅇㅇㅇㅇ어어엉
어쨌든 돌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달주민
사슴부인이요!!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다시 보러와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0
알라뷰뿅뿅..ㅠㅠ화이팅하시고 좋은 일념보내세요!(전 스케일이 크니까 복을 1년 치로 드릴께요 ;-))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9
^~^ 으로 신청할게요! 작가님 글 처음보느데 진짜 짱이에요ㅠㅠㅠㅠ 제가 이 좋은 글을 왜 이제야 봤느지.. 한탄도 생기고 ㅠㅠ 와진짜 너무 좋아요 ㅠ^ㅠ 종인이의 그 말투랑 행동들이 진짜 와.. 대박이에요!! 잘보고갑니다 너무 재밌어요 인간적으로 ㅋㅋㅋㅋ 모델물 제가 아끼는건데 이렇게 써주셔서 고맚븐디ㅏ ㅠㅠ 정말짱이에요 꼭텍본 가지고 싶네요 고맙습니다ㅠㅠ!!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9
암호닉 정여신으로 신청할게여ㅠㅠㅠㅠㅠㅠ작가님사랑해여오늘정주행했는데진짜좋으네요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1
헐허류ㅜㅠㅜㅠ 저 암호닉 창문으로 신청해도 되나여??ㅠㅜㅠㅜ 읽으면서 스크롤 아까워 죽는줄ㅋㅋㅋ큐ㅜㅠㅠㅠㅠㅜㅠㅠㅜ 너무좋네여류ㅜㅠ 다시보는이기부누ㅠㅜ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1
한번에 독파!!!!ㅎㅎㅎㅎㅎ암호닉 짱구할게욯ㅎㅎㅎ종이니도좋고 경수도좋고ㅠㅠㅠㅠㅠ엉엉 그냥 다좋네요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2
낭랑이에요!! 작가님!!!ㅠㅠㅠ돌아오셔서 너무너무 좋아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3
암호닉 됴루미 신청해도 될까요?ㅠㅠㅠㅠㅠㅜㅜㅜㅜ 아 진짜 저번에 정주행 했는데 바로 작가님이...지우셔서..ㅜㅜㅜㅜㅜ 드디어 다시 보는군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4
힣...저...저에요...코주부......ㅎ힣다시봐도 또 설레네요..... 긴밤을또어찌보내야할지.....자까님사랑해요>_<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5
ㅠㅠㅠㅠㅠㅠ진짜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기타 제 글 기차를 할꺼에요!!38
02.15 19:11 l 흔한징어
기타 ㄱ뱀파이어호원톡 예고9
02.15 19:00 l kcus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4
02.15 18:59 l 백큥큥
기타 오늘은 불금이니까31
02.15 18:58 l 페브리즈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1
02.15 18:36 l 필연
기타 남사친톡:)하시는분들!!2
02.15 17:17 l :)
엑소 exo아가톡 셔터내립니다-7
02.15 17:10 l ♥^♥
기타 좀있다 톡쓰러올께요!10
02.15 16:19 l 비포톡톡
인피니트 [현성] 음란한 식사 & 아저씨 생일축하해텍본 메일링 공지 - 정주행 하신분 이외에는 선착 35분만 ..27
02.15 15:50 l 곰돌이
기타 사이틀어진톡종료6
02.15 15:48 l 문신짤
기타 예 주제가 생각났다_2
02.15 15:35 l 문신짤
기타 안녕하세여 오랜만임다19
02.15 13:10 l 손호호
엑소 귤요정종대톡 예고9
02.15 12:31 l 손호호
기타 남친 톡 끝이다7
02.15 03:29 l 남친
엑소 [EXO/카디] 적당한 청춘 11~13 / 암호닉 공지46
02.15 02:48 l 달주민
실험
07.13 01:24 l 달주민
기타 여어- 끝이라능 ㅇㅅㅇ261
02.15 00:58 l 나는야 해결왕
기타 예고!13
02.15 00:18 l 인삐니뚜
기타 임신수 톡은 별로에요?124
02.14 22:54 l
기타 으아니 가정부톡도 해야되는데1가정부2남소3
02.14 22:06 l kcus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02.14 21:56 l kcus
기타 요즘 톡을너무 빨리끝내는거같네 ㅠㅠ37
02.14 21:17 l 비포톡톡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02.14 20:55 l kcus
기타 우리가 자주 틀리는 맞춤법 321
02.14 20:30 l 맞춤법
엑소 [엑소아가톡예고!!]22
02.14 18:43 l ♥^♥
엑소 [개인톡신청] 백현이랑카톡하실래요?99
02.14 17:54 l 백큥큥
엑소 카디 카페톡 예고6
02.14 17:45 l :::


처음이전701702703704705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