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10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1/6/c16e9a0fbd0ad5c9e5c6adefc9099f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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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미워졌어.
너도, 홍빈이도, 그리고 네 안에 있는 아이도.
얼마나 걸었는지도 모른 채 너는 보이는 벤치에 앉아 버렸어.
그제야 울리는 전화에 너는 이게 악몽이 아닌 현실임을 알았고, 아예 휴대폰 배터리를 분리했어.
그렇게 또 얼마나 있었을까.
"별빛 씨? 여기서 뭐해요. 뭐야, 울어요? 왜, 왜그래요."
듣기만해도 웃는 얼굴이 생각나는 목소리에 너는 눈물이 범벅이 된 채로 올려다 봤고, 역시나 차학연 그 남자였어.
"괜찮아요? 왜 이런데서 울고 있어요, 대낮에."
위로해 주려는건지, 정말 궁금한건지.
의도하지 않은 건 알겠지만 네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이였어.
"가요."
"어딜가요, 우는 여자 버려두고. 같이 가요, 나랑."
네 집에 다시 돌아갈수도, 그렇다고 홍빈이네 집에 가는 건 더더욱 아니라서 너는 사실 갈 데가 없는 처지였어.
"나 갈데 없으니까 당신이 좀 가라구요..."
결국 너는 다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이며 울어버렸고, 그모습에 남자는 또 꽤나 당황한 거 같았어.
"미안, 미안해요."
"됐으니까 가라고 하잖아요."
꽤 고집이 있는 너와 학연이라, 둘다 물러나지 않다가 결국 학연이는 네 어깨를 감싸고 차에 태웠어.
"어디가는데요."
미처 마르지 않은 눈물을 닦으며 네가 빨개진 눈으로 물었고, 학연이는 네 눈가를 매만지다가 안전벨트를 해 줘.
"우리 집이요. 그게 나을 거 같아서."
근처가 일하는 곳이라더니, 집은 시내 쪽으로 꽤나 나와야 있는 듯 했어.
너는 몸에 힘이 다 빠져 눈을 감고 있었고, 다 온듯 차가 멈춰서자 천천히 눈을 떠.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오피스텔이였고 너는 아무말 없이 학연이한테 기대서 안으로 들어 가.
혼자 사는 거 치곤 커 보이는 오피스텔이라 너는 조심이 입을 열어.
"혼자 사는거예요?"
"네? 네네- 당연하죠, 저 외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서요."
바쁘게 침대 위를 정리하던 학연이가 방에서 소리치듯 대답 했어.
외국? 꽤 까무잡잡한 피부라 멋대로 추측했던 것 과는 달리 방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영어로 쓰여진 종이에 입을 꾹 다무는 너였어.
네가 침대에 앉자 조심스레 너를 눕히고 베개를 끼워주더니 이불까지 덮어 줘.
"잠깐 누워 있을래요? 불편할 거 같으니까, 나는 나가 있을께요."
네가 말없이 눈만 깜빡이자 학연이는 네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고 나갔어.
얼굴도 몇번 안 본 사이인 남자 집에 혼자 덩그러니 누워있는 네가 웃겨 헛웃음을 지으며 아무 생각없이 누워 있는 것도 허락 하지 않는다는 듯, 주머니에서 묵직한 휴대폰이 느껴졌어.
또 아파오는 머리에 너는 천천히 배를 쓰다듬었고, 배는 정직하게도 꼬르륵 소리를 냈어.
생각해보니 아침에 일어나 이 때까지 병원에서 먹은 물 한잔이 다 인거 같아.
염치 없는 걸 알지만, 네가 배고프면 아기까지 배고픈 걸 알기에 너는 인기척이 나는 곳으로 몸을 움직였어.
사각사각 종이 소리가 나는 방 앞에 서자 문 틈으로 열심히 종이들을 넘기며 무엇인가 적고 있는 학연이가 보여.
그 모습에 네가 침을 삼키는 소리와, 다시한번 배에서 나는 소리가 겹쳐 학연이는 네 쪽으로 돌아봤고, 웃으며 걸어 나왔어.
"별빛 씨 배고프구나, 그치. 그것도 모르고 자라고 눕혀놓고, 내가 잘못했네요."
네 머리를 헝클이곤 주방으로 향해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는 뒷모습을 너는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어.
"몸에 힘도 없을텐데, 거기 그렇게 서있지 말고 와서 앉아요."
학연이의 말에 너는 쪼르르 가서 식탁에 앉았고 그런 너를 보고 학연이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입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아.
"별빛 씨한테 해주는 내 첫 요리인데, 떨리네. 못 먹는거 있어요?"
다정스레 눈을 맞춰오는 학연이여서, 너도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곤 고개를 내저었어.
"응, 그러면 조금만 기다려봐요."
남자치곤 깔끔한 집을 휙 둘러보곤 학연이의 뒷모습을 보는데, 괜시리 눈가가 뜨거워졌어.
연애 초반엔 너와 홍빈이도 다른 사람이 혀를 내두를만큼 꼭 붙어있었고, 같이 밥 먹는건 당연해서 너도 홍빈이도 서로한테 자주 요리를 해주곤 했었어.
그런 네 모습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학연이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이것저것 볶아댔고, 너는 이상하게도 입꼬리가 올라가는게 느껴졌어.
"여기."
배가고파서인지, 너는 학연이가 손에 숟가락을 쥐어주자마자 한입 떠먹었고 생각보다 많이 괜찮은 맛에 미소 지으며 열심히 먹어.
"그거 다 먹어야되요, 남기면 혼나-"
아이를 타이르듯 말하며 학연이는 네 맞은편에 앉아서 싱글벙글 웃고 있어.
네가 밥을 다 먹고 피곤한 듯 기지개를 펴자, 학연이는 잘거냐고 조심스레 물어왔고 너는 고개를 저었어.
"잘먹었습니다."
짧은 인사와 함께 너는 식탁에 있던 것들을 설거지통에 넣었고, 자연스럽게 설거지를 하려 했어.
세제를 묻히고 이제 막 닦으려는데, 네 바로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곧 팔 사이로 학연이의 손이 들어와 네 허리를 꼭 안는게 느껴졌어.
"뭐하는 거예요."
"잠시, 잠시만 이러고 있을게요."
사실 설거지하는 네 모습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안아버린 학연이라, 뭐하는거냐는 네 물음에 적절한 대답을 하지 못한거야.
너는 설거지를 하던 손을 멈췄고, 둘 사이엔 싫지않은 정적이 흘렀어.
이홍빈, 그자식도 내가 설거지하는 걸 참 좋아했는데.
항상 뒤에서 껴안고 쪽쪽거려서 설거지가 늦어지는 게 문제지만.
너도 모르게 홍빈이 생각이 난 너를 알아차렸는지, 학연이는 네 머리위에 턱을 올려두고 말했어.
"미안해요, 더 복잡한 일이 있을텐데 나까지 이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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