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는 찬열, B는 백현, D는 경수, V는 그외 기타 엑스트라의 시점으로 봐주세요. .C "백현아 안녕?" ".........." 조금 심각하다 해야하나, 몇주가 지나도 입을굳게다문채 나를 짜증난다는듯이 쳐다만보고있었다. 내성격으론 아이들과 쉽고빠르게 친해질수있었고, 수화를배운덕분에 대화도 쉽게 할수 있었다. 하지만 변백현이란 학생은 말도할수있었을뿐더러, 정신에도 문제가 없다. 고등학생정도 되보이려나, 애앞에서 한숨을쉴수는 없어서 고개를숙여 앞머리로 이마가 가려지면 그때서야 인상을쓸수있었다. "....백현아 고민 없어?" ".........." "선생님이랑 말좀 해보자." 변백현은 아까와 다름없이 계속해서 나를 쳐다보고만있었다. 이번시간도 이렇게 끝나버렸다. 교무실로들어가 그학생을 어떻게해야할까, 하며 한숨을 쉬고있으니 수연선생님이 커피두잔을 들고와서 볼옆으로 살랑살랑 흔들고있다. 핸드폰을 놓고 같이나가니 날씨가 풀리긴 했지만 아직까진 쌀쌀하다. "오늘은 백현이 어땠어요?" ".....똑같죠 뭐," "찬열씨 성격에 안되는것도 있네요," 무슨말일까, 물어보려다가 목구멍까지 나오려던말을 커피로 넘겨버렸다. 항상 아이들에게 주목받고, 특유의 웃는모습으로 모든 선생님들과도 잘 지내는 그녀였기때문에 나 역시도 관심이 갔었다. 그런데 요새는 변백현신경쓰는턱에 아무것도 들어오지않지, 생각하니까 또 머리아플라하네. "찬열씨 온지 얼마나됬죠?" "한, 삼주정도 됬나요." "아.... 벌써" 이만 들어갈까요? 하며 수연선생님은 웃어보였고 나도 따라웃으며 다시 교무실로 들어갔다. 학생수가 얼마없을뿐더러 학교가크지않아서 선생님의수도 많지않아 교장실과 교무실은 문하나차이였다. 그래서 교무실에있을땐 언제 교장선생님이 나오실지몰라 조마조마하지만, 수연선생님이 자리에앉아 옆에앉아있던 지현선생님과 얘기를시작한다. 오늘 아이들 급식이 뭐였더라.. 하고 보니 제육볶음, 김치, 밥, 미역국정도, 괜찮게나오네, 라고생각하고서 가방안에 노트북을넣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됬나, 먼저퇴근하겠다고말하고 나오니 애들이 밖에모여서 놀고있는듯했다. "찬열쌤, 가요?" "응, 내일 또 보자." 지연이가 나에게 인사를하고나서도 눈을떼지않았다. 갈때마다 항상 마음이 편치않았다는건 사실이다. 이공간에 아이들만 남게되면 약간 무섭기도하고 외로울까봐, 그래서 되도록이면 퇴근할때만큼은 안마주치길빌지만 오늘도 역시나 마주쳤다. 바람이 계속불어와서 머리가 엉망이되고 뒤를돌아봤을땐 아직까지도 지연이는 들어가지않고 바람을맞으며 그대로 서있을뿐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따듯한공기가 나를반겼다. 핸드폰 벨소리가울려 코트에서꺼내보자 오랜만에 경수에게 연락이왔다. "어, 왠일이야?" '전화하는데 이유가 있었냐.' "하하, 그렇긴하지." '잘 지내고?' 잘지내냐는말에 대답없이 가만히있었더니 경수는 알만하다며 나를 위로해줬다. '애들은 괜찮은건가?' ".....괜찮을리가," '그래, 다음에 한번 찾아갈게' "꼭 찾아와라." 전화가 끊기고나서야 나는 쇼파에 누울수있었다. 경수와 한 통화를 되짚어보고, 이마에 왼쪽팔을얹었다. 셔츠안으로 이마의 미세한열이 올라온다. 스트레스 받아서 이런가, 일어나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물을마시고 다시 쇼파에앉았다. 오늘은 밥을 먹을생각도, 씻을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대로 눈을감고 잠이들었다. .C '일어났어요? 어제 안좋아보이던데.'-이수연 아침에 알람이울려 일어나니 문자가와있었다. 문자를 보낸사람은 이수연이었고, 문자내용은 역시나 나를 모두 다 안다는듯한 내용이었다. 항상 이런식이여서 언젠가 물어보리라, 라고 생각하고있었지만 정작 앞에서면 말문이안트여서 여태까지 말을못하고있다. 아직까지 멍한정신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댔다. 그 학교에 갈 생각을하니 또다시 변백현이생각났다. 오늘도 전과같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날 보겠지, 세수를하다 문득 거울을보니 인상을쓰고있었다. "미간에 주름생기겠네...." 학교를가니 아직까진 아무도 안온것같았다. 의자에 가방을놓는데 바로옆 교장실에 누군가있는듯했다. 아무래도 학교에 온지 좀됬으니 인사를해야겠다 싶어서 교장실문앞에서 목을가다듬고 문을열고 들어갔을땐 백현이와 교장이 같이있었다. 교장은 의자에앉아 헛기침을하며 나를보고 벌써왔나, 하며 얼마없는 머리를 정리하고있었고, 백현이는 무릎이 다까져있었다. "저기, 교장선생님" "뭐죠?" "백현이가 무릎이 많이 다친거같은데, 치료를 하러가도 될까요?" "....좋을대로 하세요" 대답이 영 좋진않았지만 백현이의손을잡고 허리를한번 숙여주고 나왔다. 이학교엔 완전한 보건실같은건 없다. 하지만 밖에서 놀다가 다쳐들어오는 경우가 있기때문에 구급상자는 2개정도 있는편이다. 찬장에서 구급상자를꺼내고 백현이를 내의자에앉히자 피가 줄줄흐르는무릎이 눈에 보일정도로 떨리고있다. 고개를올려 백현이를쳐다보니 입술 옆쪽도 상처가있었고, 눈은 어디로향해야할지 못찾고있었다. "백현아." "..........." "백현아." ".......네?" 일어나서 백현이의 어깨를잡고 흔들어대니 드디어 나와 눈을맞추고, 첫대답을 해주었다. 기쁘기보단 이상황을 어떻게해야할지가 문제였다. 백현이의눈은 전처럼 나를 모르겠다는 눈이아닌 갈색빛의 평범한 눈동자로 선생님을 바라보듯 쳐다보고 있었지만 굉장히 불안해보였다. 우선은 무릎을 치료해야할것같아서 자꾸흐르는 피를닦아내고 소독약을바르니 다리를 움찔움찔거렸다. "어쩌다 다친거야?" ".........." "그래, 나중에 얘기해줘." 연고를바르고 큰 반창고를 붙히니 백현이가 일어나려해서 멈춰세우고 입술끝에 상처에도 연고를발라주었다. "선생님." "......어?" "커피 좋아해요?" 갑자기 가려는 나를 붙잡고 기대하는눈으로 커피를 좋아하냐고 묻는 백현이덕에 나는 적잖이당황했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내가 아무말 못하고있으니 백현이의 고개가 점점 떨어져갔다.나는 급하게 떨구어진 백현이의 얼굴을 다시잡고 눈을맞췄다. "커피 좋아해." "..........." "고개들고, 웃고다니자." 주제가 조금 이상하긴했지만 말을걸어준게 고마웠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같이 애들이 있는곳에 가려니 백현이의 몸이 굳었다. 아직도 불편해하는건가, 오른쪽 어깨에 올리고있던 손을 내리니 아까보단 조금 풀어진 느낌이었다. 교실 안으로 들어가니 지연이와 영호가 손장난을하며 놀다가 나를보고 뛰어와서 내양쪽다리를 안았다. 그래, 이게 애기들이고 애들이지. "선생님, 영호가 계속 틀려요." 영호가 수화로 자기는 틀린게아니라 지연이가 틀린거라고 얘기했다. 두명다 틀린게 없다고 얘기하니 잠시 서로째려보다가 금새 다시 서로를보고 웃으며 손장난을 시작했다. 바람빠지는 소리가들려서 옆을보니 백현이가 귀엽다는듯이 웃고있었다. 웃으니까 진짜예쁘다, 멍하니 보고있으니까 백현이 나를 한번슬쩍 올려보고나서 지연이의 볼을 잡아댕긴다. 쟤가 저럴수도있구나. 계속해서 백현이를 보고있다가 시계를보고 다시 교무실로 자리를옮겼다. 수연선생님이 핸드폰을 만지며 나오다가 나와 부딪혔다. 평소와다르게 조용히 나를 쳐다보다가 핸드폰을 주머니에넣고 웃어보인다. 아까 표정은 뭐였지, "언제 왔어요?" "그냥, 일찍왔는데 교장실에서 백현이가 다쳤길래," ".....다쳤다고요?" "네, 다쳤는데 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뭐 마시러갈까요?" 수연선생님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기고 먼저 앞으로갔다. 가끔 저럴때가 있었는데, 이왕 시간많이남은거 오늘물어보지뭐, 화장실쪽을 지나쳐가다가 또 백현이랑 마주쳤다. 나를한번 쳐다보고, 옆에있는 수연선생님을 쳐다보고, 저눈, 짜증난다는 저눈이 또 보인다. 그러고보니까 저눈은 항상 나랑 수연선생님이랑 있을때만 봤던것같네. ".....백현아, 무릎 다쳤다면서?" "..........." "조심해야지, 그치?" 수연선생님이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른기분이다. 둘이서 분위기가 미묘한데, 백현이가 뭔가 말하려하는데 수연선생님이 내 손을잡고 이끌었다. 고개를돌려 뒤를봤을땐 백현이가 입모양으로 뭔가 말하고선 뒤돌아 가버렸지만, 나는 무슨뜻인지 못알아듣고 그대로 자판기앞으로 갔다. "아까 백현이랑 왜그랬어요?" ".....네? 뭐가요?" "뭔가, 사이가 싸운것같다 해야하나," "절 싫어하나보죠." 스토리가 대충 보이죠? ㅎㅎ 중점을 두실건 백현이와 수연사이, 백현이 왜 찬열에게 커피를 좋아하냐 물어봤는지, 경수가 왜 그상황에 전화를했는지를 자세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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