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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05

 

 

시끄러운 하숙집 이야기

 

 

 

소녀는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열두개로 갈린 조각난 골목길이 아니라 드넓은 공원 벤치에 멍하니 앉아있다. 한숨을 짙게 내뱉다가 어눅어눅해진 하늘을 쳐다봤다. 차마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싶어 소녀는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이미 속내로는 심각한 욕설이 나오고 있다.

 

'이 좆같은 세상. 방 하나 구하기 어려워 뒈지겠네. 존나 깐깐한 새끼들.'

 

소녀는 패기 넘치게 짐을 챙겨들고 집을 나왔다. 하숙을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렇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무슨 조건들이 그리 어려운지. 소녀는 결국 GG를 외치고 말았다. 부모님께 패기 넘치게 말 하고 나온거라 차마 집에 들어갈수도 없었다. 왜냐? 쪽팔리잖아. 그런 이유르 해가 중천에 있을 때 나와 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도 밖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다. 자신의 모습에 소녀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었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면서 내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조용한 공원에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은 사실 너무 추웠다.)에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그러다 소녀의 귓가에 들려오는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와씨. 돼지새끼들. 존나 쳐먹기만 잘 쳐먹어요."

"너도 잘 먹잖아."

"응."

 

푸헤헤헤헤.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대화에 끝에는 요상한 웃음 소리까지 덧붙인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은 듯한 기분에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 나는 쪽을 향해 돌아봤다. 요상하게 웃고 있던 소년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웃는 것을 멈추고 심각한 표정으로 옆에 있던 다른 소년에게 속닥이는 모습이 보인다. 소녀에게 관심이 없던 다른 소년 한 명도 소녀를 힐끔 쳐다본다. 소녀는 괜시리 기분이 나빠졌다. 자신을 보고 욕을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됐다. 그래서 그 두 명에게 시선을 거뒀다. 물론 속으로 '저 새끼들은 뭘 보는거지?' 라는 생각은 빼먹지 않았다. 그저 휴대폰을 내려보며 정말 집에 들어가야하나 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동생에게도 연락이 올 것 같았고 일단 밖이 너무 추웠다. 끊임없는 고뇌를 하고 있는 소녀의 앞에 어느 운동화 끝이 보인다. 이건 또 뭐야? 하며 시선을 올려보니 소녀를 힐끔 쳐다본 소년이 눈 앞에 있었다. 소녀와 소년은 서로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봤다.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소녀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세요?"

 

소녀의 말에 소년은 다른 소년에게 이 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사람을 눈 앞에 두고 뭐하는 짓거리인가 싶어 소녀는 소년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멀리 있던 소년은 다른 소년의 부름에 양손에 무거워 보이는 짐들을 이끌고 와 소녀의 다리 앞쪽에 턱하니 놓는다. 슬쩍 다리를 피한 소녀는 가까이 온 두 소년을 쳐다본다. 그리고 겁을 먹기 시작했다.

 

'신종 납치 방법이야? 뭔데 이것들은. 모르겠으니까 그냥 빨리 꺼졌으면 좋겠다.'

 

소녀가 간절하게 꺼지라고 외치고 있는데 소년 중 키가 좀 작은 소년이 말을 건네왔다.

 

"가출했어?"

"아니."

 

소년의 뜬금없는 개소리에 소녀는 아무렇지 않게 되받아쳤다. 빠르게 대답한 소녀 덕분에 더 당황한건 소년들. 짐을 끌고 온 소년이 옆 소년을 툭툭 치며 작게 '야, 아닌가봐.' 라고 하는 말을 소녀는 들었다. 저것들은 둘이서 무슨 얘기를 했길래 날 가출했다고 생각하는거지? 라고 생각한 소녀는 굉장히 불쾌해졌다. 소년들을 더 이상 보기 싫다는 생각이 마치자 마자 소녀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소녀의 행동에 놀란 소년들은 주춤 뒤로 물러섰다. 가소롭다는 듯이 살짝 비웃어준 소녀는 미련없이 뒤를 돌았다.

 

"거봐. 가출 아니잖아."

"아씨, 하숙집이 비어서 심심한데. 게다가 여자도 없고."

"그냥 우리끼리 살자니까."

"아, 니네랑은 좀."

 

뒤에서 소년들의 말이 얼핏 들린 소녀는 지금 한 단어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숙집. 하숙집! 오예, 하숙집! 소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뒤를 돌아 자신에게 말을 건 소년의 두 손을 꼭 잡는다. 당황스러운 표정의 소년들이 보이지만 그건 상관없다. 소녀에게 중요한 것은 하숙집이었다.

 

"하숙집. 나랑 같이 살아."

 

소녀의 당찬 말에 옆 소년은 당황스러웠지만 손을 잡힌 소년은 재밌다는 듯 웃는다. 그리고 시원하게 '좋아!' 라 말 한다. 소녀는 속으로 만세삼창을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

 

소년들은 무거운 짐을 끙끙거리며 자신의 뒤를 졸졸 쫓아오는 소녀가 신기했다. 별 의심 없이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쁜 사람이 오라고 해도 잘 따라갈까봐. 하지만 걱정도 잠시 하숙집에 여자가 들어온다는 것을 깨닫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토록 원하던 여자 하숙생이었다. 벌써부터 눈에 뻔히 보이는 애들 반응이 기대됐다.

 

"여기서 살면 돼."

 

소년이 짜잔 소리를 내며 집을 보여줬다. 집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소녀는 일단 자신이 하숙집을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집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소녀는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문고리를 잡으려는데 한 소년이 '아, 맞다.' 하며 소녀의 시선을 끌었다.

 

"여자 한 명도 없어."

"응."

"남자들만 좀 있어."

"응."

"괜찮아?"

"언제 들어가?"

 

소녀는 걱정이 되지 않는가보다. 소년의 걱정 어린 질문에도 간단히 대답하더니 되려 언제 들어가냐고 되묻는다. 어떨떨하게 '어? 어어.. 지금 들어가야지.' 라고 대답한 소년과 그 소년을 비웃는 다른 소년. 그리고 들어간다는 말에 힘차게 문고리를 열었다.

 

 

소년은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는 중이다. 문을 열자마자 웬 남자들의 살색 상반신이 보였기 때문이다. 놀라기만 했으면 다행인데 '어이구' 하며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엎어지는 바람에 다른 소년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와 더 민망하고 당황스러워졌다. 엎어진 소녀의 모습을 뒤에서 보던 소년들이 크게 웃었고, 상반신을 내놓은 소년은 소리를 지르다 사라졌으며 그 외 소년들도 와하하 웃었다. 소녀는 아직도 일어나지 못 했다.

 

"일어나, 친구야."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소녀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오, 시발. 잘생겼어. 소녀는 넋 놓고 소년의 얼굴을 감상했다. 소녀의 앞에 쪼그려 있던 소년은 자신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에 당황했다. 소녀의 뒤에 있던 소년은 더 크게 웃었다.

 

"미친! 도경수 당황했어!"

 

소녀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눈 앞이 캄캄하다.

 

 

 

다행히 어느 소년의 도움으로 상황은 정리가 됐다. 다소곳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소녀와 쇼파에 나란히(지만 무릎에 쇼파가 좁아 서로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그 과정은 욕설과 폭력이 난무했다.) 앉아 그 소녀를 지켜보는 소년 여섯. 무거운 침묵이 소녀소년들 사이에 맴돌았다. 한 소년은 그 침묵이 싫은지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어, 그러니까 나는 일단 김준면. 얘네 보호자 겸 회사 때문에 같이 살게 됐어."

 

소녀는 소년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자 숙였던 고개를 들어 소년을 관찰했다. 자기보다 새하얀 피부에 소녀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무슨 남자가 저리도 얇고 하얀지. 소녀는 홀로 자괴감에 빠지기 시작한다. 소녀의 자괴감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한명씩 인사를 시작한다.

 

소녀에게 가출했냐고 물어온 소년의 이름은 변백현. 그 옆에서 짐을 나른 소년은 박찬열. 상의를 벗은 채 소녀를 반긴 소년은 김종인. 잘 생긴 소년은 도경수. 뒤에서 계속 웃던 소년은 김종대. 소녀는 한번에 외워야 할 사람이 늘어나 잠시 혼란을 느낀다. 그러니까 저 키 큰 애가 도경수라고? 아니, 잘 웃던 애가 김종인인가? 응? 소녀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본건지 종대는 다시금 웃음을 터뜨리려고 한다. 옆에서 눈치 챈 경수가 말리지 않았다면 이미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을 듯 싶다.

 

"어, 내 이름은 ○○○."

 

조금은 진정된 소녀가 이름을 말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준면은 몇번 이름을 곱씹더니 알겠다며 웃었다. 소녀는 아직 어색한지 눈동자만 데구르르 굴리고 있었다. 백현은 그런 소녀가 귀여워 찬열에게 속닥거린다.

 

'귀엽지?'

'응, 존나.'

'데려오길 잘 했다.'

'오랜만에 기특함.'

 

찬열과 백현은 속닥거리며 키득였다. 소녀는 궁금증 가득한 채 둘을 쳐다봤다. 준면은 소녀를 불렀다. 소녀는 둘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 준면을 쳐다봤다. 준면은 방을 알려주겠다며 따라오라 손짓했고 소녀는 다시 제 방이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 벌떡 일어났다. 말은 하지 않아도 얼른 방으로 안내하라는 눈빛에 준면은 슬쩍 웃고 걸음을 옮겼다. 소녀도 신나게 따라갔다. 소녀의 뒷 모습을 쳐다보던 다른 소년들은 경수의 말에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저 짐은 우리가 가져오라고?"

 

소녀가 신나서 두고간 짐이었다. 찬열은 '아, 장본 거 정리해야지.' 하며 쇼파에서 일어났고 종대도 '어어! 나도!' 하며 찬열을 뒤따랐다. 백현은 '난 쟤 데려왔으니까 안 도울래. 너네가 원하던 여자였잖아.' 하고 방으로 튀었다. 종인도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뒤에서 잡는 경수의 손이 없었으면. 경수의 무언의 눈빛을 받은 종인은 어쩔 수 없이 널부러져 있는 짐을 주워 들었다. 대충 잡은 채로 질질 끌어 소녀의 방 문 앞까지 왔다. 소녀에게 안내를 다 해 준 준면은 '어, 짐이야?' 하고 물었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 종인이 아까의 소녀와 같이 힘차게 문을 열었다. 준면의 '열면 안 돼!' 라는 외침은 늦은 채 문은 열리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은현입니다 :)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과연 시끄러울지가 고민이네요

열심히 달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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