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X디오X백현
INTERNET WAR; 01 |
-악플을 다는 이유가 뭔가요? 그냥, 재밌어 보이니까요. -죽거나, 자살하는 연예인 혹은 일반인을 보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나요? 아뇨. 전혀 그런생각이 들지 않는데요? -왜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같이 하는 거니까.
아이들의 이목이 쏠리자 민망한지 고개를 푹 숙인 경수가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아이들은 금방 경수를 쳐다보다없는 사람 취급하듯고개를 돌려 자신들이 할 말을 계속했다. 그래, 이게 편했다. 경수는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벌써 1년. 그 날의 악몽은 여전히 지독하게도 경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인터넷 전쟁 (INTERNET WAR) 作 STRANGER
사실 친구의 우정 관계에 있어 교환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떤 사람이 가지는 생각이건 그것은 다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이 내운 정의에 대해서는 공감가지 않았다. 그리고, 경수와 찬열이 가지는 우정의 형태는 '교환관계'에 가까웠다. 그것은 아마 찬열도 알고 있을 내용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경수에게 아쉽다라는 섭섭함을 내 비췄을 뿐, 속내는 그렇지 않을 것이 뻔했다. 경수는 찬열에 대한 생각을 접으며 복도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첫 고등학교 등교라, 3월 말까지는 교복을 입고 오지 않아도 봐 줄테니 정상 등교를 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따라 제 시간에 등교를 하던 참이었다. 킬킬 우스갯 소리를 하며 걸어가던 남자아이 둘이 가방안에 교과서를 잔뜩 담아 낑낑거리며 걷던 경수가 눈치채지도 못하게 갑작스레 자리에 멈춰섰다. 갑작스러운 멈춤이었기 때문에 당황한 경수는 자리에서 멈춰 서려다 도리어 자리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물건들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손에 들렸던 책 하나가 경수의 손에서 벗어나 날아가 한 남자아이의 뒤통수를 세게 강타했다. 경수는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뜨렸던 교과서들을 줍기에 급급했다. 마지막 교과서를 주워 든 후, 교과서가 부족하지 않나싶어 교과서들을 살피던 도중 깨달았다. 두껍기로 제일 두꺼운 문학 교과서가 경수의 손에 없다는 사실을.
밀려드는 당혹스러움에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동시에 넘어진 순간 자신의 손에서 문학교과서가 날아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닫기까지의 시간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그 사실을 깨달은 경수가 사과를 하기 위해 고개를 쳐든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싸한 통증이 볼에서 느껴졌다.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떠올렸다. 주위 아이들이 수근거리며 눈치를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뺨을 맞은것에 대한 통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어째서 뺨을 맞았지?'에 있었다. 경수는 볼을 붙잡으며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볼 안쪽에서 시작된 비릿함이 입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경수가 고개를 들어 본 남자아이의 인상은 한눈에 봐도 '까맣다.'였다. 남자아이는 제 뒤통수를 연신 매만지며 화가 풀리지 않는지 경수의 문학 교과서를 바닥에 던진후 짓밟고 있었다. 순간, 경수와 남자아이의 눈이 마주쳤다. 남자아이는 빙긋 웃어보였다.
'화가 풀렸나보다.' 하고 생각 한 순간, 어깨에서부터 고통이 천천히 몸으로 퍼져나갔다. 경수가 깨닫기도 전에, 남자아이의 주먹이 빠르게 경수의 몸으로 날아들었다. 경수가 미처 방어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주변에서 여자아이들의 신음소리가 퍼졌다. 얻어맞아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다른 그 무엇보다 여러명이 있는 앞에서 얻어맞고 있다는 사실이, 경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경수가 다시 학교로 나온 건 그 날 이후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나서였다. 학교 아이들은 채 낫지 않은 얼굴로 다리를 절며 학교에 등교하는 경수가 신기했는지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일주일 전 그 날의 일은, 아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던 모양이었다. 경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아이들의 기억에서 없어지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그 날이 있던 날, 경수는 맞다 못해 기절해 있었다고 했고 엄마는 그 아이를 잡아다 퇴학을 시켜야 한다며 고래고래 소리질렀지만 모든 학교가 그렇듯 조용히 끝내는게 좋다며 합의보는 것을 권했다. 결국, 경수는 병원 치료비를 받았고, 그 아이는 교내봉사 며칠로 합의를 봤다고 했다. 경수가 깨어난 후, 엄마는 경수를 붙잡으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그것은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보는 아이에게 얻어맞았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자존심이 상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화가 났던 것은, 그 일이 한 번 있었을 뿐인데 더 이상 학교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다. 괜찮겠냐는 엄마의 말에 불쑥 튀어나오려는 투정을 붙잡아 목구멍 속으로 삼켜넣고, 조금 더 쉬는게 낫겠다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학교에 나오겠다고 했다. 남자의 얄팍한 자존심이라고 해도 좋았다. 지금 있어 경수에게 중요했던건, 아이들의 시선이었다.
의외로 아이들은 그 날의 일을 잊은듯 반에 들어오는 경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자신들끼리 무어라고 중얼거리다가 이내 경수에게 다가와 그 상처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경수는 별 거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고, 아이들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의 옆자리는 비어있었는데 이 옆자리는 누구냐는 경수의 말에 아이들은 질색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경수가 연신 의아한 기색을 보이자 주위를 둘러보던 아이들이 후,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경수의 옆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큰 비밀이라도 숨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본 사람처럼. 주위 아이들이 아무도 자신들을 응시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자아이가 이내 경수에게 소근소근 이야기했다.
덮쳐오는 불안감에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수업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경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남자아이가 이미 경수에 대해 이야기했는지 경수에게 호기심을 보이던 아이들도 경수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괜히 엮여봐야 좋을 일이 하등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모양이었다. 경수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급기야, 다른 학교로 간 찬열이 그리워졌다. 찬열이 있다면 이러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경수는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을 무시 한 채 펜을 들어 칠판에 적힌 것들을 천천히 필기하기 시작했다. 필기하는 중간에도 서러워서 견딜 수 없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했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4교시가 시작되었을 무렵 뒷 문이 열렸다. 이 반에 없는 아이라곤 김종인 하나 뿐이었으니 이 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김종인이라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었다. 보통 누군가가 들어오면 뒤를 돌아보기 마련이었는데, 이 많은 아이들 중 그 누구도 뒤 돌아보는 이는 없었다. 경수는 고개도 들지 않고 필기를 계속했다. 옆에 있던 의자가 뒤로 당겨지고 누군가가 자리에 앉는 것이 느껴졌다.
"이 씨발새끼가, 죽지도 않고 다시 면상을 디밀었네. 나한테 죽을 정도로 처 맞으니까 기분이 어땠어? 좋아 죽지? 그래서 여기에 뻔뻔하게 면상 디밀었냐?"
씨발, 애미 창년이. 거친 욕설이 경수의 귀를 탔다. 반 아이들은 그 사태를 관전만 할 뿐 경수를 도와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여선생님이 종인을 말려보라며 반 아이들에게 소리 질렀지만 그 중, 움직이는 아이들은 하나도 없었다. 경수의 온 몸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선천적으로 경수는 누군가에게 비난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사태도 낯설어 견딜 수가 없었다. 종인은 경수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 후 주먹을 번쩍 들어올려 내려칠 준비를 했다. 경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맞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김종인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카스트제도'의 가장 윗 부분을 이미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었으니까. 종인의 주먹이 경수의 얼굴을 후려쳤다. 경수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제 볼을 붙잡았다. 개의치 않고 또 한번 주먹이 경수의 얼굴을 강타하려는 순간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어느샌가 반 밖으로 뛰쳐나간 수업을 하던 선생님이, 옆 반의 수업을 하던 남자선생님을 데려온 모양이었다. 아이들의 숨 삼키는 소리가 다시 한 번 들릴 때 즈음, 분노어린 목소리가 교실 안을 울렸다.
"김종인-!"
경수는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올렸다. 맞았던 데를 또 맞아 아직 채 낫지 못한 입 안의 여린 살이 다시 터진 모양이었다. 눈이 아렸다. 그 뿐만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입 안이 비렸다. 다신 맡고 싶지 않은 냄새였는데. 경수는 일부러 코로 숨을 쉬던 것을 막은채 입 안쪽 살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피를 삼키기 위해 애썼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나왔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결국 경수를 때리던 종인은 남자선생님이 한 분 더 오고 나서야 선생님들에게서 끌려나갔다. 아이들은 자리에 쓰러진 경수를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볼 뿐 더 이상의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사태를 가만히 관망하던 여자 선생님이 양호실로 데려다주고 오라는 명령을 하고 나서야 경수를 받쳐들고 양호실로 향했을 뿐이었다. 남자아이는 경수를 데려다 준 후, 누군가가 볼 새라 후닥닥 교실로 올라갔다. 경수의 상태를 확인한 양호선생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경수의 상처에 얼음주머니를 가져다댔다. 주먹으로 내려치다 엄지손가락에 긁힌 모양인지 얼음주머니를 가져다 댄 볼이 따가웠다. 양호선생님은 경수의 볼에 남은 생채기를 보더니 서랍에서 연고와 반창고를 꺼내 경수의 볼에 붙여주었다. 양호선생님의 입에서 짙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한숨을 내쉬며 경수를 안쓰럽다는듯 쳐다보는 양호선생님의 행동에 경수는 눈을 감았다. 맞은 부분이 욱신욱신 시큰거리며 아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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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제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닉을 옮기게 되었어요 ㅠㅠ 여러분 죄송하구요 다시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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