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1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2/8/f2841ef3fbe87a9d438bc6187a847e4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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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채로 끄적이고 있는데 갑자기 홍빈이가 문을 벌컥 열었다.
나는 괜히 놀래서 일기장을 베개 밑으로 넣어버리고, 짜증을 냈다.
"아, 노크도 없이."
"미안. 나와서 밥 먹어, 배고프잖아."
네 손목을 이끌더니 부엌에 가 밥을 퍼는 뒷모습이 보였다.
홍빈이가 유일히 할 줄 아는 요리는, 카레였다.
예전의 우리처럼 이 집엔 카레 향기가 가득했고, 홍빈이는 익숙한 듯 한 그릇에 밥이랑 카레를 담아 숟가락을 들곤 소파로 갔다.
집안으론 햇빛이 비쳤고, 홍빈이는 소파에 털썩 앉아서 그릇을 들고 카레를 보더니 서 있는 날 보고 눈짓했다.
나는 평소처럼, 아니 예전처럼 네 다리 위에 가서 앉았고 홍빈이도 리모콘을 들어 티비를 켰다.
예전의 일상이였다.
나만 보는 티비를 틀어놓곤 홍빈이는 내 입에 카레를 떠먹여주며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가끔은 티비말고 자기를 봐 달라며 찡찡거리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내가 흘릴까 입안에 들어가기까지 내 입술만 보고 있다 뭐가 좋은지 쪽쪽 거리며 뽀뽀도 했었다.
항상 그래왔던 것 처럼 나는 네 허리에 손을 감고 너한테 기대 네가 먹여주는 밥을 먹었다.
내 허리에 감은 손이 움찔거리기도 하더니, 홍빈이는 곧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저도 한 숟갈 먹고 예쁘게 웃어보였다.
"오늘도 잘 했지?"
"네가 잘하긴 뭘 잘해."
"아니이... 카레, 이거 말이야..."
잘했냐는 물음에 일부러 표정을 굳히고 눈을 마주치자, 금새 시무룩해져서는 그릇만 내려다보고 있는 홍빈이가 보였다.
"그냥, 먹을만 해."
"알았어... 아- 해."
나한테 아- 하라고 했으면서 저도 입을 벌리는 모습에 내가 피식 웃자, 홍빈이는 뭐가 좋은지 활짝 웃으며 내 얼굴 여기저기에 뽀뽀를 했다.
"내가 평생 카레 해줄게."
"싫어, 다른 것도 좀 배워와."
"왜- 카레 질려?"
"응, 몇년째야 이게."
"... 나 상처받았어."
"안 달래줄거니까 삐지지마."
"응..."
저가 날 먼저 좋아했다는 이유로 항상 결국엔 나한테 졌던 홍빈이였지만, 오늘따라 기분이 묘해서 나도 오늘은 티비보단 홍빈이의 얼굴을 더 본거 같았다.
다 먹고 나서는 항상 낮잠을 자곤 했다.
오늘도 소파 앞 테이블에 빈 그릇과 숟가락을 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잡아 누웠다.
"안 불편하겠어? 침대 가서 잘까?"
"괜찮아, 편해."
"그래도... 그냥 침대가자, 응?"
"싫다니까."
전과는 달라진 상황이지만, 나는 상황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지 괜히 떼를 쓰고 있었고 그런 내 모습에 홍빈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다가 날 껴안았다.
임신 사실을 알고난 일주일 이후로, 아기와 내가 홍빈이한테 안겨 있는 건 처음이였다.
그 사실이 미웠지만, 배를 쓰다듬어 내리며 나는 눈을 감았다.
"나도 만져보면 안돼?"
"아, 싫어. 배 안나왔어, 아직."
"그래도-"
"배를 왜 만져, 변태 아니야?"
"변태 아니고 아빠잖아- 응? 한번만-"
"아빠는 무슨."
그 말을 끝으로 홍빈이는 결국 내 배에 손을 댔고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아, 간지러워. 하지마. 나 떨어져, 좀-"
"그러네, 배 안나왔네. 왜 안나오지?"
"아, 몰라 그만 만져."
결국 나는 눈을 감은채로 억지로 네 손을 떼어냈다.
"언제 나온대?"
"내가 어떻게 알아. 말 걸지마, 잠와."
"알았어, 자자."
일상으로 돌아온지 겨우 3시간이였고, 왠지 이 일상이 마지막일 거 같은 예감에 휩싸이는 듯 했다.
"별빛아, 잘자."
"..."
너와 내가 잘 지낼 수 있다고 믿는 것, 할 수 있는 건 이거 하나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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