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 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이번 편은 세븐틴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세븐틴'으로 카테고리 선택했습니다.
* 전개 느립니다.
* 짤 많습니다. 로딩이 다 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 노래 있습니다.
음양학당(陰陽學黨)
"계약?"
"계약을 애매하게 해서 제대로 해야 돼"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발을 디뎠고 도착하자 여주는 일신과 두 손을 맞잡으며 깍지 낀 손을 풀었다. 그리고 일신의 말에 처음엔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스쳐 지나가는 신수 교과서(일신 전용)의 구절에 깨달음을 얻었다. '일신을 소환하게 되면 다른 신수와는 다르게 신수 계약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 계약을 하는 이유는....' 하필 중요한 뒷부분이 생각이 나지 않는 여주였다.
"계약을 왜 하는데?"
"설명하기 귀찮아. 일단은 하자"
일신은 여주의 물음에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풀었던 깍지를 다시 했다. 여주가 뭐라할 틈도 없이 의미 모를, 불경처럼 들리는 주술을 읊더니 갑자기 일신과 여주가 있던 배경이 바뀌었다. 온통 하얀색이었다. 여주가 상황 파악을 하지도 못한 채 다시, 배경이 바뀌더니 현재, 일신과 여주가 서 있는 곳은 한 오래된 정자였고 정자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정자는 호수 위에 떠 있었으며 주위에는 복숭아꽃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의 복숭아꽃은 만개하여 너무나도 예쁜 색을 띠고 있었다. 풍경이 바뀌자마자 일신은 여주와 맞잡았던 두 손을 내리면서 풀더니 여주와 몇 발 떨어져 두 손을 펼치며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무릉도원에 온 것을 환영한다, 주인"
".... 무릉도원?"
"그래, 무릉도원. 인간들에게는 천국이라고도 불리더군"
"또, 사극 말투네"
"어쩔 수 없어. 원래 말투였던 터라 고치는 게 영 힘들어서"
무릉도원, 음양 세계와 무영 세계의 경계에 위치한 곳, 풍요로움과 한가로움이 넘실대는 공간이다. 흔히 인간들이 '천국'이라고 칭하는 곳이며, 일신과 월신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선대 일신, 월신 그리고 그들의 선대 주인들이-인간이 들어오는 데에는 엄격한 기준이 있다- 있는 곳이다. 또한, 음양 신수와 그들의 주인이 영혼의 짝이 된다는 '계약'을 하는 곳이다.
"이곳을 똑똑히 기억해 두어라"
"...."
"너의 업적과 선량한 마음씨에 따라 네가 죽어서 이곳에 올 수 있을지 결정되니까"
".... 굳이?"
뒷짐을 지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여주에게 일러두던 일신은 여주의 말에 돌아다니던 발을 멈춰 무슨 의미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그런 일신의 시선을 받아내고 있는 여주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 보였고, 일신이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니 여주는 그제야 목덜미를 긁적이더니 자신의 말의 의미를 설명한다.
"아니, 내 말은"
"...."
"죽어서 여기에 오는 게 좋은 거야? 뭐, 예쁘기는 하다만"
"이곳은 음양 세계와 무영 세계의 경계선에 있는 곳. 여기에 오게 되면 죽은 존재도 아니고 산 존재도 아니게 되지. 하지만 인간들이 괜히 이곳을 '천국'이라고 칭하겠느냐?"
"...."
"이곳에서야말로 진정한 유유자적한 삶... 뭐, 죽은 존재가 삶이라니. 모순적이긴 하나 속세에서 벗아난 진정한 삶을 즐길 수 있게 되며 너의 삶이 얼마나 윤택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일신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속은 위엄이 있었고, 엄숙했다. 마치 정말 '신'이라는 듯이. 대결장에서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듯했다. 일신의 위압감에 아무 말 하지 않은 여주였지만 일신의 말은 별로 여주에게 와닿지 않았다. 먼저 제일 든 의문은 '유유자적'한 삶이 좋은 것인가였다.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껏 살아왔던 여주의 인생은 유유자적과 거리가 멀었다. 학교 대신 직장을 선택했으니 그 어느 10대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렇기에 의문이 생겼다. 과연 여유가 있어 한가로워 걱정이 없는 삶이 속세에서 치열하게 사는 것보다 좋은 것인가.
물론 여유 있고 한가로운 것이 싫은 건 아니다. 여주도 그런 삶을 한 번은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도 은연 중에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삶이 지루하긴 했지만 엄청나게 싫은 건 아니었다. 속세에서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것이, 여유 있고 한가로운 삶보다 안 좋은 삶일까. 여주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 슈퍼의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밤하늘의 별을 보는 즐거움이 좋았고, 편의점에서 수고한다며 이전 타임 알바 오빠가 건네주는 차가운 비타 500 속의 친절함도 좋았으며, 고된 일을 다 하고 누웠을 때,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도 좋았다. 치열함 속에 느껴지는 것들을 과연 유유자적한 삶 속에서 경험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의문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왜 누군가가 내 삶이 얼마나 윤택한지 평가를 하는 것이지'였다. 자신이 윤택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면 된 것 아닌가. 왜 누군가가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따라 자신의 삶이 '탈락'과 '합격'으로 나누어져야 하지. 여주는 어이가 없었다. 진짜 이런 곳이 천국이라면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여주였다.
"....푸흡"
일신과 여주 사이에는 잠깐의 정적이 생겼고 그 정적을 깬 것은 일신의 웃음소리였다. 갑자기 웃는 일신에 왜 그러냐는 눈빛을 보내는 여주였고 일신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생각이 되게 당돌하네. 사극 말투가 아니었다.
"꽤 재밌는 아이라서 좋네. 바로 계약을 하도록 하지. 따라와"
일신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해 여주는 여전히 궁금증이 담긴 표정이었지만 일신은 가르쳐줄 마음이 없다는 듯이 뒷짐을 지고 여주에게 따라오라고 말하였다. 여주는 '뭐야' 하며 입술을 한 번 쭉 내밀었다가 집어넣었다. 그리고 일신의 뒤를 따라갔다. 일신의 뒤를 따라가니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서 하늘을 바라보니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었다. 신기해 하늘을 쳐다보며 걸었더니 어느새 해와 달이 보이지 않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나무들이 우거져서 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은 따뜻했다. 아, 달빛인가. 일신은 큰 나무 앞에서 멈추었다. 나무는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인지 멀리서부터 봐왔어도 끝이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나무의 몸통도 주의 다른 나무들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였다. 그리고 가지에는 분홍빛을 예쁘게 띠고 있는 복숭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큰 나무의 매달려 있는 복숭아에 의해서 큰 나무는 장관이었다. 초록잎 사이사이에서 보이는 분홍빛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왜 이름이 무릉'도'원인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예쁘지?"
"예쁘네"
"이 나무의 복숭아는 맛도 좋아"
".... 먹으란 거야?"
"계약 조건이라서"
일신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복숭아 두 개를 염력으로 내려오게 하였고 그중 하나를 여주의 손에 쥐여주었다. 여주는 계약 조건이라는 말에 한 입 베어 물었고 동시에 일신도 베어 물었다. 베어 물자마자 비석이 하나 땅 속에서 올라오더니 아무것도 없던 평범한 돌비석에 '일신 권순영 - 음양인 김여주'가 새겨졌다. 그것은 신수 계약의 계약서였다. 여주는 새겨지는 글씨를 자세히 보니 '권순영'이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권순영? 이름도 있었어?"
"음양 세계에 살고 있는 생명체 중에서 너만 내 이름 몰랐을걸"
".... 그건 아무도 안 가르쳐줬거든"
"선대 일신이 지은 거라서. 그때 당시에는 나름 세련된 이름이었어"
"선대 일신?"
여주는 일신의 이름 '순영'이 이미지에 비해서 순박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였는데 순영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여주의 생각에 해명 아닌 해명을 했고, 여주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챈 것도 신기했지만 '선대 일신'이란 말에 귀가 혹했다. '선대'라는 단어의 의미는 조상의 세대란 의미인데 일신, 월신에게서도 '조상'이란 것이 존재했다. 음양 신수들은 죽을 수는 없고, 죽어도 일시적일 뿐 100년이 지나면 부활 가능했다.
또한, 음양 신수들은 스스로 '신'이기를 포기하는 것도 가능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신이 어울린다 '라는 '진짜 신'의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죽지도 못하는 '신'이라는 것을 정말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 선택하라는 '진짜 신'의 친절한 배려인지는 모르지만, 음양 신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無)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선택을 할 때는 일신과 월신 모두 사라져야 하며, 사라지고 다른 일신과 월신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세상이 어지러워질 것이다. 그래도 태초의 음양 신수들은 각기 다양한 이유로 다음 자리를 태어나게 했다. 현재까지의 선대들은 총 스물 일곱 명이었고, 선대 음양 신수가 후대 음양 신수를 위해서 이름을 짓고 가는 것은 관습이었다.
"그럼 편하게 순영이라고 부를게"
"...."
"알겠지? 순영아?"
"...."
"왜"
".... 아무것도 아니야, 복숭아 줘 봐"
여주는 대충 설명을 들은 후 고개를 끄덕이며 심드렁한 말투로 순영의 이름을 불렀다. 주인이니까 부를 호칭 정도는 있어야겠다 싶었는데 이름이 있어서 잘됐다는 심정으로 부른 거였다. 그에 순영은 아무 말 없이 여주만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워져 여주는 퉁명하게 '왜'하고 물어보았고 순영은 고개를 저으면서 복숭아를 받기 위해 손 한 쪽을 내밀었다. 여주는 맛도 좋았는데. 한 입만 먹고 주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였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맛있어도 한 입 이상을 먹게 되면 온 몸에 마비가 오면서 죽게 되니까 어쩔 수 없어"
".... 아까부터 어떻게 내 생각에 그대로 답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씩 들리거든"
".... 뭐?"
순영의 말에 경악하는 표정을 짓는 여주였다. 순영은 그런 여주의 표정을 보면서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여주는 순영이 웃든 말든 상관은 없지만 자기 생각이 다 들렸다는 것에 대해서 수치스러웠다. 물론, 이상한 생각은 한 적은 없지만 그냥 누군가가 옷을 다 벗겨버린 것처럼 수치스러웠다. 도대체 어떻게, 왜 자신의 생각이 들리는지를 생각하는 여주였고 역시나 그걸 읽은 순영은 대답해주었다.
"사실, 계약하게 되면 네 감정,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애매하게 계약한 상태라서 그 오류로 감정과 기분 대신 생각이 읽히는 것 같구나. 엿듣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 도대체 애매하게 계약된 상태가 뭐야?"
"귀찮으니까 다음에 이야기하자. 지금은 계약이 급해"
순영은 정말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비석 앞으로 걸어가 두 손에 들려 있는 복숭아를 비석 앞에 놔두었다. 그리고선 또다시 무언가를 읊조리더니 복숭아가 점점 조금씩 사라졌고, 비석에는 한 입 베어져 있는 복숭아가 그려지고 있었다. 복숭아가 다 사라질 때쯤, 비석에도 그림이 다 그려졌다. 곧, 종소리가 세 번 울려왔다. 그리고 여주의 손목과 순영의 손목에서 빨간 실이 휘감아져 있었고 그 빨간 실이 순영과 여주를 연결하였다.
여주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빨간 실을 쳐다보았고 순영은 이것이 계약의 증표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순영은 비석 앞에 있던 몸을 틀어 여주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이 계약의 기한은 주인이 죽을 때까지이다. 이 계약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신의 큰 힘의 일부를 너의 내면에 묶어두어 세상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과 일신의 힘을 나눠주는 것의 등가교환으로 성립한다.
순영이 말을 하면 할수록 빨간 실은 손목을 더 옥죄었고 점점 아파졌다. 순영은 안 아픈 것인지, 아니면 여주에게만 옥죄어오는 것인지 순영의 표정은 평화로웠다. 그리고 비석의 복숭아 그림에서는 선에 따라 나오는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여주는 손목이 아파졌지만 순영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주인은 자신의 영력 수양과 정신 수련에 노력을 가해야 하며, 신수는 무조건 지원하고 지지한다. 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은 신수에 있으며, 신수 판단으로, 부정으로 인한 파기 후에, 음양인이 어떤 상태가 되든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계약 기간에 맞춰 계약이 끝날 경우, 업적과 삶의 질을 평가해 보상을 내린다"
"...."
"이후, 계약 내용에 관해서는 일체 발설을 금한다. 비석에 있는 글씨 따라 읽어"
".... 일신, 권순영. 음양인 김여주"
"계약 성립"
순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빨간 실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고 비석에서 나오던 빛도 없어졌다. 남아 있는 건 여주 손목에 남아 있는 빨간 실이 옥죄었다는 증거인 빨간 자국이었다. 여주는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다. 도대체, 이 세계는 얼마나 더 있어야 자신이 모르는 게 나오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바로 물어보았다.
"왜 네 힘을 내면에다 묶어 놓는 게 등가교환의 조건이야? 파기하고 난 후의 음양인들의 모습이 어떻길래 책임을 안 진다는 거야?"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음양 신수들이 계약하는 이유는 너무 큰 힘으로 음양 세계가 어지러워져 그 힘을 나누는 것이다. 일신과 월신. 한쪽의 기운이 너무 많이 섞여서 태어난 존재. 음과 양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음양 세계에서 한쪽에 치우쳐진 일신과 월신의 힘은 그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세상이 어지롭게 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그래서 힘의 일부를 음양인에 봉인하면서 세상의 질서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음양 신수의 힘을 보관하는 매개체인 음양인이 영력이 뛰어나야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이때까지 음양 신수들의 계약을 파기하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힘의 오남용'. 계약의 틀이 자세히 잡히기 전에는 큰 힘이 생긴 몇몇의 음양인들이 힘을 남용했고 그저 주종 관계가 된 신수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유 중 하나인 음양 신수를 포기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민해서 나온 해결 방안이, 중간에 계약 파기가 가능하고, 좋지 않은 이유로 파기 시, 음양 신수의 결정에 따라 몸의 한 곳이 불편하게 된다거나 두 번 다시 신수를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모든 설명을 다 들은 여주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또 다른 질문을 하려고 입을 뗀 동시에 여주는 갑자기 몰려오는 잠에 의해 몸이 앞으로 쏠렸고 그런 여주를 순영이 받아냈다.
"어이쿠, 시간이 벌써 다 됐네"
계약을 위해 일시적으로 무릉도원에 온 것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었던 것이었다. 한정된 시간이 오자 여주는 쓰러졌고 순영의 품속에 안겨 있는 상태가 되었다. 품속에 여주를 안고는 순영은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오랜만에 친구를 좀 만나려 했는데, 아쉽게 됐군. 나중에 찾아오도록 하지, 친구여"
다음 날, 며칠 간의 피로가 다 회복된 것처럼 몸이 가벼운 상태로 일어난 여주였다. 창문 속으로 들오는 햇빛은 어제를 기점으로 무언가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침대에 앉아서 은우와 여주 침대 사이에 자리한 창문 밖을 멍하니 바라보니 은우도 잠에서 깨어나 여주처럼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서로 눈이 마주쳤고 서로 같은 걸 느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 것인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 참고로 여주의 미소는 비소같았다....
"오늘부터 같이 등교해도 될까?"
"그러던지"
준비하다 은우는 교복을 입고 있는 여주에게 조심스레 물었고 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런 여주의 무심한 대답에도 함박 웃음을 지는 은우였다. 학교 갈 준비를 마친 후, 서로 문을 나섰고, 문 앞에는 민현이 서 있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함께 하는 등굣길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임에도 불구하고 여주는 반가운 표정이라던가, 놀라는 표정따윈 짓지 않았다. 놀란채로 인사하는 건 은우였다. 여주는 그저 민현을 뚱하게만 쳐다볼 뿐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어? 이제 같이 등교하는 거야?"
"네...!"
"흐음? 그럼 나는 이제 같이 등교할 필요가 없는 건가"
민현에게 다급하게 인사하는 은우를 보며 농담조로 말하는 민현이었고, 은우는 그런 게 아니라며 두 손과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민현은 그런 당황한 모습에 재미를 느껴 농담한 거라 그런 은우의 반응은 민현을 즐겁게 했다.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리는 민현이었다. 그런 민현을 보며 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성격 진짜 나쁘네'라고 생각하였다. 자기가 할 말은 아닐 텐데 말이지.
"원래도 잘 안 한 주제에 무슨 소리야"
여주는 팩트를 이야기하며 앞으로 걸어 나갔고 원래 여주 말투가 그랬지만 날카로운 말투에 은우는 민현의 눈치를 슬쩍 보았다. 민현은 뒤에서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선 은우에게 여주에게 눈을 고정시키고선 여주에겐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저거, 지금 서운해하는 거야"
"네? .... 여주가요?"
"응. 저런 모습 되게 귀엽지 않아?"
"...."
"같이 등교 안 할 거면 나 먼저 간다."
"같이 가! 여주야!"
민현의 말에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여주의 말에 은우는 곧장 뛰어서 뒤따라갔다. 은우와 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민현이었다.
여주시점ㅡ
오늘따라 더욱더 눈길을 받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따라 더 내가 지나갈 때마다 수군거리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은우랑 같이 다녀도 그 누구도 내가 이상하다거나, 은우에 대해 불여우가 어쩌고 하면서 험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제의 여파인가. 더 생각하기도 싫기에 난 생각하는 걸 관두었다. 그리고 1교시를 준비하기 위해 은우와 함께 2학년 홈베이스로 이동했다. 그러다 도중에 이석민을 만났다. 음? 그런데 뭔가가 좀 이상했다. 거동이... 좀....
"김여주!! 어제 대결 잘 봤어! 역시 일신! 좀만 기다려봐! 금방 네 곁으로 갈 테니까!"
분명 뛰어오는 자세가 맞는데 왜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지. 내가 잘못 본 건가. 요새 하도 체력이 없어서 헛것을 보는 것일지도.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보니 아까와 같은 자세로 달려오고 있는 이석민이다. 그리고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 얘, 뭐지. 옆에서 은우가 아는 사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아니"
라고 대답했다. 아는 사이라고 대답하기 뭔가 싫었다. 분명 그 날에는 이상해도 젠틀한 느낌의 아이였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한 듯했다. 이석민은 분명 나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런 진전은 잘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주위 시선을 이석민은 물론이고 '나'도 한껏 받고 있었다. 안 그래도 오늘따라 보는 시선도 많은데 쟨 왜 저러는 걸까.
"어? 이석민이네? 쟤 오늘 아침도 유쾌하다, 진짜"
"푸흡, 아 눈물 나와....! 쟨 아침부터 웃겨주네"
왜 네가 유명한지 알겠다. 그 날에 이석민이 말했던 게 생각났다. 자기도 유명하다고. 이유는 몰랐지만 이제 알게 된 것 같다. 또라이로 유명한 인간이었구나. 이석민 말대로 기다렸지만 분명 움직이고는 있는데 내 앞으로 왔다라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석민도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였다. 아니, 그러면 공중에서 내려오면 되잖아. 왜 계속 그러고 있는 건데. 신종 관심 끄는 법인 건가?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이 지치기도 했고 아는 척하기도 싫어 난 은우보고 가자고 했다.
"아, 공중에서 달리기 진짜 힘들다! 거기다가 왜 이렇게 빨리 안 가지는 거야! 아! 가지마! 기다려봐!"
"...."
씹었다. 그런 헛짓거리에 내 시간을 투자하는 데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이목집중은 싫다. 책도 챙겼으니 은우와 함께 발을 떼러던 그 때, 이석민 뒤에서 어떤 여자애가 이석민보고 소리치면서 멀리서부터 달려오고 있었다.
"야! 이석민! 교내 주술 사용 금지라고! 벌점 받고 싶냐!"
"히익! 강경원! 너 선도 서고 있을 시간 아니야?"
강경원? 저 여자애 이름이 강경원인 것 같다. 그리고 아마 선도부일 것이다. 저렇게 학교에서 다른 애들한테 주의를 주는 언행을 하는 건 선도부밖에 없으니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저 이름,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뭐지.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다면 굳이 떠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생각하는 건 관두겠다. 강경원이라는 애가 천천히 이석민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석민은 끝까지 공중에서 달리기 중이었다.
"네 새끼가 하도 지랄한다는 소리가 교문까지 들려서 여기까지 달려왔다! 불만있냐?"
"물도 있....!"
"지금부터 나 너 잡으러 간다?"
"오지 마!"
이석민은 강경원이라는 여자애가 경고를 하자마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강경원이라는 애와 거리가 가까워지자마자 공중에서 내려와 드디어 바닥에 발을 닿은 채로 뛰기 시작한다. 쟨 아침부터 저러면 안 지칠까. 쯧. 이석민은 정말 무섭다는 표정을 짓고는 한달음에 여기서 멀리 달아났다. 그리고 그 여자애도 무서운 속도로 따라갔다. 하필 둘이 뛰는 경로가 1교시 수업 방향이라서 정말 거슬렸다.
은우와 인사하고 교실로 향하니 의도치 않게 모든 장면을 지켜보게 된 나다. .... 진짜 빠르다. 이석민 말고 저 여자애가. 보통 신체적 조건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빠를 텐데 강경원이라는 애는 남자인 이석민의 속도를 따라 잡는데 충분했다. 그리고 이석민은 아까 공중에서의 달리기가 여파가 컸던 모양인지 다리에 힘이 풀려 복도에서 굴렀다. 진짜 아침부터 저러면 안 피곤할까. 개운한 상태로 가도 수업 시간엔 잠 오던데, 저렇게 하면 죽는 거 아닌가.
"낑낑아! 쟤 물어!"
갑자기 나타난 표범이 이석민을 향해 달려갔다. 저 표범, 어디서 많이 봤다. 그래, '강경원'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다 했더니 발현식 날, 김민경이 표범을 타고 전원우를 찾으러 왔었을 때의 그 표범이었다. 둘의 대화에서 언뜻 '강경원'이라는 이름을 들은 것 같다. 생각해보니 웬만하면 다들 자기 신수에 이름을 붙히는 것 같았다. 전원우 신수 이름은 늘보였고, 김민경 신수가.... 뀨잉이었나 꼬잉이었나 쨌든 그거고. -다 틀렸다. 코코다. 코코.- 이석민 신수도 아마 겸둥이였지? 이렇게 쭉 신수 이름들을 나열해 보니까 참.... 하나 같이 일관성 있게 지었다. 일신의 이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없었으면 나도 내 신수 이름을 그딴 쪽으로 지을 뻔.
"강경원! 너무해!"
"닥쳐! 내가 학교에서 주술 쓰지 말라고 몇 번 말했냐! 미친놈아!"
"좀 쓰면 어때서! 쓸려고 학교 다니는 건데!"
"교칙 위반이라고, 븅딱아!"
"야, 근데 너는 방금 신수 썼잖...."
"닥쳐!"
"와, 이게 바로 권력 남용이라는 건가요...?"
강경원의 입은 꽤 거칠었다. 하지만 싸 보이지도, 험악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대화가 좀 찰지게 들리는 정도. 낑낑이한테 물리고 있는 이석민을 그대로 지나쳐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1교시는 부승관군, 최한솔군, 배성연양과 아무도 겹치지 않았다. 아까 이석민 덕분에 귀에 스트레스 받았던 덕분에 이 조용한 시간이 너무 좋았다. 1교시는 '신수학'이었다. 말 그대로 신수에 관해서 배운다. 아니, 이 학교는 배우는 내용이 다 서로 얽히고 설켜있어서 나눌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아주 세세하게도 나눠놨다. 덕분에 피곤해지는 건 학생들이었고. 휴. 대충 턱을 괴며 신수학 교과서를 이리저리 넘겼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페이지가 있었다.
".... 천마"
이석민의 신수였던 겸둥이의 모습과 똑같은 말이 책에 자리 잡고 있었다. 천마라. 하늘의 말인가. 그래, 어쩐지 몸에 날개가 달려있더라니. 하늘의 말이라서 그랬던 거구만. 내용이 꽤 흥미로워 술술 읽어나갔다.
'천마, 하늘의 말이다. 종종 신수로는 사방신과 같은 전설의 동물들이 등장하며, 사방신인 그들만큼이나 영력이 강한 사람에게 나타나지만 조금 더 우위를 두자면 사방신이다. 천마는 전설의 동물 중 하나이다. 백마이고, 몸통에는 날개가 달려 있으며 간혹가다 이마에 뿔 달린 천마도 등장한다. 천마를 신수로 가지게 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력을 제한 시간이 있긴 하지만 필요 시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천마는 그 누구보다도 순수한 마음을 지닌 인간에게 나타나며 만약 마음이 타락하게 된다면 백마인 천마는 까맣게 물들게 되며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까맣게 물들게 된 천마는 천탁마(天濁馬)라고 불린다. 천탁마가 되는 순간 인간의 영력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약화한다. 천마는 속성이 '수'일 때, 더욱더 강해진다. 또한 30년에 한 번씩 나타나며 그 희귀성은 점점 짙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교과서가 발행된 연도는 2016년, 현재까지 천마의 주인은 1964년 이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나는 이석민이야. 2학년이고, 속성은 수야. 너는?"
.... 뭐야, 또라이로 유명한 게 아니었잖아. 주인이 1964년 이후로 나타나지 않았다니. 그럼 약 40년만에 나타난 주인이 이석민이란 거야? 진짜 유명인사였네. 거기다가 속성이 수. 사기캐잖아? 그냥 또라이가 아니었어. 사기적인 또라이었어. 갑자기 이석민이 크게 느껴졌다. 이석민에 관한 위대함을 생각하면서 꽤 재밌어 교과서를 더 뒤지면서 읽었다. 혹시나, 권순영에 관한 내용도 있나 없나 살피면서.
전지적 작가 시점ㅡ
"여주한테 말했어? 교장 선생님?"
"아, 맞다. 까먹었네"
점심시간, 갑작스럽게 늘어난 인원이었다. 아이들에 은우, 민현, 종현 거기다가 석민까지. 여주까지 포함해서 총 여덟 명이나 되었다. 거의 한 테이블을 다 차지하는 인원수였다. 여주는 뭔가 머리 아파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마, 석민의 등장 때문이겠지. 종현과 민현은 그렇다 쳐도 석민의 등장은 아마 매우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여주는 정말 머리가 아파졌다. 알고 보니 아이들과 석민은 꽤 오래 친하게 지낸 사이라고 한다. 그러니 장단이 잘 맞아 원래도 시끄러웠는데 더욱더 시끌벅적해진 점심시간이었다. 여주는 거의 해탈 상태였다. 은우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더 좋아했지만.
"뭔데요"
"오늘 특별 수업 끝나고 교장 선생님 면담있어, 교장실로 가 봐"
"푸웁"
"아, 김여주, 뭐하는 거야. 여름은 멀었는데 날 이렇게 워터파크로 보내주다니...."
"아...."
"여주님이 워터파크 가고 싶어서 그러신 것일 수도 있는데 왜 눈치 줘요, 형!"
"승관아, 그건 말도 안 되는 거니까 조용히 앉아주라. 누나, 휴지 갖다줄게요. 기다려요"
"...."
"미안."
밥 먹다 중간에 종현이 민현에게 언질했고, 민현은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이 박수를 크게 한 번 쳤다. 여주가 뭐냐고 물으니 민현은 바로 대답했다. 미리 떠온 물을 마시다가 '교장 선생님 면담'이라는 말에 물을 뿜으며 크게 반응하는 여주였다. 하필 앞에 앉은 석민은 그 물을 다 맞아버려 싸늘한 눈빛으로 여주를 쳐다보았다. 그렇지만 이 무리의 형성 계기는 '여주'였으므로 석민의 편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교 회장과 부회장인 민현과 종현은 그냥 웃고만 있고 승관은 물을 맞은 석민보다 여주의 편을 들기 바빴다. 거기다가 한솔도 물을 맞은 석민에게 휴지를 건네주려는 게 아니라 여주에게. 이런 반응에 여주의 사과도 들은 채 만 채한 석민은 그냥 울까 하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울어도 관심은 주지 않을 것 같아 조용히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 그래도 얼굴은 좀 닦고 먹는 게 좋을 텐데. 다행히, 한솔이 가져온 휴지를 석민에게 권한 여주였고 석민은 눈에 하트 뿜뿜인 채로 받아들였다. 너무 단순하다. 얼굴에 물을 뿜은 건 여주였다는 건 까먹은걸까.
"너 오늘도 바쁘지?"
"응"
"그럼 여주야, 교장실 위치 모르지? 같이 가줄게"
종현은 민현에게 뜬금없이 바쁘냐고 물어보았고 민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종현은 민현의 답을 듣고 난 후, 웃으면서 여주에게 교장실에 같이 가준다고 말했다. 민현은 그런 종현을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밥을 먹었다. 여주는 종현의 말에 바로 거부했다.
"굳이 다시 학교로 오시는 거 귀찮을텐데 안 그래도 돼요. 그냥 지나가는 이석민 하나 잡아서 기다리라고 하면 되거든요"
"음? 나의 귀찮음은 왜 생각해주지 않는 거야? 거기다가 그냥 지나가는 이석민 하나라니.... 친구야, 말이 조금...."
"아니야. 나도 특별 수업이라서 너 마칠 때 같이 마쳐"
"특별 수업이요?"
"아, 부회장님 신수가 해태셨죠? 여주님, 원래 신수가 해태인 학생들끼리도 따로 모여서 특별 수업 들어요"
여주의 거부를 다시 거부한 종현이었고 종현의 '특별 수업'이라는 말에 고개가 갸우띵거려진 여주였다. 그에 종현 대신 성연이 궁금증을 해결해주었고 여주는 '해태' 라는 신수를 1교시 때, 교과서를 뒤적이다 읽어서 단번에 안 여주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럼 같이 가요'라고 말했다. 여주의 말에 활짝 웃는 종현이었다. 옆에서 대화를 듣던 민현은 슬쩍 여주를 쳐다보고 다시 시선을 돌려 밥을 먹었다.
"우와, 저희 5교시 다 같은 수업 들어요! 드디어 여주님이랑 겹쳤어...!"
"....."
"그럼 누나, 홈베이스에서 기다려요. 저희 책만 챙기고 올라갈게요"
"그래"
성연은 여주와 수업이 겹친 게 기쁜 듯이 방방 뛰었고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무 생각이 없는 거다. 그저 머릿속은 '배부르다. 잠오겠다'라는 생각뿐이었다. 생각보다 식당에서 많이 먹은 탓에 배가 부른 듯했다. 부른 배가 너무 적나라하게 느껴졌고 몸은 노곤해졌으며 이미 풀린 눈은 '나 졸려요'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몸으로 한솔의 말에 응하며 느린 걸음으로 2학년 홈베이스로 걸어갔다. 점심인데도 아직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여주였지만 잠이 오고 있어서 '알빠냐'하며 평소보다 더 무심한 상태였다.
"안녕, 김여주"
"...."
"저, 저기! 어디가!"
키가 멀대처럼 큰 남학생이 여주의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났고,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지금 여주의 상태는 아무것도 신경 쓰고 있지 않은, 초무심 상태라서 남학생이 앞에 있든 말든 상관 않고 지나쳤다. 여유롭고 능글맞게 인사했던 아까의 모습과는 달리 당황하며 여주의 뒤를 쫓아 다시 여주의 앞에 서는 남학생이었다. 아까보다는 가까운 거리에서 앞을 막은 덕분에 이제야 남학생이 눈에 들어온 여주는 남학생을 쳐다보았다.
"크흠, 나는 김민규라고 해. 2학년, 너랑 동갑이야"
"...."
"나 너한테 반했어. 널 좋아해"
"...."
".... 어라?"
남학생은 갑작스러운 고백을 여주에게 전했다. 그리고 여주는 철저히 무시하고 제 갈 길 갔다. 얼떨결에 무시당한 남학생은 눈만 껌뻑거리며 제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남학생은 초면부터, 그것도 하필 고백 할 때 여주의 초무심 상태를 겪고 말았다.
- 다음 편에 계속
+ 너무 늦게 올렸죠?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넣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글실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ㅠㅠㅠㅠㅠ
+순영이는 계속 빨간머리 고정. 빨간 머리 움짤이 별로 없을뿐.....
+저돌적인 대시남.... 김민규.... 등...장...!
+이야, 지난 편 순영이에 관한 반응이...bbbb 사실, 순영 is 뭔들,,,, 권순영 췍오,,,
+무릉도원 모습
+낑낑이(덩치는 훨씬 큼. 원래 신수들은 동물들보다 몸집이 훨씬 큼)
+해태 설명은 다음화
+인물 정리
1학년 - 부승관, 배성연, 박시연, 최한솔
2학년 - 김여주, 전원우, 김민경, 정은우, 이지훈, 강예빈, 이석민, 강경원, 김민규《 new!
3학년 - 황민현, 김종현, 강동호
+그룹 등장 현황(내가 정리하려고...)
뉴이스트 - 곽영민, 최민기
세븐틴 - 최승철, 윤정한, 홍지수, 문준휘, 서명호, 이 찬 (우와... 감격.... 세븐틴 언제 다 나오냐 했는데... 곧 다나오겠다...)
프리스틴 - 임나영, 주결경, 카일라
구독료 날라오는 쪽지를 보니 꽤 많은 분들이 보셨더라구요. 부족하고 부족한 글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_ㅠ!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