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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현/경수] 꽃담배 03 | 인스티즈

[EXO/백현/경수] 꽃담배 03 | 인스티즈




무의식중에 알고 있었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 이렇게 나올거라는 걸.

너 때문에 이렇게 됐어, 라고 무서울 만큼 천진난만하게 나에게 말한다.

눈물이 차오르네. 틀린 말이 아니니까.




-





“.....야.”



누가 불렀나? 아닌 것 같다. 내 이름이 들린 것 같기도 했는데, 쉬는 시간이니까.

어떻게 잠에 들었고 어떻게 깨서 어떻게 학교에 왔는지 모르겠어서, 줄곧 생각하고 있느라 아무 것도 모르겠다.

그 고운 손의 검붉은 얼룩, 흉한 주름. 매번 볼 때마다 아픈 백현의 상처.

내가 자신을 불안하게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꺼내보이곤 했었는데, 그마저도 내가 너무 괴로워하자 한동안은 그러지 않았었다.

그러던 아이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랬는지는 내가 잘 아니까, 왜 그랬는지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 얘기를 꺼낸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야!”

“아, 깜짝 놀랐잖아.”



경수가 옆에 와서 앉는다. 네가 날 불렀구나, 몰랐네.

슬쩍 복도 쪽 창문에 시선을 주었는데 다행히 백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변백현이랑 싸운 거야? 애들이 따로 등교하더라고 그러던데.”

“피아노 다시 치라 그랬어.”

“...미쳤네.”



어린 날 모습이 떠오른다. 피아노 의자 위에 앉은 변백현.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노래 부르던 도경수. 스케치북을 껴안고 하냥 티없이 웃던 나.

경수의 형이 경수를 부르고, 이름이 불리자마자 집으로 간다며 급하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떠나는 모습.

언제까지나 계속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어린아이의 기억의 일부였다.


부모님 관계가 어떻게 얽혔든 백현이와 나는 일곱 살 무렵부터 한 집에 사는 식구였다.

그 큰 저택의 피아노란 피아노는 죄다 백현이 차지였었다.

1층 거실, 큰 창문 근처에 있었던 하얀 그랜드 피아노. 특히 변백현은 그 피아노를 좋아했었다.



“왜 그랬는데.”

“...미안해, 너무. 그냥 두기에는.”

“단순한 죄책감?”

“...너나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피아노를 더 좋아했었는데.”

“그럼, 아니라고는 말 못한다는 거?”



죄책감이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피아노를 그만둔 이유 중 하나인 손의 상처는 온전히 내 잘못이라서.

백현은 피아노를 잘 쳤다. 같이 피아노를 배웠었던 나에 비해서 월등히 실력이 좋았다.

정작 피아니스트였던 건 우리 엄마였는데, 피 한 방울 안 섞인 엄마의 재주를 잘도 물려받았다며 어른들끼리 농담을 하고는 했었다.

내 부모님은 백현의 피아노 솜씨를 아주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백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신 손으로 유학을 보내 줄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질투했던 적은 없다. 나 역시도 백현이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걸 아주 좋아했으니까.

뭐랄까,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하는 재능이 있었다. 장미 꽃잎을 둥둥 띄운 고양이발 욕조에 몸을 담그고 늘어지는 것처럼.



“혹시 동정하는 거라면 그거, 걔한테 독이야. 그러지 마.”

“그런 거 아냐. 너도, 알잖아...”

“난 몰라. 니가 알지.”



경수가 어깨를 으쓱여 보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다 맞는 말.

도경수,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짖궂은 말 하는 거, 하지 말랬지.. 하며 어깨를 슬쩍 때렸다.

개구진 얼굴로 입꼬릴 끌어올려 웃어 보이고는 커다란 눈을 찡긋거린다.

너랑 백현이는, 미워할래도 미워할 수가 없다.




-




‘나, 오늘부터 미술학원 입시반. 늦게 올지도 모르니까 늦으면 먼저 자.’



쪽지를 써 놓고 나오기는 했다. 얼굴을 보고 말하면 또 상처를 꺼내들까봐 무서웠던 거, 사실 맞다.

혼자 집을 지킬 백현이가 걱정되어 경수의 연락처를 두곤 혹시 정말로, 정말로 외로우면 경수를 부르라고도 써 뒀다.

아마 외로워서 죽을지언정 경수를 부르지는 않겠지.



“와, 너 말도 없이 전학가냐. 작년 너네 반 애들한테 오늘 아침에 들었잖아.”

“으아, 빨리 수속 끝내느라 어쩔 수 없었어. 말했어야 되는데, 정말 미안.”



어깨를 누군가 툭 치길래 연필을 내려놓고 돌아보니 몇 안 되는 내 친구 중 하나, 종대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 미술인데 4년 동안 같은 학원에서 내내 같이 해와서 나와 좀 각별했다.

개인 사정으로 예술고로 빠지지도 않아서 솔직히 좀 고마웠다. 여기서도 혼자는 아니니까.



“근데 니가 입시반 할 줄은 몰랐어. 휴일 같은 거 없구, 평일에두 늦게 끝나구, 밤길도 무섭구, 또...

근데, 근데 너는 그러면 안 되지 않아? 아, 대답하기 곤란하면...”

“백현이 때문에?”



눈에 띄게 화들짝 놀라는 종대가 은근히 귀엽다. 저 정도는 민감한 질문이 아니었다.

굳이 종대 정도로 친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변백현과 나, 중학교 동창이라면 자세히는 몰라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입안에 씁쓸한 맛이 돈다.



“아, 아니.. 기분 상했어?”

“왜 그런 걸로 상해? 걔한테는 그냥 통보했지 뭐.

이제부터 입시반 해야 된대, 너 혼자 집에 있어도 별 수 없어. 이렇게.”



종대가 헐, 큰일 안나?라고 되물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얘기한 건 아니고, 라고 크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진지하게 끄덕이는 종대에 속으로 답했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걸. 큰일이 날까 안 날까?

청바지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화면에 뜬 이름, 도경수.



“전화를 다 하네?”

“너, 변백현한테 내 연락처 줬어?”

“...주긴 했지, 혹시 몰라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만에 하나의 경우로, 걔 나쁜 짓 할 지도 몰라서.”



...야, 나 지금 걔랑 밥먹는 중이다.

헐, 대박. 종대가 쩍 벌어진 입을 가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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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탄산수에요! 헐 어떻게 됨거져 ㅠㅠㅠ 무슨 사연이길래 엉엉 완전 궁금하네요 ㅠㅠㅠ 큥이는 여전히 불쌍한 캐릭터네요 ㅠㅠ 그래도 좋아여 잘 읽고 가용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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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빠르면 6~7화쯤 백현이 시점으로 과거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에요! 과거이야기로 끄는거 꺼리는 편이라서 한 편으로 끝내려구요 ㅋㅋ
늘 글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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