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봐주시는 분들! 0화도 있습니다^^;;
---------
"아야! 아야! 와 때리는데!"
"야 이 썩을 놈팽아, 어따 할짓이 없어가꼬 사람 머리를 호박으로 내리쳐뿟노! 이눔이 깨가꼬 뭐라 카면 우짤라 그래! 호박도 다 깨져가꼬 먹지도 못하게 써놨구만!"
"이뻐가지고 그랬다!"
"이런 미친놈 넌 더 맞아야댜."
철썩- 철썩-
아야아-!
시끌시끌한 주변 상황 탓이었을까, 엎드려 눕혀져 있던 홍빈이 꿈틀 하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내가 왜 여기에 엎드려 누워 있나.
잠깐 고민한 홍빈은 옆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 -누군가가 얻어맞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 에 여전히 엎드린 채로 고개를 돌렸다.
눈 앞에서 온갖 추태를 부리며 싸리비에 타작당하고 있던 산발의 사내, 학연이 문득 그런 홍빈을 마주보고는 멈칫 하고 요상한 자세로 쩍 굳어버렸다.
"깨..깨뿌맀나"
"깨긴 뭘 깨, 내가 오늘 니 궁둥짝을 다 깨뿔끼다 일로 안오나!"
"쟈가 깼다꼬!"
"뭐?"
경쾌하게 허공을 휘갈기던 싸리비가 뚝 멈춤과 동시에 저를 보고 매타작을 당하던 학연과 마찬가지로 끼룩 굳어버린 다른 산발의 사내, 원식을 바라보며 홍빈은 여전히 엎드려 누운 채로 화사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기가 어딥니까?"
그 순간이었다.
화악-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잔뜩 붉어진 얼굴을 반쯤 가린 학연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소 뒷걸음을 쳤다.
그러나 좁은 움막 안에 저를 바라보는 눈길을 피할 곳이 어디 있다고.
벽에 기대 주춤 주춤 이번엔 게걸음을 치던 학연이 어느순간 '억' 하고 벌러덩 뒤로 넘어가 데굴 데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때, 여태 엎드려 늘어져 있던 홍빈이 몸을 세웠다.
잠깐 어질 한지 눈을 깜빡거리며 이마를 짚은 홍빈이 여전히 저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 원식 너머로 손을 뻗어 천천히 발을 걷어 올렸다.
순간 홍빈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세상에..."
꽤 경사가 진 발 너머 언덕 아래로 아스라이, 연다홍빛 철쭉이 온통 땅 위를 덮고 있었다.
넋을 잃고 부는 초여름 바람을 따라 아롱대는 꽃 물결을 바라보던 홍빈의 바로 앞에서 불쑥, 잔뜩 헝클어진 머리 여기 저기에 철쭉을 낀 학연이 솟아올랐다.
'합'
하고 입을 앙 다물더니 머리칼에 가려 또다시 얼마 보이지도 않던 뺨이 철쭉보다 붉게 물들어버리는 것을 보던 홍빈이 이내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디 다치지는 않으셨습니까."
온 얼굴을 덮은 산발머리를 가르고 들어간 홍빈의 손이 이내 학연의 이마 너머로 산발이 된 머리칼들을 쓸어올렸다.
순간, 멈칫 하고 홍빈의 손이 멎었다.
약간은 까무잡잡한 얼굴에 외꺼풀 큰 눈이 당혹감을 담고 이리 끙끙 저리 끙끙 저를 올려다보는 꼴이 딱 강아지가 분명한데.
사락 사락 코 끝을 스치는 철쭉 향에 취해 홍빈은 저도 모르게 한참이나 학연의 머리칼을 빗어넘겨주고 있었다.
왠지 얼굴에 열이 오르는 듯 해 작게 헛기침을 한 그가 흐르지도 않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런 홍빈을 마주 보던 학연 또한 정신이 없기는 매 한가지.
'이래 가까이서 봐뿌니까 더 이쁘다.'
조금 흔들리는 학연의 까만 눈동자는 홍빈의 눈 코 입을 이리 저리 담기 바빴다.
한참을 그렇게 마주 보고 있는데 천천히 학연의 양 뺨을 쓸던 홍빈이 조금씩 학연의 얼굴 코 앞으로 무의식중에 다가가고 있었다.
"왁! 지.. 지금 뭐하는 짓이고!"
허둥지둥 달려와 두 사람을 확 떼어 낸 원식이 뜨악한 얼굴로 엉덩방아를 찧은 홍빈을 바라보았다.
"생긴것은 멀쩡하이 기생오래비같이 생긴것이..사...사내새끼한테..."
"아, 아닙니다! 저는 단지 어디 다친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을 뿐이라구요!"
그 순간, 꾸르르륵- 하고 어디선가 요상한 소리가 울려왔다.
홍빈의 반대편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앉아있던 학연이 제 배를 감싸안았다.
꾸르륵-
다시 한번 울리는 배꼽시계에 학연이 울상을 지었다.
"나 배고프다."
------
모지란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다음화부터는 분량을 좀 더 늘려야겠어요...후...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VIXX/홍엔] 철쭉꽃 필 무렵 #1 1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아직도 사망자가 계속 발생중인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