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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축주의 전체글ll조회 620l 1

 

[해축주의] You And Me!! 1 | 인스티즈

 

 

 아침부터 더럽게 울려대고 있네.

 시끄럽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로 아침을 맞이한 세스크가 눈을 뜨자마자 한 생각이다. 딩동딩동딩동딩동. 쉬지 않고 초인종이 울리고 있다. 세스크는 말로 하지 않아도 범인을 알고 있었다.

 "제리 왔냐." 옆 집에 사는 헤라르드였다.

 매일 이렇게 부스스한 모습으로 문을 열어주면 헤라르드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집안으로 들어왔었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좀 달랐다. 이제 막 일어난 세스크는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헤라르드의 옆에 리오넬이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의외의, 뜻밖의 손님. 이걸 반가워해야 하는지 당황스러워해야 하는지 세스크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세스크의 눈치를 살피다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헤라르드의 옷깃을 꽉 잡고 같이 따라 들어오는 리오넬이었다. 그의 꼴이 꼭 강아지 같아서 세스크는 그의 보드라운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줬다. 세스크가 문을 닫고 나서야 리오넬이 말문을 열었다.

 "크리스티아누가 자꾸 집으로 찾아와."

 말을 더 듣지 않아도 단번에 상황이 이해가 되는 세스크였다.

 

 "없나?"

 한편, 리오넬의 집에 도착한 크리스티아누는 고개를 갸웃 하며 한번 더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그랬더니 나오라는 리오넬은 온데간데 기척도 찾을 수 없었고, 대신 옆 집에 사는 카를레스 씨가 창문을 열고 크리스티아누를 꽤나 매섭게 쳐다봤다.

 "아, 푸이! 레오 집에 없나요?"

 크리스티아누는 속이 참 편한 사람이었다.

 "없는 것 같구만. 자네도 꽤나 끈질기고 말이야."

 크리스티아누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레오를 차지하려면 이정도 노력 쯤은 당연하죠! 하고 의지를 내비췄다. 이쯤되면 눈치가 없는 것인지, 낙천적인 것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카를레스는 이제 레알 사람이라면 무작정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크리스티아누를 노려보는 눈빛은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오넬은 마을의 스타이고, 간판이고, 귀염둥이이다. 그건 카를레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었다. 카를레스는 리오넬을 많이 아꼈다. 그런 레오를 웬 뼉다귀가 굴러들어와서 채가려 하다니, 용납할 수 없는 게 카를레스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리오넬의 앞 집에 사는 안드레아스 씨는 부인과 함께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그런 그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크리스티아누는 곧바로 인사를 해보였다. 큰 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소심한 안드레아스는 미소로 화답하며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안드레아스 씨! 혹시 레오 못 보셨나요?"

 "아, 레오라면 아까 헤라르드랑 같이 세스크네 가던걸요."

 카를레스는 옆에서 한숨을 푹 내쉬어보였다. 크리스티아누는 기뻐하며 인사하고 세스크의 집으로 뛰어갔다. 달리기 하나는 참 빠른 남자였다. 카를레스는 창문에서 턱을 괸 채 안드레아스에게 말했다.

 "말해줘서 어쩌자는거야, 저 골칫덩이를."

 "하하, 그런 말 마세요. 레오도 이제 바로 옆에서 챙겨줄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그리고 크리스 씨는 레오에게 해가 될만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야 그렇긴 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참한 색시를 원한다고."

 "그거야 레오가 정할 문제죠."

 "하기야, 남자한테 빠질까." 카를레스의 말에 안드레아스는 챠비와 다비드를 떠올렸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그럼 다녀올게요."

 "차 조심해라." 그는 역시 좋은 형이라고 안드레아스는 생각했다.

 

 바닥에 낮게 깔린 의자에 앉아 세스크네 강아지 로빈과 놀던 리오넬을 엄마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걸터 앉아 바라보던 세스크는 현관 쪽에서 울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주러 걸어 나갔다. 중형견인 로빈은 유독 헤라르드를 싫어했다. 그래서 헤라르드는 침대에 엎드려 누워 리오넬과 로빈이 노는 모습을 지켜만 봤다. 개를 좋아하는 헤라르드는 자기도 껴서 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로빈과 리오넬이라니, 어쩐지 장난을 좋아하는 헤라르드가 의기소침해지는 조합이었다.

 "저기, 레오, 크리스가 왔다는데……."

 현관문을 열어주러 갔던 세스크가 다시 돌아와 리오넬에게 쭈뼛거리며 말했다. 리오넬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이윽고 열어주면 안된다는 둥, 하지만 그러면 크리스가 상처 받을지도 모른다는 둥 원맨쇼를 해대는 리오넬이었다. 이어 저 멀리서는 크리스티아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오! 안에 있는거 다 알아! 셋 셀동안 레오가 문 열고 나오지 않으면 내가 문을 부수고 들어갈거야! 하나!"

 "안 돼!"

 얼굴이 사색이 된 리오넬은 하나를 세기 무섭게 후다닥 뛰어 나갔다. 리오넬은 문을 열자마자 눈 앞에 보이는 크리스티아누에게 남에 집 문을 부수면 안된다, 그러다 세스크네 도둑이라도 들면 어떡할거냐 하면서 다다다 쏘아댔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는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제 눈에 귀여워 보이는, 머리 하나는 아래 있는 리오넬을 와락 끌어안아버렸다. 리오넬은 크리스티아누를 밀어내려 했지만, 보기완 다르게 의외로 몸이 단단한 크리스티아누였다.

 "크리스……."

 "보고싶었어, 레오. 레오가 나 피하면, 나 많이 상처받아."

 영화는 집에 가서 찍으라고 말해주고 싶은 세스크였다.

 

 리오넬과 크리스티아누는 레알 마을과 바르샤 마을 사이에 경계 역할을 해주고 있는 도로를 앞에 두고 긴장하고 있었다. 사실 긴장하는 건 리오넬 뿐이었다. 리오넬의 품엔 목줄을 차고 있는 조그만 말티즈, 쿤이 안겨있었다. 리오넬은 넘어선 안될 선이라도 벌써 넘은 양 얼굴이 사색이 되어있었다.

 크리스티아누는 세스크의 집에서 리오넬을 데리고 나와서는 쿤을 데리고 자기네 마을로 가 마르셀로랑 같이 산책을 시키자고 제안했다. 리오넬은 진심으로 가기 싫었지만 워낙에 부탁을 거절 못하는 성격이기도 했고, 왠지 크리스티아누의 눈이 반짝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욱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리오넬은 순간 세스크와 헤라르드가 보고싶었다.

 "레오, 긴장하고 있는거야?"

 리오넬은 대답이 없었다. 쿤을 꼭 끌어안자 쿤은 리오넬의 얼굴을 혀로 할짝 핥았다. 크리스티아누는 리오넬의 어깨를 한 품에 감싸 안았다. 괜찮다고 달래며 길을 건너 레알 마을로 가버렸다.

 크리스티아누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을 '레알 마을의 인기남'이라고 소개했다. 그 때 리오넬은 허세가 심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마을에 와보니 아얘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크리스티아누에게 인사하는 것 같았다.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일일이 답해주었다. 개중에는 옆에 있는 귀여운 아이는 누구냐며 리오넬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 옆 마을에 레오네. 하고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크리스티아누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꺼니 눈독들이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과연 웃는 게 맞았을까. 리오넬은 남의 속도 모르고 그런 크리스티아누에게 그런 소리 하지 말라며 타박했다. 순간적으로 크리스티아누의 아랫 입술이 삐쭉 튀어나왔다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리오넬은 잘못 본거라고 생각했다. 과연.

 크리스티아누는 가시밭 길을 겉는 것 처럼 행동하는 리오넬을 어영부영 집까지 데리고 왔다. 집 밖에서 마르셀로를 데리고 나오길 기다리려 했는지 집 앞에서 쿤을 안아들고 가만 서있기에, 그에게 집에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 마시고 나가자고 권유했다. 리오넬은 레알 마을 길 한복판에 혼자 서있는 것 보단 그래도 아는 사람 집에 들어가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그러겠다고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털이 복실복실한 마르셀로가 뛰어나와 반겼다. 크리스티아누에게 다가가 얼굴을 다리에 한번 부비더니 이내 리오넬에게 다가왔다. 마르셀로는 리오넬이 아닌 쿤을 보고있는 것 같았다. 리오넬에게 안겨있는 쿤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보였고, 리오넬이 쿤을 마르셀로 옆으로 내려주자 좋다고 엉켜 놀았다. 둘은 꽤나 친했다. 크기도 비슷한 작은 강아지 둘이 부빗대고 있으니 개를 좋아하는 리오넬은 둘이 노는 걸 지켜보기를 좋아했다.

 크리스티아누는 리오넬은 방 안쪽으로 불러들였다. 식탁과 소파가 있었고, 양 옆 벽으로는 옷장이 붙어있었다. 대체가 접대하려고 있는 방인지, 옷방인지 용도를 알 수가 없었다. 설마 둘 다 일리는 없겠지. 크리스티아누는 옷장을 열어보이더니 어떤 옷이 괜찮은지 골라달라고 했다. 이거? 저거? 하고 리오넬에게 물으면서 옷을 하나씩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옷 자랑하려고 데려온건가, 생각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테이블에 앉아서 크리스티아누가 꺼내놓은 옷 몇 벌을 슬쩍슬쩍 들쳐보았다. GUCCI라는 똑같은 메이커의 옷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이거 명품 아닌가? 비싼 걸 강아지 산책시킬 때 입고 나가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산책이잖아. 간단하게 입어."

 자꾸 명품만 꺼내는 걸 보다못한 리오넬이 크리스티아누에게 말했다. 옷을 꺼내던 크리스티아누가 그를 보며 씩 웃더니 능글맞게 골라줘. 하고 말했다. 리오넬은 그가 꺼내놓은 옷들을 옷장에 다시 다 걸어 넣었다. 그러더니 다른 옷장을 열어봐도 되냐고 묻고는 간단한 옷을 찾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아누는 소파에 앉아 옷을 찾는 그의 뒷모습을 지긋이 쳐다봤다. 리오넬이 적당한 옷을 꺼내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글씨가 씌여있는 하얀 티와 얇은 회색의 집업 후드, 반바지를 꺼내놓았다. 산책을 가기엔 아까의 거추장스러운 명품보다는 무난했다. 하지만 리오넬도 패션에 있어서 센스가 있는 남자는 아니었다.

 "나 이거 입으면 멋있을까?"

 능글맞게 웃는 그를 보며 왠지 낚였다는 기분이 드는 리오넬이었다. 지금 네가 입고 있는 더워보이는 가죽 자켓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역시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진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럼, 잠깐 자리 좀 비켜줄래?"

 쇼파에 앉은 리오넬이 크리스티아누를 올려다봤다. 왜? 하는 눈빛에 "나 옷 갈아입는거, 보고 있을거야?" 하는 말과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로 리오넬의 얼굴을 붉게 만드는 크리스티아누였다. 리오넬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 문을 쾅 닫았다. 그마저도 귀엽다고 쿡쿡거리며 웃는 크리스티아누였다.

 

 

 

부제. 늦봄에 가죽자켓이 웬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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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세계당ㅋㅋ
11년 전
해축주의
ㅋ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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