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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훈] 서툴었다, 모든것이 1 | 인스티즈

 

 

 

 

 

 

 

서툴었다, 모든것이 1

 

 

 

 

 

 

 

 

 

* 이 글은 자유연재입니다

 

 

 

 

 

 

 

 

 

 

 

 

 

 

 

 

 

 

 

"야, 너 진짜 안가?"
"어, 안가"

 

 

 

 

 

 


세훈은 불퉁하게 백현에게 대답했다. 당장 몇 분 안되서 시작될 부 활동에 급한건 세훈이었지만 어쩐지 세훈은 여유로워보였고 아무 상관없는 백현이 더 안절부절 못했다. 아 진짜..하며 머리를 마구 헝클이던 백현이 짜증난다며 중얼거렸다.

 

 

세훈은 별 생각없이 아이들이 빠져나가 텅 빈 교실을 둘러봤다. 이 학교에 전학와 너를 만나 직속 선후배로 묶인 이후부터 쭈욱- 세훈은 너에게 반항 아닌 반항을 하고 있었다.

 

 

 

 

 

 


"OO선배가 안쓰럽지도 않냐 넌?!"
"어"
"선배도 참.. 어쩌다 이런 고집불통을 직속으로 맡으셔서.."
"시끄러워 너. 그렇게 쫑알댈거면 집에나 가"
"아오.. 이걸 어떻게 때릴수도 없고"

 

 

 

 

 

 


한참을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백현이 결국 세훈에게 빽- 소리를 질렀다. 백현의 입에서 나온 너의 이름에 세훈은 아주 잠깐 인상을 찌푸렸지만 너무도 짧았던 찰나였던지라 백현은 알지 못했다. 곧 무덤덤한 얼굴로 간단히 대답한 세훈은 너를 옹호하는 백현의 발언에 기분이 상했는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에 백현이 주먹을 쥐고 살짝 들어 허공에 휘두르며 말했다.

 

 

세훈은 태권도부원이었다. 그래서 섣불리 덤빌수 없었기도 했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세훈은 절대 모를 그 이유를 백현은 떠올리며 부글부글 끓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그때, 절대 열리지 않을것같던 뒷문이 열리며 백현이 떠올린 그 이유가 등장했다.

 

 

 

 

 

 


"오세훈"
"오늘은 좀 늦으셨네요 선배"
"하.. 일어나"
"왜요?"
"빨리"
"나 안데려가면 기합이라도 받나?"
"..."
"어차피 아닐거 아는데 왜 자꾸 그러나 몰라. 오늘 안가요"
"..그럼 왜 여기 있었어"
"그냥 선배가 얼마만에 나 찾나 보려고?"

 

 

 

 

 

 


너였다. 뒷문을 열고 등장한건 다름 아닌 너였다. 세훈의 직속선배이자 태권도부선배인 너. 그런 너를 본 세훈이 얄밉게 웃었다. 그런 웃음에도 너는 반응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나라고 재촉했다. 도복인채로 땀에 절어있는 모습이 세훈을 한참동안 찾아 헤맨듯 싶어 백현은 안쓰러웠다. 하지만 제 친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는듯 웃고있었다. 그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세훈은 모르는것을 백현은 모두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너의 허탈한 물음에 세훈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웃음이 너무도 아이스러워서 너도 백현도 어이가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맨 세훈은 저를 찾으려 애쓴 너를 비웃기라도 하듯 바로 옆을 스쳐지나갔다. 세훈이 나가고 혼자 남은 백현이 너의 눈치를 봤다. 그걸 눈치챈 너는 백현에게 가보라며 슬핏 웃어보였다. 그 웃음에 더 걱정된 백현은 너를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봤지만 너는 이내 상관없다는듯 뒤돌아 반을 나가버렸다.

 

 

한참 전에 교실을 나온 세훈은 너를 골탕먹였음에도 좋지 않은 기분으로 집으로 가고 있었다. 항상 그랬다. 첫 만남부터 좋지 못했던 너를 이유없이 미워하면서부터 사라지지않는 좋지 못한 기분에 결국 져버리는건 세훈이었다. 그 불만스런 얼굴은 집에 도착할때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다음날도 다음다음날도 세훈은 너를 골탕먹이며 그 기분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썼다. 하지만 파악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더욱 안좋아지는 기분에 세훈이 한숨을 쉬고있을 무렵, 백현이 다급한 목소리로 세훈을 부르며 반으로 들어왔다. 오늘 역시 모든 아이들이 하교한 후의 교실이여서 세훈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없었다.

 

 

 

 

 

 


"야!!! 오세훈!!!"
"어, 변백"
"너 진짜 미친거지?!"
"뭐?"
"너 지금 OO선배가 어떤지나 알아?"
"…알게 뭐야"
"너 지금 밖에 비오는거 알지"
"어. 아 씨 우산없는데"
"자"
"어?"

 

 

 

 

 

 


백현은 여태껏과는 다른 표정으로 세훈에게 소리쳤다. 조금 질렸다는 표정으로 세훈에게 물은 백현은 역시나 똑같은 세훈의 대답에 더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더 해봤자 자기 혈압만 상승해 골로 갈것같았으니까. 그 대신 세훈에게 밖에 비가 오는것을 확인시켜주었다. 백현의 말에 우산이 없다며 툴툴거리던 세훈은 휙 던져진 우산에 휘둥그레져 백현을 쳐다보며 바보같은 소리를 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에도 백현은 웃지 않았다. 못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몰랐다.

 

 

 

 

 

 


"그거 OO선배가 너 주라고 부탁한거야"
"……."
"급하게 나를 붙잡길래 너 찾는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
"너 분명히 우산 없을거라고 이거 전해달래. 그러니까"

 

 

 

 

 

 


백현의 말에 세훈은 백현의 그 표정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백현도 제가 너를 이유없이 미워하고 싫어해 일부러 골탕먹이고 있다는 것 쯤은 알고있었다. 그랬기에 세훈을 더 나무랐고 너를 더욱 챙겼다. 그러나 오늘은 무슨일인지 조금은 차분해 보이는 얼굴로 세훈에게 말한다. 왠일로 저를 찾지않았다는 사실과 우산이 없다는걸 알고있다는게 이상하고 신기해 묘한 기분을 느끼며 우산을 응시하던 세훈은 백현의 한마디에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로 백현이 나가버린 뒷문으로 시선을 주었다.

 

 

 

 

 

 


"집에 가면서 운동장 한번 잘 봐"

 

 

 

 

 

 


마치 어렸을적부터 알고지낸 사이였던 마냥 사이 좋았던 백현과의 사이가 다 너때문에 금이 간것같아 세훈은 괜시리 너를 씹었다. 생각만해도 미운 네가 준 우산이라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제법 굵게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고는 단번에 접었다. 싫은건 싫은거고 필요한건 필요한거니까.

 

 

운동화로 갈아신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던 세훈은 네가 준 평범한 보라색 우산을 펴 빗 속으로 들어갔다. 투둑 투둑 바로 발 끝 앞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걷던 세훈은 문득 백현이 말한게 생각나 운동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무심했던 두 눈에 놀라움이 채워지고 새하얀 손이 입을 막았다. 굵은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너의 모습때문이었다. 도복을 입은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너는 운동장을 쉴새없이 뛰고있었다. 네가 왜 그러고 있는것인지 혼란스러웠던 세훈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발견한 한 사람의 모습에 자신때문이구나하는 확신을 얻었다.

 

 

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돌고있는 너를 보고있는 그 사람은 바로 너와 세훈이 속한 태권도부의 부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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