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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어릴적 즐겨탔던 회전목마가 생각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는 하얀 말에 검은 안장 그리고 파란 장식들이 덧대어져 있는 자리였는데, 회전목마 직원이었던 사촌언니의 말에 따르면 그 말이 제일 높게 올라갔다가 제일 낮게 내려간다고 했다. 나는 자주 그 위에 앉아서 놀이공원을 보고는 했는데, 손에 붕어빵을 쥐고 종종거리며 놀이공원을 쏘다니던 너를 눈에 담았던 건 회전목마가 가장 높게 올라갔을때 봤던 네가 너무 환하게 웃고 있어서 였을 것이다 


 

너랑 친해졌던건 그때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나서였다. 쨍하게 햇빛이 내리 쬐던 무더운 여름날 나는 사촌언니에게 놀러가 슬러시를 마시며 한켠에 마련된 일회용 의자에서 다리를 달랑달랑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놀이공원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여전히 붕어빵을 들고 있던 네가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오지랖인가 싶지만 나는 달려가서 울고 있는 너의 무릎을 탁탁 털어주었다. 너는 한참을 훌쩍거리더니 내 팔을 살짝 잡고 눈을 반짝이며 주절주절 뭔가를 이야기 했는데 아마도 이름이 뭔지 왜 혼자 있는지 그런걸 물어 봤을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 속에선 내가 들고 있던 슬러시가 점점 녹아 내렸다던가 내 뺨이 평소보다 따뜻했던 것 그리고 네 무릎에 피가 나고 있었던 게 흐릿하게 지나간다. 그쯤이면 아파서 다시 울법도 한데 네가 울지 않았던 건 아마도 햇빛이 너무 내리 쬐서 정신이 없었던 탓이었겠지. 그 이후로 나는 너랑 꽤 자주 놀았다. 그때의 너는 한국언지 뭔지 어눌한 말투에 나에 비해 체구가 작은 편이었으므로 내가 누나라고 놀리며 떠들었던 생각이 든다. 


 


 


 

" 영민아. 고양이 고양이!!" 


 

그리고 나비를 발견했던 그날 고양이는 물고기를 먹는것이고 붕어빵안에는 붕어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을것이라는 알수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너를 부르기 시작했다. 너는 아마도 고양이를 싫어하는지 멀찍히 떨어져 가기 싫다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는데, 나는 그런 너의 팔을 끌고 고양이 앞으로 갔다. 


 

"냐옹!" 


 

조용하게 그루밍을 하고 있던 고양이는 네가 자신을 무서워 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거칠게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에 털을 세웠는데, 그 이후로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나는 할퀴어진 너의 팔을 보고 펑펑 울고 너는 팔을 움켜쥐며 안절부절 나를 달랬다. 그리고 너는 내가 울음을 그친뒤 한참뒤에야 눈썹을 찌푸리며 어디론가 갔던게 기억이 난다. 


 

.
 

.
 


 


 

그후로 너는 한동안 놀이공원에 오지않다가 비가 추적하게 내리던 어느날 우산을 들고 회전목마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활짝웃으며 웅얼거리는 말투로 안녕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항상 놀이공원에서 만나다가 갑자기 오지 않은 너에 대한 미움이 들어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왜 안와? 나랑 놀기 싫어?" 


 

눈동자를 도륵도륵 굴리며 변명할 말을 찾는건지 입을 꽉 다물던 너는 이내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기다렸냐고 미안하다며 멋쩍게 웃던 너는 아니라며 내 손을 잡고 고개를 휘휘 돌렸다. 


 

한참을 그러던 너는 이내 눈동자가 울망울망 해지며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었다며 이제 못올것 같다고 펑펑 울기 시작 했다. 그리고 나는 금방 툴툴거렸던것도 잊었는지 얼마나 먼곳으로 가는거야 하며 너를 따라 울었다. 


 


 


 

나는 처음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던 회전목마 자리에 너를 태워주고 옆자리의 목마를 탔다. 너는 그 이후로 정말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나도 더이상 놀이공원에 가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자리도 놀이공원의 분위기도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 


 


 


 


 


 


 


 


 


 

내가 이일이 갑자기 떠오르게 된건 오늘 아침 오래된 놀이공원 하나가 철거된다는 기사를 봐서다. 어릴적에는 굉장히 큰 놀이공원 처럼 보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도 별로없는데다 작고 아담한 공원 같은곳에 몇가지 기구들이 있는거나 다름없던 작은 놀이공원 이었으므로 별로 놀랍진 않았다. 그렇지만 오늘 보지 못하면 다시 보지 못하게 되겠구나 하는 서운한 마음에 우산을 들고 집밖으로 나섰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하게 내려 공기중에 수분이 가득했고, 양말을 적시는 빗방울이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었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어서 였을까 두배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놀이공원에 겨우겨우 도착하니, 녹이슨 정문이 나를 반겨주었다. 철거가 내일이라더니 과연 관리되지 않은 풀들이 삐죽삐죽 바닥의 벽돌사이를 뚫고 자라고 있었다.공기중에 풀냄새가 가득하게 퍼지고 발로 문을 차니 삐꺽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철거 된다더니 정말 관리가 하나도 안되어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툴툴거리며 놀이공원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놀이기구 한켠으로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나는 그 순간 어릴적 그 고양이가 저 고양이는 아닐까 생각이 들어 고양이를 쫓아 뛰어갔다. 답답한 기분에 우산을 버리고 한참을 뛰어가는데 고양이가 풀숲으로 모습을 감췄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후, 몇년이나 지났는데 그럴리가 없지...'그리고 무릎을 잡고 몸을 일으키고 돌아가려 고개를 돌렸다.
 


 


 


 

[임영민] 비가 오면 문을 열어주세요 | 인스티즈 

 


 


 

그렇게 한참을 회전목마 앞에 서있던 너도 돌아가려는지 고개를 돌렸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임영민] 비가 오면 문을 열어주세요 | 인스티즈 

 


 


 

너의 투명한 눈동자에 내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너의 눈이 커지며 입꼬리가 살짝 휘어졌다. 


 


 

[임영민] 비가 오면 문을 열어주세요 | 인스티즈 


 


 


 

"오랜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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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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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너무 재밌어요 자까님..영민이 글이라닛♥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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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작가님 계속 써주시면 안될까요 영민이글 너무 오랜만이에요.... 게다가 이런 첫사랑 느낌 자글자글한... 너무 원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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