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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도진]창밖의 첫사랑 검산법 3

 

 

w.오렌지

 

 

+) 아 중간고사..아...ㅋㅋㅋ...ㅋㅋㅋ...

 

 

 


 

시간은 정만큼 정은 정성만큼

 

 

"생각해보니까 넌 수업 들어야 되잖아."

"까짓꺼 한번 빠지면 되요."

"...안돼,나 그냥 혼자 갈테니까..."

"거참 괜찮다니까요.어차피 형 도와주는거라고 하면 되요."

 

 

 

 

 

 

동원의 말도 안되는 억지에 도진은 입술을 꾹 물었다.

 

고집쟁이..나지막한 도진의 말에 동원은 의미없이 웃어보였다.어느세 아무렇지 않게 도진의 가방은 동원에게 자리잡고 있었다.

 

 

 

 

 

 

 

"버스타고 어떻게 가는지 알아요?"

"아니."

"...."

"....설마 몰라?"

"당연히 아시는 줄 알았는데요."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는 도진의 표정의 동원또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동원과 도진은 택시에 올라섰다.

 

대학병원이요.도진의 말에 택시기사는 알아 들었다는 듯 액셀을 밟았다.

 

 

 

 

 

 

"지금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닌가?학생들이 지금 병원에 왜가?"

"조금 아파서요."

 

 

 

 

 

 

별 쓸데없는 것을 다 물어본다 생각하던 동원과 다르게 도진은 무덤덤히 대답했다.

 

아 그래?심심하게 대꾸한 기사는 다시 조용히 운전을 시작했다.

 

벚꽃이 부지런히 피어나기 시작하는 창밖으론 분홍빛이 휙휙 지나치고 있었다.

 

 

 

 

 

 

 

"그럼 옆에 학생은 같이 가주는거야?좋은 친구네."

 

 

 

 

 

 

덧붙여진 기사의 말에 동원은 조금 으쓱해진 기분이였다.

 

도진 역시 조금 미소 짓고는 대답했다.

 

 

 

 

 

 

"네."

 

 

 

 

 

 

온통 하얀색인 건물앞에 미끄러지듯 멈춰선 택시에선 곧 동원과 도진이 따라 내렸다.

 

돈을 안가지고 왔다며 미안해 하는 도진에겐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지만 사실 학생에겐 꽤 큰 돈이였기에 동원은 묘한 기분이 되었다.

 

미안하다며 연신 어쩔줄 몰라하는 도진을 보다 동원은 결국 기분을 풀었다.

 

자신이 데려다 주기로 한거,끝까지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는가.

 

 

 

 

 

 

 

 

"나 다녀올테니까,여기 앉아있어.알겠지?"

 

 

 

 

 

 

도진의 말에 동원은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그래도 가라고 안하는구나.기다리라고 하네.동원은 생각했다.

 

'좋은 친구다'라는 말에 웃으며 긍정하던 모습도,지금 자신에게 기다리라 하는 모습도 모두 기분이 좋았다.

 

동원은 약간 멍청해 보일만큼 홀로 웃었다.

 

 

 

 

 

 

 

* * *

 

 

 

 

 

 

도진이 옷을 추스리며 나왔을 때는 꽤 많은 시간이 흐른 후였다.

 

어느세 자판기에서 음료를 하나 뽑아 마시고 있던 동원이 도진을 보고는 반갑게 웃었다.

 

 

 

 

 

 

"마실래요?"

"괜찮아."

"뭐 마실래요?"

"괜찮다니까.."

 

 

 

 

 

 

괜찮다 말하는 도진을 동원은 마구잡이로 자판이 앞에 세웠다.

 

버튼이 초록불로 깜빡이고 있었다.얼핏 봐도 꽤 되는 종류의 음료를 주르륵 훑어보다 동원은 우선 지폐를 넣었다.

 

지잉 소리를 내며 천원이 말려들어가자 동원이 입을 열었다.

 

 

 

 

 

 

"뭐 마실래요?"

"나 정말 괜찮은데."

"콜라?콜라 뽑을까요?"

"...오렌지 주스."

 

 

 

 

 

 

도진이 마지못해 대답했다.그래도 마지막에 의사표현을 한 것이 우습기도 하고 묘하게 귀여워 동원은 입꼬리를 올렸다.

 

버튼을 누르자 이내 '쿵'소리가 나며 캔이 떨어졌다.

 

발 높이에 있는 입구에 허리를 구부려 손을 넣은 동원이 차가운 캔을 도진에게 내밀었다.

 

마셔요.동원의 말에 도진은 음료를 받아들였다.

 

 

 

 

 

 

"고마워."

"뭐 이정도 가지고."

 

 

 

 

 

 

 

아,그러고 보니까 또 택시 타야되는구나.동원은 뒤늦게 생각했다.

 

멍하니 굳어있는 동원을 바라보다 도진은 물었다.

 

 

 

 

 

"설마 택시비 없는 건 아니지?"

 

 

 

 

 

 

재빨리 지갑에 남아있을 돈을 계산하며 동원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남아있긴 해요..."

 

 

 

 

 

 

도진의 집 앞까지 도착했을 무렵 동원의 지갑은 그야말로 텅 비어있었다.

 

뭔놈의 택시비가 이렇게 비싸데.동원은 불만에 차 생각했다.

 

어딘가 틀어진 듯한 동원의 표정을 알아챈 것인지 한참을 동원 옆에서 어쩔줄 몰라하던 도진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저기...뭐라도 마시고 갈래?"

"네?"

"오늘 나 때문에 미안해서."

"아아,괜찮아요...괜찮을 껄요..아마도."

 

 

 

 

 

 

 

결국 도진의 집 안에 발을 들인 동원이였다.

 

밖만큼이나 호화로운 집 안에 동원은 이리저리 구경하기에 바빴다.

 

도진 역시 다른 의미로 바쁘게 고개를 놀렸다.엄마,없구나.도진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 먹을래?"

"뭐 있어요?"

"내가 과자 같은건 잘 안먹어서...음..."

 

 

 

 

 

도진이 바쁘게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런 도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동원은 도진의 가방을 소파에 올려두었다.

 

냉장고를 열어 이리저리 뒤적이는 도진의 모습이 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평생 남자한테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니.동원은 조금 자신이 우스워졌다.

 

무언가 찾아낸 듯 환한 표정으로 도진이 동원에게 다가왔다.

 

 

 

 

 

 

"케이크!...좋아해?"

"네."

"아 다행이다."

 

 

 

 

 

도진이 웃어보였다.그동안 낯을 가린 것일까,부쩍 자주 보는 웃는 얼굴이였다.

 

접시와 포크를 들고온 도진이 소파에 앉았다.

 

소파 앞에 자리잡은 테이블에 내려놓은 도진이 동원을 빤히 쳐다보았다.

 

안 앉고 뭐해?도진의 말에 동원은 그제서야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딸기가 먹음직스럽게도 올려져 있는 케이크를 포크로 한번 찌르자 생크림이 올라왔다.

 

오랜만에 먹는 것이라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동원은 생각했다.

 

따라서 열심히 먹고있는 도진에게 동원이 넌시시 물었다.

 

 

 

 

 

 

"저기."

"응?"

"어디가 아픈거냐고 물어봐도 되요?"

 

 

 

 

 

 

도진은 대답이 없었다.

 

역시 아직 조금 이른 질문이였나.동원은 뒤늦게 후회했다.

 

이제야 조금 분위기가 풀리고 있었는데.내가 말 실수를 한건가.

 

복잡한 심경이 되어 고민하고 있는 동원에게 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선천성 심장병."

"...."

"에 의한 2차 질병."

 

 

 

 

 

의외로 담담하게 대답해주는 도진에게 동원은 조금 멍한 기분이 들었다.

 

심장병?2차 질병?그러면 좀 심각한거 아닌가?

 

아까보다 더 심란해진 동원을 눈치 챈 것인지 도진이 말을 덧붙였다.

 

 

 

 

 

"걱정하지마.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나을 수도 있다니까."

"아...그럼 다행..."

"죽을 수도 있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였다.

 

복학생 언제 죽을지 모른데.수십번이고 들었던 소문이지만 직접 본인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였다.

 

순식간에 딱딱해진 분위기에 한참 고민하던 동원의 눈에 문득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할 틈도 없이 동원은 말을 입 밖으로 뱉었다.

 

 

 

 

 

 

"어 위닝!나 저 게임 완전 잘하는데!한판 할래요?"

 

 

 

 


굵고 낮은 목소리에 괜한 호들갑이 섞였다.

 

벌써 게임기를 꺼내드는 동원을 바라보다 도진은 살풋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

 

 

 

 

 

 

* * *

 

 

 

 

 

"혹시 게임 하루종일 해요?"

"아니,그냥 가끔.할 꺼 없을 때."

"...난 맨날 하는데..."

 

 

 

 

 

왜 계속 지는거지.동원은 뒷 말을 삼켰다.

 

4 대 0이라는 빛나는 스코어를 가슴에 안은 동원은 내심 심각한 표정이였고 도진은 그런 동원이 조금은 우스웠다.

 

한판 더하자 동원이 고개를 돌리자 도진이 눈을 비볐다.

 

눈커풀이 무겁고 느릿하게 닫히고 열리는 것이 아마 또 피곤해진 모양이였다.

 

 

 

 

 

 

"졸려요?"

"조금..."

"그럼 자요.이제 저도 가죠,뭐."

 

 

 

 

 

 

 

말을 끝마친 동원이 도진의 손목을 잡고 일으켰다.

 

얼떨결에 동원을 따라 일어선 도진이 동원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형 방 맞죠?

 

동원의 말에 옅게 고개를 끄덕이자 동원은 곧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다.'

 

 

 

 

 

 

"방 엄청 깨끗하네요."

"남의 방에 이렇게 함부로 들어와도 되는거야?"

"빨리자요."

 

 

 

 

 

 

도진을 침대에 앉히곤 동원은 말했다.

 

옆으로 풀썩 몸을 눕히자 그 모습을 보던 동원이 방 밖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눈을 꿈뻑이며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도진에게 동원은 말했다.

 

 

 

 

 

"내일 봐요.내일은 오늘 처럼 일찍나오지 말구요."

"응."

 

 

 

 

 

 

잘자요.

 

인사를 마지막으로 방문이 닫혔다.멍하니 동원이 나간 문을 바라보던 도진이 눈커풀을 닫았다.

 

왠지 모르게 좋은 꿈을 꿀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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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왜 자고가라고 말을 못하니!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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