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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는 농구를 참 좋아했어. 음악도 좋아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싫은 척하면서도 곧잘 지내는 그냥 그 나이대의 남학생이었지.

반면 나는 좋아하는 것도, 잘 하는 것도 그다지 없는 말 그대로 평범한 여고생이였고.  

 

민윤기는 세상 모든 것을 관심이 있는 것과 관심 밖의 것으로 나누었어.

난 확실히 기억해. 그 여름의 공기와 함께 걷던 밤거리의 가로등 불빛.

그리고 그 때 난 너의 관심 속에, 넌 나의 관심 속에 있었지.

 

 

하지만 여느 순정만화에서처럼 난 전학을 가게 되었고 그 이후로 소식은 제대로 들을 수 없었어. 이럴 줄 알았으면 번호라도 받아놓을 걸.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보고 싶었어, 나의 첫사랑.



[방탄소년단/민윤기] 학창시절 좋아했던 첫사랑을 다시 만난 썰 | 인스티즈 

잘 지냈어? 여전히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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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와 나는 집에 가는 길이 같았어. 고등학교 2학년 같은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한 번 나누지 않았지만 인기 많았던 윤기를 내가 모를 리는 없었어. 알게 모르게 윤기를 눈으로 쫓고 있었고, 야자가 끝난 뒤 친구들과 인사하고 헤드폰을 낀 채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따라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해. 윤기와 처음으로 말을 나눈 건 어느 여름 밤 자습이 끝난 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 참이였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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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연히 민윤기가 내 존재를 모를 줄 알았어. 난 학교는 물론 학급 내에서도 정말 조용히 지내는 학생이었거든. 공부도, 성격도, 외모도 다 평범했던 나는 내 이름을 대면 반 친구들이 ‘아, 걔도 있었지!’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어. 그리고 자신의 관심사 밖이면 둔할 정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윤기가 나를 기억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윤기는 좀 달랐나봐. 항상 자기 뒤를 쫓아오던 나를 알고 있었어. 인사도 뭣도 하지 않았던 사이였지만 장마철 어느 날 비가 쏟아졌던 날, 윤기는 나에게 우산을 쥐어줬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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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땐 어디서 용기가 나왔는지 나는 윤기에게 우산을 같이 쓰자고 말했어. 작은 우산이었기에 차분한 밤 공기와 가로등 불빛, 그리고 옆에서 조용히 쳐다보는 윤기의 시선까지 너무 잘 느껴졌어. 일 분 일 초가 너무나 길었고 생각도 못 한 상황이라 볼은 빨개졌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윤기가 나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어. 비 내리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만 가득하던 중 먼저 말을 건 건 윤기였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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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윤기가 건넨 말은 날씨가 참 좋다는 거였어. 먹구름이 잔뜩 낀 축축한 날씨였는데, 어딜 봐서 좋다는 건지. 결국 난 웃을 수밖에 없었어. 스치기만 해도 짜증날 것 같았던 습한 날씨였지만 괜스레 나도 이 날씨가 싫지만은 않았어. 아깐 그렇게 가지 않던 시간이 윤기와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금세 지나갔어. 난 부모님에게도 하지 못했던 작가의 꿈을 털어놨고, 윤기는 요즘 자기가 쓰고 있는 곡 얘기를 해 줬어. 시끄럽고 드세기만 할 줄 알았던 평소 생각한 남고생의 이미지완 다르게 윤기는 굉장히 서정적이였고 차분했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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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였지만 그 누구와도 하지 않았던 속얘기까지 다 털어놓은 시간이었어. 집 앞까지 와서도 얘기를 하느라 아파트 밑에서 10분이나 더 시간을 끌기도 했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윤기네 집은 우리 집에 못 미쳐서 다른 골목으로 돌아갔어야 했어. 얘기하느라 즐거웠던 나는 그것도 알아채지 못했지만.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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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도 윤기는 하굣길에서마다 항상 나에게 곡 작업 이야기, 농구 이야기와 같이 자기의 이야기를 늘어 놓았어. 나 또한 그 시절 가질 법한 고민들을 털어 놨고. 윤기는 항상 조용히 들어주다가 생각치도 못 한 부분에서 핵심을 찌르는 조언을 해주었어. 그렇게 유난히 습하고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어. 하복에서 춘추복으로, 춘추복에서 동복으로 갈아 입으면서도 하굣길 옆에는 항상 윤기가 자리했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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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가장 행복한 순간들을 보내고 있다 생각할 즈음 나는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 겨울방학 동안 이뤄진 일이라 하굣길에서만 만났던 윤기에게는 전할 길이 없었어. 더군다나 내가 전학간다는 사실을 전할만큼 친했던 친구가 없어서 그렇게 나는 조용히 그 동네를 떠날 수 밖에 없었어. 하굣길 비밀 친구같은 느낌이었던 지라 윤기와는 전화번호를 교환하지도 않았었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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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이사 가고 나서 나는 작가의 꿈을 키웠고, 이젠 어엿한 작가로 활동하고 있었어. 학창시절 찬란했던 윤기의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 갔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쁘게 살면서는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혀져 갔어. 가끔 비가 오는 날 처음으로 윤기와 처음으로 말을 섞었던 날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만나질 않으니 잊혀져 가는 게 당연하더라.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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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일을 하면서 이름을 알리다 보니 가끔씩 작사를 부탁하는 아티스트 분들이 생겼어. 대학 선배였던 석진 선배가 그 쪽에 종사했던 터라 더 부탁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어. 하지만 난 아직 내가 작사라는 부분에 도전할 수 있을까, 하며 자신감보단 두려움이 더 컸기에 부탁을 받는 족족 거절하기만 했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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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석진 선배가 정말 이 곡은 내가 꼭 작사를 맡아줬음 한다며 아직 가사가 완전히 담기지 않은 음악 파일을 보내왔어. 음악하는 친한 동생인데, 내 작품들을 예전부터 정말 좋아해 왔다고 꼭 내가 작사를 해 줬음 한다고 몇 번을 부탁하길래 일단 알았다고 했어. 그 날도 비가 왔어. 미루고 미루다 새벽에 파일을 듣는데 아, 이 노래는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가수가 이미 앞부분은 가사를 적어놓은 듯 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윤기의 목소리가 겹쳐 들렸어. 몇 년동안 생각도 하지 않던 윤기였는데 예상치 않은 곳에서 그 모습이 떠올랐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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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는 나중에 이어서 쓸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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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급해서 다시 돌아옴 이어 적겠습니다 히히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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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노래를 듣고 떠오른 윤기 생각에 바로 그 새벽에 작사를 하기 시작해. 가사를 써내려갈수록 윤기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고 있단 느낌이 들었어. 그것도 첫사랑 얘기를. 대충 1차로 가사를 쓰고 아티스트가 누군가 석진에게 물어보기로 해. 생각해보니 가수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그런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술술 가사가 써졌어. 단지 윤기의 목소리같다고 느꼈을 뿐인데 평소에 소설 쓸 땐 그렇게 어렵던 글쓰기가 이렇게 수월할 수가.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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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간이라 답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마침 깨어있었는지 금방 답이 왔어. 자기가 다리 역할을 할 게 아니라 이왕이면 아티스트랑 작사가랑 한 번 만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내용이었고. 일단 알겠다고 석진에게 말을 했고 석진을 중간에 두고 약속을 잡았어. 여러모로 일이 많은 새벽이었어. 당장 모레 만나기로 했는데 어느정도 가사를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급해졌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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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아티스트와 만나는 날이 되었어. 그 새벽 이후로는 별다른 일은 없었고 그 가이드 녹음만 몇 번을 들었는지 몰라. 몇 년이나 지나 흐릿해진 학창시절 가장 소중했던 기억 속의 목소리와 그 음악 속 목소리가 너무 비슷했던 탓에 설레고 또 설렜어. 어떻게 된 게 요새는 계속 비가 오는 것 같아. 약속 장소로 가면서 차창 밖을 한 번 보고, 손에 쥔 우산을 다시 한 번 봤어. 언제부턴가 습하고 꿉꿉한 장마철 날씨가 좋아졌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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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왜 이렇게 심장이 둥 둥 뛰는지 모르겠더라. 누가 봐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뒷통수가 보여 그 앞으로 갔어. 그리고 정말 놀랐지. 예상은 했어. 그렇지만 이렇게 실제로 만나니 암만 예상을 했어도 놀라지 않을 수는 없었어. 그래 맞아, 그 민윤기였어. 정말 평범하디 평범했던 내가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그리고 가장 소중한 학창시절의 기억을 만들어준 윤기가 내 앞에 앉아 있었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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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사진잘 지냈어? 여전히 예쁘네.

다시 만난 첫사랑은 정말 빛났어. 학창시절 때에도 나에게 윤기는 찬란한 존재였지만 다시 만나니 그 느낌이 조금은 색달랐어. 그렇게 나한테 곡작업 얘기를 하더니, 결국 꿈을 이뤘구나.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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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가서 걸을까?

우리가 처음으로 얘기를 나눴던 바로 그 날처럼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어. 난 당연히 좋다 말했고, 우린 그렇게 또 다시 함께 걷게 되었어. 카페를 나서기 전 나에게 우산이 있냐 묻는 윤기에게 나는 일부러 꺼내려고 손에 쥐었던 우산을 다시 가방으로 넣었어. 그리고 말했어. 나 우산이 없어서 그런데, 같이 써도 될까?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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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사진내 말에 윤기는 밝게 웃었어. 몇 년 전 하굣길에서처럼.

그래, 같이 쓰고 가자.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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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뒷 이야기는 된다면 다시 단편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상상해주세요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댜 코헤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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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넘 귀엽고 달다구리한 글이에요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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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댜 ( ´ ▽ ` )( ´ ▽ `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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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어떡하면 좋죠? 너무 설레요ㅠㅠㅠㅠ 비오는 날 같이 쓰는 우산이라니.. 아 진짜 윤기랑 여주랑 비오는날 투명한 비닐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담벼락같은 골목길 생각하면서 비오는 그런 장면을 생각했더니 색채도 너무 예쁠거같고 그림으로도 언젠가 그려보고 싶은 그런 장면이 생각났어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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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렇게 예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ʚ̴̶̷̆ ̯ʚ̴̶̷̆⸝⸝ 제가 쓰면서 상상한 장면이랑 비슷하게 떠올려주셔서 제가 전달하고자 한 설렘이 더 잘 느껴졌나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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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좋아요ㅜㅜㅜㅜㅜㅜ 넘 좋다ㅜ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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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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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0.13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달달하고 포근한 글인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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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고 포근하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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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엉엉 넘 재밌어요 자까님 ㄱ다리겠숩니더 ㅠㅡ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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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도 얼른 쪄올게요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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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ㅠㅠㅠ 대박이에여 진짜 ,,, 작가님 넘 재밌어요ㅠ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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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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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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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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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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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분이랑 같은 분이신 줄 알았어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히히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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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작가님 짱재밌습니다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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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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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잘지냈어? 여전히 이쁘네 라는 말이 정말 설레네요ㅠㅠ 풋풋한 첫사랑 글 잘 읽고갑니다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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