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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그런 아이였다. 가까워질 수록 멀어지는 것 같은 아이.

그 연극은 나만이 알고 있었다. 너의 연극을 눈치 챈 사람도 나였고, 그 속에서 널 꺼내준 것도 나였다.

누구보다 대단하기만 해보이는 아이였지만 실제로는 여리디 여린 게 너였다.


습한 무용실의 공기와 그 여름 네가 겪었던 성장통을 나는 기억한다.


졸업한 이후로는 접점이 없다 싶더니 이렇게 만나다니.


보고 싶었어, 지민아.

[방탄소년단/박지민] 학창시절 좋아했던 첫사랑을 다시 만난 썰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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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민과 나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 입학 전부터 촉망받는 무용계의 인재라며 여기 저기서 유명했으니, SNS건 뭐건 관심이 없던 나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게 다는 아니였나보다. 입학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건 박지민이 아닌 나였고, 금세 그 스포트라이트는 나를 향해 있었다. 글쎄, 분했을 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애가 와선 자신이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수석 자리를 가져갔으니. 그렇지만 박지민은 모두의 예상대로 허허 웃기만 했다. 나에겐 따로 축하한다는 말까지 전했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 축하한다는 말 뒤의 박지민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았다. 약간의 분함, 부끄러움 그리고 나에게 향한 적의까지, 어릴 적부터 실전에 던져졌던 내가 알아채지 못할 수는 없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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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연극은 고등학교 후반에 와서야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어딜 가나 사람이 끊이질 않았던 지민은 유독 나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 나는 친구가 없었다. 입학과 동시에 싸가지로 소문이 나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 정말 성격이 더러운 건 맞았으니. 지민이 나에게 말을 걸 때마다 아이들은 왜 쟤한테 그렇게 관심을 가지냐 물어댔다. 쟤는 이상한 애라며 물들면 안된다고까지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입학부터 졸업이 가까운 시점까지 쭉 박지민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마치 자신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기라도 할 까봐 두려운 것처럼.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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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고 3 실기평가도 1등은 내 몫이였다. 이대로라면 졸업 수석도 내가 되는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리고 박지민이 자신의 모습을 나에게 드러낸 것도 그 즈음이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늦은 시간까지 연습에 매진한 건 우리 둘 뿐이었다. 한참동안이나 음악소리와 거친 호흡소리만으로 가득했던 무용실에 적막이 찾아왔다. 적막을 깬 건 역시나 박지민이었다.
넌 내가 우습지.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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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솔직히 말하면 우습진 않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치부를 가리고 싶어하니 지민이 연극을 벌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안쓰러울 뿐이었다. 얼마나 사람에게 데였으면 그렇게까지 미움받길 싫어하나 싶기도 했다.아니라고 짧게 말한 내 음성이 습한 연습실에 울렸다. 난 정말로 널 대단하다고 생각해. 건조한 음성이었지만 사실이었다. 난 지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많은 기대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까지 넘어지지 않은 것도 대단한 것이었다.그래, 지민은 어렸을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자리를 뺏기는 것을 지독하게 싫어했고, 감정에 솔직했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가면을 써야 한다는 것을 조금 일찍 깨달아버린 것 뿐이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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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 대답을 예상이나 했다는 듯 땀에 젖은 지민은 무용실 바닥에 누워버린 후 자신의 속내를 나에게 털어놨다. 어릴 적부터 받은 관심이 너무나도 커서 이젠 무용이 아닌 다른 부분까지도 자신의 실제를 보여주면 나를 싫어할까 겁난다고. 그리고 왠지 내가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인 것 같다며. 그렇게 말을 하곤 눈을 감아버렸다. 그렇게 그 날 밤이 지나갔다. 자신의 모든 체력을 다 써 방전됐다는 듯이 누워있는 박지민을 두고 나는 조용히 무용실을 빠져나왔다. 박지민은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혼자 있을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문을 닫으니,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학교를 나와 걷다 보니 습한 바람이 머리칼을 흔들어 놓았다. 괜히 박지민이 신경쓰였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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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 이후로 박지민은 확실히 변했다. 결국 고등학교 마지막 실기에서 1등은 박지민이 가져갔다. 1등을 놓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후련했다. 그리고 무용을 그만두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 발목을 잡았던 부상이 제대로 도진 것이었다. 이대로 계속 무용을 한다면 다시는 발목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난 내 꿈을 내 스스로 저버렸다. 하지만 씹어대기 좋아하는 주위 사람들은 내가 더 이상 재능이 없어서 그렇다, 미끄러지는 걸 보니 드디어 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박지민은 입학했을 때와 같은 말을 나에게 했다. 축하한다며, 그 예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무용을 그만 둔 것에 대해 축하한다는 것인지, 차석 졸업을 축하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내 부상을 축하한다는 건진 잘 모르겠었지만 난 그 때 박지민에게 홀렸던 것 같다. 이젠 나도 그 연극에 홀릴 수 밖엔 없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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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무용을 그만두고 난 뒤 박지민과 나 사이에 접점은 없었다.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지민의 소식은 듣기 싫어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유명해졌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 지민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무용수로 성공했다. 최연소로 한국 최고의 무용단에 입단하고, 유명 아티스트와 콜라보를 하기도 하며 그렇게 박지민은 나와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나는 그에 비해 무용을 그만둔 후 정말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무용의 꿈을 아예 놓아버린 건 아니었다. 그렇게 무미건조하던 내 삶에 그나마 유일하게 색채가 있었던 때가 무용을 했던 때이니 그렇게 쉽게 그만둬지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아무도 몰래 안무를 짜고, 예명을 사용하면서 안무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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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비참했다. 지민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었다. 내가 나일 수 없었고, 가면을 써야만 했다. 난 더 이상 나 자체를 보여줄 수 없었고 이미 무뎌질만큼 무뎌진 내면을 감추었다.
그러면서도 안무가로 이름을 떨치니 그제서야 이게 내 길인가 싶더라. 제법 유명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하면서 안무가로서 난 더더욱 발전해나갔다. 바쁘게 살다보니 박지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더 이상 한낱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나를 고이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 박지민은 내 첫사랑이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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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러다 너를 다시 만났다. 정말 어렵게 만나게 되었다며 크루 멤버가 소개한 사람은 다름아닌 너였다. 이번에 내 안무로 춤을 추게 된 건 바로 박지민이었다. 너는 나를 모르는 양 목례를 하더니 미리 가이드를 떠 둔 영상을 보고 금세 동작을 익혔다. 영상을 보고 또 보고, 춤을 추고 또 추다보니 몇 년 전 무용실에서처럼 적막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주저 앉은 건 지민이 아닌 나였다.
넌 내가 우습지?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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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사진#10
그 때와 똑같은 말을 이번엔 내가 뱉었다. 아니, 난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보고 싶었어, 탄소야.
그 상황과 똑같았다. 똑같은 말이 오갔고, 이번엔 내가 울음을 터뜨렸다. 네가 겪은 감정이 이랬을까 싶었다. 습한 바람이 연습실을 휘감았다. 그리고 너는 내게 말했다.

난 네 덕에 일어날 수 있었어, 그러니까 너도 내 덕에 일어나주라.

나른한 지민의 목소리에 난 다시 홀리지 않을 수 없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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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다크한 지민이를 써 보고 싶었지만 결과는 똥망.. 미안해 지민아 ^.^.... 사죄의 의미로 포인트는 0으로 걸었슴니다 흑흑
다음 첫사랑은 누구일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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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겁나 몸치인데 기억조작 엄청나여... 취뮌쒸,,, ㅠㅠㅠ 다음 첫사랑은 남준이...? (은 제 바람)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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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조작이라니 감사합니다 ㅎㅎ 남준이도 들고 올게요 !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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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요ㅠㅠㅠㅠㅠ서로에게 윈윈하는 사랑이어요ㅠㅠㅠㅠ
다음은 석진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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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석진이도 곧 들고 올게요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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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너무 좋아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흐엉ㅜ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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