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민]어서오세요,작은카페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01
루한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중국에서 아버지가 사업을 이어하라는 강요에 도망치듯 온 곳은 바로 여기 대한민국이다.
스물한 살때 온 한국은 낯설음.그 자체였다.
한국어를 모르는 루한은 손짓 발짓을 해가며 언어를 배웠고, 그동안 흥미가 생긴 커피로 인해 딴 자격증과 카페를 차렸다.
비록 주택가에 있는 평수 작은 카페이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루한이 차린 카페는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이지만 루한의 외모를 보러 오는 사람들로 항상 카페 안이 북적거렸으며 당연히 매출이 올라가는 건 한순간이었다.
처음엔 커피의 종류와 커피 머신의 사용법부터 모든 게 서툴렀던 루한은 계속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카페에 온 손님의 유형과 대처법을 알 정도로 루한은 이 국가와 사회에 무서울 정도로 적응하고 있었다.
그런 루한의 소소한 일상 중에 하나의 소박한 재미라면,
바로 카페 맞은편에 위치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행동을 보는 것이라고 할까?
아침에 어떤 무리는 좀비처럼 터벅터벅 힘들게 발을 옮기고 다른 어떤 무리는 달리기대회하는 것처럼 빠르게 달리는 각각의 다른 모습에 오늘도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종인아 오픈 전에 바닥 좀 쓸어줄래?"
"이렇게나 깨끗한데 또 쓸어요?"
"그래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가게니까 청결은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알았어요 형. 그대신 오늘 마감 형이 해주실 수 있죠?"
"당연하지. 오늘 약속있나봐?"
"네. 오늘 대학교 과 모임있어서요."
카페의 하나밖에 없는 알바생 김종인은 이제 갓 대학생이 된 후 등록금을 벌기위해 알바를 시작했다고 한다.
항상 나른한 눈과 느릿느릿한 동작에 답답함이 있지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루한은 종인을 채용했다.
종인이 속해 있는 과는 현대무용이다. 어렸을 적부터 시작한 발레와 현대무용은 종인에게 그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그 재능을 살려 전공을 한 종인은 내놓으라 할 유능한 인재로 커가고 있다.
그런 종인이 왜 자신의 카페에서 일하고있는지 알다가도 모르는 루한이였다.궁금증을 가지고 물어보면 항상 그에게 "그냥"이라는 똑같은 대답만 돌아왔다.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오픈 준비를 마치고 항상 같은 패턴으로 종인과 루한은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루민]어서오세요,작은카페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02
아침시간은 너도나도 출근하기 바빠 한산한 시간이고 그 틈을 타 종인과 루한은 어제 다 하지못한 이야기들을 하고있었다.
어제 버스에서 이상한 사람을 봤다던지 오늘 출근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던지 영양가없는 이야기만 주고받는 둘 사이에 조용히 종소리를 내며 학생 셋이..아니 오늘은 넷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형!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왠일이야? 학교는 어쩌고 왔어?"
"에이..형 보고싶어서 온 사람한테 매정하다..학교가는 길에 잠시 들린거에요.그런데 형 제 이름 생각나요? 어제 말했는데."
매일 카페에 오는 학생들이지만 자신을 보러 매일 출근도장을 찍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사람 한명 한명 이름을 외울 수 없어 대답을 고민하는 사이에
눈에 들어온건 오른쪽 가슴에 위치한 명찰이였다. 당연히 알지 세훈아.항상 오는데 왜 모르겠어?
"어? 형 제 이름 기억하시나봐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기억 못 할줄 알았는데..감동이에요.."
말을 하면서 우는 시늉을 낸 세훈은 감동이란 단어와 드디어 라는 단어를 계속 내뱉으며 코코아를 시켰다.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게 단것을 좋아하는 세훈은 매일 카페에 들어오면 코코아를 시키며 주문받은 메뉴를 제조하고 있는 루한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코코아가 나오면 아쉽다는 듯이 발걸음을 돌려 다시 밖으로 나가는 매일매일 반복하고 있다.
"오늘은 한명이 더 왔네?"
"응.오늘부터 같이다닐 친구야.우리 좀 친하지? 그렇지 민석아?"
검은 머리와 규정에 어긋나지않은 복장을 한 아이는 마치 불량배들과 마주쳤을때 처럼 어깨를 좁히고 부들부들 떨고있었는데,
일부러 친하게보이려고 민석이라는 아이와 어깨동무하며 친하다는 것을 강요하고있었다.
딱봐도 노랗게 탈색한 세훈과 친구들이랑 단정한 차림새의 민석을 보면 그렇게 친한사이가 아닌 것을 알게되는데
뭐하러 노력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 루한은 조용히 메뉴를 만들고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그 순간 민석과 눈이 마주치게 된 루한은 당황해 말을 더듬으며 계산을 하였고 순식간에 나가버린 네사람을 넋 놓고 지켜보고있었다.
"형!!"
"어...?왜?"
"저 지금 형한테 네번이나 불렀어요.왜 이렇게 입을 떡 벌리고 멍을 때리고 있어요?"
"아..미..미안"
가게의 출입구를 멍하니보다가 소리치는 종인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하며 다시 카페일에 집중하는 루한은 그 왜소한 체구의 아이를 잊지 못했다.
처음엔 세훈의 무리에 잘못끼어든 불쌍한 모범생이라서 특별해보였으리라 믿었는데 이게 우리의 첫 만남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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