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에 출발해서
16일 오전에 사고가 났고
악몽같은 17일 하루가 흘러서
18일 날이 밝았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아
악몽같던 수학여행은 오늘로 끝이났다.
어서 집에 갈 준비해야지
해가뜨면 집으로 돌아올 비행기를 탈텐데
친구들이랑 수다떨면서 가방도 챙기고
옷도 갈아입고
부모님께 안녕히 주무세요 전화 드려야지
집에 가서 부모님께 다녀왔습니다 인사도 하고
엄마가 차려주시는 따뜻한 밥도 먹고
아빠품에 안겨서 재롱도 부리고
친구들이랑 등교해서 수학여행 때 있었던 일들 다 수다떨어야지
이건 다 악몽이다.
이 모든일은 다 악몽이다.
모두가 꿈이고
자라나는 꽃을 질투한 비바람이 너희를 괴롭힌것 뿐이야
이제 꿈에서 깨어나야지
너희들은 이제 막 피어나는 꽃이다.
아직 해보지도 못한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져버리기에는 아직 더 활짝 필 수 있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수 있는
좋은 향기를 퍼뜨릴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눈이부셔서 함부로 만질 수 조차 없는 꽃들이다.
너희들이 이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활짝필 수 있기를 기도한다.
부모님이 애타게 너희들을 기다리시고 계신단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
모든 국민의 소원이다.
나에게 올 기적이 복이 사라진다 해도
그 모든기운을 너희들이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너희들이 무사헀으면 좋겠다.
많이 춥고 어둡고 무섭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주렴
금방 거기서 꺼내줄게
사랑한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너희들을 위해 할 수 있는게 기도밖에 없다는 현실이 암담하고 답답하다.
너희들이 살아있기를 무사하기를 진심으로 소원하고 기도한단다.
사랑한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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