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일 (재효x태일)
"내려와."
낮게 깔린 재효의 음성이 울려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서 꼼짝않는다. 그대로, 그렇게 가만히.
"내려와라고."
"……."
"내려와란 소리 안들려?!"
재효의 커다란 외침에, 그제서야 나의 몸이 서서히 재효를 향해 돌려진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굳게 다문 입이 열렸다.
"언제까지 이런 수 없는 반복되는 패턴을 일삼아야할까."
"뭐?"
"언제까지 너의 달콤한 말을 기다려야 할까."
"무슨-"
"더 이상 너로인해 내가 더 아파지지 않기를."
"무슨 소리야, 설마 너…"
알고있었던거야? 뒷말은 재효의 목구멍 속 깊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난 널 보며 엷은 웃음을 흘린다.
"내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다면, 재효 너.."
"…."
"정말 병신인거야."
"그만."
"왜 말하지 않았어 바보야."
"그만하고 내려와."
"숨길려면 끝까지 숨겨야지 그게뭐냐 찌질하게 종이쪼가리에."
"내려와.. 태일아."
태일아. 그 한마디에 울컥해지는 심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더는 들을 수 없었던 그 목소리. 그 말.
그 달콤한 목소리에 나는 잠시 취해버린다.
"그만, 이제 그만.."
"…."
"나도 사람인데 쉴 시간은 줘야하지 않겠어?"
"이태일…."
또 다시 울컥한다. 그러나 나는 티내지 않을거야. 날 위해서. 그리고 널 위해서.
"이 말 꼭 해주고 싶었는데.."
"내려와."
"사랑해."
그렇게 나는 나비가 되어 떨어져 너의 안식처에 도달한다.
달콤하고도 지독한 새빨간 꿈에.
내 손을 붙잡지 못한 너의 환상에도 나는 행복했다.
해석 |
지금 태일과 재효는 옥상에 있음. 태일은 자살할려고 옥상 난간 끝에 섬. 근데 사실은 옥상위엔 태일밖에없고 재효는 태일이 만들어낸 환상, 상상임. 재효랑 태일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재효가 먼저 세상을 뜨는 바람에 태일의 삶은 무척이나 힘들어짐. 결국 태일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그런 선택을 바로잡아 막아주길 바란 재효의 모습을 환상으로 만들어냄.
"언제까지 이런 수 없는 반복되는 패턴을 일삼아야할까." "뭐?" "언제까지 너의 달콤한 말을 기다려야 할까." "무슨-" "더 이상 너로인해 내가 더 아파지지 않기를." "무슨 소리야, 설마 너…" ->재효가 없는 삶으로 인해 힘들어진 하루하루, 재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슬픔, 그것으로 자신이 아파하는 모습이 너무 비참해서 그만하고 싶은 것.
"내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다면, 재효 너.." "…." "정말 병신인거야." "그만." "왜 말하지 않았어 바보야." "그만하고 내려와." "숨길려면 끝까지 숨겨야지 그게뭐냐 찌질하게 종이쪼가리에." "내려와.. 태일아." ->재효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태일에게 알리지않음, 다만 편지에 적었을 뿐
태일아. 그 한마디에 울컥해지는 심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더는 들을 수 없었던 그 목소리. 그 말.
->듣고싶지만 들을수없는 재효의 목소리
그렇게 나는 나비가 되어 떨어져 너의 안식처에 도달한다.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옥상 난간에서 떨어짐
내 손을 붙잡지 못한 너의 환상에도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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