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꼭! 들으셔야 합니다 꼭!
카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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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과는 무언가가 다른 특별한 게 있었다. 예를들면 동성친구간에 꺼리는 손깍지같은 진한 스킨십이 거리낌 없는 것 정도? 그렇다고 해서 좋아한다는 감정은 아니지만, 서로가 터치에 대해 더디고 무감하다는 게 조금 특이하다는거다. 그래, 지금도.
“가자.”
어깨동무를 하고 볼을 톡톡 친 종인이 나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나른한 눈이 방금 전까지도 졸았던 게 틀림없다. 잠꾸러기. 이제는 빈 자리에 쏟아지는 햇빛 사이사이로 스며든 바람이 종인의 단정한 머리칼을 흩뜨리고 지나갔다. 또 어딜 가게. 질문같지도 타령같지도 않은 내 말에 폰을 꺼내든 종인이 슬쩍 날 쳐다보곤 다시 액정을 두들겼다. 괜히 제법 진지하게 폰을 내려다보는 눈을 확 가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누구야?” “스팸문자. 가자.”
손을 한 번 털고 폰을 주머니에 넣은 종인이 내 손을 깍지껴 잡았다. 으, 차가워. 찬 손에 움찔 떤 것도 잠시였고, 긴 다리로 잘도 걷는 종인에 끌려 걸었다. 문제는 종인이의 다리에 비해 내 다리가 짧다는 거다. 책상을 요리조리 힘겹게 피해 매달리듯 걸어 앞문에 겨우겨우 도착하고는 복도에 접어들어 더 빨라지는 종인때문에 결국 어깨를 붙잡았다. 뭔가 싶어 돌아본 종인이 웃었다.
“난쟁이.” “죽을래?” “키 큰 거 안어울려. 너는.” “왜? 엄청 멋있겠구만.” “헐랭하지. 키만크고 어깨좁고.” “야! 그건…… 아, 추워!”
툭하면 짜증이야 도경수. 그러면서도 제가 입고있던 패딩을 벗어 내 어깨에 걸쳐준다. 헐. 자기는 하복 입었으면서. 됐다며 밀어내자 또 한마디.
“너 입어. 난 추워도 짜증 안내.” “시끄러. 안추워?” “남자는 여자보다 피하지방이 적어서 더 춥대.” “니가 여자냐.” “여자 할까? 경수오빠…” “아!! 하지마!! 한마디만 더해!”
몸서리치며 떨어져 나가는 나를 보던 종인이 웃음을 터트렸다. 근데 거리두고 보니까 엄청 추워보이네. 배경이 운동장이라서 인지는 몰라도 엄청 쌀쌀해보인다. 결국 우물쭈물 다가가 슬쩍 팔짱을 꼈다. 주로 먼저 스킨십을 시도하는 건 종인이라 엄청 오글거린다. 받는거에만 익숙했지. 내려다보는 시선을 부러 피하며 크게 걸었다.
“오늘 대체 어디 갈건데?” “너 목소리 엄청 떨린다. 바이브레이션 대단한데?”
이……. 때리고 싶다. 꾸물거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대신 팔짱낀 반대쪽 손으로 얄미운 입을 때리려고… 했는… 데… 그마저도 피한 종인이 내 손을 턱 붙잡고 끌어당겨 버렸다. 어? 틈도 없이 홱 끌려가 가슴팍에 머리를 박은 내가 으악, 소리를 내며 이마를 문질렀다.
“으악이 뭐냐 으악이. 여자애가.” “짜증나. 개새끼.” “어쭈?”
그거 성희롱이야! 뭐라뭐라 하려다 그냥 입닫기로 했다. 쟤랑 싸워봤자 아까운 게 내 목소리지. 끼고있던 팔짱을 빼고 부러 앞서 걸었다. 웃으며 슬금슬금 가까이 다가온 종인이 손을 잡았다. 익숙한 일이라 많이 삐치지도 않았고 더 말해봤자 홧병들 것 같아서 내버려 두기로 했다.
“진짜 오늘 어디가?” “노래방.” “왠 노래방?” “거긴 우리가 뭔 짓을 하든… 야, 아파.” “장난 까지 말고. 왜?”
이번에는 뺨을 밀치는 데 성공했다. 시끄러운 거 싫어하는 놈이 무슨 노래방이야.
“너 노래부르는 거 보여달라고.” “내 목소리 비싼데.” “나 가난한데. 어떡하지.” “가난해? 그럼 패스.”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다급한 척 앞에 선 종인이 어깨를 붙든다.
“경수오빠. 제발 한번만 불러줘요.” “어허. 안돼 종순아. 가난하다며.” “듣고싶어서 어떻게 살으라고….”
웃는 거 다 안다 짜샤. 되도않는 불쌍한척 다음으로 좌절한 척 푹 숙인 고개 아래로 낮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킥킥 웃으며 어깨 위 손을 잡고 멋진 척 앞서 걸었다.
“오빠가 인심 쓴다. 가자.” “잠깐 오빠. 나 줄 거 생각났는데.”
뭐? 돌아보려는데 다짜고짜 옆 빌딩건물로 끌고 들어가는 녀석때문에 꼼짝없이 따라들어갔다. 얘랑 있으면 꼭 이렇게 끌려다닌다니까. 영문도 모르고 데리고 들어간 나를 사람 하나 없는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밀치고 손을 뻗어 내 옆을 결박한다. 제 입술을 슥 핥은 종인이 입을 열었다.
“미쳤어?” “왜요 오빠. 줄 게 이거밖에 없는데.”
야한표정을 짓는 게 범상치 않았지만 너무 웃겨서 허리까지 굽혀 웃었다. 으하하. 배가 터져라 웃는 나를 보며 씩 웃은 종인이 날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뭐 이것도 한 번 해본 적 있어서 그리 놀라지도 않았다. 단단하지만 포근한 품과 좋은 향기에 뒷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꼈다.
“숨막혀.” “너 어깨 엄청 좁다. 쪼끄매서 품에 쏙 들어오네.”
신기하다는 투에 빠직했지만 기분이 좋아서 참기로 했다. 샴푸 뭐 쓰냐고 좀있다 물어봐야지. 몇초간 꽉 끌어안은 채로 멈춰있던 종인이 날 품에서 떼내고 손을 깍지껴 잡아 건물 밖으로 나섰다.
“경수오빠. 가서 고해 꼭 불러줘요.” “오냐.” “고해 부르고 뽀뽀만 하면 되겠다. 우리 방금 포옹도 했으니까.”
앞선 높은 등을 때렸다. 아 진짜, 김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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