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가."
"진짜 간다?"
"응."
"진짜로 가?"
"가."
을이 대문 문고리를 잡고선 뒤돌아 자꾸만 정국을 바라보자, 정국은 얼른 가라며 손짓을 했다.
을이 아쉬운지 손을 뻗자, 정국이 그런 을이의 손을 꼭 잡아준다.
아.. 나 정말 정국이랑 연애 하는 게 맞나봐.
을이 아침에 우울한 표정을 짓고선 나간 거와 다르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오자
티비를 보던 엄마는 을이에게 웃으며 물었다.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생겼어?"
"비밀."
을이의 말에 엄마는 에? 하며 을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을이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벌러덩 누워 손을 잡아주던 정국을 떠올렸다.
"나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대애애애애.."
괜히 좋은지 베게를 끌어안고선 소리를 지르는 을이의 목소리가 거실까지 울려퍼진다.
- 뭐!?!!
지수의 목소리에 을이는 너무 시끄러운지 전화기를 멀리 떼어내고선 목을 가다듬고 지수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정국이랑 사귄다고. 나!"
- 진짜야? 막 설마.. 꿈꾼 건 아니지?
"진짜! 손도 잡았어!"
- 누가? 누가..? 누가 먼저 잡았어.
"음.. 내..가? 아닌가. 정국이가?"
- 고백은! 고백은 누가 했는데?
"내..가?"
- 뭐야아! 왜 자꾸 네가 먼저 해!
"그래도.. 결과만 좋으면 됐지!"
- 그래. 아, 나 지금 너희 스토리 듣고싶어서 당장 가고싶은데.
가게 때문에 못가. 아.. 너무 짜증나! 나 너무 답답해.
"내일 들려줄게!헤헤"
- 노을 화나서 전정국이랑 말 안할 땐 언제고. 갑자기 사귄대? 진짜 내가 다 두근거린다. 어우.. 아, 네! 갈게요!
을아. 좀이따 전화할게?
지수가 급히 전화를 끊자 을이는 웃으며 핸드폰을 책상 위로 올려두었고
정국에게 문자라도 왔나 핸드폰을 확인하려고 하자..
"어어.."
정국에게서 오는 전화에 을이 입을 틀어막고선 벽을 주먹으로 쾅쾅- 치다가
1초만에 진정하고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 뭐하고 있었어?
"나.. 지수랑 전화했어!"
- 아, 그래? 밥은.
"아직..! 안먹었는데.."
- 밥 먹어야지. 여덟시인데.
"응!"
- …….
"…에헴."
- 그.. 내일.
"…응?"
- 같이 갈래? 아침에.
"어.. 응! 좋아! 난 다 좋아..!"
- 그래. 너희 집 앞으로 갈게.
"응!..."
- …….
"……."
- …….
자꾸만 나는 왜 할말을 잃는 것일까. 전에는 내가 자꾸 정국이를 귀찮게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국이가 나에게 계속 말을 거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정국이가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아무 말도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그.. 너는 뭐해?"
- 밥 먹고.. 누워있지.
"아아.. 밥 먹고 누워있구나..!!"
- 방 청소를 좀 해야되는데.. 귀찮아서 못움직이겠다.
"아아아!! 귀찮아서.. 청소를.. 어째! 귀찮아도 청소 해야지..!"
- 왜 그래?
"어..?"
- 리액션 오바스럽게 안해도 돼.
"…아.."
전화기 너머로 정국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 나는 정국이의 웃음소리에 녹아버렸다.
혼자 심장부근에 손을 올려놓고선 심호흡을 하는데.
이렇게 통화를 하는 게.. 왜 이렇게 떨리는지. 나는 바보인가 싶다.
나 혼자만 이렇게 설레하는 것 같아서 너무 바보같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누워있는 을이에게 밥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에 정국이 조용히 말했다.
- 밥 먹고 와.
"그래도 돼?"
- 그래도 돼?는 뭐야. 먹고 문자 해.
"응!"
- 끊는다.
"응!! 끊어도 돼!"
- 풉..
"왜..?"
- 끊어.
을이 전화를 끊고나서 벽을 주먹으로 쾅쾅- 치자, 문을 열고선 을을 보던 엄마가 고개를 갸웃 하고선 부엌으로 향했다.
을이 의자에 앉으면서 계속 혼자 베시시 웃자, 엄마는 계속 을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연애 해?"
"아니요오?"
"그럼 누구랑 그렇게 웃으면서 통화 해?"
"비밀입니당."
"우리 딸 어딨어."
"네?"
"하루만에 딸이 성격이 달라졌어."
엄마는 을이의 볼을 잡고 왼쪽, 오른쪽 틀어보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만에 이렇게 달라질수도 있는 거구나..
밥을 후다닥 먹고선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을에 엄마는 딸!! 하고 을을 불렀다가
무시당하자 시무룩해져서는 손에 들린 숟가락을 놓쳐버린다.
눈을 떠보니 아침이었다. 손에 핸드폰을 쥐고선 잠이 든 내 모습을 참 신기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잠깐만.. 근데 지금 몇시야.. 시간을 보자.. 늦잠을 자버렸다. 머리를 감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나는 당장 일어나 욕실로 뛰쳐들어갔다.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정국이의 말에 나는 급하게 집에서 나와 대문을 열었다.
햇빛을 피해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정국이가 나를 올려다보았고, 나도 모르게 어색하게 인사를 해버렸다.
"안..녕! 좋은 아침..."
"안녕."
"에헴.."
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정국이게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더니 정국이가 조금 인상을 쓴채로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
놀래서 정국이를 올려다보니, 정국이가 늘 그렇듯 내 정수리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고선 말한다.
"자꾸 어색하게 행동할래?"
"…안그랬는데."
"어제부터 그랬어."
"아닌데..!"
"늦잠잤는데. 어떻게 시간 맞춰서 나왔네."
"머리 안ㄱ.."
"응?"
어떻게 머리 안감았다고 말해.. 절대 못해. 나는 고개를 저으며 웃어보였다.
정국이는 대충 나를 한 번 보고선 앞장서 걷기 시작했고
나는 정국이의 발걸음에 맞춰 옆에 나란히 서 걸었다.
이렇게 어색할 수가.. 너와 마음이 맞아 사귄다는 것은 너무 좋은데.
왜 이렇게 어색한 거지..? 왜..? 괜히 민망한 분위기에 정국이를 올려다보니
정국이가 앞을 보며 걷다가 곧 나를 내려다보았다. 왜? 하고 나를 뚫어져라 보는데 나는 또 여기에 대고
"뭐가..?"
하고 바보같이 대답을 해버린다. 나 바보야? 바보가 분명해.
"이렇게 어색해 할 거면 맨날 고백은 어떻게 했대."
"안어색해.."
"말이랑 행동이 따로잖아."
"…그냥."
"……."
"부끄러워서.. 누구랑 사귀는 것도 처음이고..! 너도 날 좋아한다는 게.. 아직도 안믿겨서.."
"고백한 사람 많을 것 같은데. 왜 안사귀었대."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손 잡을래?"
손 잡을래? 하며 손을 뻗는 정국이에 당황햇 대답도 못하고 올려다보니, 정국이는 싫음 말고.. 하고선 손을 거둔다.
그럼 나는 뒤늦게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잡을래..!"
"늦었어."
"왜애.."
"재방송 안 해."
"한 번만..!"
"싫어."
"너무해.."
풀이 죽어서는 바닥만 보고 걷자, 내 눈 앞으로 보이는 큰 손바닥에 고개를 들어보이자
정국이가 내 손을 덥썩 잡아주었다.
그제서야 난 또 웃을 수가 있었다. 이러니 내가 정국이를 어떻게 안좋아해.
학교에 점점 가까워질 수록 정국이와 손을 잡고 있는 게
너무 뿌듯해서.. 정국이가 내 남자친구라는 게 너무 뿌듯해서 어깨가 100센치는 더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근데..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록 괜히 기가 죽어서 정국이 뒤에 숨듯이 걸으니
정국이는 그런 나를 힐끔 보고선 물었다.
"뭐해?"
"그..냥.. 사람들 많아서."
"그게 왜?"
"너 좋아하는 애들 많았으니까.."
"근데."
"눈치보여. 그러니까.. 뒤에 조금만 숨어서 갈게."
정국이는 내 말이 이해가 안간다는듯 고개를 젓고선 내 손을 잡은 상태로 앞장 서 걸었고
곧 선도부들을 지나칠 수 있겠거니 했던.. 나는..
"정국이 안녕. 뒤엔 누구야?"
청하 언니 목소리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자, 정국이가 나 대신에 말을 해주었다.
"노을이요."
"을이!? 잠깐.. 너희 손.."
"가도 되죠?"
"……."
청하가 고개를 끄덕였고, 정국이 을이의 손을 잡고선 질질 끌고 가다싶이 가자
청하는 입을 떡 벌린채로 옆에 서있던 여학생들에게 말했다.
"쟤네 사귀는 거 맞지.."
청하의 말에 여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청하가 감격스러운지 입을 틀어막은채로 말했다.
"내가 말했지! 쟤네 엄청 잘어울린다고. 을아아아아아!!! 귀여워!!!"
다른 여학생들은 을을 노려보기도 했다. 정국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꽤 많았기 때문이다.
울기까지 하는 여학생에 그 친구들이 여학생을 토닥여주었다.
청하는 괜히 주변 반응들을 보다가 뿌듯한지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청하의 옆에 있던 선도부 남학생은 갑자기 훌쩍 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청하는 박수를 치다말고 그 남학생을 보았고...
"노을 귀여워서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미친놈이.."
청하는 혀를 쯧쯧차며 저 멀리 가는 정국과 을을 보며 다시 웃었다.
둘이 진짜 잘어울려.
나연은 정국과 을이 손을 잡으며 학교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선 괜히 화가 나는지
자신의 필통을 집어던졌고, 그러다 필통에 맞은 친구가 아픈 티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나연은 미안하다는 소리도 없이 친구에게 말했다.
"왜..? 왜 내가 아니고. 노을이야."
"……."
"이상하잖아. 그런 난쟁이같은 애가 뭐가 좋다고?"
"일단 좀 진정.."
"비켜."
나연이 친구를 밀어내고선 지나쳤고, 친구는 벽에 어깨를 박고선 인상을 쓴채로 나연을 보았다.
항상 저렇다. 나에게 화풀이를 하고는 한다.
진짜 너의 모습이 뭔지 이젠 모르겠다.
화장실을 다녀 온 나연을 기다린 친구는 나연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까.."
"……."
"네가 던진 필통에 맞았어 나."
"……."
"근데. 사과는 한마디도 안하고.. 그냥 화만 내고."
"미안."
"…나연아."
"나 지금 기분 안좋아. 채영아."
"……."
"좀이따 얘기 해."
반에 학생들이 들어오자, 나연은 웃으며 애들에게 인사를 했고
소문을 듣고선 들어 온 여학생들은 나연에게 말했다.
"괜찮아..? 전학생이랑 정국이랑.."
"괜찮아."
"아니. 그런 여우같은 애가 어떻게 정국이랑.."
"…괜찮으니까! 욕 안해도 돼.."
"나연아 너는 진짜 너무 착해. 너처럼 비율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예쁜 애랑 만나야지 왜.. 정국이는.."
나연의 친구인 채영은 그 말을 듣고선 한숨을 쉬었다.
나연은 항상 그렇다. 내가 아닌 다른 애들에겐 천사다. 천사..
1교시가 끝나고, 담임 선생님이 걷어오라고 했던 숙제를 한명씩 걷던 을이
엎드려서 자고있는 정국에게 다가가 숙제를 달라고 말을 하려다 책상 위에 올려진 노트에 그 노트를 챙기고선
정국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역시 잘생겼다.
을이 빤히 정국을 보고 있었을까. 엎드려서 자는척을 했던 태형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말한다.
"진짜 너희 사귀냐?"
"깜짝.."
"아침에 손잡고 학교 등교했다던 소문이 자자하던데."
"….…."
"대답 안하니까. 더 수상해?"
"숙제!"
"숙제? 웬 숙제!?"
"수학 숙제!"
"안했는데.. 큰일났다. 그치! 나 큰일났지!?"
"10분 안으로 숙제 끝낼 수 있어. 도와줄게."
"오!! 땡큐! 그래서 사귄다고?"
정국이 깰라..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댄채로 쉿- 하자 태형이 을을 노려보고선 노트를 펼쳤다.
마지막으로 지민에게 가서 노트를 받은 을이 웃으며 땡큐- 하자
지민이 웃으며 을이에게 말했다.
"잘어울려."
"응?"
"둘 말이야."
"인정! 이건 솔직히 다 인정 해줘야 돼. 전정국 팬들 다 울겠네?"
"아아 하지마아.."
"을이 놀리는 게 제일 재밌어!"
을이 어색하게 웃었을까. 앞문에 누군가 문을 열고선 '을아,지수야!'하고 어색하게 불렀고
지수와 을이 동시에 자신을 부른 여학생을 보았다.
나연의 친구인 채영이었다. 채영이 어색하게 웃으며 나오란듯 손짓을 하자 을이와 지수는 서로 뭔 일이냐는듯
마주보고선 곧 지수가 먼저 나갔고, 을이 태형에게 말했다.
"잠깐만..! 숙제 금방 해줄게."
"아, 내가 태형이 도와줄게. 얘기 하고 와."
"아.. 그래도 돼!? 고마워 지민아.."
"갔다와."
을이 웃으며 밖으로 나갔고, 지민은 기지개를 쭉- 피고선 수학책을 들고서 태형에게 다가간다.
정국이 잠에서 깼는지 눈을 천천히 떠 상체를 일으켰고
태형은 괜히 정국이 괘씸한지 때리는척 시늉을 하며 말한다.
"이 자식아. 우리 친구 맞냐? 니네 사귀냐?"
"손은 내리지?"
"이 배애애애애애애애신자."
"뭐래."
"진짜 사귀냐고."
"사귀면 어쩌게."
"뭘 어쩌냐! 축하한다고!!"
"아 시끄러."
"배애애애애애애신자."
지민이 태형의 빈 앞자리에 앉아서는 태형과 정국에게 복도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임나연 친구인 것 같던데."
"……."
"왜 지수랑 을이 따로 부르지?"
그.. 그게 말이야.. 채영이 답답하게 말도 못하고 말을 더듬어도
지수와 을이는 답답해 하지도 않으며 끝까지 기다려주었다.
채영은 두눈을 꼭 감고서 둘에게 말했다.
"사실은..! 나연이가 애들한테 거짓말 하라고 시켰어. 너희가 화장실에서 자기 욕했다고..!"
"……"
"맞아. 나연이가 지수 너한테 예전부터 예뻐서 질투한 거 꽤 많았고.. 그래서 자기가 관심 받으려고 일부러 너 무시하고 그랬던 것도 맞고.
을이 너도 전학생이라 관심 쏟아지지.. 근데 귀엽고, 예쁘지.. 정국이랑 사귄다는 소문까지 돌지..
그래서 너희 사이 다 멀어지게 하려고 일부러 방송까지 킨 거 맞고..!"
"……."
"미안해. 학교 올때마다 주변 애들이 너네 욕하는 거 들을 때마다 너무 미안해서 밤에 잠도 못잤어."
"……."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희한텐 꼭 사과하고 싶었어. 나연이한테 무시 당하면서까지.. 나연이 옆에 붙어있고 싶지는 않았어."
"괜찮아."
을이 대답을 했다. 을이의 따듯한 목소리에 채영은 고개를 들어 을을 보았고
을이는 채영에게 웃어주며 말했다.
"일단은 나연이한텐 아무말도 하지 말아줘. 나머지 일은 우리가 해결할게."
"……."
"나연이도 솔직하게 말할 상황이 온다면, 우리한테 분명 사과할 거야."
을이 웃어주자 채영은 눈물을 보였다. 지수도 을을 따라 웃으며 채영에게 말했다.
"그래애! 나도 임나연 옆에 1년 있어봐서 아는데. 너 이런 거 우리한테 말한 거 알면
너도 애들한테 욕먹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해결 할 때까지 꾹 참아."
그러다 정국이 뒷문으로 나오는 걸 본 을이 정국아! 하고선 달려가자
지수는 대충 채영에게 손을 흔들어주고선 정국과 을이에게 다가간다.
을이 웃으며 정국을 올려다보자, 정국은 을이의 머리를 헝클어준다.
"잘잤어!?"
"응. 잠 잘못잤나봐. 목아파."
"목아파!? 보건실!"
"뭔 보건실이야. 괜찮아."
지수는 그런 둘을 보고선 우웩- 하며 토를 하는척을 한다.
"니넨 진짜 솔로 앞에서 그러지 말아줄래? 안사귈 땐 답답해서 짜증났는데. 사귀니까 기분나쁘게 이거이거!
난 왜 솔로인가아아아."
"네가 솔로인 이유?"
"말하지마! 하지 마!"
"남자보다 더 남자같아서."
"아 하지말라고! 너 을이한테 흑역사 말한다!"
"어쩌라고."
"아오! 저거 전정국 맨날 어쭤래궈 이러는데 얼마나 짜증나는지 알아!?"
그 셋의 모습을 보고선 괜히 부러운 마음에 채영은 입술을 물어 뜯다가 등을 돌렸다.
저 멀리서 보이는 나연에 채영은 고개를 숙였다.
지수가 코웃음을 치고선 교실로 들어갔고, 정국이 피곤한지 기지개를 피자
을이 괜히 정국의 목젖을 쓰다듬는다.
정국이 놀랬는지 을을 내려다보자, 을이 말하길.
"자주 만져도 돼?"
"뭐..?"
"목젖.."
"목젖을 왜?"
"그냥!.. 그냥.."
"변태냐.."
비하인드
[정국의 팬들]
"오늘부로.. 정국을 사랑하는 모임은.. 해채다!!!"
정사모 해채!! 하며 총무가 소리치자, 임원들은 해채!! 하고 괜히 눈에 불을 키고선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여자에 관심 없다면서! 감히 여자친구를 사귀어!!?!?"
"그러게!!!! 완전 실망이야. 핸드폰 없다면서 핸드폰 잘도 들고 다녀!?!?!"
"내가 못가질 바에는 게이가 되어라!!!!!!!!!!"
"예뻐져서. 전정국 완전 무시하고 다닐 거야! 이제 전정국보고 안설레할 거라고!"
"나도!!"
운동장에서 서로 소리를 쳤을까.
"야! 전정국 패쓰!!"
공이 정국에게 향하고, 정국이 공을 멀리 차주었다.
그 모습에 정사모 해채! 라고 했던 여학생들이 곧 입을 떡 벌린채로 정국을 보고선 얼굴이 빨개지고만다.
"야. 어떻게 하면 공을 그렇게 차냐? 나도 연습하면 너처럼 차냐?"
"아니."
"너무 단호한 거 아니냐. 친구 맞냐 너? 아니.. 이런 애를 왜 좋아해? 을이 걔는!?"
"어휴 진짜.. 김태형."
셋이 지나가자, 곧 해채라고 소리를 빽빽 질렀던 정사모 여학생들이 서로 또 설레하며 말한다.
"봤어? 봤어!? 잘생겼어. 와 공 차는 거 봤어!?!"
"봤어요. 봤어요!!! 와 저 심장 엄청 빨리 뛰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다 지켜본 다니엘은 축구공을 옆 사람에게 패쓰해주며 쯧쯧 혀를 찼다.
"여자들의 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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쀍쀍 제가 와써욥! 욥! 매애애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