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첫사랑 보관소
w.1억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서 비밀번호를 치는 정국이의 긴 손가락을 보았다.
나.. 지금 정국이 집 가는 거 맞지? 괜히 침이 자꾸만 고여오기에 티가 나지않게 침을 꿀꺽 삼켰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다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서자 10층을 누르는 정국이의 손가락이 또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말도 없이. 어색한 분위기를 가진채 서를 마주보지 않았다.
"점심 시켜먹을래?"
"점..심!?!"
"뭘 그렇게 놀래."
"아.. 놀랜 게 아니라."
"집에 먹을 게 있던가.."
정국이의 말에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고선 올라가는 층수를 보았다. 9층.. 10층.
엘레베이터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국이가 먼저 엘레베이터에서 나섰고
바로 보이는 집 앞에 서서 비밀번호를 친다.
비밀번호를 치고선 먼저 들어가는 정국이를 조심스레 천천히 따라들어가니
정국이가 신발을 벗으며 뒤를 돌아 힐끔 나를 보고 웃는다.
"왜?"
"뭐가?"
"왜 웃어?"
"웃으면 안 돼?"
"그건 아니지만.. 아! 집 구경 해도 돼?"
"응."
정국이의 말에 나는 신난듯 먼저 정국이의 방처럼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와아! 하고 방에 들어오자, 정국이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날 따라 들어온다.
딱 봐도 정국이 방이야.. 딱 봐도 방에는 '나는 전정국이다'가 써져있어.
깔끔하게 정리 된 피규어들이나, 책들, 그리고 트로피들 말이다.
계속 미소를 머금고선 방을 구경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든 게..
"근데.. 만약에 우리 여기 같이 있는데. 부모님 들어오시면?"
"안들어오셔."
"만약..이라는 게 있잖아!"
"절대."
"왜?"
"중국 가셨어."
"왜!?"
"아빠는 학교. 엄마는 친구분들이랑 여행."
"학교?"
"응. 아빠가 대학 교수셔. 체육학과."
"체육학과!?!?"
"축구 가르치거든."
"우와아아아아아!!"
"우와."
"멋지다! 그래서 너도 축구를 시키려고 하는 거구나!"
"뭐.. 대충."
우와아.. 하고선 벽에 걸린 정국이의 어렸을적 사진도 구경하는데.
정국이는 내 머리를 헝클어주고선 거실로 나가버렸다.
한참 구경을 하다가 정국이를 따라 나오니, 정국이는 냉장고를 열고선 뭐 먹을 게 있나 확인중인듯 했다.
"안되겠다."
"응?"
"시켜먹자."
"왜애!? 안그래도..."
"라면밖에 없어."
"그거라도 괜찮아..!"
"그래. 그럼.."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하는 정국이가 괜히 또 멋져보이기도 했지만
괜히.. 둘이 집에 ..단둘이 있다는 생각에 떨려와 얼굴이 빨개져버린다.
식탁 의자에 앉아서 라면 봉지를 뜯는 정국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옷 갈아입어! 교복 불편하지 않아?"
"아.. 그럴까."
"응! 네 집이니까!"
정국이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방에 들어갔고, 나는 거실로 가서 가족사진을 보았다.
우와.. 정국이 아버지는 되게 무섭게 생기셨고.. 어머니는 되게 우아하게 생기셨어..
우와..하고 입을 떡 벌린채로 있는데, 정국이가 방에서 나오 내 쪽을 보고선 웃었다.
편하게.. 아주 편하게 입은 정국이도 꽤나 멋져보였다.
별게 다 멋지대! 나도 참..! 위엔 그냥 흰티에 검은색 츄리닝을 입은 사람이 이렇게 멋져보일 수가..
나는 가족사진에 있는 어머니를 공손히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어머니가 되게 우아하게 생기셨ㅇ.."
갑자기 내 코 앞으로 가까이 보이는 정국이의 얼굴에 숨도 못쉬고 눈을 크게 뜨고있으니
정국이가 허리를 숙인채로 내 얼굴을 빤히 보다가 곧 내 코에 묻은 무언가를 떼어주며 말했다.
"뭐가 묻었어."
"……."
"……."
"……."
"왜 이래?"
왜 이래?라니.. 당연히 너 때문이잖아. 갑자기 그렇게 훅! 가까워지면.. 나는 숨이 안쉬어진단 말이야.
라면을 끓이고 있는 정국이의 뒤에서 계속 방방 뛰었더니, 정국이는 나에게 조용히하라며 내 입술을 꽉 잡고선 놓아주지 않았다.
라면을 다 끓이고선 정국이가 라면을 덜어 식탁 위에 올려주었고, 나는 저가락을 입에 물고선 기대에 찬 눈으로 정국이에게 말했다.
"너무 설레! 네가 끓여준 라면이라서!!"
"내가 끓여준다고 맛있는 거 아니야. 라면이 다 거기서 거기지."
"아니! 엄청 달라! 네가 끓여준 건! 더 맛있어!"
"아닐 걸."
먼저 라면을 한입 먹는 정국이를 빤히 보는데.. 먹는 모습도 어쩜 저렇게 잘생겼는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집 같았으면 라면을 후루룩 먹었을텐데. 정국이 앞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내숭을 부리고 싶어졌다.
숟가락 위로 라면을 올려두는데 정국이가 그 위로 김치를 놓아준다.
"정국아아아..."
"왜? 왜 울라그래?"
"감동이야. 김치 놔줘서.."
"아니야. 하지 마. 감동 하지 마."
"알았어어.."
라면을 다 먹고선 거실 쇼파에 앉아서 커텐까지 다 치고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정국이랑 가까이 붙어서 영화를 보는 게 처음이라 너무 떨려와
정국이를 한참 바라보다, 천천히 정국이를 끌어안았다.
큰 정국이의 품으로 파고드니, 정국이는 곧 큰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아, 정국이 손길 너무 따듯해.
"김태형이 김지수 좋아하는 것 같지."
"어!?!?!?"
"너무 놀래는 거 아니야?"
"태형이가 지수..."
"좋아하는 것 같은데. 김태형은 혼자 계속 아니라고 부정해. 빨리 인정하고 고백이나 하지..
그 회장 형한테 뺏길텐데."
"아.. 하긴.. 뭔가 지수한테만 유독 장난 더 치는 거 보고.. 설마 했는데.. 진짜네.."
"내가 보기엔 고백 해도 차일 것 같으니까. 계속 현실 부정이나 했음 좋겠어."
"왜 차여?? 태형이 성격 좋지! 재밌지!! 잘생겼지!!"
"잘생겼어?"
"응!"
"모르겠던데.."
"엄청 잘생겼어! 태형이면 엄~~청!! 왜 태형이가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는지 모를만큼!"
"그만 그만."
그만하라며 내 볼을 꾹- 눌러버리는 정국이에 입술을 쭉 내밀고선 정국이를 올려다보니
정국이가 내 볼을 잡은채로 날 내려다보았다.
영화에선.. 이렇게 해서.. 이런 상황에.. 뽀뽀를..하던데.. 나도...?
"붕어같다."
"붕어?"
"조금 못생겼어."
절대로 아니었어.. 나는.. 저렇게 티비 속에서 뽀뽀하는 주인공들처럼 언제 뽀뽀를 해볼까.
저건 뽀뽀가 아니라 키스구나.. 저런 키스가 아니라도 좋으니까.
입술에 한 번 뽀뽀 해보고싶은데.. 아! 볼이라도 좋아.
"진짜 이런 곳에서 나중에 막! 프로포즈 받고 싶어요."
"프로포즈??"
"네!! 진짜 너무 행복할 것 같은데.. 좋아하는 남자가.. 꽃다발 딱! 들고.. 우와아.. 얼마나 멋지게요..
반지도 몰래 막 숨겨놓고!.. 딱! 슈트도 입고선.. 얼마나 완벽해. 딱.. 긴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매만져주고.. 우와아.."
"좋아하는 남자가."
"……."
"있어?"
그 말에 지수는 갑자기 사레가 들린듯 가슴팍을 통통- 주먹으로 치며 기침을 했고
석진은 지수에게 물이 든 잔을 건내며 웃었다. 뭘 그렇게 놀래..? 그냥 궁금해서.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상상하면서 말하는 것 같은데.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서."
"……."
"그 남자는 좋겠네. 네가 좋아해주니까."
"좋아하긴요.. 저는.."
"……."
"예쁜 것도 아니고.. 성격도 너무 털털해서.. 절대 안좋아할 거예요.
저라면 을이처럼 귀여운 애를 좋아할 거라구요.."
"을이는 을이대로 예쁘고 귀엽지. 근데 너도 너대로 엄청 예쁘고 귀엽고 그래.
매력도 엄청 나. 분명 그 남자도 널 좋아할 거야."
"…아닐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인기가 너무 많아서요.. 제가 다가갈 수 없어요."
"너도 인기 많던데. 3학년 애들이 너 얘기 많이 해."
"…진짜요?"
"응. 너 소개시켜달라고 하는 애들도 꽤 많았어."
"…거짓말."
"진짠데. 아.. 근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왜 안물어봐요?'
"물어봐도 안말해줄 것 같아서."
"저를 너무 잘아시넹."
직원이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주었고, 지수는 시무룩해 있다가 곧 웃으며 스파게티를 보고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다 고갤 들어 석진을 확인 한 지수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고개를 숙였고
석진은 그 행동에 웃으며 생각했다. 나 인기 별로 없는데..
"근데 그건 찍어서 뭐해?"
"나중에 배고플 때. 사진보고 행복해 하려구용. 보고싶을 때 사진 찍어놓은 거 다시 보는 거랑 같죠 뭐!"
"그래?"
"네!"
석진이 곧 핸드폰을 켜 스파게티 사진을 찍는 지수를 찍었고, 지수가 놀래서 고개를 번쩍 들자
석진이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선 포크를 든다.
"지수는 오빠랑 데이트 잘 하고 있겠지?"
"그렇겠지."
"근데! 정국이 너는 지수 한 번도 좋아해본적 없어?"
"내가?"
"응!"
"왜?"
"지수.. 성격도 좋고 예쁘잖아!"
"내 스타일 아니야."
"허어어어얼.. 눈 이상해!"
"그래서 너랑 사귀잖아."
"헐 그럼 내가 못생겼단 소리야!?"
"딱히. 너 예뻐."
"아..아..아아아..!"
아아아.. 하고 몸을 베베꼬는 을이 정국을 다시금 꼭 끌어안자, 정국은 그런 을을 팔로 꼭 감싸주었다.
이런 표현도 되게 서툰지라.. 둘은 되게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벌써 영화를 두편째 보는 둘은 서로 끌어안고 신경을 쓰느라 영화 내용조차도 모를 것이다.
"너무 영화가 지루해."
"야동 볼래?"
"어!?!??"
"장난이야."
"볼래!"
"뭐래. 미쳤나.."
"왜!? 볼 수도 있지.. 아! 안 돼. 그러면.."
갑자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얼굴이 빨개지는 을에 정국이 고개를 저으며 티비 소리를 줄였다.
정말 지루하네. 어떻게 2시간 내내 저렇게 고요한 장면들 뿐이야..
정국을 끌어안고 고개를 든 을이 정말 가까운 정국의 얼굴에 솔직하게 말해서
뽀뽀를 해볼까 고민만 백 번은 한 것 같다.
근데. .뽀뽀를 했다가 괜히 분위기가 어색해질까봐 을이는 가까이 얼굴을 댔다가 다시금 뒤로 물러난다.
티비에 신경을 쓰던 정국은 옆에서 자꾸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을을 한 번 보고선 말한다.
"뭐해?"
"아..니. 허리가 아파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을이 당황해서는 말을 더듬자, 정국은 대충 눈치를 채고선 티나지 않게 웃으며 티비에 시선을 둔다.
이렇게 계속 안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네.
"정말요? 집에 놀러가도 돼요?"
"응. 엄마랑 아빠 두분 다. 결혼 기념일이라 제주도 가셨거든."
"오오! 갈래요! 저는 좋아요! 안그래도 좀 앉아있고 싶었는데.. 헤헤.."
"그래. 가서 엄마가 해놓은 빵이나 털어먹자."
"짱 좋아요! 좋습니다아아! 조아조아요."
석진의 집에 도착한 지수는 을이와 다르게 집 안을 방방 뛰어다니며 집을 구경했다.
석진과 안어울리게 집에 있는 게임기에 시선이 간 지수가 석진에게 해도 되냐고 묻자, 석진은 지수에게 쉐이크를 만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인다.
초등학생 남자애라도 된 것 마냥 눈이 빤짝이며 게임을 하는 지수가 귀여운지 석진이 쉐이크를 들고 지수의 옆에 앉아서는 지수를 물끄러미 보았다.
"아! 저 셰키!! 개눔 시끼!"
소리까지 빽빽 지르며 게임을 하는 지수에 석진이 풉- 웃자, 그제서야 석진을 본 지수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말했다.
"아..! 그게..! 이게.. 제가 진짜 몇년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라.. 죄송해요.."
"더 해. 일요일까진 아무도 없으니까. 내일도 놀러와."
"아..! 내일 주말이죠!"
"응."
"내일도 저한테 데이..트.. 신청.. 하시는.."
"응. 데이트 신청."
"으오으..아...!!"
"이거 마셔."
"감사합니당..! 맛있어요!"
마셔보지도 않고 맛있어요! 라고 한 지수가 웃긴지 석진이 이젠 소리까지 내어 웃었고
지수는 민망한지 고개를 숙인채로 쉐이크를 보다가 벌컥 마신다.
"좋아하는 남자 얘기 좀 더 해줄 수 있어?"
"좋아하는.."
"……."
"그래요!"
을이 천천히 눈을 떴을 땐.. 이미 밖은 어두워져있었고.. 티비 위로 있는 시계를 보자
벌써 저녁 8시가 되어 있었다. 영화를 총 세편을 봤으니.. 아마.. 나랑 정국이는 두시간 정도를 잔 거네..
너무 편해서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면.. 을이는 정국의 품에 안긴채 잠이 들었고
정국은 반쯤은 누운채로 잠에 들어 있었다. 헉.. 거의 같이 누워서 잔 거야.. 을이는 괜히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가
곧 자고있는 정국의 얼굴을 살펴본다.
"이렇게 보니까.. 되게 신기해."
사람이 아닌 것 같아.. 헙.. 하고 입을 틀어막은 을이 천천히 검지 손가락으로 정국의 얼굴을 톡톡 건드려본다.
인상을 쓰는 정국이의 모습도 너무 예쁜지 을이 입을 틀어막고선 목젖을 또 건드린다.
아, 너무 좋아. 계속 정국이가 이렇게 잠에 들었음 좋겠다..
을이는 입을 틀어막은채로 계속 킥킥- 웃었고, 푹 잠에 든 정국은 을이 만지는 것도 모른채 그렇게 더 자고만다.
"또! 얼마나 친절한지 몰라요. 뭔 말을 해도.. 화내는 걸 한 번도 못봤어요.
인간인지라 한 번쯤은 화를 내는 게 정상이잖아요?"
"……."
"가끔은 좀 바보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너무 착하니까요!"
"너무 착하면 바보같지."
"그리고.. 음.. 아! 가끔은 허당끼가 있어요. 똑똑해 보이다가도.. 남들 앞에서 막 실수한 적이 있거든요.
그것도 엄~~청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래서 사람들이 귀엽다고 웃었어요."
이번 학기초에.. 전교회장으로서 전해줄 말이 있어 방송을 켰던 석진은 자기도 모르게 나온 딸꾹질에
모든 전교생들을 웃기게 했다. 웃겼다기보다는.. 귀여워했지.
석진은 대충 그때의 일인 것 같아 짐작을 하고선 고개를 끄덕였고, 지수가 계속 웃으며 말했다.
"아! 이런 소문도 있어요.. 알고보니 그 오빠는 꼴초다!! 담배 뺏어서 다 핀다!"
"내가 언ㅈ.."
"네?"
"뭐가..?"
"내가.. 뭐라고 하셨잖아요."
"아니?"
"아닌데.."
고개를 저은 석진이 괜히 억울한지 인상을 쓴채로 다른곳을 보았고 그것도 모르는채 지수는 석진에게 또 상처가 될 말을 한다.
"또 있어요! 알고보니 그 사람은 시험도 다 컨닝한다!"
"……."
"근데 다 말도 안 되는 ㄱ.."
"그만. 그만 들을래. 갑자기 듣기 싫어졌어."
석진이 손사레를 치며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버리자, 지수는 에? 더 있는데!! 하고선 석진의 멀어지는 모습을 본다.
진짜 더 있는데...
"깨우지.."
"음! 아니야! 나 엄마가 지수랑 같이 있는줄 알아서 뭐라고 안 해!"
"그래도.. 아홉시인데."
"너무 잘자니까!"
"어휴.."
"난 좋았는데! 네가 그렇게 편하게 자는 거.. 음.. 어! 예전에 태형이네 집에서 잤을 때! 그때 빼고 처음봐.
근데 오늘은 더 편하게 자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 아아! 우리 안고 잔 거 알지?"
"응."
"더 잤음 좋겠다. 얼굴 구경 더 하게.."
"자고 가던가."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장난이야. 뭘 그렇게.."
"아..어..응! 어어! 알아! 장난인 거.."
"가자. 데려다줄게."
"가?"
"응."
"나 진짜 가? 더 있다가 가면 안 돼?"
"걱정하셔."
싫은데.. 하고선 을이 시무룩해하자, 그 동시에 을이에게서 전화가 왔고.. 엄마에게서 오는 전화에 을이 정국의 눈치를 보고선 말한다.
"만약에 지수 바꿔달라고 하면! 여자 목소리로 지수인척 좀 해줘!"
"뭐?"
"여보세요!"
대답도 안듣고 전화를 받아버리는 을에 정국이 당황스러운지 을을 이상하게 바라보았고
을이 갑자기 표정이 좋아진다.
"진짜!?"
- 그래. 찜질방 가서 잘 거니까. 지수네 집에서 자던가~ 아니면 이리와서 자던가.
"아니! 지수네 집에서 잘래!"
- 그래. 알겠어!
"응!"
을이 전화를 끊자마자 정국을 보고선 해맑게 웃자, 정국이 왜? 하고선 을을 보았고
을이 정국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말했다.
"엄마가 외박해도 된대!"
"외박?"
"응!"
"안 돼."
"왜! 왜! 왜!?"
"무슨 외박이야.. 집 가서 자."
"……."
"집..도 더럽고."
"집 엄청 깨끗한데."
"혹시라도 엄마가.."
"절~~대 올 일 없다고 했잖아."
"… 안 돼. 일어나."
일어나라며 을이의 손목을 잡고 일으키는 정국에 정국이 강제로 손목을 잡자
을이 힘을 써서 앉아버린다. 그런 을이의 모습을 처음 보는 정국이 한숨을 쉬고선 말한다.
"진짜 자겠다고?"
"응! 절~~대로 부모님 오실 일 없다며!"
"그거야 그런데."
"그런데!?"
"그래. 방은 많으니까."
"왜! 같이 자면 안 돼?"
"되긴 되는데.."
처음으로 정국이 말을 더듬자 을이 정말 순수한 눈을 하고선 정국을 올려다보았고
정국은 깊은 숨을 몰아쉬고선 말했다.
"일단.. 잘 거면 옷 줄게."
"응!"
방에 들어가려던 정국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뒤돌아 정국에게 말했다.
"진짜 잘 거야?"
"응!!"
"…진짜?"
"응!!!"
"……."
좀 그런데.. 하고선 정국이 혼잣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자 을이 기대에 찬 눈을 하고선 계속 발을 동동 굴린다.
옷을 가지고 나온 정국에 을이 다른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선 나온다.
정국의 옷이 꽤 커서 을이 뒤뚱거리며 나오자, 정국이 그 모습이 귀여운지 푸하하- 웃었고
을이 정국에게 달려가 안기자 정국은 계속 웃으며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완전 난쟁이도 아니고."
"네 냄새 나서 좋아."
"변태 난쟁인가."
"변태 아니거든.."
"근데 진짜로 자도 돼?"
"응! 지수네 집에서 자는 걸로 아셔. 내일 주말이니까 허락 해주시는 거지!"
"그래 뭐.. 그럼 네 생얼 볼 수 있는 거네."
"아! 안지우고 잘래!"
"강제로 지워야겠다."
"절~~대!"
"피부 상해."
"괜찮아!"
"으휴.."
"근데 정국아."
"응."
"뽀뽀는 대부분 며칠 지나야지만.. 해?"
"뭐?"
"뽀뽀.. 그.. 볼!! 말이야! 볼.."
을이 긴장한채로 정국에게 말하자, 정국은 음.. 하고 고민을 하는듯 하다가 곧 허릴 숙여 을이의 볼에 입을 맞추고 떨어진다.
너무 갑작스런 정국의 행동에 을이 헙! 하고 입을 틀어막고선 뒷걸음질을 치자 정국이 웃으며 을이의 볼을 꼬집는다.
"한 번만 더.. 한 번만!"
을이 앞으로 다가와 정국에게 검지손가락을 든채로 애원하자 정국이 을이의 볼에 한 번더 입을 맞춰주었다.
으와아아 볼 뽀뽀가 이렇게 설렐줄이야. 을이 제자리에서 방방 뛰다가 정국의 행동에 벙찌고만다.
"해봐."
자신의 오른쪽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정국에 을이 침을 꿀꺽 삼키고선 발꿈치를 번쩍 들자
정국이 따라 발꿈치를 들었고. 을이 괜히 정국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콩- 도 아닌 쿵- 친다.
비하인드
정국은 결국 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서 자기로 했고
을이 누워서 자꾸만 꼼지락 거리며 정국을 끌어안자, 정국이 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러다 너무 정적이 길게 흐르면 둘은 어색한지 헛기침을 했고
을이는 이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 입을 연다.
"허벅지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돼!? 콕! 하고 찌르는 거.."
"아니???????????????"
"엇.."
너무 안된다는 식으로 아니??????하는 정국에 을이 당황했는지 정국을 올려다보았고
정국이 을을 바라보다 말했다.
"아 안되겠다."
"왜??"
"나가서 잘게."
을이 왜애! 하고 정국을 따라 일어나도, 정국은 '여기서 자!'하고선 처음으로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며
밖으로 나가 쇼파에 벌러덩 눕고 만다.
그리고 바로 을이 자? 하고 묻자 정국이 장난스레 말한다.
"방금 누웠거든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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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안냈는데 뭔가 되게 오랜만인 느킴...??????////껄ㄲ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