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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하늘을 달이 아름답게 비추었다. 오묘하게 빛나는 달만이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가을다운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남자를 적셨다. 바람에 못이 잔잔하게 찰랑였다. 가을치고는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입고 있던 옷이 얇은 탓에 정국이 몸을 작게 떨었다. 정국의 얼굴은 새하얀 눈을 닮았다. 하얀 피부가 그를 더 안쓰러워 보이게 만들었다. 이제 마지막이구나, 하얀 얼굴에 대조되는 붉은 입술이 움직였다. 삼베옷을 입은 정국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태형이 입을 열었다. 미성이지만 힘 있는, 그러나 안쓰럽게 떨리는 목소리였다.

 

“어찌하여, 떠나시려는 것입니까?”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는 반드시 천운이 따르는 법이다. 힘을 다하지 않고서 천년사직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정국이 생긋 웃고는 대답했다. 짙은 눈매가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달빛이 닿지 않아 잘 보이진 않지만 정국의 눈가가 붉었다. 달빛이 구름에 가렸다. 마치 고려에 가려진 신라를 보는 것만 같아 가슴 한편이 시렸다. 정국이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구름이 걷힌 달은 마치 정국을 배웅해주듯 영롱하게 빛났다. 달이 밝구나.

 

“고려는 분명 좋은 나라가 될 것이옵니다. 왕건은 큰 인물입니다.”

“어머니가 오직 한 분이듯이 나라도 그렇다. 내 나라는 신라 하나뿐이다.”

 

신라, 말을 내뱉은 정국의 눈이 촉촉하게 빛났다. 미소로 인사를 대신한 정국이 눈물을 훔치고는 등을 보였다. 약하게 흔들리는 어깨가 가여웠다. 태형이 정국의 팔을 잡았다. 잡힌 팔이 미세하게 떨렸다.

 

“붙잡지 말거라.”

“어린아이가 아니지 않으십니까.”

 

모순이었다. 정국은 고작 십칠 해 밖에 살지 않았다. 아직 스물도 채 되지 않은 앳된 소년에게 세상은 가혹하기만 했다. 그럼 너는 어찌하겠느냐, 정국이 눈물을 보이기 싫다는 듯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태형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따라가겠습니다. 고려가 아닌 신라의 백성으로써, 그리고 태자님의 옛 동무로써 같은 길을 가겠습니다.”

 

정국의 삼베옷이 바람에 펄럭였다. 정국이 젖은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곧 해는 뜨겠지만 신라는 다시 뜨지 않는다는 것을.

 

935년, 보름달이었던 신라는 이내 초승달이 되었지만, 그들의 신라는 망(亡)이 아니었다.

 

 

 

 

_

 

이건 국뷔인가 뷔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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