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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날카롭게 느꼈던 말투 속에는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다.

 

11-2.눈녹듯.

 

11-3. 눈녹듯 사그라드는 적대감을 느끼며 나는 세상엔 많은 사람이, 감정이, 마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1. 붉은 것은 입술 뿐만이 아니었다. 발개진 눈과 코, 귀 끝에는 열이 올랐고 그녀의 밝던 웃음은 사그라들었다. 다만 남은것이라곤 그녀의 볼에 미처 지우지 못한 눈물 길이었다.

 

12-2.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2-3. 그녀의 뒷모습에선 당혹감과 서글픔.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13. 뭍에서 나온 열등감은 고개를 쳐들고 아가리를 벌렸다. 그 새빨갛고 시꺼먼 열등감의 입안을 들여다 보며 나는 이 세상의 티끌만도 못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14-1. 덜컥 겁이났다.

 

14-2. 심장 떨어진다라는 느낌을 느꼈다.

 

15. 엄마의 왼쪽 이마엔 손톱만한 흉터가 있다. 엄마의 다쳤다는 말에 나는 처음 현실을 부정했던듯 그것이 엄마의 일이 아닌 엄마의 엄마의 일인줄 알고 안도했었다.

 

15-1. 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마음이었던가.

 

15-2. 뭐 사실을 말하면 이마가 찢어진 것은 나의 엄마였다.

 

15-3. 엄마의 이마에 붙여진 흰 거즈를 보고 무슨일이냐고 물은 것을 나는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내가 가질 아픔 때문이 아니었다. 그 때 엄마가 느꼈을 감정 떄문이었다.

 

15-4. 그 날 차 안에서 그 이야길 듣자마자 나는 어린아이처럼 엉엉울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고 당황하다 이내 웃어버렸지만 나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울었다.

 

16. 따뜻한 손이 내 손목을 거머쥐었다. 부드럽게 감긴 그녀의 손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와 내 손목에서 내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였다.

 

17. .


18. 우리 라는 이름으로 네가 내게 남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 아니. 한 가지 있긴 하구나. 우리 ~. 하고 부르는 네 목소리.

 

19. 입원비로 나온 돈만 백만원이였다. 낮게 일렁이는 TV소리만 왕왕 6인실을 기어다녔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간이 침대에서 자고있는 그의 뺨을 쓰다듬었다. '늘 안심 입원비 보험.' 속삭이는듯 새어나온 TV 선전에선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내뱉고 있었다. 늘안심은 개뿔.

 

20. 내 다섯 손가락에 그린 낙서가 그의 손에도 그려져 있었다. 내 손을 가져가 꼬물거리던 것은 그의 손에 그려주기 위한 연습이었던 걸까. "나 너한테 거짓말 한거 있어." 하며 작게 이야기 하던 그날의 거짓말은,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프게 내 맘을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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