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번외 5
1부터 100까지 20번이면 2000일. 이곳과의 계약기간은 6년. 2000일을 조금 더 넘겨야 했다. 아이한테 30번이라고 말해 둘 껄 후회하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역시 다들 그렇듯이 적응하기가 힘들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이 점점 익숙해지고, 누님이 보내 준 아이의 사진 갯수도 늘어갔다.
지금쯤이면.. 초등학교 5학년 쯤이라고 전해들었다. 통화는.. 통화는 서로 하지 않기로 했다. 목소리를 들으면 눈물부터 날가봐. 그냥 모든걸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까봐 쉽게 전화기를 잡지 못했다.
1부터 100까지 20번이 조금 넘었을 무렵, 6년이 다 되어갈 때, 회사에선 조금 더 확실히 하고가잔 의지에 3년을 더 이곳에 머물게 만들었다.
그래. 이도저도 아닐바엔 확실이 다져놓고 가는게 맞는말이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잘 지내고 있겠지.. 모아둔 사진을 꺼내 펼쳐보며 하루하루 자라는 아이와 마주했다. 또 그렇게 하루하루가 가고, 100을 30번 쯤 셌으려나.. 기억도 나지 않아 접어둔 조각을 펼쳐보이려 할 때. 기나긴 여정이 끝이 났다.
모든게 다 끝나고 한국으로 되돌아가기 전, 공연을 하나 기획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열릴 수 있게, 모든 준비와 연습을 끝났다. 그리고, 어느새 쑥쑥 자라있을 꼬꼬마도 만나러 나는 나의 땅으로, 아이의 땅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손에 쥐었다.
몇년만에 이 땅을 밟는건지.. 그 길었던 시간동안 나를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린 콘서트. 공연은 다행스럽게도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사실 연인으로 따지자면 헤어지잔 말이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공백이었음에도 나를 이렇게 기억해주고, 사랑해주고 있는 누군가가 있단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이 공연을 마치면 또 하나의 선물이 기다리고 잇단 사실에 솔직히 이 공연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기뻤다.
공연을 마치고 얼른 아이를 보러가기 위해 준비를 하러 대기실에 내려왔지만, 누군가 대기실 의자에 앉아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눈까지 꼭 감은 채 귀를 틀어막고 있는 모습이 예전과 달라진게 하나도 없어 웃음이 새어나왔다. 얼른 다가가서 막은 손을 같이 감싸쥐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입모양으로만 말을 전했다. 알아들은건지, 이제 아가라고 부를 수 없는 아가는 날 보며 그 옛날의 웃음을 내게 지어 보였다.
'오랜만이네. 아가'
-
한번도 그를 잊은 적이 없었다. 사진을 찍으면 가장먼저 그에게 보냈고, 편지도 쓰려 했으나, 그러면 그가 더 보고싶어질까봐 펜조차 들지 못했다.
커가면서 그의 목소리가 TV나 인터넷을 통해 들리때면 미소만이 내 얼굴에 가득찼다.
거의 10년만에 그와 재회하는 곳이 공연장이라니. 오자마자 바로 보고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달려오긴 했지만 워낙 시끄러운 소리를 듣지 못하는 탓에 갈까말까 마지막까지 망설였었다. 하지만 한번정도는 형의 공연장에서 형을 보고싶단 내 욕심이 결국 승리를 했다.
엄마의 도움을 받아 형의 공연장 대기실로 들어갔다. 형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싶었지만, 어떻게 해도 적응되지 않는 데시벨의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대기실로 들어왔다.
이곳에서조차 버티지 못 할 소리에 결국 두 눈과 귀까지 꼭 틀어막고 그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내 손을 감싸쥐는 익숙했던 온기가 느껴지고, 누군가에 의해 고개가 들려졌다.
그 누군가는 어렸을적에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주름살도 하나 바뀌지 않고 모든게 그대로인 누군가의 입모양은 충분히 그 옛날의 우리가 생각나 활짝 웃게 만들었다.
"나도.. 오랜만이예요 형."
-Fin-
번외 5편만에 나온 콩이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백아닌 독백ㅠㅠㅠㅠㅠ 큰 콩이가 햇님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다 만났을때 저렇게 말을 했을까요ㅠㅠㅠㅠ
아무튼 망글 계속해서 읽어주러 행차해 주신 독자님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ㅠㅠ 다음작품은 아마.. 자유자유 연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언제 올진 아무도 몰라...ㅎ 나도 몰라...ㅎ ㅠㅠ 암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올 수 있음 오겠습니다ㅠㅠ 사랑해요!!!
암호닉 Heal님, 달돌님,요니별우니별님,정모카님,달나무님,작가님워더 님,하마님,천사천재님,정인님,꼼도리님,코쟈니님,별레오님 사랑사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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