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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사슬과 약육강식.

너는 제일 높은 그 곳에, 나는 네 아래에.









-









SOME ISSUE

w. VIVID













고등학교 시절, 나는 쓰레기였다. 부모잃은 고아 주제에 자존심이 쎄 누구에게도 지기 싫었다. 주위에 제대로 된 친구놈 하나 없이 지내기를 몇 년, 역겹게도 나에게 친구란게 생겼다.

 완전히 홀로 고립되고 겉도는 나에게 친구란 것은 독이나 마찬가지였다. 홀로라는것이 얼마나 더럽고 비참한 것인지 뼈져리게 느끼도록 해 주었다. 알 수 없는 묘함, 설렘, 그리고 답답함. 목 언저리를 만지작 거리며 헛기침을 하던 내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아닌척 애써 마른 입술에 혀를 내두르며 네 눈치를 보고 있자니 알 수 없게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나의 짧은 실소에, 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이고 나를 바라보았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나는 예와 같이 먼저 다가와준 너에게도 자존심을 세웠다. 하찮고 별볼일 없는 내가 한없이 화사하고 밝은 너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니가 있는 그곳을 떠나야만 했는지 모든 것들이 나의 탓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심했고, 별 볼 일 없었으며, 더러웠다.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랐다. 제일 위에서 군림하는 너를 겁탈하고 그자리에 올라 너를 짓밟았다. 내가 너를 누름에 모두가 반응하고 즐거워 했다. 너 하나를 잃음으로서 나는 비로소 친구‘들’ 이라는 쓰레기를 얻었다. 너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그들에게 둘러쌓여 손찌검을 당하며 나의 이름을 부르는 너를 보며, 정의의 사도라도 된 듯 무리를 가르고 잔뜩 흐트러진 너를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 니가 싫어. 죽고싶다… ’




그리고, 너의 말을 끝으로 나는 자퇴를 했다.







***







 자살? 병신같은 생각이다. 끈질기게도 살았다. 더러운 길바닥의 생활은 비참하게도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이 자리에서 되돌아 보면 너무도 많은 것들을 지나쳐 왔다. 나에게 있는지도 몰랐던 희망의 끝을 부여잡고 이곳까지 달렸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너는 아주 작게 웅크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나는 학교를 도망쳐 나오면서까지 너에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절실하게 원했던 더러운 생활의 끝이 너이기를 바랐을지도.


 힘들게 달리고 달렸다. 낮에는 배달일을 했고 밤에는 길거리로 나가 제비를 자처했다. 일이 잡히지 않는 날이면 학교 앞을 서성이며 불꺼진 교실을 한참이고 바라봤다. 니가 있었을 그 곳, 아직도 남아있을 너의 냄새. 문득 하늘을 보니 캄캄함과 함께 바람에 스치는 나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너와는 다른 더럽고 추악한 냄새였다. 텅 비어버린 운동장을 보고 있자니 다시 정신이 들었다. 발걸음을 번화가로 돌려 상대를 물색했다. 그렇게 여자를 안으며, 하루를 겨우 버텼다.


 애초에 꿈이라는 것은 없었다. 

뻔한 기회가 아니었다. 우연히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이트를 전전하다 약을 운반하게 되었다. 모두들 흔치 않은 기회라며 축하했다. 나를 믿는다는 무언의 압박에 더욱 단단해 져야 했다. 난생 처음으로 손에 쥐어진 여권이 어색했다. 비록 내 이름 석 자가 아닌 ‘ 김윤석 ’ 이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긴장의 연속, 그리고 느껴지는 묘함, 설렘, 답답함. 너와의 만남이 생각났다. 말라오는 입술을 대충 혀로 축이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그 비행기에서 다시 한국 땅을 밟았을 땐, 나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










 “ …여보세요. ”


“ 크로코딜. ”





 익숙한 이름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종인이 종종 하던 약의 이름이었다. 루한이 한국에 왔나?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비벼 시계를 바라봤다. 파란 불이 들어온 벽시계는 멈춰 있었다. 씨발… 고쳐 놓으라니깐. 짜증이 묻은 목소리로 대충 대답하며 협탁 위에 놓인 시계를 들었다. 새벽 2시, 스케줄을 마치고 들어온지 겨우 1시간이 지났다.




“ 장소. ”


“ 그런것 까지 말해야 아나? ”


“ 글쎄, 내가 좀 이곳 저곳 다녀야지. ”


“ 그렇게 말하도록 하지. ”




 씨발, 싸가지가 바닥을 기는군. 종인은 끊어진 전화를 한참이고 바라봤다. 때맞춰 스케줄도 비었다. 대충 휴대전화와 담배만 주머니 속에 넣고 모자를 썼다. 창밖을 보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스케줄 말고는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번화가, 넓은 길, 그리고 좁은 골목. 발을 좀 더 빠르게 움직였다. 빗소리와 함께 다급함이 느껴지는 종인의 발소리가 섞여 스며들었다. 여유를 부리며 담배를 찾아 꺼내 물었다. 뒤를 돌아보니 소란스레 번쩍이는 가로등 말고는 종인을 의식하는 것은 없었다. 골목의 끝에 자리잡은 작은 쪽문에 기댔다. 나야, 열어. 종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곧이어 철문이 가볍게 열렸다.




“ 아까 전화한 그새끼는 뭔가 했더니. 쟨가? ”


“ 인사해, 오세훈. ”


“ 안녕하세요. ”




 세훈이 썩 좋지 않은 표정으로 대충 인사를 건냈다. 태도 불량, 사교성 제로. 넌 탈락. 종인이 한가운데 놓인 소파에 몸을 늘어뜨리며 말했다. 담뱃재를 대충 털어내며 세훈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듯 루한에게로 눈을 돌렸다. 언제 들어온거야? 들어오자마자 하는 일 치곤 순서가 뒤죽박죽인데. 형이 먼저 인사해야 하는거 아닌가? 종인의 말에 루한이 어색한 듯 손뼉을 두어번 쳐냈다. 그게… 눈을 굴리며 숨을 들이키는 얼굴을 보자니 웃음이 터졌다.




“ 뭔데. 어색하게 만들지 말고 본론만. ”


“ 아주 들어온건 아니고, 얘때문에. ”




 아, 난 또. 그럼 볼 일 없겠네. 가도 되는건가? 종인이 몸을 일으켰다. 루한이 보란듯이 손을 털어내 보였다. 이번 일에서 빠지겠다는 무언의 의미였다. 루한은 이내 한숨을 내쉬곤 종인의 앞에 가방 하나를 내던졌다. 묵직한 가방이 바닥에 던져지자 잠궈진 지퍼 사이로 하얀 가루가 피어올랐다. 종인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감정이 고조되었다. 약을 하며 보냈던 수만은 밤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젖혔다. 이정도의 양이라면 몇달은 매일 하고도 꽤 괜찮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지난날의 잔해들이 조금씩 날을 드러낼 때에 꼭 필요했다. 가시처럼 박힌 기억이 더럽게도 아파 약을 해야만 진정이 됬다.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많기도 하지. 어떻게 들여왔을까, 이걸? 종인은 이내 가방 속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맏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루한에게 대답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 그거, 세훈이가 가져 온거야. ”


“ 쟤가? ”




 실력이 나쁘진 않군. 역시 믿는 구석이 있으니 싸가지가 없었구나.  종인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존나 싸가지만 없는 새낀줄 알았더니 이런 여우같은 구석이 있을 줄이야. 마음에 드는데? 종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훈에게 다가갔다. 대충 손을 바지춤에 닦아내고 불쑥 내밀었다.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자니 꼴만 더 우스워 질 것 같아 내밀어진 손을 맞잡고 흔들어 주었다. 톱스타라더니 김종인도 별 것 아니네. 하는 짓 하곤. 세훈은 속으로 종인을 한껏 비웃었다. 고작 이런 약쟁이 새끼한테 약을 바치려고 한국으로 건너왔다니, 제 꼴이 우습기 짝이 없었다. 세훈이 뒷짐을 지고 손수건으로 손을 닦아낼 동안 종인이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 잘 지내, 형. ”


“ 그래, 힘들면 전화하고. ”


“ 지랄도. ”




 종인이 어깨에 걸친 가방을 고쳐멨다. 가방을 멘 탓에 우산은 그곳에 두고 왔다. 콧노래가 절로 나와 흥얼거렸다. 발 아래에서 찰박이는 물이 꼭 위태로운 제 모습과 같아 웃음이 났다. 고개를 아래로 쳐박고 일부러 발을 힘주어 내딛었다. 사방으로 튀는 물을 구경하다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학교가 보였다. 괜스레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교문 너머로 가방을 던져 놓고 교문을 넘었다. 축축한 모래가 발 깊숙히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운동장 한가운데로 가 그자리에 누웠다. 제 머리 위로 보이는 학교가 여지없이 작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상에 오르고자 한 종인도 한없이 작았다.




“ 병신. ”




 지난 일들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옅은 바다 위에 떠있던 종인이 다시금 떠오르는 기억들을 바쁘게 걷어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느낌에 결국 몸을 일으켰다. 모든것이 어긋나 있었다.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낼 생각도 없이 발걸음을 빨리 해 학교를 벗어났다. 그때의 지울 수 없는 기억을 어서 덮어버리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것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 지금 당장이라도 약이 담긴 가방을 들고 자수를 하러 가고 싶었다. 기나긴 갈등과 고뇌가 하얗게 바래 하늘 위로 떠오를 때, 종인은 그 자리에 멈추어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 …도경수. ”




 정말 좆같게도, 모든 것의 원인인 도경수를 다시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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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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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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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죠 ㅠㅠㅠㅠ 진짜 종인이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앞으로 뭔가 굉장한 장편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드는데용!!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소재스고이....우리경수..경수야...ㅜ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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