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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꼭 들어주세요!




24


" 정국아, 잘 가. "

"너도, 조심해서 가. "

" 집 가서 너한테 연락해도 돼? "

" ...응. "




25

정국이 그렇게 가린이 보내고 나서 집 오는 길에 여주한테 문자 한 통 보내겠지.

-왜 혼자 갔어.


여주 카톡 미리보기로 뜬 거 본다. 하지만 들어가서 보지는 않았음. 봐 봤자 딱히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겠고 할 말도 없었으니까. 정국이는 집 도착 하고 나서도 1 안없어지는거 보고 자나? 생각하고 더 보내지 않았음. 그리고 여주도 계속 답 안 했다.


가린이는 버스에서 내내 생각한다. 여주가 먼저 가겠다고 했을 때 정국이 표정.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었겠지. 표정이 너무 묘해서, 가린이는 도저히 유추할 수가 없었을 듯.




26



여주는 가린이와 정국이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맞다는 걸 두 눈으로 보게 된 이상, 국이를 평소처럼 대하지 못했음. 같이 집 갈 때 조잘조잘 하루 일과 말했던 여주가 눈에 띄게 말 수가 없어지고, 심지어는 오늘 좀 늦게 끝난다, 바쁘다며 정국이가 아예 오지 못하게 한 날도 있었다.

정국이는 이상한 거 눈치 챘지. 바로 알았던 건 아니고, 며칠 간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생각을 하기 시작했을 것 같다. 혹시 나 피하나? 일부러 나랑 안 만나려고 그러는 건가? 근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몰라서 섣불리 물어보진 못했음.

그렇게 정국이와 여주 사이에 침묵이 늘어나게 되고, 점점 서로에게 (일방적으로 여주가) 숨기는 게 생겼겠지.




27


방학 일주일 남겼을 즈음에는 아예 둘이 못 만났다. 일주일에 적어도 4번은 만났던 둘이.




28


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개학을 맞이하며 둘이 오랜만에 만났음. 안 본 건 일주일이었지만 둘 사이에 찝찝한 기류가 흐른 건 꽤 되어서, 서로 인사하는 데 어색했을 듯. 정국이 먼저 안녕, 인사하고 여주가 조용히 받아줬을 것 같다. 여주는 오랜만에 맞이하는 상황에 또 마음이 요동쳐서 애 좀 먹었다고 함.


이번 개학을 맞이함에 따라 달라진 게 딱 세 개 있었겠지. 하나는 여주가 학기 초 때처럼 정국에게 좀 퉁명스럽게 대하게 된 것, 두 번째는 정국도 이를 눈치채고 평소처럼 대하지 못하게 된 것, 그리고 마지막은 최가린이 정국, 그러니까 여주 반에 엄청 많이 드나들게 된 것.


쉬는 시간마다 가린이가 애교스럽게 말걸고, 정국은 그걸 받아줬음. 가린이 친구들도 가끔 와서 ' 가린이 진짜 좋은 애야~ '라며 바람을 잡았고, 주변 애들도 둘이 뭐 있나봐 라며 소문을 만들어내기 바빴음. 여주는 그 사이에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둘 떠드는 소리 들릴 때마다 여주 몰래 울상 됐지. 정국이를 위해서는 저게 맞는 거겠지만 여주 입장에서는 완전 아니니까..


그런데 이런 속상한 상황도 매일 겪으면 무뎌지는지, 여주는 그럴 때마다 조용히 엎드려만 있었음. 울지도 않고 그냥, 얘기 소리 들으면서 눈 감고 엎드려 있었다.



29


그렇게 바뀐 일상들이 익숙해져 갈 때 쯤, 정국이가 여주에게 대뜸 질문한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3 | 인스티즈


" 여주야, "

"너 나 싫어? "


" ...나 싫어졌어? "





사실 정국이 이 말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음. 방학 말 때부터 지금까지 여주가,나는 피곤하고 너도 피곤할테니까, 학원까지 오지 말라고, 해서 둘이 밖에서 안 만난 지도 오래 됐었고, 국이 이 말 듣고 속으로 내심 서운했었기 때문이었다. 여주가 자기랑 멀어지려고 작정했나 라는 생각 하게 됐대. 하루 끝이 여주 데려다주면서 둘이 얘기 나누는 거였는데, 일상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니까 허전하기도 했고.


여주는 당연히 아니라고 한다. 그러자 대답 나오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 그럼 나 오늘 너 학원 데리러 간다, 알았지? 먼저 집 가거나 그러기 없기야. " 라며 환하게 웃어 보임.


우리 여주, 마음 접으려고 단단히 다짐했는데 정국이 웃음 보자마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전정국, 도대체 무슨 심보야. 정말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금니를 꼭 물고 안 물어 봤음.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3 | 인스티즈


" 약속했다? "


이런 여주 맘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해맑게 웃으면서 말한다.

여주는 깨달음, 얘는 진짜 나한테 유해하다고.




29-5




정국이는 가린이를 좋아하는 게 맞음. 맞...긴 맞음. 가린이가 워낙 적극적으로 치대기도 했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대. 얘 좋은 애구나, 나 좋아하나? 나도 얘 좋아하면 되나?보다보니 귀엽다,그럼 나 가린이 좋아하네. 살짝 이렇게 된 거였다.

정국은 여주를 친구로 생각하지. 여주가 자기 피하는 게 눈에 보일 때마다, 좋은 친구라서 오래 보고 싶은데, 왜 이러지? 내가 뭘 잘못했나? 라는 생각을 함.

여기서 정국이가 간과하는 게 있었음, 여주와 초기에 친해질 때 정국은 여주가 귀여워서 막 말 걸기 시작했었다는 거. 말 걸면 귀 빨개지면서 대답 못하고, 굳고 그러는 게 웃기기도 하고 귀여워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건데. 현재에도 스스로가 여전히 그러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나 봄. 그냥 친구니까, 가끔 친구도 귀여워 보일 때 있잖아, 귀여운 친구다. 이렇게만 생각하고 살았지.

결론을 내리자면 국이는 자기 맘을 잘 몰랐다. 뭐 여주랑 매일 보니까 생각할 것도 없이 친구로 정의됐고, 가린이는... 친구는 아닌데 애들이 주위에서 이성친구인 것 마냥 분위기 잡아, 게다가 작정하고 정국이 꼬셔, 그러니까 우리 정국이가 착각해버린 거였음.

그러는 와중 여주랑 오래 못 보게 되니까, 뭐지? 싶은 거. 분명 자긴 가린이 좋아하는데, 막상 가린이랑 있으면 여주 생각 나니까 이게 아닌가 하게 되고. 그냥 친구 하나 잃은 정도로 허전한 건지, 아니면 정말 흔한 말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은 건지, 잘 몰랐다.




30


그리고 그 날 밤 미술학원에서, 여주는 가린이와 친구들이 하는 얘기를 듣게 됨.

- 가린, 그 남자애 어떻게 됐어?

- 누구?

- ... 무슨 국이었던 것 같은데,

- , 정국이?

- 맞아! .

- 정국이.... 좋지. 요즘 많이 만나.

- 그럼 걔랑 곧 사귀겠네?

여주는 이 말 듣고 더 이상 그 대화에 관심 안 가지려고 한다. 다시 그림에 눈 옮겨서 붓질 하려던 찰나에,

- ...아니~, 계속 만나보니까, 영 소심하고 그런 게 좀 재미없어. 그냥 전에 만나던 오빠나 만날까봐.

미친. 여주 속에서 화산 터진다. 지가 뭔데 정국이한테... 저런 말을 해? 지금까지 국이 맘 흔들어 놓고 저딴 소리 하는 꼴을 가만히 볼 수가 없었다. 여주 용기내서 한 마디 하지. 이건 좋아해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어차피 해야 했던 거라고 생각하면서,


" 야, 너 말이 좀 심하다. "

" 뭐라고? "

" 아무리 그래도 내 친군데 어떻게 그딴 식으로 말 해? "


여주 말 듣고 가린이 화난다. 여주 계속 신경 쓰였는데 자꾸 정국이랑 자기 사이에 끼어드는 게 보통 거슬리는게 아니었음. 무슨 자기가 여자친구라도 되는 것 마냥. 가린이 여주 째려보다가 " 알 바 아니잖아? " 하고 톡 쏘아 붙인다. 여주 받아치려는 순간 미술 선생님 들어오셔서 말 못하고 흐지부지 끝남.





31



끝나고 가린이 여주랑 같은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가지. 여주 애써 모른 척 함. 아까 그냥 나대지 말 걸 그랬나, 일 커지면 어떡하지 생각하면서 조마조마했다.

" 김여주. "

긴 적막을 먼저 깬 건 가린이었음.




32


몇 번의 시비에도 여주 모른 척 하다가, 가린이가 신경 살살 긁으니까 한 마디씩 받아치게 되면서, 둘이 옥신각신 함. 그렇게 말다툼 한 지 한 오 분 쯤 지났나, 여주는 가린이 뒤에 보이는 익숙한 형체에 아차 하지. 아까 학교에서 정국이가 데리러 온다고 했던 게 생각남.


" ... "


여주가 말 하다 말고 놀라서 가만히 정국이 보고 있으니 가린이도 뭐야, 하고 뒤돌아 봄. 가린이 심장 멈출 뻔 했다. 갑자기 자기 뒤에 국이 서 있어서.

정국이가 지금까지 말싸움한 내용들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모른다. 가린이는 어떻게든 상황 모면하려고 필사적으로 연기하겠지. 갑자기 여주한테 따지는 말투 수그러들고, 목소리에 비음 섞이는 게, 여주 들으면서 어이가 없다.

정국이는 그냥 가만히 서서 듣고만 있음.

여주 정국이 얼굴이랑 가린이 얼굴 번갈아 보다가 그냥 지르기로 함. 모 아니면 도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거 그냥 끝을 보고 가자, 정의가 승리한다. 이런 마인드로 다시 말하기 시작했을 듯.



33



이어지는 이야기는 가히 충격이었겠지. 야 최가린, 너 정국이는 그냥 니 놀잇감이었니? 어쩜 그렇게 사람이 양심이 없어? 부터, - ...그 전에 만나던 오빠라는 사람은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알고 계셔? 까지. 가린이 당황한다. 여주가 그렇게 자세하게 들었는지 몰랐고, 또 자기한테 이렇게 따지고 들 줄 몰랐던 거.

가린이 순간적으로 이, 이 xxx...하다가 제 뒤에 정국이 있었다는 거 자각하고 흠칫 뒤 돌아본다. 국이 표정 눈에 띄게 굳어있었음. 보고 살짝 겁 먹는다. 잠시 어버버 하다가 변명 시작하지. 난 사실 그런 뜻으로 말했던 게 아닌데 여주 니가 잘못 이해한거다, 이러면서.

여주 그 와중에도 정국이 걱정 함. 이 사실 알면 엄청 상처받을 텐데. 가린이 너무 미워져서 다시 뭐라 하려다가 국이가 여주 저지한다. 여주 ? 됨.

정국 조용히 노려보다가 딱 한 마디 거든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3 | 인스티즈

"최가린, 그만 해. 지금 너 진짜 구차해보여. "




34

가린이 그 말 듣고 잠시 아무 말 못하다가 무슨 변명 하려는지 입술 달싹인다. 그러다 이내 눈물 차오르더니 밖으로 뛰어 나감. 그리고선 누구한테 전화 걸더라.

' 어 오빠, 지금 어디야?... 아니 나 지금.., '


정국 화난 게 여주 눈에 뻔히 보임. 여주 정국이 손목 잡고 일단 집 가면서 얘기하자. 하고 앞장 섬. 정국이 시야에 앞서 걷는 동그란 여주 뒤통수 보이니까, 귀엽기도 하고 뭔가 대견하기도 하다. 우리 여주 이제 말도 잘 하네. 조그만 게 당차게 걸으면서 자기 달래는게 여간 귀여운게 아님. 천천히 걸으면서 여주가 정국이한테 말하겠지. 네 잘못 아니다, 쟤가 진짜 나쁜 애인거야. 저딴 애 때문에 너 상처받을 필요 없어, 하면서.

말 없이 듣고만 있던 정국이가 " 넌? " 한다.


" 응? "


" 넌, 괜찮냐고. 쟤가 뭐라고 한 건 없고? "


여주 망설인다. 응.., 그냥, 아무 것도 없었지 뭐.


" 그래? 근데... "


" ... "


" 내 일인데 왜 대신 화내주고 그랬어? "


" ...그거야... 친구니까 그랬지. "

" ... "

" 왜? "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3 | 인스티즈


" 나 거짓말 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알면서."



" ...? "

.
.
.

" 너 나 친구로 생각 안 하잖아. "






--

아까 전의 일이다.



정국이가 여주 미술학원 앞에 도착해서 건물에 들어왔는데, 어디선가 말다툼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몰래 듣게 됐음.

무슨 얘긴지 잘 안 들려서 가까이 가서 귀 기울였더니,

- ...했잖아!
- 내가 뭘... 는데?
- 너가 ...- ...

- 야, 말 다했어? 그리고 너, 내가 지금까지 봐주느라 말 안한건데, 너 전정국 좋아해?
- 뭐라고..?
- 너, 전정국 좋아하냐고. 무슨 지가 여친이라도 되는 것마냥,
- ...아니. 안 좋아해.


정국이 들으면서 가린이가 지금까지 뭐 했는지 대충 파악하고 좀 화 난다. 그러다가 저 질문에 깜짝 놀라서 여주 몰래 지켜봄. 그러다가 정국이는 봤다. 여주가 삼초 뜸들이다가 손가락 가만히 못 놔두면서 대답하는 거.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3 | 인스티즈


" ... ..."


정국이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음.
그제야 제가 찾아갈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았대. 드디어 자기 마음 안 거지. 바보같이.

.

.

.

' 나 사실, 이거 비밀인데. 거짓말 진짜 못한다! 어릴 때부터 거짓말 하면 딱 삼 초 말 못하다가 손가락 만지는 게 버릇이야. 그래서 난 누구 절대 못 속여. 웃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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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글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으엥ㅜㅜㅜㅜㅜ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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