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꼭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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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나 친구로 생각 안 하잖아. "
" 어? "
여주는 이게 무슨 질문이지 싶었음. 갑자기 이런 분위기가 된다고? 뭐지, 지금 내가 자기 좋아하는거 알고 말하는 건가? 아까 가린이랑 싸우는 거 들었나, 근데 그때도 안좋아한다고 했는데... 평소 행실에서 티가 난 건가. 아니면... 내가 자기랑 얘기할 때 얼굴 빨개지는 거 봤나. 이 생각까지 미치니 확 민망해지지.
" 무, 무슨 소리야, 뜬금없이... "
재빨리 부인하고 슬쩍 정국이 표정 확인해 봤다. 어둠 속이라서 그런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웃고 있는 것 같았음. 이 상황이 뭐가 웃기다고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거지. 여주 어리둥절.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나, 나 지금 분위기 파악 하나도 안 돼. 뭐야! 머리 속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들과 씨름하는 여주였다.
정국이 여전히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지. 여주 귀엽다고 생각하니까 더 귀여움. 혼자 고뇌하고 있는 거 눈에 보이니까 더 웃기고 그래. 국이 입꼬리가 한껏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함. 여주 자기는 지금 심각하고 그런데 혼자 웃는 정국이 괜히 괘씸하다. 나는 지금 너 때문에 며칠을 울고 막, 어? 못 자고 그랬는데 재밌냐? 싶지. 긴 고민 끝에 여주 떨리는 목소리 붙잡고 물어본다.
" ... 근데 갑자기 왜? "
" 아니 뭐, 그냥... "
" 그냥? ...우씨, 근데 왜 그렇게 웃고 있는데? "
" 그것도 그냥. "
" 야! 같이 좀 웃자구. 뭔데? 빨리 말 해. "
여주 팔꿈치로 정국이 옆구리 쿡쿡 찌르면서 재촉하지. 친구는 옆에서 심각한데 왜 혼자 웃느냔 말이야. 정국이 아프지도 않아하고 마냥 웃으면서 알려주면 뭐 해줄거야? 이러고 있다. 여주 그 말 듣고 얄미워져서 막 또 뭐라 하고. 그렇게 둘이 티격태격대면서 오랜만에 같이 집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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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잘 가든지 말든지, 친구. "
" 뭐야, 그 형식적인 인사는. "
" 안전히 가든지 말든지."
여주의 불만이 충실하게 반영된 인사에 정국이 실소 터뜨린다. 어이없음 반, 귀여움 반. 여주 성격에 이런 분위기 얼마나 부끄러워 하는지 정국이는 안다. 그래서 더 틱틱댄다는 것도.
" 그래, 조심히 가라. "
정국이 말 듣고 여주 더 쑥쓰러운지 " 니가 말 안했어도 조심히 갔을 거거든. " 하면서 후다닥 빠른 걸음으로 가버림.
정국이 여주 뒷모습 보다가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거 확인하고 그제서야 발걸음 옮긴다. 손으로는 핸드폰 꺼내서 여주한테 뭐라고 보낼 지 생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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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 내일 아침 8시까지 나와. 학교 같이 가자. 라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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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에 둘 다 잠 못 들고 뒤척였음.
정국이는 가린이한테 자기가 맘 접은 건 스스로도 납득이 가는데, 갑자기 자기가 여주 좋아한다는 걸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니까 너무 어색하고 자신이 의심가고 그랬대. 혹시 이 것도 만약 흘러가는 감정일 뿐이었는데 섣불리 판단했다가 여주 잃을까봐. 그래서 하나하나 되짚어봤다. 여주 처음 만났을 때, 말 걸었을 때, 친해지고 나서의 기억이나, 사랑스럽다고 느꼈던 기억들... 생각하다 보니 다시금 그 때의 감정이 생각나서 저절로 웃음 나. 왜 여태껏 몰랐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하루아침에 여주한테 - 나 가린이 말고 이제 너 좋아해. 라고 하면 여주도 이해 안 되고 이상할 거 아니까 자기 마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한다.
여주로 마찬가지로 잠 못 잤지. 가린이랑 싸운거 좀 무서워서 혹시나 페이스북에 자기 저격글 올라왔나 확인도 해 봤다. (아무것도 없어서 안도의 한숨 쉼.) 그리고 국이 생각에 또 잠이 확 깨. 사실 정국이가 최가린 말 받아칠 때 너무 고맙고 또 멋있...어서, 그 상황 생각하고 혼자 발 붕방거리고 가만히 못 있었음. 베개에 얼굴 파묻고 발 동동을 밤 새 열 번은 넘게 한 것 같아.
여주 동생 새벽에 물 마시러 나가다가 여주 이러는 거 보고 왜 저래, 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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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반 도착해서 쉬는시간 되니 더 이상 최가린 안 찾아 옴. 그러나 정국이랑 여주 사이에 어색함은 여전히 있었다.
서로 티 내지 않으려고 장난도 걸고 하는데, 도중에 손이라도 닿으면 갑자기 둘 다 정지 됨. 정국이는 헛기침 하면서 시선 돌리고 여주도 멋쩍어서 재빨리 손 빼고... 또 여주가 손 빼는 게 보이면 덩달아 분위기 더 어색해지고...
정국이 이대로는 뭣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함. 이러다가는 다시 학기 초 때처럼 여주가 다시 자기 피할 것 같았지. 그래서 어디서든 둘만 만나서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이에 아직 서로 알지 못하는 마음들이나, 그런 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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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때는 지루한 수학시간이었고, 여주도 딴 짓 할 정신이 충분한 상태였음. 선생님 눈 피해 정국이가 몰래 여주 책에 끄적끄적 뭐 쓴다.
-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 되냐.
- 응
- 왜?
- 나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여주 이거 보고 잠시 고민한다. 얘가 나 맘 있는거 알고 갖고 노는 건가 싶음. 조금 혼란스럽긴 했지만 지금까지 봐왔던 정국이가 그렇게 나쁘진 않았기 떄문에 별 생각 안 하려고 했음. 그리고 좋아하는거 티내고 싶지 않아서 더 평소처럼 하려고도 했다.
- 어디로?
- 너 어디 가고 싶은데.
- 음... 학교 앞에 거기 분식집 완전 간 지 오래됐어.
- 그럼 거기로 가자.
- 내가 사줄게.
헐, 여주 기대에 찬 눈빛으로 정국이 반짝반짝 바라본다.
- 떡볶이 받고 튀김도?
- 콜.
웬일이래. 여주 기분 좋아져서 행복 만땅인 표정으로 정국이 또 바라봄. 그거 보고 국이 씩 웃는다. 둘이 눈 마주치고, 서로가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함.
창문 밖에서 싱그러이 쏟아지는 햇살과 살랑 불어오는 조금의 시원한 바람이 여름동안의 추억 한 페이지를 둘에게 선물한 듯 보였다.
40-5
어이 거기 둘, 앞에 보고 집중해라. 앞에 나와서 문제 풀기 싫으면. "
" 네-. "
정국이랑 여주랑 동시에 대답하고 다시 눈 마주쳐서 몰래 키득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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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드디어 끝났다. "
" 학원 가기 싫어. "
학교가 끝난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대화가 여기저기서 들려옴. 정국이랑 여주 가방 싸고 갈 채비 하지.
" 야, 전정국. 빨리 와! "
여주 신나서 복도 뛰어가다가 뒤에서 느리게 오고 있는 정국이 보고 재촉한다. 정국이 여주 보고 알겠다고 하고 바로 뒤쫓아감. 다리도 짧으면서 왜 이렇게 빨리 간담. 다시 여주랑 같이 가려고 후다닥 뛰어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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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나왔습니다.
나오기가 무섭게 여주가 젓가락을 들고 떡을 집어먹었음. 와, 여긴 진짜 오랜만에 먹어도 맛있어. 정국이 그런 여주 보고 웃다가 자기도 하나 집어먹고. 아까 수학 시간에 쌤 얘기, 요즘 공부 얘기 등 여느 때처럼 수다 나누면서 맛있게 떡볶이 먹는다.
" 야, 근데 웬일로 니가 이거 다 사냐? "
" 물어볼 거 있어서. "
" 뭔데? 용돈이라도 받았나부지? "
정국이 피식 웃으면서 음료수 여주 컵에 따라준다.
43![[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n (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8/25/2/ec353bc49e1041d80b41c3960e1dd364.gif)
" 왜 나 피했냐고, 그거 물어보려고 데려왔다. "
" ... "
" 일부러 나 안본 거 알아. "
알고 있었구나, 정국이도. 하긴, 내가 불편한 티를 그렇게 냈는데도 못 알아채면 그건 진짜 눈치 없는거야. 여주 이런 생각 하면서 떡 하나 또 집어 먹는다. 오물오물 씹으면서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생각함. 머리 굴리는 여주 본 정국이가 이내 대답 듣지 않고 자기가 먼저 입 뗀다.
" 최가린 때문에 그런 거 맞지? "
" ...엥, 아, 아니야... 아닐 걸... "
" 맞으면서. "
" 맞긴 한데... "
" 니가 걔한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피했어. "
" 아니... 둘이 서로 좋아하는 거 아는데 내가 끼어들면 좀, 그.. 끼어드는 것 같잖아. "
" 누가 그렇게 생각한대? "
" 너, 너말구... 주변 애들도 그럴거고, 최가린도 그럴거고... "
" ... "
" 그래서 그랬지. "
" 뭐가 됐든,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
' 네가 뭘 알겠니... 정국아, 넌 널 욕할 아이가 없잖아... 이 간단명료한 놈아... ... ' 여주는 생각했다.
덧붙여서 정국이 성격 참 단순해보여서 부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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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는 최가린이 그러는 거 알고 있었어? "
" 뭘? "
" 막... 너 욕하고 다른 사람 만나고 그러는 거. "
" 몰랐지. "
" 알고 나서 우리 국이 멘탈 괜찮았니? "
" 내가 애냐. "
" 우리 아기 국이 상처받으면 안되니깐... "
" 상처는 모르겠고, 그냥 놀랐어. 그리고 배신감도 들더라. "
" ... "
" 근데 이제 다시 볼 사이도 아니고 뭐, 아무 생각 없어. "
" 많이 좋아했던 게 아닌가? "
" 아무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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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는 그때 싸웠던 거 들어보니까 최가린이 여주한테 꽤나 시비 걸었던 것 같은데, 왜 얘는 내 걱정만 해. 가뜩이나 정국 자기때문에 여주 시비 걸린거나 다름없어서 더 화나는데 짜증도 안내고 실실 웃기만 하고 있는 여주가 참 바보같고 그럼. 저거 커서 사회 나가면 어떻게 살아가려나 싶기도 하고...
45-5
여주는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떡볶이 먹다가 갑자기 대화 멈추고 ( 위 같은 생각 하는 ) 정국이 얼굴 서서히 굳어지는 거 보고 뭔 생각 하는거지, 혹시 여기에 최가린 왔나 생각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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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어색함이 풀어졌던 떡볶이 먹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어색함의 구렁텅이로(...) 굴러들어가는 둘이었다. 조금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으니까 또 밤에 집 같이 가던 거 생각나고 그랬음.
' 너 나 친구로 생각 안 하잖아. '
이 말 하던 정국이 얼굴이 또렷히 기억나면서 다시 부끄러워지는 여주다. 그런데 아직도 왜 저걸 물어봤는지 여주는 모름. 한참 또 혼자 생각하다가, 옆에서 정국이가 자기 봤다가, 앞에 봤다가 하는 시선만 느껴지고 뭔 말을 꺼낼 기미가 안 보여서, 괜히 딴 소리로 어색한 거 풀어보려고 함.
" 요 며칠간 날씨 진짜 더웠는데, 오늘 저녁은 또 시원하네? "
" ... "
말을 꺼내자 대답 없이 여주만 빤히 보는 정국이에 여주 당황스럽다. 갑자기 왜 또 분위기 잡어. 너무 낯간지러워서 맘 속으로 발 천 번은 굴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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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갑자기 날씨 얘기야. "
" 응? "
" 우리 안 끝난 얘기 있잖아. "
" 무, 뭐가. "
" 알면서. "
" ... "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n (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18/23/6f69683ce8efd07f400dbfbc422f9a12.gif)
" 나 거짓말 싫어한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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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언제 거짓말을 했, "
" 내가 어제 그거 왜 말한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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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n (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8/25/2/69392e7cfac44a1864959ada8ebb9092_mp4.gif)
" 아, 왜 그랬지 내가! "
" 정국아 니가 그 때 뭐라고 했는지 난 아직도 기억 나. 말해 줘? "
" 아니야... 안 말해줘도 돼... "
" 딱 내 손목 잡고, ...여주야, 안 믿길 거 알고-"
" 그만해...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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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믿길 거 알고, 갑작스러울 수도 있는데. 빨리 안 말하면 너 잠 못자고 고민할 거 내가 뻔히 아니까, 지금 말할게.
네가 나 친구로 생각 안 하는 지, 그거 왜 말했을 것 같아?
' ... '
나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대놓고 떠보고 그러진 않아.
' ... 근데 너, '
최가린 좋아했던 거, 그거 덕분에 알았어. 잠시 다른 데 갔다가 너 안 보니까 알겠더라. 정말 바보같았던 거 아는데... 진짜 미련하게, 꼭 경험해봐야 아나 봐. 나는.
네가 안 믿긴다고 나 쳐 내도 할 말 없는 거 알아.
근데, 나 진심으로,
...어쩌면 처음 만났을 때 부터, 계속 그래왔어. 내가 눈치 못 챘던 것 뿐이지.
많이 좋아해, 여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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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때 내가 떡볶이 사주면서... "
" 지금 같았으면 시시하고 그랬을 것 같은데, 분식 하나 먹고 고백하는 상황이라니... 진짜 웃겨서 눈물 날 것 같아. "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n (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8/25/1/6b5b4272d0207f7033b97cfd9600218e_mp4.gif)
" 너도 완전 부끄러워서 말 못할 땐 언제고. "
" 그래서 더 웃겨. 우리 진짜 풋풋했었나봐. "
" 어른 돼선 누가 느껴보겠어, 이런 거. "
- 참 좋았다. 그때의 하늘, 나무의 색, 들이마셔지는 공기까지도, 하나하나 앳됐던 우리의 기억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청춘의 끝자락부터 쭉, 내 옆에 전정국이 있어왔음에 감사한다.
--
드디어 끝내게 되었네요!
전개가 빨랐나요? 빨랐던 것 같은데 제가 긴 글을 못 써서 부득이하게...^^
사실 03 까지가 원래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남은 이야기 한 편을 더 쓰게 됐어요.
사실 국이 감정표현이 진짜 너무 빨리 바뀐것같아서 ㅋㅋㅋㅋㅋㅋ 쓰면서도 당황했는데 사람 마음이 원래 그런거죠 머...~!
01 02 03편보다 0n편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가볍게 쓰여진 것 같아요.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이 모두 날라갔을 때 댓글이랑 신알신 알림 등 모든 게 다 처음이라서 감격했었는데 이 것들이 다 없어져서 ㅜㅜ
부조칸 저라는 사람에게 따듯한 댓글 남겨주신 거 넘 감사했어요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당
이 글은 배경 음악 들으면서 생각난 소재라서 꼭!! 음악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노래가... 쩝니다.
신알신 70 정말정말 감사했구요
참 모자란 글이었는데도 좋아해주시고, 초록글도 올라보고 해서 참 신기했어요
누가보면 뭐 상이라도 받은 줄 알겠네요 무슨 말이 주저리주저리...
사랑합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정국 짝사랑하는 여주x여주 친구 좋아하는 정국 0n (남은 이야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8/25/f/e/f/fef5838e55f37cf8494ee900c969b1a7.png)
왕 하트
--
(쪼끔씩 손 보고 올린거라 진짜 미묘하게 다를 수 있어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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