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그래서 말이죠! 인간이란 정말 위대한 존재란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예와 법도를 아는 우리 민족이야 말로!
최고의 민족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그 예와 법도를 지켜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강의가 여러분에게 매우! 중요하단 말입니다! ......."
벌써 10분 째.
학생들에게는 엄연히 쉬.는.시.간.에 쉴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은 우리에게 쉴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학교 규칙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면서 법도는 무슨 법도야.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교수는 수업을 끝내주었고,
나는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야..야.. 일어나.. 수업 끝났어"
아무리 교양 수업이라도 그렇지 예와 법도를 가르치는 수업에서 내 친구라는 년은 누가 잡아가도 모르게 자고 있다.
"어... 끝났어...?"
"어.. 방금. 그러니까 침 좀 닦아."
같은 학교 무용과 4학년, 정수정.
경제학과인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과생이지만,
새내기 시절, 동아리에서 우연히 만나 지금까지 티격태격 하면서도 꽤나 오래 잘 지내고 있다.
"아.. 진짜 내가 졸업만 아니었어도 이딴 수업은 절대 안 듣는데.
아니 어떻게 강의 시작 1분 만에 사람을 꿈까지 꾸고 자게 만드냐?"
그렇게 퉁퉁 부은 얼굴로 한참을 투덜대는 수정이를 받아주고 있다가 문득,
"너 이 수업 다음에 바로 연강 수업 있지 않아?"
수정이의 시간표가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응. 있지. 왜?"
"지금 2분 남았어.."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정이는 허둥지둥 핸드폰을 들고 시계를 확인하더니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 씨 발 교수새끼!!!!!!!!!!!!!!!!!!!!!!!!!!!!!!!!!!!!"
수정이는 '야 나 갈게' 하며 미친듯이 강의실을 빠져나갔고,
뭐 한 두 번 있는 일도 아니기에 나는 태연하게 짐을 챙기고 일어섰다.
그렇게 나도 강의실 불을 끄고 문 밖을 나서는데 저 멀리 복도 끝에서 수정이가 다시 내 쪽으로 뛰어오는 거다.
"왜. 또 뭐 놓고왔지."
"헉..헉..ㅎ..ㅓㄱ.... 아니..그게 아니고...아호 숨차...허..ㄱ..헉... ㅇㅇ아 너 이제 집에 가지?"
"야 숨 좀 쉬어가면서 말해. 어 응. 나 이제 수업 끝!"
수업이 끝났다는 내 말에 사람 불안하게스리 음흉하게 웃던 정수정이 내게
새하얀 레포트 뭉치를 턱- 하니 내밀었다.
"야 뭐 어쩌라고. 이걸 왜 날 줘?"
"친구야아~ 진짜 미안한뒝.... 나 이거 제출 좀 부탁하면 안될까아? 웅웅?"
저저 부탁할 때만 나오는 혀짧은 소리.
내가 남자든 여자든 애교에 약하다는 걸 너무 잘 파악하고 있는 정수정이 나한테 부탁할 때 주로 사용하는 수법이다.
"아오 이걸 진짜.... 그래서 뭐 어디다 내면 되는데?"
"웅...?........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 학과 사무실..........ㅎㅎㅎㅎㅎㅎㅎㅎ헿"
"뭐라고...?"
우리학교 무용학과 사무실은 무성한 소문들을 품고 있는 곳이다.
학생주임 뺨치는 조교들에,
눈빛 하나로 사람을 죽인다는 전설의 교수님들에..
천하의 정수정도 가기 무서워 하는 그 곳을 무용학과도 아닌 나보고 다녀오라고?
"아 싫어.. 거기 무섭단 말이야.."
"아..ㅇㅇ아ㅠㅠㅠ제발제발..ㅠㅠㅠㅠ 나 수업 가야되는 데 이거 5시 전까지 제출 안하면 나 졸업 못 해 어어어엉어엉ㅇ...제발 제발 응?응?"
친구가 졸업을 못한다는 데 어떡하냐...
결국 알겠다고 하고선 수정이를 안심시킨 후 수업 들으러 보내고
나...는.... 무용학과 사무실로... 향했다.
천천히 걷는다고 걸었는데.. 나니...
학교에 좁아서 그런가 어느새 나는 사무실 바로 앞에 도착해 있었다.
막상 들어가려니 생각보다 더 무섭네...
후하 후하 심호흡 좀 하고.
똑똑똑 -
떨리는 손으로 노크를 했더니
안에서 '들어오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정신만 잘 차리면 돼 ㅇㅇㅇ.
그렇게 혼자 중얼중얼 자기암시를 하고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불행 중 다행이게도 조교로 보이는 약간 까무잡잡한 젊은 남자 한 분 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시죠?"
혹시라도 어디선가 교수님이 튀어나오실까봐 미지의 세계에 탐험나온 탐험가마냥 주위를 샅샅이 살피다가
그 조교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아.. 저 과제를 좀.. 제출하려고.."
혹시나 더 말을 시킬까봐 말 끝나기가 무섭게 수정이가 내게 안겨준 그 문제의.. 레포트 뭉치를 조교님께 내미는데
그 조교가 나를 기분나쁜 눈빛으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쭉 훑는 것이다.
아.. 뭐야... 기분 나빠....
기분이 팍 상해서 뚱한 표정으로 기다리는데,
"치마가 꽤 짧네요."
라는 거다. 그 조교가.
말로만 들었던 무용과 학생주임 조교가 이 사람이구나 싶어서
"아... 죄송합니다."
그냥 그러고 말았더니
"힐도 신었네요."
또 그러는 거야. 그 조교가.
아 뭐야 무용과는 힐조차 신으면 안되는 거야?
순간적으로 정수정을 떠올렸는데... 진짜 얘가 힐을 신은 적을 학교 안에서는 본 적이 없는거야.
물론.. 나보다 키도 크고.. 힐을 굳이 신지 않아도 될 만큼 몸매도 착해서...
아 갑자기 왜 화가 나려고 하지?...
무튼 그래서,
"아.. 그것도 죄송합니다."
이랬지.
트집 잡히기 싫어서 그냥 무조건 다 죄송하다고 했어,
그랬더니 갑자기 그 조교가 피식- 웃는거야.
근데 나는 약간 그 것도 기분이 나빴어. 비웃는 건가 싶어서.
그래서 계속 뚱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이름이 뭐에요?"
하길래 순간 ㅇㅇㅇ 이요! 라고 하려다..
아.. 나 정수정 대타지... 싶어서
"ㅇ..정수정이요."
이랬더니 그냥 고개를 끄덕이더라?
그러고는 또 혼자 컴퓨터로 뭔가를 열심히 입력하길래
혼자 또 한참을 멍하니 기다리고 있었더니
"번호는요?"
이러더라. 그 조교가.
사실 대학교 다니면서 번호 하면 학번이잖아.
근데 순간적으로 정수정 학번이 생각이 안나는거..... 그래서
"2011...음...아..뭐더라.....하하하..나이를 먹으니까 학번도 기억이 잘......."
정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저렇게 말했다.
속으로 젠장 젠장 이러면서.
그랬더니 그 조교가 또 피식- 웃는거야.
이번엔 내가 웃길만도 할거야.. 그래.. 4학년이나 되서는 자기 학번도 못 외우는 바보처럼 보이겠지.. 라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학번 말고 전화번호요."
그러는거야. 그 조교가.
오 드디어 내가 대답해 줄 수 있는 질문이 나왔뜸!!!!!!!!!!!!!!!!!!!!!!!!!
내가 정수정이랑은 하도 전화를 많이 해서 달달 외우고 있거든.
그래서 완전 자신있게
"아! 네 전화번호요! 0108765에..."
하면서 대답하고 있는데
그 조교가 갑자기 내 말을 끊더니
"아니. 정수정 번호 말고 그 쪽 번호요."
안녕하세요, 우쮸쮸쮸 입니다 :)
교환학생 썰도 아직 초입 단계인데 제가 또 일을 벌였네요ㅛ.......
갑자기 학교에서 멍 때리고 있다가 소재가 생각이 나서..
이미 엎질러져 버렸으니..
두 글 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열심히 써볼게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아 참! 교환학생 크리스 썰에서 신청해 주신 암호닉이랑은 별개로 암호닉 받을게요!
뭐.. 없겠지만.. 호옥시나.. 신청해주실 분들은..
신청해주시면..감사..........할 것 같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럼 저는 이만...
스밍 돌리러 가볼게요 ♥ 다들 엑몽 꾸세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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