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 이혼 전문 변호사 도경수, 이혼남 김종인
머릿 속이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김종인, 손영주, 이혼, 결혼 이 네 단어만 둥둥 떠다니는 탓에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마저 체 할 지경이다.
손주영씨 또한 당황스러웠는지 계속해서 똑같은 말만 되뇌였고, 김종인은 컵에 담긴 물을 한 잔 다 마시더니 줄곧 무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일들이 그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조금이나마 행복한 꿈이었다면 지금은 악몽 그 이상이다.
항상 이성을 지키며 누구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았던 제가 무엇에 홀린 듯 이끌렸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아버렸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발걸음을 따라 천천히 이끌리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악몽에서 깨어났다.
아니, 어쩌면 악몽은 이제 시작되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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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기. 어, 도 변호사님하고 종인씨하고 아는 사이였던 거예요? 네? 두 분 다 말씀 좀 해보세요!"
손주영씨가 어이없다는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나와 김종인을 향해 소리쳤다. 한순간에 불륜남, 비리 변호사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며칠 전에 집에 가다가 접촉사고가 있었어요. 그 때 일 때문에 김종인씨가 저한테 사례하는겁니다."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손주영씨에게로 향했던 시선을 거둔 채 여전히 태평하기만 한 김종인으로 시선을 돌리곤 그의 까만 눈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김종인씨가 손주영씨 남편 분일 줄이야.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꿈에도. 이만 실례할게요. 손주영씨, 오늘 이 일과 관련한 이야기는 다음 미팅 때 하기로 해요. 김종인 씨, 사례는 이 정도면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울렁거리는 속과 엉켜버린 머릿 속은 언제나 살마을 참 힘들게 만든다. 이런 상황을 만든 김종인도, 나 스스로도, 참 미웠다.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덜컥 남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식사를 하는 내 모습이 역겨울 지경이었다.
음 들었을 때부터 그녀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내게 그랬을리가 없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어려운 문제였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정말 죽어라 일만했다. 쌓여있는 일을 다 마치고는 다른 변호사들의 업무까지 도맡아서 하자 변백현이 너 미쳤냐며 방방 뛰어댔다. 변백현이 사무실에 들어와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뒤로한 채 계속해서 일에 몰두했다.
안 들려? 너 진짜 어디 아프냐?"
"그런 거 아니야. 좀 나가라."
"점심시간에 무슨 일 있었어? 왜 그러는데 너."
"나중에, 정리되면 말해줄게."
변백현이 나가자 온 세상이 조용해진 듯 적막이 흘렀다. 이런 적막에도 생각나는 김종인의 얼굴이 싫어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일에만 매달렸더니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나 시계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평소에는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오늘따라 술이 생각났다. 술이 생각나는 이유가 김종인이라는 것에 나는 다시 한 번 무너졌다.
차키를 들고 건물 주차장으로 향하다가 이내 변백현이 자주 간다던 바가 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생각나 발걸음을 돌렸다. 발걸음을 돌리자마자 눈에 보이는 건 아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김종인이었다.
"잠깐 얘기 좀 해요."
"할 얘기 없습니다. 비켜주세요."
"오늘처럼 반말해요. 괜찮으니까."
"가던 길 가세요."
예상치 못하게 그를 만났던 터라 가슴이 세차게 요동쳤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그의 옆을 지나갔다. 그의 옆을 지나자 그의 발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더니 손목을 잡아 돌려세웠다. 약간 화가 나 보이는 그의 표정에 어이가 없어 잡힌 손목을 빼고 돌아서려하자, 그가 더 세게 손목을 쥐고는 내 어깨를 잡아 세웠다.
"도경수, 잘 들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지금 충분히 이상한 생각 할 수도 있는데 나 그 정도로 머리 안 좋아. 나 술 취해서 너한테 키스한 날 기억나? 그 전부터였어. 너한테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 든 거, 그 전부터였다고. 알아 들어? 네가 손주영 변호사라는 거 나한테 아무 상관도 없어. 손주영은 그냥 재판에서라도 날 이기고 싶은 것 뿐이야. 난 그렇게 해 줄 생각이고."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래! 믿어! 믿기 싫어도, 안 믿겨도 그냥 믿어. 내 눈 똑바로 봐. 난 거짓말 안 해. 도경수 네가 그냥 좋고. 손주영이고 뭐고 난 다 상관없어. 그래. 몰래 네 이름 알고, 회사 알고 그런 건 미안해. 사과할게. 그런데, 네가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그의 절절한 음성에 모르는 사람마저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미 틀어질대로 틀어진 관계인지라 쉽사리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그의 눈에 천천히 차오르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피하고는 뒤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그의 말은 진실인 것 같았지만, 계속 마음 한켠에서 두려움이 밀려왔다.
태어나서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셔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대리를 불러 집으로 돌아 올 정도로 취했던 적은 없었다. 내가 술을 마신게 아니라 술이 나를 덮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음을 한 나머지 약간 비틀거리기도 했다.
"혼자 들어가실 수 있으세요?"
혼자 들어갈 수 있냐는 대리기사의 말에 손을 휘휘 젓고는 키를 건네 받고는 앨레베이터로 향했다. 앨레베이터 앞에 주저앉아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은 아까 내게 소리를 지르던 김종인이 틀림없었다. 술에 취하자 이것저것 보이는 것이 없었다. 앨레베이터 앞에 다다르자 인기척이 났는지 김종인이 고개를 들었다. 무서울 만큼 무표정을 짓다가 이내 내 얼굴을 보더니 눈이며 입이며 다 쳐진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쳐진 눈매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그의 앞에서 웃어버린 내가 민망해 입맛을 다시고는 다시 웃음을 거뒀다. 그렇게 웃음기 없는 풀린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그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야, 김종인."
"술을 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걱정스러운 그의 목소리에 순간 울컥하고 말았다. 그의 앞에서 창피하게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말을 이어갔다.
"됐고, 나, 너 미워."
"알아. 아는데, 술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나 때문이야? 어? 미안해. 내가 미안해."
한발짝 한발짝 계속해서 김종인의 앞으로 다가갔고, 어느새 김종인의 코와 내 코가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 서있었다. 당황한 듯 눈을 크게 깜빡이는 김종인에 슬쩍 웃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대로 김종인에게 입을 맞췄다.
"이번엔 내가 먼저할거야, 키스." |
으어ㅣㅏ머리ㅏㅓㅁ아ㅣ너리ㅏㅟㅏ푸ㅏㅇ그래요.. 너무 늦었죠... 다 떠나가셔도 좋아여ㅠㅠㅠㅠㅠ저는 멍청입니다...
아프기도 하고, 놀러다니기도 하고, 이래저리 많이 바빴어여ㅠㅠㅠㅠㅠㅠ곤장을 때리셔도 마땅합니다ㅠㅠㅠㅠ
아! 암호닉 신청 다시 받을게요~♡
경수가 세상에서 제일 옳은 일을 했네여 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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