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 너 비포상고 선우님이랑 무슨 사이야??"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산들님이랑 같이 있다는 것도 봤다던데 진짜야??"
소는 아침부터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모른다는 대답으로 대충 넘겨버리긴 했지만 학교가 끝날때까지 이어지는 질문에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건지, 소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학교를 울리는 여고생들의 목소리에 설마, 설마 한 소에게 찮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안경이 코까지 내려가있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말이다.
"소야!! 또 왔데, 선우님이!"
"...무슨 일로?"
"너 보러 왔겠지!!"
정말 웃겨. 자기가 뭐라고 날 보러 온다는 거지? 소가 서둘러 이 자리를 빠져나가기 위해 다급하게 가방을 멨다. 교문 앞에 기대고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선우의 뒤로 오대천왕의 상징인 애마가 보였다. 은은한 담배 냄새, 선우에게서 맡았던 냄새다.
"여긴 왜 왔어."
"왜 왔을 거 같은데? [피식]"
선우가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저번에 이산들이 너 한번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오해하는 거 같은데."
"..."
"이산들 원래 아무한테나 친절하니까 착각하지 마."
착각한 적 없거든? 소가 씩씩대며 발걸음을 돌리려하자 그런 소를 붙잡은 것은 뜻밖에도 선우였다.
"오늘은 나랑 어디 좀 가야겠는데."
"싫어."
"...하, 니가 아직도 뭘 모르나본데-."
선우가 애마에 걸려있던 빨간색 헬멧을 소에게 씌워주곤 비릿하게 웃었다.
"나 비포상고 서열0위 오대천왕. 그것도 카리스마 담당 차선우야. 이런 내가 너한테 꽂힌거라고. 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