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에 올라온 사진으로 글쓰기 2
By. Shall We?

덜컹덜컹-
토할것 같다.
"아.. 힘들다"
여기가 어디더라..
덜컹덜컹.. 기분 나빠.
시끄러운 웅웅 소리가 이명같다.
언제 끉길까.
"이번역은.."
웅웅 소리 사이에서 귀에 익은 기계음이 들리고
곧 사람들이 바삐 한곳으로 향하는 모습이 눈 앞에서 스쳐 지나간다
아 맞다.. 지하철이구나.
나.. 어디 가더라..
아 몰라
피곤하다..
정신줄을 놓고 싶었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몇 줄기가 날 붙들고 있었다.
힘겹게 눈을 떠보니 마주편에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신발 따라, 다리 따라 시선 가는데로 고개를 올려보니
웬 남자가 한명 앉아있다.
정말로 잘생긴.
나 와는 너무나 다르게 생긴.
정말로 잘생긴 남자가 앉아있다.
부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온다
"...진짜 잘생겼다..."
내 말에 반응이 없자
안들리는구나 안심하고 계속 나 혼자 중얼거렸다
"뭘 먹고 저렇게 잘생겼지..?"
점점 높아지는 목소리를 나만 못 느끼고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유전자가 좋은가..?"
아 결국 들렸나 보다..
앞에 앉은 훈남이 이건 뭐지.. 하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지만
난 아랑곳 않고 나 혼자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평소라면 민망 했을텐데 지금은 그딴거 안 느껴진다
술의 힘이란.
"어떡해.. 눈 마주쳤어.."
어, 웃는다.
웃으니깐 더 잘생겼다. 하는 생각과 함께 또 부러워진다.
고개를 숙이고 피식 피식 웃는 그를 보니깐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해진다.
나도 이런데 여자들은 저 모습 보면 되게 좋아하겠다..
..말.. 걸어볼까.. 괜찮겠지 뭐.
어차피 다신 볼 사람 아니니깐.
"저기요.."
"..예..?"
단순한 대답이였는데 들려온 목소리는,
'아 이런게 귀가 호강 한다는거구나' 하고 깨닳게 만든다.
에이 목소리까지 멋지네.
웃을듯 말듯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뭔가 답답해 진다.
환하게 웃는게 보고싶다.
"진짜 잘생기셨어요"
남자는 또 웃었다.
뭔가 뿌듯해져서 계속 말을 걸었다.
"훈남이다.. 인기 많죠?"
"아니예요. 그 쪽도.. 잘생겼어요"
실실 웃으면서 저음으로 날 칭찬해준다
취기가 올라오나 보다.. 기분이 좋아진다.
"에, 아니예요!! 전.. 오징언데요."
진짜..잘생겼어요
가까이서 보고 싶을 정도로
이 말이 목구멍에서 맴돈다.
그래도 아직 필터링할 정신은 있나보다
"잘생긴거!! 타고 난거죠?!"
남자는 이제는 미치겠다는듯이 얼굴을 숙이고서 웃는다.
긴 팔을 무릅에 올리고선 생각하듯이 날 바라본다
"네 타고났어요. 그쪽은 귀여운거 타고난거죠?"
웃음기 묻은 목소리가 내 귀에서 울린다.
얼굴이 뜨거운건 술 때문이겠지.
"저도 타고났죠 뭐, 근데 진짜 훈남이시네요"
"아니예요, 술 많이 먹었나봐요?"
음 티나나?
나 걱정해주는건가? 잘생긴데다 착하기까지 한가봐
"그쵸.. 부럽다 잘생겨서"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냥 날 빤히 바라만 본다.
갑자기 짜릿짜릿한 기분이 든다
원래 술 취하면 이런 기분이던가..?
어떻게 피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를 흝어보는듯한 눈빛을 피하고 싶다.
눈을 감아버릴까
그럼 남자는 사라질까.
그건 왠지 싫어서 그냥 나도 빤히 바라봤다.
남자가 입을 연다
"어디서 내려요?"
그게 왜 궁금하지? 하는데
답을 하는 내 목소리가 들린다
어, 왜 말해줬지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지 싶어 살짝 표정이 찡그러진다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향해본다
아 또 웃고있네
"나돈데, 같이 내려요. 이번역 이예요"
그의 말에 동의하기도 전에
남자는 서슴없이 날 향해 걸어온다.
내 팔을 잡고 으쌰 나를 일으킨다.
"걸을순 있지?"
덜컹덜컹
지하철이 덜컹덜컹 흔들린다.
내 몸도 같이 흔들린다
근데
보통 심장도 같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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