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포엠-상처가 스민다는 것
Reina
w.비얀코
*
백현이 학교에 들어가는 걸 보고나서야 찬열이 차를 돌려 아지트로 간다. 업어서 교무실까지 데려다 주려 했는데. 보는 눈이 많다며 안 된다고 극구 말리는 백현 때문에, 찬열이 한 발 물러섰다. 백현을 내려주고 차를 돌리기 전까지, 찬열의 시선은 이미 집요하게 백현의 뒤를 쫒고 있었다. 절뚝 거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금방이라도 달려가서 백현을 업어주고 싶었다. 그래도 백현이가 싫어한다면 하지 않는 찬열이였다.
“아차, 그러고 보니 밀린 일이 생각나는군.”
“무슨 일 입니까?”
“아까 들렸던 그 유흥가 일대, 평균 매매가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
“그 쪽은 아마도 신송그룹에서 대량으로 매입한 땅일 겁니다. 쉽게 넘겨줄지 모르겠네요.”
“안 넘겨준다. 그러면, 2배로 주겠다고 해, 2배에도 안 넘겨준다면 어떻게 되나 한번 두고 보자고 해.”
백현이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평상시의 찬열로 돌아와, 일에 앞서 칼을 가는 모습에 종인이 운전대에 잡고 있던 손을 미묘하게 떨었다.
이럴 때 보면 정말 누구보다도 일에 냉철한 보스다. 아까 그 곳에서 백현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쌍욕을 하며 그 일대를 계속 걷고 있었을지 몰랐다.
“신송그룹, 요새 많이 죽었더라. 그 저번에 마리화나랑 엑스터시 발견되서 입건된 똘마니들이,
경찰들 꼬드김에 넘어가서 창고주소 넘겨주는 바람에 숨겨둔거 빼고 다 털렸대며?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건지 정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그룹에서는 신중을 가하여 인재를 뽑고 또 걸러내고 있죠.”
“역시 김비서가 일을 참 잘해. 그래서 내가 무한신뢰하지.”
“별말씀을요.”
“김준면 그 자식은 진짜 짤라버리던가 하고 싶은데, 세운 공이 많아서 참는 거야 진짜.”
“준면형님은 그래도 회장님이 많이 아끼시던 분 아닙니까. 너른 마음으로 용서해주십쇼.”
너른 마음이라니,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엄연히 따지면 준면은 낙하산인데. 어느 순간부터 회장님이 데려왔는데. 친아들인 자신보다 준면에게 관심을 쏟는 모습에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화가 났고, 질투라는 걸 했다. 처음 준면을 봤을 때가 고등학생 때 였다. 방학이 긴 탓에 한국에 오래 머물렀는데. 그 때 보아선 안 될 것을 봤다. 그 시절 사춘기인 찬열에게는 감당치 못할 충격을 줬다.
준면은 자신보다 고작 2살밖에 많지 않았다. 대학도 다니고 있지 않았고, 어디서 데려온건지, 정말 적응력도 좋고, 붙임성도 좋았다. 물론 찬열 역시 그런 준면에게 좋은 감정을 느꼈던 건 사실이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 들려서 아버지를 잠시 뵙고 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사장실에 문이 열려있었다. 보통 닫고 조용한 공간에서 일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신데.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보아선 안 될 것을 보았다. 준면형이 쇼파에 나체로 누워있었다. 재빨리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호기심에 시선이 묶였다.
‘사장님. 조금만 더 요. 흣…‘
아버지의 손길에 김준면이 흥분하고 있었다. 더럽다. 정말이지 너무 더러웠다. 아버지는 준면의 머리를 잡고는 자신의 페니스를 입에 물렸다.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게 빨아대는 준면을 보고서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도 아무도 찬열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 일이 일어난 뒤에 김준면을 기피하고 뒷조사까지 하면서 그를 피했다. 그와 조금씩 멀어지나 싶었는데, 아버지의 예쁨을 받는 그를 한두 번 보고 안 볼 사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회사에만 가면 김준면이 있었으니까. 대체 어디서 구르다 온 놈인지, 뒷조사를 했지만 그냥 평범히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과 게이바를 가끔 들락거렸다는 것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좀 더 자세히 캐보려고 했는데. 방학 기간이 끝났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찬열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그 날에도 배웅 나온 아버지 손엔 김준면을 붙들고 있었다.
*
아지트로 도착을 하고 내렸다. 회사로 바로 갈까 했는데, 그건 또 김준면과 마주칠 확률이 많아서 포기했다.
내가 일을 시키던 말던, 아버지가 부르면 바로 달려갈 녀석이라는 걸 아니까.
“아, 맞다. 내가 깜빡한게 있는데.”
“네, 형님.”
“백현이. 아까 그 꼬맹이 알지? 걔 번호를 못물어봤다.”
“아, 네.”
종인이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대답하는데도 찬열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었다.
경복고 몇시에 끝나는지 물어봐, 아, 맞다. 고딩들 야자하지? 그럼 언제 나올지 모르겠는데..
“형님, 학교에 전화 한번 해보십쇼.”
“전화?”
“백현이 삼촌이라고 하고 한번 전화 해보십쇼.”
종인의 말에 솔깃한 찬열이 곧바로 검색창에 경복고를 치고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한다. 그리고 통화버튼을 누른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저 경복고 학생 백현이 삼촌인데요. 하니 상대편에서 여기 행정실인데요…. 교무실로 연결해 드릴까요? 라고 묻는다.
찬열이 머쓱하게 네 라고 대답한다.
「몇학년 교무실로 연결해드릴까요?」
순간 멈칫한 찬열이 백현이 아까 열여덟이라고 한게 기억이 나서 2학년 교무실이요, 하고 대답을 했다. 맞겠지. 열여덟 살 이랬으니까.
「여보세요.」
“2학년에 변백현 학생 삼촌되는 사람인데요."
「삼촌이요? 백현이 아버님 며칠전에 실종되셨는데.」
“네? 실종이요?”
「네.. 설마 모르시는 거 아니죠? 교무실 선생님들은 다 알아요.」
“아.. 네 제가 외국살다가 백현이하고 어제 만나서.”
「상황이 좀 심각해서 그런데 학교로 와주 실 수 있나요?」
“갑자기요?”
「백현이 엄마도 안계시고, 친척도 물론 없어요. 담임선생님이 애많이 타셨어요.」
전화를 끊자마자. 종인에게 빨리 뛰어가서 시동걸어. 라고 말했다. 어떻게 된 집안이길래. 집안꼴이 이따위야.
찬열은 백현을 좀 더 알고 싶었다. 그리고 구제해주고 싶었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
학교에 도착하자마 4층까지 뛰어갔다. 말쑥한 양복차림의 찬열은 학생들 눈에는 마냥 신기해보였나 보다. 교무실을 못 찾고 서성거리니 어떤 여자아이가 와서 얼굴을 붉히며 어디 찾으시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2학년교무실이라고 대답하니 가운데 건물에 3층이랜다. 여학생에게 예의상 미소를 띄워주고 빠르게 한칸 내려온 찬열이 교무실로 들어간다. 종인도 옆에서 멀뚱멀뚱 서있다가 조심히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니, 이목이 집중된다. 마치 새로운 교생선생님이라도 온 듯이.
“저 백현이 삼촌 되는 사람인데요. 담임선생님 어디계시죠?”
“2반 담임쌤 지금 수업중이신데요. 아까 전화받은 사람은 전데. 제가 대신 들어도 될까요?”
“아, 네. 백현이 선생님 오실때 까지 기다릴 겸 그렇게 하죠.”
여기 앉으세요, 하고 말하는 선생님은 찬열의 엄마뻘 즘되는 여자였다. 네모난 무테 안경을 쓴 여자는 백현이에 대한 얘기를 조심히 꺼냈다.
애가 집안 사정이 어려운데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참 착한아이에요. 삼촌분께서 어떻게 다시 백현이 만나셨는지 모르겠지만, 가족찾는것도 지금 일이고. 친척은 정말 한 사람도 못봤어요. 나중에 듣고 보니까 백현이 아빠는 어디 조폭계열에서 일하는 거 같고, 엄마는 뭐.. 사창가에 있는 여자라던데. 애가 참 안 된 거에요. 밥도 못먹고 다니는 듯 빼싹 말라가지고. 그래서 저희 학교에서 학비도 지원해주고 급식도 지원해주고 했는데. 정작 문제는 백현이 아버지가 실종되면서 부터에요. 밀린 월세 못내니까. 갈 곳이 없어가지고.. 학교에서 이틀자다가 경비 아저씨한테 걸리면서 혼나고, 또 갈 곳 없으니까, 담임샘이 재워주신 다고 했는데. 어젯밤에 집에 아예 안 들어온거에요. 갈데도 없으면서.. 오늘 아침에 학교에도 늦게오고.
“아.. 제가 아침에 데리고 있었어요.”
“학교로 보내시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네요. 백현이가 엄마 찾는다고 고집피우는 바람에.”
“엄마요? 백현이 엄마, 있는지도 없는지도 몰라요. 그냥 백현이 추측일 뿐이지.”
어째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백현이 가여워서 같이 동조를 하고 있었다. 은근슬쩍 눈을 돌리니, 교무실 선생님들이 일제히 찬열을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나타난 백현의 보호자라서 그런가? 단지 추측일 뿐이였다. 관심어린 시선과 따가운 시선이 같이 느껴졌다.
…하긴, 백현이 고생을 하며 자라와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 혹시 백현이 야자하나요?”
“모르세요? 백현이, 공부하는 앤데.”
“네, 백현이 혹시 일찍 끝내주실 수 있나요 정규 수업만 받고…?”
“…백현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 같은데”
“제가 오랜만에 백현일 봐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고, 편안하게 집에서 같이 시간 보내고 싶은데.”
"담임선생님 오면 말씀해 보세요."
때마침 학교종이 울린다. 벌써 시끌벅적하다. 교무실에 들어와서 청소하는 애들도 있다. 그러고보니 청소시간인가보다. 교무실청소하는 애들이 제법 있다. 대여섯명 가량 되는 아이들이 청소를 하다가 찬열을 보고 인사 했다. 그냥 방문을 한 사람일 수 도 있지만, 일단 찬열의 외모가 제법 출중했던 이유가 가장 컸다. 뭔가 인사라도 해보고 싶어서. 또 왠지 나이대가 어려 보였기 때문에, 적어도 이십대 초반이나 중반은 되어 보였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기대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우리학교 선배님이신가?”
“아냐 교생선생님?”
“내 생각엔 새로온 선생님일거 같은데!!”
“우와 진짜 그러면 좋겠다. 완전 잘생겼어.”
여자애들이 시끌벅쩍 떠드는 소리에 찬열이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그 미소에 여학생들이 더 소란스럽게 떠들며 청소를 했다. 확실히 학교에서 보기 드문 얼굴이였다.
시끄러운 여자아이들의 수다에 학년부장 선생님이 보다못해서 소리를 빽하고 질렀다. 금세 학생들이 시무룩해져서는 조용히 청소를 했다.
청소시간이 끝나가는지 교무실에 비었던 자리들이 점점 차고, 찬열과 같이 얘기를 나누던 선생님이 백현의 담임선생님을 가리키며 저분이시라고 말을 해왔다.
“백현이 삼촌 되는 사람입니다.”
“아, 진짜 …삼촌 맞으시죠?”
“네, 얼마전에 겨우 만나서 이제야 뵙네요.”
“진짜 였으면 좋겠네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입을 뗀다. 실은 백현이 친척이라고 나타났던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거짓말이 였지만, 저는 백현이가 주위 가족들이 없으니까 의지할 사람이 생긴거 같아서 기뻐서 백현이를 같이 돌려보냈는데, 백현이 한테 갑자기 전화가 온 거에요. 집에 돈될만한건 싸그리 다가져갔다고. 그리고 자신을 협박하며 엄마 아빠 어딨어. 빨리 말해. 팔려가기 싫으면. 이라고 말해서… 애가 무서웠는지 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지금 경찰서에 있다고 하면서… 그 사람들은 사이렌이 들리자 마자 촉이 왔는지 바로 나갔다고 하더라구요. 왠지 사채업자 그 비스무리한 거 같다고….
“그 사람들 때문에 입은 백현이 상처도 그렇고… 저도 이제 사람 잘 못 믿겠네요.”
“명함 드릴게요. 제 이름은 박찬열이고 나이는 24살입니다. 저 믿을 만 한 사람입니다.”
명함을 빤히보던 담임쌤이 놀란 듯 물었다.
“우호그룹이면 선박도 제조로도 유명하고 토지개발로도 이름을 날렸잖아요. 사장님이 이렇게 젊은 분이셨다니..”
“얼마전에 물려받은 거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명함도 가짜가 있는 건 아니죠?”
“못믿으시나보네. 김비서 너도 명함드려.”
멀뚱멀뚱 옆 의자에 앉아있던 종인이 일어나서 명함을 내민다. 여선생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두 분 저보다 어려 보이시는데 대단하신 분이였네요.
“아 것보다. 정규수업끝나고 백현이좀 바로 보내주실래요?”
“네? 백현이 야간자율학습 한번도 뺀적이 없는데.”
“제가 백현이 오랜만에 만나서 밥한끼 사주고 싶어서 그래요.”
“……아. 편하실 대로 하세요.”
대답하는 선생의 목소리가 조금 떨떠름했다. 역시 공부하는 아이라서 그런 거겠지.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몇 시에 끝나냐고 묻자. 정규수업은 7교시에 끝나니 4시 반에 끝난다고 대답했다. 시계를 보니 3시 반이다. 어느새 교무실을 청소하던 아이들이 나갔다. 종이 울렸다. 한 시간이나 남았네. 귀찮게 됐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기서 조금 더 시간을 때우는 수 밖에.
“백현이는 제가 책임지고, 먹이고 재우고 학교 보낼 테니까 걱정마시구요.”
“네, 말 만들어도 너무 감사하네요. 백현이 볼 때마다 안쓰러웠는데.”
“저야말로 백현이, 여태까지 잘 보살펴주셔서 감사하네요.”
“백현이 한테도 드디어 해뜰 날이 오나 봐요. 좋은 삼촌도 찾고.”
옆에서 종인이 피곤한 듯 엎어졌다. 그 탓에 힐끔힐끔 교무실 선생님들이 쳐다보았다. 보다못한 찬열이 종인을 흔들어서 깨우고 쓸데없이 종인의 이야기를 했다. 얘는 백현이 만한 동생이 있는데요. 전 외동이라 그런 거 잘 못 느꼈는데. 얘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자기 동생한테 져주면서 동생이 해달라는 거는 거의 다해주면서, 그런게 저도 솔직히 백현이 만나고 비슷한 감정이 들었거든요. 잘 해주고 싶어요.
종인이 피곤한 지 찬열을 째려보다가도 찬열이 하는 말에 밝게 웃는다. 형님은 저와 비슷한 감정이라기보다는 더 깊은 감정이신 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로만 그 말을 곱씹으며, 맞장구를 쳐주는 종인이였다.
“선생님은 몇 살이세요?”
“저 31살입니다.”
“아 젊어보이셔서, 물어봤는데 젊으시네요.”
“네, 여태껏 교사생활 몇 년 안했지만 백현이 같은 앤 정말 처음 봐서 잘됐으면 좋겠어요. 공부는 진짜 잘하는 편인데 생활환경이 안 따라 주니까.
저도 답답하고 애도 힘들어하고.”
아 네, 점점 지루한 듯 하품을 하는 종인을 억지로 옆에 끌어다놓고, 말을 계속 붙였다.
그러나 선생님은, 저 이번시간에 수업 있는데…죄송해요 하고 자리를 뜬다. 종인이 쿡쿡 웃자. 뭘 웃어. 임마 하며 종인의 등을 훅 쳤다.
“그러게 자는 저는 왜깨우십니까? 밤새 일해서 피곤한데.”
“그게 일이냐? 놀러간거지.”
“형님 말대로 감시나간거지.”
“감시는 무슨, 너 룸잡고 도실장이랑 같이 있었잖아. 내가 모를 줄알고?”
“헙, 형님 말조심 하십쇼. 신성한 교무실에서 룸이라니요.”
“...이게. 까분다.”
찬열이 교무실의 선생님들의 뜨거운 눈총에 못이겨 교무실에서 나왔다. 수업시간이라 그런지 복도가 조용하다. 슬금슬금 나와서 학교건물 앞에서 담배를 꺼냈다.
불을 붙이려는 찰나에 종인이 여기 신성한 학교인데.. 라고 말을 하니 찬열이 표정이 딱 굳어서, 신성은 개뿔이라고 말했다.
*
종소리가 울리고 언제 그랬는지 조용하던 교문에 애들이 물 밀리듯 나온다. 찬열이 줄담배를 연신 피워대다가 아차 한다.
“백현이한테 기다린다고 말 못 전해줬는데.”
노스패딩을 입은 무리들이 지나가며 ‘야, 변백현 오늘 야자 제낀다더라’ ‘걔가 왠일이냐?’ ‘그 순딩이새끼가 무슨 바람이라도 들었나?‘ ’시간 많으면 같이 놀아달라 하고 싶네.‘ ’걔랑 존나 자보고 싶어.‘ ’울려보고 싶지 않냐?‘ 하는 소리에 계단을 올라가려던 발길을 멈춰 그 패딩무리들을 붙잡았다.
“뭐라고 했냐?”
“누구신데요? 신경끄시죠.”
“변백현 삼촌인데, 너네 방금 백현이 음담패설 하지 않았어?”
“씨발, 사촌이고 나발이고. 우리가 말만 했지 뭔 짓 했어? 별것도 아닌 일에 그러네."
찬열이 손에 주먹을 쥔다. 그러나 찬열의 옆에서 종인이 붙드는 바람에 그 무리들을 놓아주며 한숨을 쉬었다.
핸드폰이 울려 액정을 보니 모르는 번호가 뜬다. 누구지? 전화를 받으니 백현이 목소리가 들렸다.
“삼촌?”
“삼촌은 무슨 찬열형이야. 정문으로 와.”
“네 알겠어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백현에 찬열은 기가 찼다. 진짜 삼촌이라고 할 걸 그랬나보다. 어느새 담배 한 개피를 더 꺼내든 찬열이 정문으로 걸었다.
폐부 깊숙이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찬열의 모습에 자신도 담배가 말리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종인이 실소를 내뱉었다. 아 도경수. 내 담배 어디다 빼놨어.
“담배없어? 줄까?”
“아, 아니에요 됐어요. 형님. 저 끊으려구요.”
“내가 너랑 몇 년을 같이 있었는데. 너가 담배끊은건 본 적 이 없는데?"
“누가 저 끊으라고 담배까지 빼놨는데. 피면 안 될거 같아요.”
“누구. 도경수?”
쿡쿡거리며 웃는 찬열에, 형님이나 저나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데 하고 말하려다가 참는 종인이 였다.
담배를 다 피고 발로 비벼서 끄는데 누가 자신을 불러서 쳐다보니 백현이 어느새 앞에 와 있다. 뭐에요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불러서 갔는데. 삼촌이 왔다길래.
누군가 했더니. 형이였어요? 기대했는데…
“그럼 내가 삼촌이 아니여서 싫다는 거야?”
“아뇨… 그건 아니지만.”
“그럼 형이라서 좋아? 싫어?”
“좋아요.”
밝게 웃는 백현을 보며 찬열 역시 기쁘게 웃었다. 종인이 어느새 시키지도 않았는데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정문앞에 세워져있는 흰 승용차에 다시 몸을 싣고, 이번에는 아지트도 회사도 아닌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찬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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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ㅋ.ㅋ 조으다.. 댓글 조으다..ㅠㅠ 부족한 글 예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글로 글을 쓰는 편인데. 9장이네요.ㅋㅋㅋ달리다 보니.. 하긴요 집에서 노는 백수가 별거있나요..
할짓없으면 몇시간이고 쓰는게 팬픽인데.ㅋㅋ 그래서.. 하루만에도 아니고.. 몇시간만에 reina2편이 뚝딱 나왔습니다.
아. 백켜니 캐릭터 왜이렇게 불쌍함.ㅠ.ㅠ내가 써놓고도 우리집에서 재워주고 싶다.ㅠ.. 갠찮습니다. 우리의 박사장님이. 잘 씻기고 먹여주실거니깐요.
믿습니다. 찬열신.ㅋㅋㅋㅋㅋㅋㅋㅋ. ... 무튼 2편을 쓰니까 개운하네요. 왜냐하면.. 2편은.. 백현이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달달터지는 그런고 없음..
그냥 박찬열이 머리싸매고 백켜니 걱정하는거 밖에 없음.ㅠㅠㅠ..다음편엔 달달터지는거 기대해도 좋을거같숩니다..ㅋ....복선 엄청 깔아둬서. 머리가 복잡하네요
다음편 다다음편.. 매번 쓸 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서 써야겠음.. 복잡한 일 벌려놨어.ㅠㅠㅠ.. 그리고 사이드 커플도 슬며시 공개햇는뎈.ㅋ.ㅋ 좋으신가요?
작가 취향ㅋ... 예쁘게 봐주세요.^^~ 길잃은 강아지는 백혀니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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