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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 결혼과 사랑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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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네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였다.


내 아버지는 호텔 사업을 물려받아 그것을 크게 번성시킨 사람이었고, 그 번성한 호텔을 물려줄 아들을 원했지만 불쌍한 내 어머니가 낳은 것은 아래에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계집애였다.

아버지는 나를 늘 못마땅한 듯 봤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 가치는 내가 인정하고 사랑할 때 빛나는 거니까. 


내가 크면서 아버지는 몇번이나 아들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고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괜한 어머니만 고생하다 결국은 병에 걸려버렸지.

그렇게 18년을 단 하나뿐인 후계자로 살아 왔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품에 작은 핏덩이를 안고 들어왔다.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서 본 아들이란다. 그 날, 어머니는 졸도해 쓰러졌고 이미 파탄난 집안은 제대로 풍비박산이 나 버렸다.


그리고 나는 그 날, 아버지를 죽이고 그 애도 죽인 뒤 나도 따라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실행에 옮기진 못했지만.


아버지는 그 애에게 모든 것을 물려줄 준비를 하겠지만 나는 내가 지금껏 공부하고 일궈내고 누려왔던 것들을 쉽게 넘겨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전혀. 단 하나도. 

그러기 위해 나는 노력했다. 살아남으려 발버둥쳤고 손에 쥔 것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단지 사내라는 이유 만으로 모든 것을 손쉽게 물려받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치사하고 불평등한 일인지!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나를 이미 결혼시켜 넘겨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그 계획은 곧 실행에 옮겨져 나를 옭아맸다.


내게 듣도보도 못한 약혼자가 있다는 말과 함께 시간과 장소만 알려주고 떠난 아버지는 사람을 시켜 나를 인형마냥 입히고 꾸며 한 호텔로 데려갔다.

그 곳에서 언젠가 한번 쯤 TV에서 봤었던 유명 여배우와 그녀의 곁에 서 있는 그 사람을 만났다.

황쉬시. 내 약혼자였다.




처음 만난 내 약혼자라는 사람은, 아주 가볍고 좀 제멋대로인데다 자신이 잘난 걸 아주 잘 알고 있어 불쾌한 남자였다.

웃기지도 않게 내 앞에서 허세를 부리길래 한심하게 쳐다봤더니 깨갱하는게 아주 아주 조금, 귀여웠다. 그렇다고 마음에 든 다는 얘기는 아니고.

덩치 큰 개가 주인한테 혼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게 웃겨서 작게 웃으니 금새 해맑아진 그 애는 시종일관 꽃 받침을 하고선 나를 쳐다봤다.


"...왜 그런 포즈로 절 쳐다보시죠?"

"귀엽잖아요."

"...네?"

"제가 귀엽잖아요. 이렇게 있으니까 꽃 같죠?"


생글생글 웃는게 저가 말 하고도 부끄러워하는 눈치는 전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얜 대체 뭐지. 미친 놈인가.


"사실 저, 이 자리에 나오기 싫었어요. 21세기에 정략 결혼이라니. 말도 안되잖아요."

"..."

"그런데 지금은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요?"

"여주씨가 예쁘니까!"


손뼉까지 짝! 치며 호탕하게도 웃는 탓에 뭐라 지적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황쉬시, 얜 대체 어디서 나타난 애 인걸까.


"지금 당장 결혼 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반년 뒤에 미국 유학이 결정 됐거든요."

"...아. 그러세요."

"우와, 정말이지 영혼이라곤 하나도 안들어가 있네요. 표정도 대놓고 관심 없다는 얼굴이고. 뭐, 괜찮아요. 남은 반년간 열심히 들이댈게요."


사슴 같은 커다란 눈이 반짝이며 나를 바라봤다. 

처음 서 있는 모습을 봤을 땐 다른 표정 없이 그저 귀찮은 얼굴로 있길래 이런 사람인줄은 몰랐는데. 

예쁘게도 웃는 그 얼굴이 미움은 말고 사랑 밖에 받아보지 않은 표정이라 순간 맥이 탁 풀렸다.

저 사람은 나를 평생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조금 씁쓸해져 말 없이 커피를 들이켰다.


"...저는 쉬시씨와 어울리지 않아요. 혼약을 파기해주세요."

"음, 안돼요. 저희 아버지가 이번에 하는 사업에 여주씨네 집안의 자금이 필요하거든요."

"..."

"뭐 이 바닥이 그렇잖아요, 늘 필요에 따라 움직이고 만나고 헤어지고. 저 사실 여주씨 얼굴도 여기 와서 처음 본거예요."

"저 말고 다른 분을 소개시켜 드릴게요."

"싫어요."


처음으로 그 잘생긴 얼굴이 얼어붙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웃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 나를 째려봤다. 왜일까, 자금의 문제라면 나 이외에도 쟁쟁한 집안들이 많을텐데.


"나는 여주씨한테 첫 눈에 반했으니까. 당신이 아니면 안돼요."

"저는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왜요?! 나 처럼 잘생기고 키도 크고 돈도 많은 사람이랑?"

"저는, 제가 가진 것들을 빼앗기고 싶지 않거든요. 당신은 돈을 얻으려 결혼하죠? 나는 집안에서 쫒겨나는 것 뿐이예요. 그렇기엔 내가 18년간 너무 많은 공을 들였어. 전 제 손에 있는 그 무엇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욕심이 많네요."

"네. 저 욕심 많아요. 이기적이고 냉정해요. 그러니까 쉬시씨는 더 착하고 더 돈 많은 집안의 사람을 알아보세요. 그럼."


이렇게까지 했으니 약혼은 없었던 일이 될 것이다.

잠시 마지막에 나를 멍하니 올려다보던 두 눈이 떠올랐다.


당신은 나 같은 사람보단 훨씬 사랑받고 자란 그런 여자를 만나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다.


호텔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

현생에~ 치여~ 느리게~ 굴러가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 사진
독자1
루카스 너무 댕댕이 같은 것....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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