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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을땐 하늘을 봐요 

시원하게 뚫려있는 하늘을 보면 

자연스레 눈물이 흘러내릴테니깐요. 

 

*  

 

 

 

 

나는 친구들 속에 언제나 숨어있습니다. 나와는 조금 다른, 어쩌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 친구들 속에서 꼭꼭 숨어있습니다. 내가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게 말이죠. 

사람들은 내가 '행운'이라고 합니다. 쉽게 찾을 수 없는 나를 찾을 정도라면, 분명 운이 좋다고요. 그리고 친구들은 '행복'이라고 합니다. 행복은 우리 주위에 많다면서요. 

그러니까, 행운은 행복 속에 있다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나는 전혀 행운이 아닌걸요. 친구들과는 다른 내 모습을 볼 때마다 한숨이 푹푹 쉬어지고 가끔은 수군대는 몇몇 친구들때문에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태어난 것이 행운이라면- 난 차라리 행복이 더 나은걸요. 

친구들과 똑같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그 행복을-. 

 

 

 

"종인아, 네잎클로버 찾자." 

"찾기 힘들어, 그냥 가자." 

"잠깐만 찾아보자니까." 

 

 

 

귀엽게 생기고, 눈이 큰 남자아이가 종종걸음으로 걸어와 나와 내 친구들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그 옆에 있던 키가 큰 남자아이도 "야, 빨리 가야한다고!"라며 쫓아와 나를 찾습니다. 

하지만, 찾기 힘들거에요. 키가 큰 친구들 밑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꼭꼭 숨어있으니까요. 

 

 

 

"도경수, 네잎클로버 없잖아! 빨리 가자고!" 

"좀만 더 찾아보자고!" 

 

 

 

나를 못 찾으니까 슬슬 짜증이 나는지 종인이가 화를 냅니다. 경수도 짜증난 듯 받아칩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귀여워 더 보고싶은데 친구들에게 가려서 잘 안보입니다. 좀 더 일어서서 봐야겠어요. 

아차, 난 아이들에게 들켜서는 안됩니다. 들키기 싫어요. 내가 행운이라고, 찾아낼거라고 안달난 사람들에게 무참히 뜯겨나가긴 싫습니다. 

나를 찾을 수 없도록, 더욱 꼭꼭 숨을 것입니다. 

 

 

 

"잠시만, 저기에 있는 거 네잎클로버 아니야?" 

 

 

 

라며 경수가 내가 있는 쪽으로 그 오밀조밀한 손을 뻗어오는데…… 

 

 

 

"악!" 

 

 

 

나와 가장 친한 친구가 뜯겨져 나갔습니다. 매일 저를 위로해주던 착한 친구였는데.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에이, 세잎클로버잖아. 분명 네잎클로버같았는데……" 

 

 

 

나 때문에 친구들이 다치는 것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내가 뜯겨나가자니- 고민이 됩니다. 

그냥 저만 뜯겨나가는게, 친구들에겐 오히려 좋을까요? 괜히 친구들이 나때문에 다치는게 아닐까요?  

……그래요, 결심했습니다. 저 꼬마아이들에게 뜯기기로요. 아무리 안 뜯겨나가겠다고 용을 써도, 결국 언젠가는 뜯겨나가게 될 것이니까요. 내가 먼저 가는 것이 친구들에게는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한 몸을 쭉 뻗고, 경수가 날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내 주위를 똘망똘망한 두 눈으로 훑어보다가, 나를 보았는지 해맑게 웃네요. 

 

 

 

"찾았다!" 

"진짜? 찾기 엄청 어렵다고 하지않았어?" 

"여기 봐!" 

 

 

 

종인이도 경수 바로 옆으로 뛰어왔습니다. 나를 보고 '어?'하며 놀라워했습니다. 밝게 웃으며 나를 잡으려고 그 귀여운 손을 뻗으려고 하는 그 때…경수가 종인이의 손을 쳐내고는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 네잎클로버를 뜯기전에 꼭 '뜯어서 미안합니다, 행운을 빌어요.'라고 하라고." 

"뭐 어때, 빨리 뜯고 가자." 

"아니야! 말하고 뜯어야돼!" 

"그럼 빨리 말해." 

 

 

 

눈을 꼭 감고, 손바닥을 맞대고 '뜯어서 미안합니다, 행운을 빌어요.'라고 중얼거린 경수의 그 눈이 참으로 예뻤습니다. 착한 아이들에게 뜯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가 이들에게 행운이 될 수 있다면……. 

 

 

 

"미안해요." 

 

 

 

라며 나를 뜯어내려고 손을 뻗는, 경수의 얼굴이 마지막으로 기억납니다. 

 

 

행운을 빌어줄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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