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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김다찌




[EXO/징어] SOME 02 | 인스티즈






02.


이게 몇 년 만이야. 전혀 예상치도 못한 만남에 저절로 함박웃음이 걸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종인이가 외국으로 떠났으니 헤어지고 3년이 조금 넘어서야 이렇게 다시 만난 거다. 나와 똑같은 헐렁한 병원복을 입고 있는 종인이는 더 이상 내 기억 속에 있는 중학생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젠 키도 나보다 훨씬 컸고 어깨도 떡하니 벌어지고, 살이 빠진 탓인지 얼굴선 역시 더욱 굵어진 듯 했다. 목소리 역시 어린티를 벗었다. 남자 다 됐네, 김종인.


“못 본 사이에 완전 멋있어졌는데? 상남자야, 상남자.”


내 말에 종인이가 눈을 휘며 웃었다. 그리고는 예전 같은 손길로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외모가 많이 성숙해졌지만 종인이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 귀여웠다. 웃을 때마다 강아지같이 말리는 눈꼬리나 환하게 벌어지는 입에서 중학생 김종인의 모습이 보였다.


“넌 여전하네.”

“뭐가?”

“..그 때보다 자란 게 없는 것 같다.”

“나도 열심히 자랐는데 니가 너무 많이 자라서 그런 거야.”


살짝 입을 삐죽이며 종인이를 올려다봤다. 종인이는 중학생 때도 키가 그리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잘 자랄 줄은 몰랐다. 나도 꽤 키 컸는데 이렇게 보니 전혀 자란 티가 나지 않네. 쉽게쉽게 키가 크는 걸 은근히 부럽다고 생각하며 종인이를 빤히 바라보는데, 별안간 종인이 입가에 아까보다 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여전히 예뻐.”



...응?

방금, 뭔가.. 되게 달달한 게 내 귀에 꽂혔는데.. 난데없이 불쑥 공격받은 정신이 멍해졌다. 당황스러움에 멍청한 눈으로 종인이를 바라보니 종인이는 그저 웃음.

속삭이듯이 다가온 살짝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서 떠나지를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생하게 인식되었다. 점점 화끈거리는 얼굴은 덤으로.



“너 다리는 왜 그래?”

“어..어?”

“어쩌다 다쳤어?”


겨우 몇 초가 흐르는데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더디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어쩔 줄 모르고 굳어있는 나를 그만 놀려야겠다, 생각한 건지 종인이가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목발을 짚고 있는 내 손과 붕대가 감긴 다리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에 덩달아 고개를 숙여 다친 발을 바라보았다.


“아, 교통사고 날 뻔 했었어. 다행히 치이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땅에 구르면서 다쳤나봐.”

“하여간 차 조심 안 하지. 나이 먹었어도 여전히 애야.”

“너는 왜 입원한 거야?”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한 종인이의 핀잔에 그저 어색하게 웃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다.

병원복을 입은 걸 보니 종인이 역시 어딘가가 아파서 입원을 한 게 분명할 텐데.


“아.. 나는 그냥 별 거 아냐. 허리가 좀 안 좋아서.”

“허리?”

“응. 사실 이번에 좀 쉬고 싶어서 한국 오겠다고 고집 부렸거든. 근데 제대로 놀기도 전에 허리가 더 안 좋아졌네.”



종인이는 춤을 좋아했다. 어릴 적부터 발레를 배웠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매일같이 춤을 연습하던 아이였다. 나는 방과후에 종인이가 춤을 연습하는 걸 구경하는 게 좋았다. 종인이는 허리가 좋지 않아서 오래도록 춤을 추지는 못했다. 그래도 허리 가득 파스를 붙이고, 땀이 범벅이 되도록 춤에 열정적이던 종인이는, 집 안 어른들의 강요에 춤을 포기하고 평범한 엘리트의 길을 택했다. 자세한 속 사정까진 잘 모르지만, 표면적으로는 성적이 우수했기에 그에게 걸린 기대가 큰 탓이었다. 어차피 허리가 좋지 않아서 춤을 포기했을 거라 말하며 웃는 얼굴이 너무 아파보여서, 덤덤한 척 하는 종인이를 대신해 내가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괜찮다며 나를 달래주던 종인이는 그 뒤로 다신 춤을 추지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한 종인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부를 위해 외국으로 떠나버렸다.



“늦었는데 그만 자러 가. 우리 내일 다시 얘기하자.”

“어, 응. 너 병실이 어디야?”

“아, 나는 이쪽 병동 아니야. 우리 병동 정수기가 고장 나서 이리로 온 거였어.”

“그래?”

“그냥 내가 내일 이리로 올게. 핸드폰 번호 안 바꿨지?”


조금 아픈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종인이가 그만 자라며 옅게 웃었다. 그리고는 핸드폰 번호를 안 바꿨냐 묻기에 그렇다는 뜻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최근 들어 종인이와 연락을 한 번도 안 했다는 걸 깨달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안부를 물었었는데 신경 쓸 일이 많아지니 매일 하루하루가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버려서 사소한 인사조차도 하지 못한 거다. 종인이도 아마 한국으로 올 준비를 하느라 바빴겠지.



“오랜만에 만나니까 진짜 좋다.”

“응.”

“잘 자, 종인아.”


병실까지 데려다 준다는 종인이의 말에 급하게 물을 들이켜고 종인이의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걸었다. 종인이가 오전에 치료 받는 게 있어서 내일 점심 식사를 끝내고 만나기로 약속하고, 먼저 연락한다는 말에 알았다 대답하며 방긋 웃었다. 나는 종인이가 대신 열어 준 병실 문 안으로 들어서며 목발을 잡은 손대신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여전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준 종인이는 짧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병실 문까지 꼭 닫아주고 갔다.

나는 서툴게 목발을 움직여 뒤뚱거리며 침대로 다가가 누웠다. 헤어졌던 친구를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다니, 아직도 좀 얼떨떨하고 신기한 기분이다. 살짝 설레기도 했다. 내일 종인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이것저것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며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잠이 덜 깬 채로 아침밥을 먹고 미소가 가져다 준 양치도구로 양치질울 막 끝낸 참이었다. 병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종대가 거의 달려오는 수준으로 내게 다가왔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려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종대의 얼굴이 잔뜩 울상이다. 입도 부루퉁하고 눈썹이 축 늘어진 게 상당히 속이 상한 모양이었다.


“종대야 무슨 일 있어?”

“나 이제 어떡하지?”

“응?”

“나 너 보고 싶어서 말라 죽으면 어떡해.”


종대가 금방이라도 울 듯 한 얼굴로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는 침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침대 시트에 고개를 푹 박아버린다. 나는 일단 종대의 어깨를 토닥이며 달래기 시작했다.


“나를 왜 못 보는데? 너 어디 가?”

“으응. 나 방학동안 시골로 일 도와주러 가야 돼.”

“언제 가서 얼마나 있다가 오는 건데?”

“내일 아침에 내려가서 최소 3주는 더 있을 거야. 나 너 없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지?”


종대는 잔뜩 울먹거리며 말하고는 고개를 번쩍 들어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걱정이 많았는지 눈 밑이 퀭하니 안쓰러웠다. 나를 항상 걱정하고 챙겨주고 좋아해주는 종대는 언제나 나와 함께하려고 했다. 그런 종대를 보고 미소는 유별나다며 뭐라 했지만 난 그냥 그런 종대가 고마웠다. 누군가가 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핸드폰 있잖아.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 해도 되고.”

“그래도ㅠㅠㅠㅠ”


찡찡대는 종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어떻게 해야 종대가 안심을 하고 갈까 생각을 했다. 평소엔 전혀 안 그런데 나한테만 있어선 아이처럼 변하는 종대가 마냥 귀여웠다. 주변 친구들은 종대가 그럴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며 질색을 했지만, 난 그냥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나를 보고 미소가 너도 참 유별나다며 역시 둘이 잘 맞는 이유가 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근데 어떡해. 진짜 귀여운 걸.



“너무 속상해하지마. 나 퇴원하면 너 있는 시골로 놀러갈게.”

“진짜?”

“응. 진짜로.”


새끼손가락을 건 손을 흔들거리며 웃으니 그제야 표정이 밝아지는 종대다. 올 때 연락하면 주소를 알려주겠다며 신나하는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터졌다. 자신이 사 온 음료와 빵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종대도 알아야지 싶은 마음에 종인이 얘기를 꺼냈다.


“나 어제 내 예전 친구 만났어.”

“친구? 동창생?”

“응. 중학교 같이 나왔는데 되게 친했던 애야. 고딩 때 유학 갔었는데 이번에 한국 들어왔대.”

“되게 반가웠겠네.”

“응, 이따가 또 만나기로 했어.”


내 말에 대꾸를 해주며 냉장고 안에 음료수를 넣던 종대가 요구르트 하나를 내게 건넸다. 그걸 받아들고는 대충 껍질을 까서 마시려는데, 내 손을 가볍게 붙잡은 종대가 톡하고 빨대를 꽂아주었다. 나는 고맙다고 웃으며 빨대를 입에 물었다.


“그럼 그 친구도 입원한 거야?”

“응. 허리가 안 좋아서. 근데 되게 신기하지 않아? 이렇게 우연히 만난 거.”

“그러게. 그 친구랑 너랑 운명인가 봐, 소울메이트 같은.”


종대의 말에 동의하는 마음이 생겨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요구르트를 쭉 빨아 마시고 쓰레기통에 빈 병을 던져 넣었다. 종대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가만히 있다가 웃는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너랑 나도.”

“너랑 나도?”

“응. 우리도 소울메이트.”


종대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우리도 소울 메이트.



“종대야, 너도 그 친구 만나볼래?”

“내가?”

“응. 서로 소개시켜주고 싶어.”


내 말에 잠시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던 종대가 알았다며 웃었다. 종대와는 대학교에 가면서부터 친해진 거라 당연히 내 중학교 동창인 종인이와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둘 다 좋은 애들이니까 금방 친해져서 잘 지내겠지.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을 소개해주려고 하니 괜히 좀 떨렸다.



“너 심심할까봐 네가 좋아하는 책 가져왔어.”

“고마워.”

“나 지금 알바하는데 다녀와야 하는데, 그 친구랑 언제 만나기로 했어?”

“이따 점심 먹고 나서 보기로 했으니까.. 아마 1시쯤?”

“알았어, 시간 맞춰서 올게.”


종대는 메고 있던 가방을 풀더니 그 안에서 책을 한 권 꺼냈다. 그걸 내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급하게 가방을 메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종대는 다정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나 없는 동안 독서하고 있으라며 옆에 계속 못 있어줘서 미안하다고 울먹이고 병실을 나갔다. 혼자 있는 동안 종대가 사 온 간식들도 먹고 편안하게 누워서 독서도 하고, 치료도 받고, 텔레비전도 보고,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그래도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날씨 완전 더워요;ㅅ;


늦게와서 미안해요ㅠㅠㅠ컴퓨터가 고장이 나써ㅠㅠㅠㅠ

분량 좀 뽑겠다고 열심히 썼는데 그냥 그런거 같아요..흡..

아무래도 모든 남자들이 다 나온 뒤에야 본격적으로 설렐 듯


아 요로분은 콘서트 가시나요? 전 못가욯ㅎㅎㅎㅎㅊ표가 없엏ㅎㅎ

그래서 어제 미용실가서 파마나 하고 왔다능..(오열)


아무튼 더위 조심하시고 콘서트 가는 분들은 제 몫까지 응원 열심히 해주세여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O/징어] SOME 02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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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엉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징어야ㅠㅠㅠ아프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종대가 징어챙기는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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