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밤늦게까지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런 거 같은데 어떤 일 때문에 부모님이 엄청 화 내신 적이 있었어. 그만큼 혼도 나고 어린 마음에 아파트 복도에 나와서까지 울었던 거 같아. 나 혼자 엉엉 울고 있고 전등 센서까지 꺼져서 더 서럽게 울고 있었는데 옆집에서 남자애가 하나 나오더라 나오더니 계단에 앉아있던 나한테 오는 거야. 말없이 우는 날 계속 쳐다보길래 얜 뭐야 하는 심정으로 나도 쳐다봤지. 남자 얘가 한 발 한 발 오더니 쭈그려 앉아서 날 올려보는 거야. 눈물은 멈춘지 오래고 아무 말 없이 걔 쳐다봤지.
" 안녕? 여기서 뭐해? "
뭐 하긴 뭘 해, 울고 있던 거 다 듣고 나온 거 같던데. 심통 나서 못 들은 척하고 빨개진 거 같은 눈 막 비비는데 그 남자애가 그 손 막더라.
" 눈 비비면 안돼, 눈 아파. 집에 들어가자 "
내 손잡고 우리 집 문 두드리고 있더라.' 아줌마~ '하면서. 엄마는 뜻밖의 인물이 노크한 거에 놀란 건지 내 모습이 웃겼던 건지 웃으면서 문 여시더라. 나는 엄마한테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하면서 품에 안겨 울었고 고개 드니까 남자애가 ' 울지 마 ' 하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문 닫고 나가더라. 곧 건너편 문 열리는 소리 났고.
요란했던 주말이 지나고 학교간다고 나서는데 집 앞에 그 남자얘가 서있더라? 그때 내가 어땟는지 알고 창피하기도 해서 고개 푹 숙이고 아무말도 안하는데
" 또 본다! "
하는 소리에 고개를 살짝 들었는데 그 얘가 날 보고 있는거야 얼굴 빨게지는 느낌 들어서 빨리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렸지. 남자얘는 그새 본건지 소리 없이 웃더니 도착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더라
" 안들어올꺼야? "
" ...드러갈꺼야!! "
부끄러워서 그런지 발음이 뭉게져서 그거때문에 얼굴은 더 빨게지고 내 고개는 점점 바닥이랑 가까워졌어. 이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느리나 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남자얘가 먼저 말꺼내더라.
" 나는 종대야! 이제부터 니 옆집에 살아. "
" .... "
" 오늘은 안울고 빨갛네? 히이- "
하고 내 앞에서 웃더라 얘는 참 어릴때부터 웃는건 사람 혼빼놓는거 같아. 그래 초3때 맞는거같다 나랑 종대랑 처음 만난게 그 이후로 계속 붙어다녔고 무슨 일있으면 부모님말고 종대한테 먼저 말하고 울고 웃고 한지 딱 10년 됐네. 그리고 좋아한지는 4년 된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