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씨, 오늘 잘 들어가셨어요?]
[아무래도 여주씨랑 저는 코드가 잘 안맞는거같아요.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랄게요!]
아 진짜... 벌써 네번째 쫑이다. 나는 회사원 김여주. 5년 사귄 전남친이랑 헤어지고 외로운 마음에 소개팅을 받은지 벌써 4회. 매번 번번히 사귀기도 전에 끝이 난다. 이번에는 그래도 첫 소개팅 이후로 삼프터까지 갔는데 잘 안됐다. 물론 나도 상대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 외롭고 싶지않아ㅜAㅜ. 그 전까지 나는 자연스러운 만남에 대한 고집이 있었기 떄문에 소개팅이나 미팅을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남친과 헤어진 후 전남친이 새 여친을 사귀기 전에 내가 먼저 남친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개팅을 받아왔는데 아무래도 포기해야하나보다. 난 역시 자연스러운 만남이 최고인 것 같아. 아니 무엇보다도 일단 난 소개팅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봐. 화가 난다. 나 꽤 괜찮은 사람인데 왜 다들 몰라보지?
[ 슈퍼스타와 평범한 회사원의 연애프로젝트 #01 ]
"아 싫어싫어. 안할래. 나 소개팅 질렸어."
"아니, 나 이번에는 진짜 자신있어 여주야."
퇴근길에 전화가 온 이 사람은 나에게 또 소개팅을 받으라고 성화인 내 친구 수영이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내 고등학교 동기로, 벌써 10년도 넘은 친구다. 둘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대학은 서울로 진학하게 됐고, 현재 각자 직장도 서울이다. 나는 S회사 마케팅부서 대리, 수영이는 방송작가. 20살이 되고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우리의 우정은 단단하다. 그렇게 친한 수영이는 내가 전남친이랑 헤어지고 허한 마음에 무기력해 하는 것을 보고 계속 소개팅을 잡아왔다. 아무래도 제일 친한 친구니까 신경쓰였겠지. 근데 수영아 나는 약 삼주전에 너가 잡아준 소개팅을 나갔다 온 후로 마음을 굳혔어. 정말 난 소개팅이 안 맞는 것 같아. 차라리 사팅을 하지. (사실 사팅이 더 싫음)
"야 박수영. 나 진짜 괜찮아. 진짜 소개팅 안해도 돼. 전남친없이도 잘 살고있고 내 솔로 라이프 너무나 잘 즐기고 있는데, 너가 왜 난리야?"
나 진심으로 괜찮다고. 너가 더 급급해하면 나 진짜 전남친이랑 헤어져서 외롭고 슬퍼하는 애 같잖아. 나 진짜 그런거 아닌데. 물론 새 남친있으면 좋긴 하겠다만. 이렇게 급하지 않아도 나 진짜 괜찮다고!!
"아니 전에는 나도 너한테 주선해줄 때 다 건너건너 받아온다고 모르는 사람이라 나도 어려웠지만,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소개팅을 위해 나의 지인을 내보내려고 하는 거라고!!"
"아니 그러니까요. 너가 왜 그렇게까지 나의 소개팅을 성공시키려고 하냐구요. 오히려 너의 지인과 내가 만나면 가운데에 있는 니가 더 불편하겠지."
"취미도 없이 회사, 집, 회사, 집. 반복하는 니가 안타까워서 그런다! 5년동안 연애세포공장 돌리고 헤어지니까 공장 파업하고 있냐?"
"나 진짜 소개팅은 나랑 안맞는거 같다니까. 니 지인이라면 더 부담스러워 난."
"야 사람은 계속 만나야하는거야. 너처럼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거 너무 어려운거야. 자연스럽게 만나면 헤어지는건 부자연스러워. 괜히 좋은 사이가 남으로 변할까봐 시작도 겁나고. 소개팅은 얼마나 심플해. 그냥 마음에 들면 만나보고 아니면 그만 두는 것도 너무 자연스럽고 간단하잖아. 너 자연스럽게 만나다가 언제 연애할래? 그냥 지금 많이 만나보는거지. 넌 5년동안 한 사람만 바라봐서 너랑 진짜 잘 맞는 사람이 누군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는지도 잘 모르잖아. 소개를 받아 보면서 찾는 거지. 어쨌든 이번에는 진짜 보장한다고!!"
수영이는 고등학교때부터 10년 넘게 봐왔지만 한다면 하는 친구였다. 나도 나름 고집과 자존심이 센 편이지만 수영이의 고집을 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지금처럼.
"그럼 약속해. 이번에 마지막으로 나가보고 잘 안되면 진짜 너 반성하고 나 소개팅 그만 내보내라."
-
오늘은 드디어 소개팅 당일. 퇴근하고 바로 고깃집 겸 술집인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야, 김여주. 오늘은 내 지인이니까 진짜 예쁘게 하고 가야한다. 진짜 예뻐야해. 거의 미스코리아 참가하는 급으로 꾸미고 가야해. 신부화장급으로.'
수영이는 사나흘전부터 나에게 꼭 예쁘게 하고 가야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날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소개팅을 하루에 두탕씩 잡아올 거라고 협박했다. 아니 나도 최선을 다하긴 하겠지만 신부화장은 좀 오바아니냐. 나의 화장하지 않은 모습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지. 무슨 신부화장? 난 애초에 이 소개팅에 별로 기대를 안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 흔한 파스타집도, 레스토랑도 아닌 술집으로 잡아달라고 했다. 잘 안 풀릴 것 같으면 술이나 마시고 나의 적적한 마음을 달래게. 또 혹시 알아? 술마시다가 친구 만들고 올 수도 있잖아. 이건 너무 대학생 때 미팅같은 바람인가.
"예약하셨습니까?"
"네, 박수영으로 잡혀있는데요."
"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예약은 주선자인 수영이 이름으로 했다고 한다. 아니, 아직 상대이름조차 모른다. 그냥 수영이가 자기 지인이니 믿고 나가보라고해서 나왔을 뿐, 알고 있는 정보는 수영이 지인이라는 것 외에는 없다. 뭐, 자기 베스트프렌드에게 이상한 사람을 소개시켜주진 않을테니 그냥 믿어보는거다. 카톡으로 얘기 조금 해보다가 시간,장소 잡던던 지금까지의 소개팅과는 달리, 상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그냥 무조건 가서 알아오란다. 자기 지인이라 더 신중한건지 뭔지. 사실 별로 기대도 안해서 궁금하지도 않다. 평소에는 안그러다가 저러는 박수영이 조금 짜증날 뿐.
"감사합니다!"
종업원은 방으로 안내해주고 나갔다. 아직 상대는 안 오셨다. 나도 5분늦게 왔는데 이 분은 더 늦으시네... 아니 연락처도 모르니까 늦는다,기다려라 이런 연락도 못하잖아. 아 답답하네. 아니 소개팅하는데 방에서 하다니 좀 민망해부러~ 밀폐되어있으면 더 민망할 것 같은데 수영이 얘는 왜 방으로 잡았지? 예약석은 다 방으로 잡아주는 식당인가? 처음 와본 곳이라 잘은 모르지만 나름 고기 가격은 꽤 있을 것 같다. 남자분이 여기로 잡았다는데 괜히 부담스럽네. 마음에 안들면 술 왕창 마시고 엔빵하고 끝낼려고 했는데. 후. 네이버에 고기 가격 검색해볼까? 뭔가 블로그에 후기가 꽤 있을 것 같은데......
![[NCT/이민형] 슈퍼스타와 평범한 회사원의 연애프로젝트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6/13/11/66ed169369ece4f76a3decd71c9bf228_mp4.gif)
"아 늦어서 죄송해요. 안녕하세요!"
?????
!!!!!
"어? 엔씨티....... 아니세요?!"
저 분이 내가 아는 분이 맞다면, 엔시티 마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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