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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까지만 해도 구름 한 점 찾아 볼 수 없던 하늘이 해가 자취를 감추자 회색빛깔의 먹구름이 하나 둘씩 모여 드넓은 하늘을 빼곡히 메웠다. 곧 천둥이 치더니 거센 소나기가 내려왔다. 지상에는 희뿌연 안개가 가득 차있었고, 주변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안개는 무섭게 우거진 나무들을 에워쌌다. 나무들 사이로 먹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희미한 빛을 뿜어냈다. 그 빛의 끝에는 넝쿨과 이끼로 뒤덮힌 낡고 오래된 건물이 있었다. 나무들 사이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이 건물에는 약간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었다. 주변에는 나무가 그 건물을 보호하듯이 건물 주변에서 날카로운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그 건물으로 다가갈때마다 비로 인해 질척해진 땅은 마치 발목을 붙잡는것 같았다. 하지만 건물은 다가가려 할수록 오히려 더욱 멀어졌다. 그 누구도 접근 할 수 없는 곳이였다. 오늘도 역시 소리없는 비명만이 울창한 숲을 울린다.


Clone(클론) 1
w.새벽사슴


  무거운 속눈썹을 힘들게 들어올려 살며시 감겨있던 눈을 떴다. 감겨있던 눈을 뜨자마자 풍겨오는 비릿한 냄새는 나의 코끝을 찔러왔다. 사방을 둘러보니 모든곳에 혈흔이 튀어있었다. 이 냄새의 정체는 구역질나는 피비릿내였다. 늘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으…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두통에 낮은 신음을 뱉었다. 매일 반복되는 고통이지만 아직까지 익숙해지지 않는 고통에 오늘도 이를 악물었다. 나의 손과 발은 차가운 쇠사슬로 묶여있다. 온몸이 묶여있는 나를 보니 금새 토기가 올라왔다. 다시 끊길 것 같은 필름에 다시 정신을 부여잡고 내몸을 살폈다. 온몸엔 상처들이 가득했다. 이 지옥같은 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 손과발에 묶인 쇠사슬을 풀으려 안간힘을 쓰자 채찍으로 나를 갈겼다.


"아!…"


  채찍으로 맞는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사실처럼 생생한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나자 침대는 모두 땀과 눈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얼굴 또한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자 눈앞이 아득했다. 예전부터 가위를 눌려왔지만 최근들어 더욱 심해졌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눌렸더라면, 최근에는 매일 가위에 눌렸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허해져서 그런것 같다고 결론을 지었다. 수건으로 대충 땀과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흥건히 젖은 침대시트를 벗기려 할때였다.


"C.420"


  문이 '철컥-.' 하고 열리더니 이윽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젖은 침대시트를 뒤로 감췄다. 이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날마다 몸의 상태를 체크받는다. 각방에 한명씩 살고있고 한사람당 한명의 의사가 붙는다. 우리가 세계를 이끌어갈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중요한 인물이라니 내심 기분이 좋았었다. 내가 사는 세계는 이렇다. 정해진 시간마다 해야할것이 딱딱 정해져있으며 그것을 어길 시에는 마땅한 벌을 받게 되어있다. 나의 이름을 부르는 걸로 보아 내가 검진을 받을 차례가 된 것 같다. 방을 나서 의사의 뒤를 따랐다. 검진을 받으러 가는 와중에도 의사는 나의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아픈곳은 없지? 넌 중요하니까 절대 스트레스 받아선 안돼."

"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에게 짧은 묵례를 하자 어느새 나의 발끝은 검진소에 다달아있었다. 나는 익숙하게 들어가 의자에 앉았고, 간단한 상담후 늘 그렇듯 키,몸무게 등 간단한 검사부터 시작해 혈당, 체혈까지 완벽하게 검진을 마쳤다. 


"C.420 이상없음."


 의사의 입에서 이상이 없다는 말이 떨어지자 당연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지금까지 살면서 아팠던적이 한번도 없는데. 태어날때 부터 지금까지 나는 이 의사와 늘 함께였다. 같이 지내온 세월만큼 어느정도 친밀감이 생겼다. 어렸을때 부터 나의 건강을 신경써주신 분이라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누가 나의 부모님인지 조차 모른다. 태어날때부터 옆에 있었던 분은 부모님이 아니라 김준면쌤이었다. 이 의사의 이름이 바로 김준면이다. 친근함이 묻어나는 이름과는 달리 생긴것은 차갑고 딱딱하게 생겼다. 그게 내가 다가가기 어려웠던 이유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먼저 다가온건 김준면쌤이었다. 부모님이 없는 나에게는 햇빛과도 같은 존재였다.

"내일 체력검사 하는날인거 알지?"

"네, 당연히 기억하고 있죠. 또 쌤한테 어떤소리를 들으려고 제가 잊겠어요."

"그래, 오늘 컨디션 조절 잘하고 방에 들어가서 푹 쉬어."

 나는 다시 긴 복도를 거닐었다. 끝없이 펼쳐져있는 긴 복도의 양 사이드에는 우리가 각자 살고있는 방이 존재한다. 우리의 방은 의사들이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알 수 있게 투명 유리창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중에는 아픔에 고통받는 사람, 정신이 반쯤 나간사람, 혹은 나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사람. 이렇게 세부류로 갈렸다. 건강에 신경써주면서 검진까지 매일 해주는데 대체 어디가 불만인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생각에 반쯤 잠겨 걷다보니 사람이 지나가는지 조차 몰랐다. 급히 뛰어가는 의사에 의해 나의 몸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아!-"


"앞좀 똑바로 보고다녀 지금 바쁜거 안보여? 비켜."


 내가 짧은 탄식을 내뱉자 나와 부딪힌 의사는 짜증난다는 듯이 나를 쏘아붙였다. 나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 의사는 사과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제 갈길을 갔다. 이 곳에 의사들이 모두 착한것은 아니였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방금전 본 고통에 호소하고 있는 사람이 떠올랐다. 그런의사가 담당 의사가 된다면 나라도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사와 부딪히고 나자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 나는 허리가 욱씬거렸다. 아무래도 허리를 다친것 같았다. 으.. 허리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앓는 소리를 냈다. 


 김준면쌤한테 저 의사좀 혼내달라고 말해야겠다. 날 다치게했으니 말이다. 벽을 짚고 간신히 일어나자 미쳐 보지 못했던 명찰이 떨어져있었다. 부딪히면서 떨어진것 같았다. 그 명찰에는 '박찬열' 이라고 쓰여있었다. 고이 간직해 뒀다가 김준면쌤한테 주면서 이르면 될 것같다. 명찰을 만지작거리면서도 무엇인가 모를 찝찝함이 자리잡았다. 그렇게 급하게 뛰어간 이유가 무엇일까. 얼핏 봐서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가운의 소매끝에 피가 튀어있었고 이마에는 식은 땀이 가득했다. 하지만 의사니까 수술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방에 들어와 다시 흥건히 젖은 침대시트를 들려고 할때였다. 허리를 숙이자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허리를 꾹꾹 찔렀다. 아까 그 의사와 부딪혀 넘어졌을때 남은 상처인것 같다. 힘겹게 기어가 거울앞에 서서 티셔츠를 살짝 들어올렸다. 나의 허리에는 멍이 흉측할 정도로 새파랗게 들어있었다. 그렇게 심하게 넘어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큰 상처에 나는 조금 의아했다. 그리고 분명 김준면쌤한테 혼날것이라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일 있을 체력검사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울상을 짓고 있으니 옆방의 E.754 가 나의 방을 똑똑 하고 두드린다. 다시 말하지만 이곳에는 개인 프라이버시 따위는 없다. 방의 모든 면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고 서로의 방과 방사이의 벽 또한 유리로 되어있어 모든것을 볼 수 있다. 

"왜?"

"뭐가 그렇게 울상이야 늘 싱글벙글하던 애가."

"아까 넘어져서 조금 다쳤는데 생각보다 상처가 큰것 같아서."

"그래? 그거 참 큰일이네. 김준면쌤이 또 한소리 하겠다."

"응, 그래서 걱정이야. 내일 체력검사도 있는데."


 내가 한숨을 내쉬자 옆방의 E는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준면쌤한테 뭐라고 말해야할지 생각을 하다가 금새 시간이 흘러 시곗바늘이 자정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자정이 싫었다. 자정만 되면 어디에서 흘러나오는지 모를 비명소리가 긴 복도를 울리기 때문이다. 귀를 틀어막아도 나의 귓가로 파고드는 비명소리에 괴로웠다. 

그리고 나는 자정이 되기전에 미리 시간을 잰다. 비명소리를 듣기 괴로웠기 때문이다.

자정 5초전.

자정 3초전.

자정 1초전.

'아악! 윽!'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정확히 자정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묻힐 정도의 비명소리였다.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계속되는 비명소리는 나의 달팽이관을 더욱 자극했다. 저 비명의 정체는 무엇일까. 상상할수록 끔찍한 상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입술을 꾹 깨물고 무서움과 두려움을 견뎠다. 곧 나는 한참을 뒤척이다 비명소리와 함께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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