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6826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은총 전체글ll조회 2252


백현은 아직도 이 상황에 납득을 하지 못했다. 왜 늦은 시간까지 찬열과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건지, 하필 장소도 여자가 바글거리는 커피샵인지조차 모르겠다. 제 앞에 덩그러니 놓인 단 내 나는 초코 라떼 잔을 집어들며 슬쩍 눈치를 보았다. 팀장님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기색이었다. 원래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도 저렇게 여유로운 타입인가..

백현은 찬열이 백퍼센트!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보고서나 공적인 일 잘 처리하지 못하는 건 모두 제 책임이었지만 그 외에도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요인은 많았다. 회사 복도 한 가운데에서 엎어졌더니 하는 말이 '백현씨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겹겠습니다', 하며 놀린 일도, 춤은 정말 잘 못 춘다며 손사래 쳤으나 팀장 직분까지 들먹이며 결국 회식 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든 일, 그리고 그 외 등등. 꼭 자기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사람처럼 굴었다. 그래도 이상한건, 백현은 찬열이 싫지 않았다. 사람 잘 생긴 거에 홀랑 넘어간건지, 팀장님이니까 참아야 한다는 자기도 모르는 마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군대나 집에서조차 받지 못했던 민망함과 무안함을 한번에 몰아주었는데도 찬열을 향한 악감정은 딱히 생기지 않았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한테 물렁히 행동하는 스타일인가? 곧잘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찬열은 백현에게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찬열은 백현과 반대인 것 같았다.

싫은 사람은 얼굴조차 마주하기 싫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또 공감하는 말이다. 그런데, 매일 쓴 소리, 잔소리 퍼붓던 팀장님이 오늘은 웬일인지 먼저 불러내셨다. 늘 정수리만 봐도 백현씨는, 하며 놀려대기 바쁜 사람인데 어떤 할 말이 있다고 야근시간에 커피까지 대접할까? 백현이 머리를 요리조리 굴려댔다. 작은 머리통에서는 도저히 답을 찾지 못했다. 뜨거운 줄도 모르고서 초코 라떼를 한 모금 들이켰다가 백현이 파드득 놀라며 잔을 내려놓았다. 입술부터 화끈거렸다.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 끙끙대자 어느새 정수리 앞에서 큭큭대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팀장님이었다. 귀가 불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 이후로는 정적이 흘렀다. 왜 뜬금없이 자신을 데리고 나왔냐, 물어볼 생각도 없었거니와 커피도 잘 못 마시는 맹추같은 모습까지 보여놓고 자신감 넘치게 말을 걸 사람은 되지 못했다. 백현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잔 끝을 매만졌다.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도 싫었고, 뭐든 칼같은 팀장님이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는 것도 싫었다. 원래 어떤 말이던 가차없이 뱉는 분이신데, 자꾸만 말을 아끼는 걸 보면 중대한 얘기를 하시려는 모양이었다. 근데 그 중대한 얘기가 해고 통보면 어떡하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백현이 혼자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을 때 쯤, 찬열이 헛기침했다. 빛처럼 빠르게 백현의 고개가 들렸다. 마치 울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 앞의 찬열은 평온했고, 또 냉정했다.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들려서, 아까 큭큭대며 웃은 사람은 마치 찬열이 아닌 다른 사람같았다.

 

백현씨는 일을 왜 그렇게 못합니까?

 

헉. 원래 돌직구 멘트를 잘 던지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아무 말조차 하지 못했다. 어, 저 그니까, 그게.. 또, 또 말을 얼버무린다. 어떤 말이던 멀쩡하게 해야 적어도 해고를 면할텐데, 다른 누구도 아닌 팀장님 앞에서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이 자신이었다. 백현이 애꿎은 잔만 쥐었다 놓았다 하며 벌벌 떨자 찬열이 고개를 숙이곤 웃었다. 취향이 이상하다는 건 익히 인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지독할 줄은 몰랐다. 백현이 당황스러워하는 꼴이 귀엽고, 또 사랑스럽다. 한참 백현이 어, 제가 일 잘 못, 못하는 건 알지만, 어.. 만 반복하고 있을 때, 찬열이 손을 휘휘 저었다. 즉시 입을 다물고 저를 쳐다보는 모습이 꼭 애완견만 같다. 찬열은 입술을 감쳐물며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다시 또 물었다. 당사자는 에스프레소를 들이키며 여유로운 모양이었지만, 질문을 받은 이는 그렇지 못했다. 백현은 찬열에게서 이런 질문을 듣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럼, 백현씨는 애인 있습니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일등!!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어휴 너무 재밌네요..재밌는데 왜케 댓글이 안달릴까요?다들 금손을 못알아보시는가봐요..
그래도 제눈에만 재밌으면 됐죠뭐~~♡.♡..두근두근 설리설리해여..
암닉 받으시나여 혹시!?!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헉.. 암호닉 당연히 받습니다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그럼 물통으로 하고 갈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감사합니다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헐...아재밋어욬ㅋㅋㅋㅋㅋ찬열이가 백현이를 괴롭히지만 왜 달달한걸까욬ㅋㅋㅋㅋ큐ㅠㅜ귀여워...나같아도 백현이 괴롭히고 싶겟다!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지금 찬열이를 저라고 생각중이에요... 백현아 미안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헐 진짜 재밌어요ㅜㅜㅜㅜㅜㅜ 신알신 하고 갈게요 ㅎㅎ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헐 대박이다 ㅠㅠ 꼼짝 못하는 변백현 왜이렇게 귀엽죠? 찬열이한테 빙의해서 봣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 하구가용 뿅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귀여운 백현이ㅠㅠ 감사합니다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헐... 주중에는 학교가느라 인티 못와서 주말에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이런 썰이 있을줄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편부터 보고왔답니다ㅠㅠㅠㅠㅠㅠ 애인이 있긴 개뿔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없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네둘이 사구리라구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아이고 그런 번거로움을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엄마ㅠㅠㅠㅠㅠㅠ 느무 좋아여ㅠㅠㅠㅠㅠ 변백현 너무 귀여어ㅓ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해요ㅠㅠ 암호닉 쭈꾸미로 해주세요! 감사함다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감사합니다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저도 방금 1편부터보고왔어요!! 암호닉은 이불로부탁드려요! 아아아ㅠㅠ백현이 너무 귀여운거 아니에요?ㅠㅠ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신알신도 했어요ㅠ.ㅜ 다시읽어도 귀여워욬ㅋㅋ큐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헉ㅠㅠ 암호닉 신청 감사히 받을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아유 3편이라니!!ㅠㅠㅠㅜㅠㅜㅠㅜㅜ찬열이가 드디어 고백하는건가여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3편이라니 저도 놀랍네요ㅠㅠ 박팀장님 빨리 고백하세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아.....ㄱㄴ애허ㅣㅁ넣ㅇ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열이 말투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은총
저도 저런 팀장님 말투 너무 좋아요ㅠㅠ 하루종일 네네 하면서 따라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아하하하학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좋다 ㅠㅠㅠㅠㅜ 없으니까 사겨라 ㅠㅠㅠ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느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백현이 애인 없어요!!!!!제가 알아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저 암호닉 또라에몽으로 신청가능한가요?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헐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 계속 쓰시는거죠??그래야합니다!!ㅠㅠㅠㅠㅠ신알신!!면킹으로 암호닉신청 가능한가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