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카디] 녀석의 취향을 존중하라 | 인스티즈](http://img845.imageshack.us/img845/1613/224c15bfb853b81f42510aa.jpg)
《녀석의 취향을 존중하라》
“백현아.”
“…”
“백현아.”
“…”
“변백현.”
“……왜.”
“머릿결 좋다고. 무슨 샴푸 쓰냐, 미쟝센?”
“알아서 뭐하게.”
“내 머리도 어떻게 해보자. 이건 뭐 개털도 아니고.”
“아- 귀찮아. 나 잘래.”
녀석의 말을 기점으로 난 다시 책상에 엎드렸고, 타이밍 좋게도 쉬는 시간을 마치는 종이 쳤다. 3교시는 국어야, 하고 중저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바야흐로 5월이었다. 새싹은 싹을 틔운지 오래에다 처음 치르는 중간고사마저 끝난 기간이었다. 제법 무리가 생긴 아이들이 서서히 난봉꾼으로 변해가는 시기이기도 했다. 고등학교는 썩 나쁘지 않았다. 동네 유일의 명문이자 잘난놈들만 모인다는 하나의 구역이라고, 사람들은 보았다. 제 친구 경수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 건 다행이었지만 분반의 과정에서 저멀리 떨어져버린 점은 인생 최대 슬럼프의 시발점이었다. 4월의 밤은 핫식스로 불태우고 다음날 수업시간엔 코피가 나는 경우가 잦았다. 덕분에 반아이들에게는 ‘공부 열심히 하고 말수 적은 애’로 낙인찍혔지만 말이다. 워낙 낯을 잘 가리는 점도 한 몫 든든히 했다.
그러던 도중 박찬열이 왔다. 소위 말하는 날라리이기도 했다. 파마한(파마인지 웨이브인지는 모르겠다) 갈색 머리에 꽉 조이는 바지까지, 모든 외적사항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반 분위기가 어색하던 시절,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자마자 긴 다리로 휘적휘적 나가던 걸 분명 보았는데, 며칠 전까지 제 자리에 가만 앉아 뒤를 돌아보는 것 같더니만 급기야는 내 옆자리로 오는 것이었다. 처음엔 쉬는 시간마다 가만히 다릴 꼬고 앉더니 지금은 ‘야, 똥개, 똥강아지!”하며 사람 심기를 건드렸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귀찮게 구는 날라리라고 난 생각했다.
*
첫 수업시간, 갓 스물을 넘긴듯한 인상의 국어는 수업시간에 대해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름이 뭐였더라. 문혜란이었나. 문법같이 딱딱한 이론은 싫으니 가끔은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고. 그녀는 오늘이 적당한 날이라고 생각했는지, 칠판에 또박또박 <사랑>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선생님이 첫 시간에 말 했죠? 아직 수능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없고, 수업시간은 지루하니까 가끔은 색다른 시간을 가져보자구요. 칠판엔 사랑이라고 쓰여져 있어요. 사랑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으면 좋겠어요. 먼저 할 사람?”
교실은 조용했다. 머쓱해진 선생은 무작위로 번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5번, 17번, 23번…. 박찬열은 23번이었다. 유독 눈에 띄는 긴 다리와 긴 팔, 방금 자다 깬듯한 부시시한 머리를 가진 17살 소년이 교탁 앞에 섰다. 자신을 바라보는 육십 개의 눈을 찬찬히 마주하며 도착한 목적지는 바로 내 눈이었다. 박찬열은 씩 웃더니 얼토당토 않은 말을 꺼냈다.
“사랑은 사칩니다.”
교실엔 순식간에 킥킥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도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찬열의 눈은 아직도 날 향하고 있었다.
“왜냐면, 어렵잖아요.”
난 간단하게 내려진 정의에다 다른 말을 덧붙이기로 했다. 괴짜같은 녀석. 얼굴 전면에 ‘어 이 상 실’이라 붙여놓은 국어의 마무리와 함께 박찬열이 제자리로 가 앉았다. 난 혹여나 번호가 불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박찬열은 뒤를 돌아보더니 다시 씨익 웃어보였다. 에라이, 그 웃음은 사치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
“야. 똥.”
“내가 왜 똥이야.”
“너 이름 변강아지잖아.”
어김없이 수업이 끝나고, 앞문으로 나가는 개털머리가 보이지 않기에 체념하며 자리에 철퍼덕 엎드려 있었다. 예상은 적중했고 난 짝을 원망하는 단계에 이르르고야 말았다. 짝에게 쉬는 시간이란 곧 매점 가는 시간과 동일했기 때문이었다. 박찬열은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생긴 건 강아지 같은데 머릿결은 또 안 그렇단 말이지. 뒤엔 낮게 깔리는 웃음소리까지 더해주면서.
“강아지는 사치야.”
소위 드립이라고 하지. 박찬열에게 먹혔는지 녀석은 몸으 뒤로 젖혀 하하, 웃었다. 나도 멋쩍은 기분이 들어 두 팔 사이에 머리를 파묻었다.
“너 지금 나 따라하는 거야? 그건 또 어디서 배웠어.”
“…재밋었으면 다행이고.”
“진짜 강아지 같아, 너. 주인 말 잘 듣는 똥개.”
고개를 돌려 박찬열을 보았다. 짖궃은 박찬열은 나와 거울같이 행동했다. 자기 키보다 훨씬 낮은 책상에 엎드려 나와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음에 어딘가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어 눈을 감았다. 진짜 잘 거라는 의미까지 내포한 행동이었다. 옆에선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필통을 만지작거리고 있겠지, 했다. 바깥에선 날라리들이 학생 주임 선생님에게 걸렸는지 쌔앰~ 하며 애굘 떠는 소리와 왁자지껄한 여자애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몇초정도 눈을 감고 있었을까. 박찬열이 나를 툭툭 건드렸다.
“이거 좀 봐. 나 글씨 좀 짱이냐.”
내 책상엔 유성매직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강아지에요! 멍멍! '^'>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지막에 붙은 이모티콘은 박찬열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아서 좀 놀랐다. 박찬열은 날 강아지라고 부르는 데에 흥미를 느낀 것 같았다. 전엔 귀찮은 정도였지만 지금은 나름 친해지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난 녀석의 손에서 유성매직을 낚아채 녀석의 손등에 <개주인>, 세 글자를 적었다. 오늘은 박찬열의 웃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본다고 생각했다. 근데 개주인 씨, 쉬는 시간엔 항상 잤는데 당신 때문에 생활 패턴이 깨진 것 같아. 나 좀 졸려.
더봐주세요 제발~ (라디오스타ver) 텍파 공유를 목표로 쓰는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 엑시들? 엑시들~~ 오징어들~~ 안녀엉~~~~~~하세요
그래요.. 많이많이 읽고.. 많이많이 퍼트려주세요.. 난 설리녀 작가님처럼 필력이 좋지도 않고.. 유머러스하지도 않아요.. 가끔 내 드립력이 불타오르는 때를 기대해..
광란의밤 oh oh 그럼 10분 알차게 기다려주시고 댓글 한푼만 줍쇼ㅁ7ㅁ8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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