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데 괜히 긴장이 되고 들떠서 몇번이나 헛기침을 하고 머리를 매만졌다.
그리고 마침내 노크를 하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퉁컥-
갑자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문이 열리어진다.
분명 이소리는..퉁각이다.
약간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역시나 퉁각이었다.
"아이퉁머니나, 깜짝이야."
그의 표정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슬쩍 웃으니 그가 날 이상한 사람 보듯 쳐다본다.
"용건이 뭔데."
"아아, 저희반 스크린이 떨어져서요."
나는 그제서야 내가 퉁각을 찾아야 했던 이유를 떠올렸다.
우리학교의 실장들은 컴퓨터가 잘 안된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겼을때 매번 퉁각을 찾아와야만 했다.
그래서 내가 이름만 실장인 뿐인 심부름꾼을 자처한 것이기도 하고.
터벅터벅-
퉁벅퉁벅-
내 걸음소리와 퉁각의 걸음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신명나는 비트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나란히 걸으니까 내가 퉁각의 여자친구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어 괜히 웃음이 나온다.
퉁르륵-
퉁각이 힘차게 미닫이문을 여는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된다.
그리고 하나 둘씩 아이들이 웅성대기 시작한다.
사실, 우리 학교에 있는 유일한 젊은 남자가 퉁각이니까 그럴만도 하다.
"저랑 사귀실래요?"
목소리만 큰 아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나대기는..'
물론 장난인 걸 알지만 괜히 기분이 나쁘다.
퉁각은 왜 또 웃고 있는지.
그냥 심통이 나 쾅쾅거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참 스크린을 살피던 퉁각이 선생님께 말했다.
"이거, 그냥 떼고 새로 달아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떼 갈게요."
"그렇구나..실장! 좀 도와드려라."
공부도 못하게 하나, 정말!
근데 한쳔으로는 좋기도 하다.
이 모순된 감정은 뭐람..
퉁각은 벌써 스크린을 거의 다 떼어놓은 모양이다.
퉁지직-
그 소리와 함께 힘겹게 매달려 있던 스크린 한쪽까지도 완벽히 떼어졌다.
퉁-
그리고 스크린 밑쪽의 봉이 나무바닥과 부딛혀 퉁탁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퉁르륵-
퉁르륵은 발빠르게 스크린을 퉁르륵 퉁르륵 말고 있었다.
생각없이 지켜보던 나도 정신을 차리고 퉁각을 도와 스크린을 말았다.
주르륵-
하지만 퉁각이 너무 능숙하고 빨리 마는 바람에 내가 한 일은 별로 없게 되었다.
미안해서 재빨리 다 말려진 스크린을 들었다.
퉁-
퉁각이 내 품에 들린 스크린을 뺏어들었다.
"이런건 남자가 해야지."
"그런데 아까 걔 이쁘던데 이름이 뭐냐?"
아, 잊고 있었네.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다.
"미성년자 건드리는거 불법인데요."
퉁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색한 공기가 감돈다.
"더 이상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죠? 안녕히계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뒤돌아 빠르게 걸었다.
퉁닥, 퉁다닥-
퉁각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퉁각의 손이 내 손목을 붙잡는다.
뭐,뭐야..
"왜요."
"주르륵.."
"내, 내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좋.ㅇr.ㅎㅏ.ㄴi.ㄲr.."
"네..?"
"좋.or.ㅎrl.."
"아까 걔 하나도 안예뻐, 니가 제일 예뻐."
"퉁각은, 멋지지 않아요."
"뭐..?"
"퉁각은 멋지만 말로는 표현이 안되요."
".."
"퉁각은..정말..퉁름다워요."
"하.."
"퉁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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