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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 팀 장 1 0 9 P : 109호 그 남자 | 인스티즈

팀 장 1 0 9 Prologue : 109호 그 남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는 한다. 인생에 있어서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고등학생 시절이라고.

 

 

 

 


나도 그렇다. 그 값진 시간들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낼걸‥. 다시 돌이켜 보면 내 고등학교 생활은 피폐함의 극치를 달렸던 것 같다. 3년 내내 특별한 일 없이 학교와 집만을 오가며 공부에 몰두했다. 그런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성적은 자연스레 최상위권을 달렸다. 그러나 그런 생활이 즐거웠을 리가 없지. 나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이었고, 다른 또래 아이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티비에 나오는 잘생긴 남자 연예인들을 보며 선망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고, 창문 새로 흩날리는 봄의 전령사들을 보며 감탄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일상 속에서 찾아오는 내 소소한 행복들은 잠시뿐이었다.

 

 

 

 


무언가에 눈길을 빼앗기는 그 순간마저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었기에, 나는 애써 마음을 다잡고 수학의 정석을 한 장 두 장 넘겨가며 다짐했다. 내가 대학만 들어가면, 대학만 들어가면 이런 칩거 생활도 끝이리라! 그래, 내 고등학교 시절은 그랬었다.

 

 

 

 


아마 나는 현실에 대해 어마어마한 환상을 품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법한 대학 생활의 로망 같은 것 말이다. 캠퍼스에서는 청춘들 간의 썸씽과 친목이 넘쳐날 것이라는 헛된 로망. 그러나 환상은 환상일 뿐이었다. 현실은 무엇 하나 내 환상에 부합하는 것이 없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 소재의 명문 대학교에 입학한 나는 조별 과제 시즌이 되고 나서야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썸씽과 친목은 개뿔. 대학은 갈등과 배신 그리고 도망과 추적이 넘쳐나는 곳이라는 것을.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숨돌릴 틈도 없이 취업에 힘써야 했다. 그래도 주위 선배들의 사정을 보아하니 나는 나름 선방한 편이었다. 요즘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난으로 앞길이 막막하다기에 일찍이 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것이 그리 도움이 될 줄이야. 나는 그 덕분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얼마 되지 않아 수월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EXO/변백현] 팀 장 1 0 9 P : 109호 그 남자 | 인스티즈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이 볼을 타고 떨어진다. 대부분의 짐들은 이삿짐센터를 불러 처리했으나 전자기기만은 내가 내 손으로 옮기겠노라 따로 빼 두었던 탓이었다. 컴퓨터와 노트북, 소형 티비와 오디오까지. 확실히 여자 한 명이 옮기기에는 벅찬 양이었다. 마침 이삿날이 주말이었기에 오빠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었으나,

 

 

 

 


' 오빠 주말에 바빠? '
- 아니. 왜?
' 그럼 나 이삿짐 좀 같이, '

 

 

 

 


뚜- 뚜- 뚜-! 오빠 놈은 매정히 내 손길을 뿌리쳤다. 다음 타깃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대학 동기 박찬열이었다.

 

 

 

 


' 주말에 시간 있지? '
- .. 왜 너는 내가 시간이 있을 거라고 단정 지어?
' 그래서 없어? '
- ......
' 박찬, 나 이사 좀 도와줘. '

 

 

 

 


나이스! 군대를 막 다녀온 박찬열은 아직도 캠퍼스 생활 중이시다. 부유한 집안 덕에 아르바이트를 뛸 녀석도 아니었을뿐더러, 그놈의 최강 철벽 탓에 따르는 여자도 없었다. 물론 연애에 서툰 복학생이라는 이유도 한몫했고.

 

 

 

 


' 짜장면 사줄게. 오케이? '
- 곱빼기.
' 받고 탕수육. '
- 오케이. 콜.

 

 

 

 


그렇게 거래는 순조로이 성사되었으나, 오늘 아침 박찬열에게서 온 문자는 뻔뻔하기가 그지없었다.

 

 

 

 


- 짜장면 말고 해장국은 안되냐..ㅎ

 

 

 

 

 


.. 아니 이 개새끼가? 나는 문자를 받자마자 씩씩대며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찬열은 다급하게 내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조별 과제가 끝났는데 조원들끼리 뒤풀이 날짜를 정하다 보니, 겹치는 날짜가 어제 단 하루였다고 한다. 조장인 자신이 빠질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뒤풀이를 가졌고, 신입생들이 술을 권하는데 하찮은 복학생 따위가 어찌 거절할 수가 있었겠느냐고. 결론적으로 술을 거하게 퍼마셨단다. 완전히 꽐라가 돼서는 제 몸 하나 가누는 것조차도 힘들어하는 녀석에게 내가 어찌 내 소중한 전자기기 운반을 맡기겠는가.

 

 

 

 


결국 박찬열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나는 혼자 남은 짐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낑낑거리며 제 몸집보다도 훨씬 더 큰 박스 두 개를 옮기는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았고, 나는 달뜬 숨을 내뱉으며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래, 이게 바로 남자 친구 없는 솔로의 설움이지. 견디자 김여주! 굳세어라 김여주! 결국 나는 무사히 나의 새 보금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낑낑대며 승강기 앞에 겨우 다다르고 나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승강기가 지하에 다다르고, 나는 승강기 안으로 짐을 밀어 넣었다. 문이 완전히 닫히려고 할 즈음 누가 밖에서 버튼을 눌렀는지 다시 열린다. 열린 승강기 문틈으로 편한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여기 사나? 흘끗 흘끗 곁눈질로 쳐다본 남자는 회색 후드티에 운동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려 보이는 차림새며, 한 눈에도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 학생 같다. 고등학생? 많이 쳐 줘야 대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 여기 살아? "
" ...... "

 

 

 

 

 

내 물음에 고딩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요즘 고딩들 무섭다는데, 괜히 말 걸었나. 후회는 느지막이 밀려왔다. 고작 한 층 올라가는 건데 승강기는 느리기만 하다. 대답이 없는 고딩에게 나는 조용하게 물었다.

 

 

 

 


" 자취? "
" ...... "

 

 

 

 


고딩은 침묵을 유지했고, 그 사이 승강기는 1층에 도착했다. 보아하니 같은 층에 사는 이웃 같은데, 자고로 자취의 완성은 이웃 관계다. 그래. 이웃 관계가 좋아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자취 생활이 완성 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시퍼렇게 젊은 고삐리의 입에서 어떠한 대답이든 들어야겠다.

 

 

 

 


" 근데, 나 박스 좀 들어다 주면 안 될까? "
" ...... "
" .. 보다시피 무거워서. "

 

 

 

 


고딩은 나를 흘끗 쳐다보더니만 곧 대답 없이 내게서 상자를 앗아간다. 타박 타박, 짐을 나눠 든 덕분에 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승강기를 빠져나왔고,

 

 

 

 


" 몇 호에요? "
" 아, 108호! "

 

 

 

 


고딩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순둥순둥 강아지 같은 얼굴 때문인지 티비에 나오는 그 무서운 고딩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처음 보는 사람 짐까지 선뜻 들어다 주는 걸 보면 좀 착한 것 같기도 하고? 복도식 아파트의 좁은 통로를 걸으며 고딩에 대한 감상평을 속으로 쭉 나열하고 있는데, 별안간 고딩이 앞에서 우뚝 멈춰 선다.

 

 

 

 


아, 다 왔구나. 소중한 아가니까 살살 다뤄줘! 내 말에 고딩은 헛웃음을 지으며 문 앞에 상자를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 고마워! "

 

 

 

 


내 말에 고딩은 고개를 대충 끄덕거리고는 다시 통로를 따라 걷는다. 수줍음을 많이 타나? 애가 영 기운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어린 나이에 자취하려면 힘들긴 힘들겠다. 학업이며 가사노동이며! 진정 내 이웃인 건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녀석은 얼마 되지 않아 옆집 문 앞에 멈춰 선다.

 

 

 

 


" 어.. 음료수 줄까? "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뱉은 말인지는 의문이다. 오늘 갓 이사 온 내 냉장고에 음료수는 고사하고 생수 한 병조차 있을 리 만무한데 말이지‥. 고딩은 내 제안에 묵묵히 도어락을 누르며 답한다.

 

 

 

 


" 괜찮아요. "

 

 

 

 


음료수 줄까? 하마터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횡설수설 꺼낸 말이 무안해질 뻔했다. 뭐 이만하면 고맙다는 마음은 전해졌겠지? 띵- 띵- 띵-. 고딩의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이 피아노 치듯 움직이자, 그 움직임을 따라 높은 기계음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내 귓가에 울린다. 109호, 바로 옆집이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던 그 고딩은 그저 내 기억 속 한 장면으로 조용히 묻혀 가는 듯했다. .. 물론, 그건 나 혼자만의 착각에 불과했지만.

 

 

 

 

 

 

 

 


 

사담(클릭하면 보인다능ㅇㅅㅇ)

 

일단 여기까지 읽어주신거 정말 감사해요ㅠㅠ 지루한 제 문체를 이겨내며 읽어주시다니ㅣㅠㅠㅠㅠ얾ㄴㅇㄹ울...ㅎㅎ....(오열) 이 글로 말할것 같으면 그냥 한낱 오징어의 자급자족 설렘 수단이랄까요ㅠㅠㅠㅠ? 예.. 예.. 하여튼 감쟈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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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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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홀 그럼 여주가 나가는 회사 팀장이 백현이군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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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ㅠㅠㅠㅠ 재밋어요 ㅠㅠㅜㅠㅠㅜㅜ 동안 배큥이라니 ㅠㅠㅠㅠㅠ 다음편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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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다음편기대하고신알신누르고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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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대박 브금도 두번째고백이야.... 신알신 누르고 갑니다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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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허류ㅠㅠㅠ큥이라니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다음편은 언제쯤...????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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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배큥이가 팀장이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제목보고 알았아여ㅜㅜㅜㅜㅜㅜㅜㅜ 반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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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어머어머 이 뭔가 달달할 것 같은 삘의 글은 뭐죠..? 다음 편 기대할게요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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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힠제향ㅇ이에요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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