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메일을 읽어보지도 않아 항상 메일칸이 빨간 굵은 글씨로 1000+ 로 되있는 내가 오늘 오후에 왜 그러했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지만.
아, 그래 초록창에 성인 웹툰을 보고 싶어 후다닥 로그인을 하고 웹툰을 봤다. 그리고 메일이 너무 많아 뭐가 있나 보자 하고 들어간 곳에서
희한한 메일 하나를 발견했다.
'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
명왕성? 명왕성이 메일도 보내? 라는 우스운 생각에 김빠지는 웃음을 흘리며 클릭했다.
뭐야. 싶을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한 우주 사진을 하나 첨부해놓고는 ' 거기는 지구? 너 지구인이야? 내 메일이 보여? '
라는 것이다.
' 그래 나 지구인이다. 너는 외계인이냐? 외계인은 요즘 메일도 보낸데? 그것도 한국말로? '
라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는 답장을 보냈다. 이런 엉뚱한 장난을 하는 녀석이 한심하기도하고 어이없기도해서
비꼬는 말투로 답장을 아무생각없이 보냈다. 순간 바로 띵동- 거리며 메일이 하나 늘었다. 명왕성이였다.
명왕성에서 메일이 왔다.
' 김종인, 나이는 20세 대학교는 진학하지않아 알바로 근근히 생활을 버티고 있으며 부모님은 멀리 살고 있음.
너도 외로운 아이구나. 반가워. 나도 외롭거든. '
내 신상을 너무 잘 알고있었다. 나는 확신했다. 박찬열 개새끼의 장난이라고. 이 자식이 죽을라고.
핸드폰을 들어 단축번호 2를 꾸욱 누르자 '고자새끼' 라는 이름이 뜨고 신호가 갔다. 신호가 몇번 가자 뭐가 그리 신났는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 야, 너 디질래 진짜? 좆나 재미없거든 이런장난? "
" 어? 뭐가? "
" 니가 명왕성이냐? 시발 귀 큰건 명왕성만하다고 인정하겠지만 깝치지마 "
" 이 새끼가 다짜고짜 시비거네? 어디야, 집이면 나와. "
" 꺼져. 너인거 다 아는데 무슨 개소.. "
띵동-
메일하나가 더 왔다.
이새끼가 전화하면서도 장난질이네? 무슨소리냐며 찡찡거리는 박찬열 목소리에 짜증이란 짜증을 다부리고는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순간 소름끼쳤다.
' 괜한 사람한테 뭐라고 하지마. 나는 정말 명왕성이야. 종인아! 외로운사람끼리 잘 됐다. 나랑 친구할래? '
" 미..미친놈아. 이제 그만해. 진짜 재미없다니까? 슬슬 무서워진다 나. "
" 진짜 무슨소리하는거야. 애들이랑 술마시고 있으니까 나오기나해. "
띵동-
' 난 도경수. 곧 만나게 될거야. 내가 곧 명왕성이니까. 나 잊지 말고있어야해. '
툭.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무서워 나. 지금 떨고있니?
씨발.씨발.씨발. 계속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방을 돌아다녔다. 괜히 호러영화 같잖아. 아 뭐야 진짜.
초록창에 명왕성 이라는 세글자를 급하게 내려쳤다.
2006년에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 행성으로 분류된 행성이고 저승세계의 지배자? 뭐야 이건 또.
괜히 무서워지잖아 씨발 괜히 쳐봤어!
뭐지. 정말 외계인? 아니야 외계인보단 스토커? 살인마? 사이코?
경수, 도경수. 이름은 되게 이쁜데. 정말 무서운아이일까.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혹시나해서 전화부를 다 뒤져봐도 도경수라는 이름은 없었다. 뭐냐 진짜 너. 정체가 뭐야.
노트북을 다시 켜 메일을 확인해보는데 어느새 하나가 더 있었다.
' 종인아. 명왕성은 정말 아름다운 별이야. 너도 와봤으면 좋겠다. 심심해. 얼른 너를 만났으면 좋겠어. '
아니, 나는 너를 만나고 싶지는 않아.
오지마 제발.
나는 제발 외계인이길 빌었다. 지금 상황에선 스토커나 사이코패스, 살인자보다는 나았으니까.
제발
외계인이길 빕니다. 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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