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형제들 -2
w.달이야
아빠는 막내가 태어나기 3달전에, 엄마는 막내를 낳자마자 돌아가셨다.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명수를 많이 미워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밉지않..............을리가없다. 막내새끼는 악마새끼다. 나를 그렇게 약올릴수가 없다. 6살짜리가 어쩜 그렇게 꼬박꼬박 말대답을 하는지 어디 학원이라도 다니는 것 마냥 완전 말을 잘한다. 자기보다 13살이나 많은 나를! 이 김종현님을! 그렇게 막대하는지....에휴.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막내새끼니까. 애가 나 닮아서 잘생겼어.
오늘은 내가 막내를 데릴러가는 날이다. 난 이 얼굴에 노래까지 잘해서 보충도 야자도 다뺀다.(보컬전공이라는 소리) 그래서 학원 안 가는 날에는 내가 성규대신 데리러가고있다. 성규는 조금이라도 더 공부해야되니까. 성규는 우리집에서 보기드문 인재다. 이 애는 내가 노력해서라도 스카이보내야된다.
5시가 되자마자 유치원에서 애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어우 무서워. 막내새끼때문에 저 나이 때 애들은 다 무섭다. 우루루 쏟아져나오는 무리 중에 눈에 띄게 차분한 모습으로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한 애가 눈에 띈다. 누구겠어-? 우리 막내새끼지.
"아- 쫑이형아가 나왔네."
"그래. 막내야. 불만있냐?"
"불만이야 많지만 성규형은 공부해야되니까."
"하-! 나는 공부 안해도 된다 이거냐? 나 고삼이야!"
"안해도 되는 게 아니고 못하시잖습니까. 그나마 노래라도 쫌 해서 다행이지."
"아, 됬다. 이제 너랑 말 안 섞어."
"잘 생각했네. 어차피 형아는 나한테는 안돼-"
아오. 그래 니 똥 굵다! 그렇게 우리 형제사이에는 말 한마디 오가지 않은채 집을 향해 걷고 있는데 왠 한 남자가 눈 앞을 가로막았다. 나보다 키가 10센티는 커보이는 눈 큰 짜증나는 머스마가. 내가 아니꼬운 눈초리를 보냈는데도 그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내 눈을 계속 응시했다. 미친 놈인가?
"뭐야? 안 비켜?"
"이 주소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돼죠?"
"그런거면 빨랑빨랑 물어보던가."
"형아 말투 너무 싸가지 없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꼬마야, 이름이 뭐니?"
"김명수요. 요 앞 개나리유치원다녀요."
"응. 명수야. 넌 참 착하구나."
"아, 제가 쫌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내가 잠깐 저 놈이 건내준 주소를 볼 동안 두 놈은 쿵짝이 맞는지 내 뒷담을, 아니 앞담을 까댄다. 미친 놈, 끼리끼리 노는 구먼.
저 놈이 건내준 주소를 가만히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주소다. 헛-! 우리 집 옆집이잖아! 여긴 이승현네 집인데?
"여기는 왜 가려고?"
"친척집인데요. 아세요?"
"이승현네잖아."
"승현형을 아세요?"
"내 친구라고 해두지."
"잘생긴 형아, 승현형아네 집 가요? 우리집 옆 집인데! 저 따라오세요!"
"오, 진짜? 명수만 따라가면 되겠네-."
이 것들 나를 그냥 왕따시키고 있다. 짜증나서 막내고뭐고 그냥 나 혼자 집에 와버렸다. 어차피 막내새끼는 우리집 길 다 외웠으니까. 아오 새끼. 존나. 절대 미친 둘이 나 왕따시켰다고 삐진거 아니다.
그나저나 저 새끼는 이승현 친척이라고? 이승현이랑 완전 다르게 생겼고만.
궁시렁대며 집안을 둘러보는데 아침과는 다르게 깨끗한 집안이다. 동완형이 청소는 진짜 깔끔하게 한다. 동완형이 뭐하나 형 방을 살짝 열어보니 헤드셋을 끼고 여러가지 기기들을 만지막 거리며 건반을 치고 있었다. 동완형은 작곡가인데 저렇게 음악에 빠져있을때는 건들면 사망이다. 저번에 규종이형이 건드렸다가 머리에 주먹만한 혹이 났다.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는데 집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어, 종현이야? 나 준수형. 오늘은 야근이라서 못가거덩. 걍 여기서 밤샐거니까 동완형한테 잘 말해-]
"어. 알았으. 수고하고. 낼봐."
[엉-]
전화를 끊고 옆을 보니 막내가 와있다. 막내는 나한테 눈길도 안 주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난 괜히 더 짜증나서 2층에있는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아-편해-
그나저나 동완형이 음악에 빠져있으니 오늘 저녁밥은 날아갔는데... 아... 뭐먹지...
*
-자기, 언넝와. 여기 공원이다~-
여느 때처럼 독서실에서 오늘꺼 복습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왔다. 남우현. 나를 귀찮게 하고싶어서 안달이 난 애. 우리반 소위 노는 애다. 어쩌다보니 3년내내 같은반이고, 언제나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 자기 권력비슷한 걸로 매일 자리를 바꾸는 듯했다. 중학생이 무슨 일진놀이에 빠져서는 나를 이렇게 짜증나게구는지...아... 가야되나... 안 가면 보나마나 내일 하루종일 쭝얼쭝얼 거리면서 수업에 방해되게 할게 뻔하다.
한참을 고민하다 대충 주요과목 복습은 끝냈으니 가방을 챙겨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들어가니 점점 보이기시작하는 무리들. 그 가운데에 남우현이 있었다. 날 발견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드는 남우현. 난 심히 니가 짜증나는데 말이지...일단은 남우현이 보이는 곳으로 천천히 갔다.
"성규야아~!"
"왜 불렀어."
"또 쌀쌀맞기는... 그냥 보고싶어서 불렀지이~!"
"봤지. 나 간다."
"아...그래. 잘가. 아니, 내가 데려다 줄까?! 야야! 얘들아 나 먼저 간다!"
"...."
내가 필요없다고 해도 억지로 따라올 녀석이란걸 알기때문에 그냥 대답하지 않고 집방향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 녀석은 바로 나를 뒤쫓아온다. 귀찮다, 진짜. 기분나빠하는 내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그래놓고는 나를 보며 웃는다. 꼴에 생긴건 쫌 생겨가지고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다. 우리학교가 남중인데 교문앞에 여자애들이 가끔 서있으면 그건 거의 남우현한테 고백하러 온거다. 그정도로 인기많은 녀석이 여자애들한테는 눈길조차 주지않고 나만 따라 다닌다. 나랑 왜 친해지고 싶은지 모르겠다. 나는 날라리는 딱 질색인데.
"성규야. 우리 귀여운 성규-"
"...."
"오늘 수학 완전 웃겼지 않냐? 지가 틀리고 끝까지 맞데요,큭큭 우리 성규가 고쳐주지 않았으면 다른 애들 그렇게 풀었겠다. 그지?"
"...."
"성규는 완벽해- 이뻐 죽겠어-"
"...."
둘이 남겨져 있을때는 언제나 이런 상황의 연속이다. 근데도 매일 나를 따라다니는 이 녀석. 이해가 안간다. 혼자 떠드는 걸 좋아해서 조용히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건지. 게다가 우리 성규, 우리 성규. 내가 언제부터 지 성규가 됬는지...
"내가 맨날 너 따라다니는데 왜 그런지 안 궁금해?"
"...."
갑자기 멈춰서는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남우현의 말에 난 꽤 당황했다. 평소 궁금했고 매일 물어보고싶던 질문인데 왜 당황이 되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까지 멈춰서서 남우현의 눈을 쳐다보게 됬다.
"응? 안 궁금해?"
"....궁금해."
"나 너 좋아해. 친구가 되고싶은 게 아니라 애인이 되고싶은 감정으로. 쫌 오글거려도 진심이야. 3년동안이야. 너를 좋아한게. 너무 답답해서 미치겠는데 고백하면 이렇게라도 보지 못할까봐. 그래서 이제껏 말하지도 않은거야. 옆에서 친구들이 답답하고 일단 고백이라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지금 고백이라고 하는건데... 니 표정보니까... 미안. 이만 갈게."
"...."
나에게 엄청난 폭탄발언을 끝내고 도망치듯 사라지는 녀석이다. 뜻하지 않은 고백. 기분이 이상했다. 기분이 나쁘다고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어이도 없었다. 좋아한다고? 범생이 괴롭히고싶고 아니면 친구가 되고싶어서 그런게 아니고... 날 연애감정으로 좋아했단 말이야? 미친거 아니야? 저 녀석 남자가 남자를...? 남우현은 미친거다.
난 그렇게 그 자리에 서서 녀석이 사라진 쪽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기까지 몇 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
많이 늦었습니다...........죄송합니다!!
수능 등급컷이 나온 결과 가고싶던 대학에 못 갈 거 같아요...........두번 째로 갈려고 했던 대학을 가야겠네요.... 여긴 면접이...에휴...
너무 혼란스러워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잘 안 들었어요..ㅠㅠ 죄송해요ㅠㅠ
음..... 천천히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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