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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tor room 00

스스로에게 하는 자기합리화는 실로 엄청나게 무서운 것이다, 라고 우현은 생각했다. 이미 떠나버린 사람을 향해 애처로운 통곡을 하는 빈소를 향하는 발걸음이 그렇게 경쾌할 수가 없었다. 깔끔한 정장으로 멋을 냈다. 그와의 첫 대면이니까. 우현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한 남자의 장례실로 들어갔고, 사람이 없을 거란 확신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가엽기도 하지. 자신을 향해 눈물을 흘려주는 이 하나 없으니. 우현은 웃는건지 우는건지 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어색한 그 남자의 영정사진을 무심하게 바라봤다. 그 아래는 기특하게도 자신의 자리를 혼자 지키고 있는 작은 등이 보였다. 우현은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를 황급히 감추고, 안타깝고 근심걱정 어린 가면을 써보였다.

"..네가 성열이구나,"

첫날에 제 아빠의 지인이나 친구라는 사람들이 간간히 찾아왔던 장례실이 삼일째 되는 날에는 지독하게도 한산했다. 반면에 끊이지 않는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옆방을 보면 돌연사로 죽어버린 제 아빠가 불쌍하기도 했다.

-니 애미 죽이고 세상 살아갈만하든?

-죽자, 같이 죽자 성열아

-..성열아, 아빠가 사랑하는거 알지..?

이제 겨우 13살 밖에 되지 않은 성열이 제 아비에게 학대를 당하기 시작한 것은 막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인지도 모르겠다. 빈곤한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사기 당하기 일쑤였다. 꼭 사기를 당한 뒤에는 술을 마시고 화풀이로 성열에게 했었다. 일찍이 죽어버린 제 아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내와 닮은 성열을 때렸었다. 묵직한 발길질로 여린 복부를 걷어차고, 제 손보다 작은 볼을 때리고. 차라리 같이 죽자며 칼을 들고 달려들어 피를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무능하고, 못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빠 따위 죽어버리라고. 차라리 없어져버렸음 좋겠다고 성열은 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텅 비어버린 낡은 집은 온기를 잃어 낯설게 느껴졌고, 성열은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사실이 무서웠고 그 충격은 매우 컸다. 아빠는 고아였다. 엄마도 고아였다. 그리고, 자신도 고아가 되어버렸다.

"......."

성열은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무적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낯선 남자가 제 아비에게 절을 올릴 수 있게끔 자리를 비켜주었다. 우현은 하얀 국화꽃을 올려놓고 감사의 절을 했다. 이렇게 이쁜 아들을 남겨두고 먼저가서 감사하다고, 절을 올렸다. 빈틈이 너무 많았던 탓일까. 듬성듬성 놓여진 꽃송이 위에 놓여진 국화꽃의 존재감은 꽤나 컸다.

"..혼자 많이 힘들었지? 내가 누군지알겠어?"

우현은 멍하니 고개만 떨구고 있는 성열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성열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고 양팔을 부드럽게 감싸 잡아줬다. 반면에 성열은 낯선 그의 손길이 꺼려지는 듯 몸을 뒤로 빼며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나..- 성열이 네 삼촌이야. 응? 알아보겠어? 갓난아기 때라 기억 못하나..?"

"...기억, 안나요..-"

"그럴 수 밖에 없어.. 형이 너 낳고 바로 사라져버린데다가 나도 그땐 어렸으니까"

성열의 아빠와 씨가 다른 형제이기 때문에 그의 삼촌이지만 성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선한 인상에서 나오는 새빨간 거짓말은 어린 성열이 의심할 여지 없이 완벽했다. 우현은 자꾸만 흥분에 겨워 떨리는 손과 높아지는 목소리를 억지로 참아냈다. 여기까지 와서 그 동안의 고생을 헛되이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하지만 제 눈을 마주하는 새카만 눈동자를 보니 우현은 당장에라도 성열의 작은 입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제 삼촌..이라구요...?"

"응-. 난 성열이 삼촌이야. 이제 내가 성열이 아빠도 되어주고 삼촌도 되어줄거야. 그래도 될까? ..성열이는 혼자가 아니라고- 그렇게 알아주면 좋겠어"

우현은 그의 조그만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주었다. 성열은 그의 말에 망설이는 듯 했지만 무의식에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기댈 곳이 없던 성열은 아직 제게 남은 가족이라는 존재가 믿기지 않는 듯 우현을 올려다봤다. 성열에게 우현은 구원자였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것을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억지로 참아낸 탓에 몸이 견디지 못한건지 성열은 그대로 우현에게 안기다시피 해 눈을 감았다. 우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성열을 안아줬다.

아아- 드디어 내 품으로 왔구나 나의 작은 천사가.

작은 어깨를 안고 토닥이며 성열이 보지못하는 곳에서 기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prologue fin.

연재는 11월 이후에!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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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잠시..만요.....ㅠㅠ간만에글잡에우열이떳다며자진모리장단으로손을떨며들어왔는데.. 11월이라노ㅠㅠ엉어유ㅠㅠㅠ근데 기다릴거야 난 기다릴수 잇어여 기다릴게요 우열..사랑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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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잠시만요...저이썰겁나맘엩는데요...?...ㅜㅜㅜㅜ.11월이라니...두둥...!..그래도기다릴거에요..암호닉되면레몬사탕할게요...신알신하고가요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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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십일월까지 기다릴게요ㅠㅠ 이건 진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최고의 썰이네요 기다리겠습니다 신알신 하고 가요 암호닉은 선물로 할게요 잘 읽고 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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