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아저씨랑 사귄다
어느새 나는 조폭 아저씨들로 가득 채워진 빌라 생활에 익숙해져감. 심지어 아저씨들이랑 빌라 주차장에서 땅따먹기도 해봄. 처음엔 유치하다고 싫어하시더니 이젠 아저씨들이 먼저 땅따먹기 하자고 나를 부름;
"여주야!! 땅따먹기 해야지 않겄어? 아주 재미가 쏠쏠혀!"
몇번은 나가서 같이 게임 함. 그런데 아저씨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하루도 빠짐없이 땅따먹기를 하자고 부르는거임. 너무 귀찮아진 나머지 게임 질렸다고 안나갔더니 그날 반찬은 고추장 뿐이였음.
"아저씨 오늘은 제가 요리할까요?"
아저씨가 요리하기 귀찮아서 반찬이 이렇구나라고 알아들은척 요리한다고 했더니 아저씨는 나를 자리에 앉혀놓고 냉장고에서 다른 반찬들을 꺼내심.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너는 땅따먹기를 깔봤어."
이 한마디를 딱 하고 뒤돌아 앉으심. 결국 나는 아저씨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일주일에 3번은 땅따먹기를 의무적으로 해야했음;
내가 익숙해진건 아저씨들만이 아니라 찬열씨도 마찬가지였음. 나이가 나와 띠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얼굴은 매우 동안이라 말을 트는데 어려움은 없었음.
찬열씨는 매일 밤마다 전화를 걸어왔고 서로의 일상을 자연스레 주고받았음. 또 저녁은 항상 이 빌라에 와서 같이 먹고 가끔씩 꽃도 사오기도 함.
하지만 이런 관계가 계속 되니 슬슬 찝찝해지기 시작함.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관심 없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학교는 미팅철이라 슬슬 다른 남자들에게도 눈길이 가는 시기였음.
결국 한번 떠보자는 생각으로 평소처럼 아저씨들과 찬열씨와 같이 밥먹는 자리에서 미팅 이야기를 꺼내봄.
"저 내일 미팅가는데 무슨 옷이 제일 잘어울려요?"
그 순간 모두의 젓가락질이 멈추고 눈동자들이 날 향함. 내가 뭘 잘못한건가 싶어 주위를 살피다 비둘기 사건때 날 안쓰럽게 보셨던 아저씨가 입모양으로 외치심.
'거짓말이라고 해'
다른 아저씨들도 같은 마음인지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심. 대체 왜그런가 하고 찬열씨를 쳐다봤더니 진심 표정이;;
딱 이랬음. 더 무서운건 저 얼굴로 나를 뚜러져라 쳐다보고 있었음. 눈도 한번 안깜빡거리고;; 무서워진 나는 결국 아저씨들의 말대로 거짓말이예요~ 라며 상황을 무마시켰고 그제야 찬열씨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밥을 먹기 시작함.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날 생김. 미팅은 개뿔 아무 약속도 없던 나는 친구 대타로 강제미팅을 가게됨. 친한친구인데다 미팅을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결국 가게됬는데...
세명의 남자들을 보니 내쉴건 한숨밖에 없었음. 주머니 풍년이 열린 바지에 민소매 후드티를 입은 1번 남자. 꽉 조이는 돌청스키니진에 분홍색 캐릭터가 그려진 티를 입은 2번 남자. 그리고 체인을 주렁주렁 달아놓은 바지에 해골로 도배된 티를 입은 3번남자.
당장이라도 나를 이 미팅에 나오게한 친구를 잡아다 앉혀놓고 싶었음. 님들이라면 저 중에서 누굴 고르겠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찬열씨가 훨씬 나았음.
그래도 예의상 최대한 입꼬리를 땡겨 웃었더니 남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줄 알았나봄;; 말도 안돼는 개그를 시전하기 시작함.
"너희 아버지.. 혹시 도둑이시니?"
"회사 다니시는데요."
"으음~ 그럴리가 없는데."
"하늘의 별을 니 눈에 박아주셨잖아~ 촤! 하! 하!"
저 드립은 도저히 웃음이 안나오는거임.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인지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었음. 1번 남자는 반응이 좋다고 생각한건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려함.
"낰 낰. 아가씨?"
진심 거짓말 안치고 저렇게 말함. 심지어 입으로 낰낰이라고 하면서 식탁을 두드림. 시발 살려줘 왜요 라고 무성의하게 물어보니 구시대 드립이 나오기 시작함.
"귤과 꿀을 합치면 뭔지 아세요?"
"귤이랑 꿀이랑 합치면 뀰이다!!뀰!!!!! 뀰!!!!!! 시발!!!! 됐냐???"
결국 저렇게 단숨에 외치고 짐 챙기고 나와버림. 그때 나는 봄. 나를 부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남은 두 여자들의 눈빛을.. 하지만 내가 남을 구제해줄 깡은 더이상 없었음. 일단 내가 나왔으니 매우 홀가분한 기분이였음.
그런데 택시를 잡으려는 나를 뒤에서 누가 잡음. 설마 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이상한 드립에 웃던 2번 남자임. 돌청 스키니에 핑크색 캐릭터 그려진 티셔츠 입었다는 그남자;; 아니 여길 대체 왜;;
무시하고 택시를 잡아 타니 그 남자는 자연스럽게 앞좌석에 탐. 우리빌라에 누가 사는지 알면 저러진 못할텐데. 우리집 이웃들을 믿고 기사 아저씨에게 주소를 말해줌. 2번남자는 사태파악을 못하고 웃고있었음. 아마 내가 자길 집으로 데려가준다 생각했나봄.
빌라에 도착하니 입구에서 아저씨들이 평화롭게 땅따먹기 하고 계셨음. 누가봐도 조폭이라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한 표정들이셨음. 하지만 나를 뒤따라 내린 2번 남자를 보더니 갑자기 다들 암흑화 되심;;
"여주야 오늘 미팅 안한다고 하지 않았냐?
"대체 저 깡마른 멸치는 뭐시다냐."
말투는 평소와 다름 없었지만 목소리와 얼굴은 무척 무서웠음. 너무 무서워서 설명을 못할 정도? 내가 입다물고 있으니 2번 남자는 답답했는지 지가 나서서 말함.
"저 오늘부터 여주 남자친구 된 사람입니다."
난희? 난희고레? 지금 저 인간이 뭐라 짓껄이는 거죠? 내가 언제부터 남자친구가 생긴거지? 눈치없는 2번 남자덕에 분위기는 더욱 싸해졌고 하필 그 타이밍에 찬열씨가 있었음.
"다시 짓껄여봐."
"ㅇ, 예?"
"또 말해보라고. 그 아가리 좀 찢어버리게."
찬열씨가 커다란 키로 그를 내려다보며 말하자 2번 남자는 기가 죽었는지 우물쭈물하다 도망가버림; 찬열씨는 땅따먹기 하던 아저씨들에게 '잡아와'라는 말을 남기고 나한테 다가옴.
"미팅 거짓말이라고 했잖아. 아니야?"
"그게.. 친구가 대타로 나가달라고해서.."
찬열씨는 나의 말에 한숨을 푹 쉬더니 나의 튼실한 어깨위에 손을 올림. 그리고 얘기를 할듯 말듯 고민하는지 아랫입술을 한번 깨물고 말을 함.
"처음 널 봤을때부터 좋아했어."
"하지만 나는 너보다 열두살이나 많아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어. 그래서 지켜보는 걸로 만족하려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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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렇게 날파리가 꼬이니까 화가나. 나도 보고만 있는 너에게 함부로 다가가다니까."
"더이상 아저씨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잘해줄거고 울 일도 없을거야. 아저씨랑..같이 살까."
결국 서툴지만 할말은 다하는 찬열씨를 껴안아버렸다. 방황하던 찬열씨의 두손은 어느새 나를 감싸 안았고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저도 아저씨 좋아해요."
"하, 한번만 더 말해봐. 뭐라고?"
"몰라요~못들은 사람 잘못이예요!"
이렇게 뜬금없이 찬열씨와 나의 애매한 관계는 사귀는 사이로 발전했고 같이 살자는 말은 농담이 아니였는지 마지막으로 비어있던 우리집 옆집으로 찬열씨가 이사옴. 아저씨들은 나를 형수라 부르며 축하해 줌.
아참 2번 남자가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잘모름;;
*** 오늘 나름 길게 오지 않았나요..? 혼자 매우 뿌듯해 하는 중입니닼ㅋㅋㅋㅋ ♥암호닉 신청하실때는 [ ] 안에 넣어서 얘기해주시면 감사합니다 ♥ ♥암호닉♥ ♥ 나니?, 데자와, 례뽀, 별꽃, 미미, 쿠키몬스터, 시카고걸, ♡내꺼♡, 샘이, 슈이♥, 윤아얌, 망치, 까리한년ㄴ, 체리, 오덜트, 롱이, 사과머리, 하마하마, 이과생, 판다, 슈웹스, 엑소친구, 크롱, 초코바, 축세, 찬열아커몬, 안방, 미르, 왕밤빵, 진선미, Yjin, 아저씨, 양양, 오꼬구먹맛, 마지막, 돼지, 롯데월드, 심장이빤쓰빤쓰, 듀듀, 스폰지밥, 얄루얄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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